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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여자친구 은하 (2)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부제 : 왼손잡이 아내





 “ 곽대중씨, 요즘 장사 잘돼요 ? ”

 진아상가 1층에 위치한 편의점에 들어서며 준식이 이와같이 물었다. 진아상가란 다름아닌 윤준식이 건물주로 있는 세종(빌라,상가건물,냉면집)의 건물중 하나인 상가명으로 그 1층에는 편의점이 들어서있다. 곽대중이란 바로 그 편의점 주인 이름으로 편의점은 한 3년전부터 이 상가 1층에 입주해 운영을 하고있는 점포다. 전날 준식은 아내로부터 이 상가 2층과 3층에 위치한 종교단체 시설인 ‘회관’에 대한 문제를 좀 해결해달라는 부탁을 받았고, 마침 다음날은 별다른 방송스케줄도 없는날이기도 하니 자신의 소유로 되어있는 건물(빌라,상가,냉면집)들을 쭉 돌아볼겸 먼저 진아상가 1층부터 들른 것이다. 곽대중은 반가이 준식을 맞이한다.

 “ 뭐 염려해주신덕분에 그럭저럭 잘 운영해가고 있습니다. ”

 환하게 웃으며 그와같이 답하는 대중. 준식의 말이 이어진다.

 “ 요즘은 편의점이 그냥 옛날 동네 구멍가게처럼 되어버린 것 같아요. 여하튼 웬만

  한 사람사는 동네에선 생필품이건 간식거리건 웬만한건 다 편의점에서 구입을 해

  가니 말이죠. ”

 “ 하하...그러게 말이에요. ”

 “ 뭐 다른거 불편한 것은 없어요 ? 애로사항이라던가 ? ”

 “ 애로사항이야 뭐 ”

 “ 그...윗층(2층과 3층)에 있는 회관 때문에 불편한거 없냐구요 ? 뭐 밤이고 낮이고

  목탁소리 때문에 시끄럽다고 난리던데... ”

 “ 하하...그거야 뭐...저도 처음엔 좀 그게 신경쓰이고 성가시기도 했는데, 한 몇 년

  이렇게 지내보니 그런대로 적응이 되더라구요. 지금은 뭐 으레 그러려니 하고 사는

  거죠 뭐. ”

 “ 백광현씨는 영 못견뎌 하는 것 같던데 ? 아마 얼마전에도 저희 집사람을 찾아와

  서 한참 애원하고 간 모양이에요. ”

 백광현은 다름아닌 이 건물 2층에 입주해있는 또다른 사무실 사용자로 – 사무실이라기보단 그냥 개인 방이나 작업실 정도로 봐야할 듯 – 무명의 웹툰작가이기도 하다. 나이 40이 넘도록 결혼도 못하고 혼자사는 그 역시 한 몇 년전에 이 상가건물 2층에 자신의 작업실로 쓸 공간을 구해 살고 있는데, 아무래도 회관과 바로 마주해 있다보니 그 회관에서 들리는 목탁소리를 비롯한 각종 소음의 직접적 피해자라고 봐야할 것이다. 그래도 편의점주인 곽대중은 그런대로 면역이 되어있는지 별일 아니라는 듯 씁쓸히 미소지으며 화답하는데, 그런 곽대중과 달리 백광현의 경우엔 그래도 작가고 예술인이다보니 늘상 옆 공간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작업에 여간 지장을 주는게 아닌 모양이다. 여하튼 2층과 3층에 위치한 회관 문제는 건물주인 준식 입장에서도 여간 난감하고 복잡한 문제가 아닌지라 쉽게 해결을 못하고 있는 그런 상태다. 따지고보면 현재 이 4층짜리 상가건물에 입주해있는 이들중 가장 오랫동안 이곳에서 살고있는 이들이기도 하니, 그간의 정리때문에라도 준식은 쉬이 쫒아내지는 못하는 실정. 허나 준식의 아내 주희는 이 회관 문제 어떻게든 결판을 봐야겠다는 듯 요즘은 거의 매일같이 남편을 닦달해대는 실정이기도 하다.

 “ 어쨌거나 이제 나도 더 이상 못참아...그 회관인지 지X인지...거기 쫒아내고 다른

  점포를 들이던가 어떻게 결판을 내든가 해야지. 솔직히 기왕 상가건물 운영할거면

  그래도 장사가 좀 되는 점포같은게 들어서든가 했었어야자. 도대체 무슨 이상한

  사이비종교 시설같은데가 우리건물 절반을 떡하니 차지하고 있으니 이게 대체 무

  슨꼴이냐고. 이건 진짜 우리 위신이나 대외적인 이미지를 생각해서라도 진짜 특단

  의 조치를 취하던가 해야해. 내 말 무슨말인지 알았어 ? ”

 아내의 거듭되는 닦달때문에라도 회관 문제를 어떻게 해결을 봐야겠다는 생각은 하지만 그렇다고 지금 당장 무슨 뾰족한 대책이 서는것도 아니라 준식 입장에서도 난감하다면 난감할 수밖에 없는 처지. 그래도 OO시의 구석진곳일지언정 이마한 세 종류의 건물이 들어서있는 지역의 땅과 건물의 지주고 건물주라고 본다면 그런대로 만만찮은 부동산 자산가임도 분명한데, 허나 준식은 준식 나름대로 그런 건물주이면서 임대업자로서의 고충이 있는것인지 그 부분을 살짝 토로하기도 한다.

 “ 솔직히 건물 임대업이란게...한 20여년전까지만 해도 직업으로 쳐주지도 않던 직

  업이잖아요. 그런데 요즘은 도대체 어떻게 이런게 선망의 대상이 되었는지 참...모

  르겠더라구요. ”

 “ 하하...그러게 말이에요. ”

 “ 솔직히 저도 아버지가 생전에 OO그룹에서 30년 근속하시면서 틈틈이 모아둔 돈

  으로 산 땅. - 결국 따지고보면 절 위해서 아버지 돌아가시고 난 뒤를 위해 남겨

  주신것이기도 하지만 – 막상 이렇게 제가 맡아서 관리하다보니 생각보다 이것도

  장난이 아니더라구요. 빌라만 해도 그래요. 남들같으면 아마 저만한 빌라 소유주

  면 ‘우와~~~!!! 되게 부잔가보다’ 하겠지만 – 솔직히 게다가 이 동네는 땅값이 그

  렇게 비싼것도 아니에요. 게다가 저 빌라도 지은지가 한 40년 넘는 빌라니까(* 준

  식의 부친이 땅을 사기도 전부터 들어서있던 빌라) 뭐 솔직히 값도 얼마 안나간다

  고 봐야할거고...게다가 그나마 낡은건물이다보니 이건 뭐 입주민 하나만 새로 들어

  와도 이틀만 지나면 물이 안나온다 사흘이 지나면 보일러가 문제다 그거 하나하나

  해결해주다보면...하하...이러다 팔자에도 없는 건물수리 전문가가 될 지경이지 뭐에

  요. 게다가 솔직히 그런건 저도 전문지식이나 기술이 있는것도 아니잖아요. 그런데

  빌라에 세들어 사는 사람들은 어떻게 건물주면 전부다 그런거 고치는 현묘한 기술

  이라도 있는줄 아는가 보더라구요. 그냥 무슨 하수도며 보일러며 벽이나 천장 같은

  문제...층간소음 문제...무조건 다 해결해달라고 난리들이니...하하...이런 고충은 진

  짜 안 겪어본 사람은 모를겁니다. ”

 준식은 준식대로 제법 길고 장황하게 건물 임대업자로서의 고충을 그와같이 토로하고 그런 준식의 심정을 이해하는지 못하는것인지 대중은 그저 씁쓸히 미소띤 얼굴로 준식을 바라볼뿐이다. 여하튼 1층 편의점에서의 용무는 그 정도로 마무리가 된 셈이니 준식은 뒤를 이어 2층과 3층에 위치해있는 문제의 회관으로 올라가본다.





 “ 계세요 ? 여기 주인 아주머니 계세요 ? ”

 상가건물 2층과 3층을 사용하고있는 ‘회관’이란 종교시설에 들어서며 준식이 그와같이 물었다. 사실 회관 대표의 공식 명칭은 ‘회관장’이긴 하지만 준식은 원래 그와같은 명칭을 잘 모르는것인지 – 그래도 20년 가까이 자신의 건물 두 개층을 임대받아 사용하는 단체면 그 정도의 호칭을 전혀 모르지는 않을터인데 – 그냥 ‘주인 아주머니’라고 부르며 이곳 대표를 찾고있는 것이다. 회관장은 이때 여전히 60대 후반의 노파가 하고 있었는데, 오늘은 자리에 없는것인지 대신 회관의 행정,사무업무를 총괄하는 30대 초반의 젊은 교사가 나왔다.

 “ 무슨일이시죠 ? ”

 교사도 당연히 건물주 얼굴은 알고 따라서 자신들에게 무슨 용무가 왔나싶어 그와같이 물은 것이다. 교사는 정중하게 차라도 한잔 대접하려 들지만 준식은 일단 사양하며 자신의 찾아온 용무를 말한다.

 “ 그 여기 소란과 소음 문제 때문에 자꾸 민원이 들어와서 제가 신경을 안 쓸수가

  없어요. 거기다 옆방 쓰는 아저씨도 저희 자꾸 찾아와서 못살겠다고 하고... ”

 ‘옆방 쓰는 아저씨’란 다름아닌 건물 2층의 다른 공간에 세들어 ‘작업실’을 사용하고 있는 무명의 웹툰작가(만화가)를 말한다. 본래 성격이 좀 예민한것인지 백광현이란 이름의 그 40대 무명작가는 공교롭게도 자신과 같은층을 사용하는 ‘회관’이란 종교시설에서 나는 소음과 소란에 대한 고통을 늘 호소해오고 있었고, 따라서 건물주인 준식 입장에서도 그 문제를 회관 관계자에게 이야기 꺼내지 않을수가 없었다. 헌데 마침 아마 준식이 2층으로 올라오는 것을 보기라도 했었던것일까. 작업실에 있던 백광현이 어떻게 알고는 회관쪽으로 들어왔다. 사실상 준식으로선 응원군을 만난것이나 다름없다.

 “ 그...여기서 밤마다 아줌마들 할머니들 무슨 다듬이 두드리는 것 마냥 두드리기도

  하고...여하튼 그 소리 때문에 제가 견딜수가 없어요. 또 어떨땐 애들이 단체로 와

  서 시끄럽게 굴기도 하고... ”

 백광현이란 웹툰작가는 인상까지 찡그려가며 거듭 고통을 호소하고 준식은 알았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고는 회관의 교사에게 다시금 말을 건넨다.

 “ 들으셨죠 ? 어쨌든 이 아저씨도 견디기 힘들다고 하시잖아요. 그러니 좀 알아서

  잘 처신해주세요. 건물주 입장에서 세들어사는 업체끼리 이렇게 싸움나면 뭐 어떻

  게 할수도 없고 진짜 처지가 난감하다구요. 그러니 알아서 이런 분란 안 일어나게

  잘 좀 해주세요. ”

 “ 목탁치는건 저희 기도 의식이 그런데 그걸 어떻게 하지 말라는거에요 ? 게다가

  애들이라니 ? 아마 우리 학생회 모임 갖고 그러나본데 저희 학생회 모임은 기껏

  해야 한달에 한번밖에 안 모여요. 그런데 그걸 뭘 맨날 애들이 시끄럽게 한다고

  ... ”

 “ 어쨌든 조심좀 해줘요. 내가 여기 때문에 아주 작품활동을 할 수가 없어. ”

 웹툰작가의 이와같은 호소에 건물주인 윤준식도 난감하긴 하지만 회관의 교사 역시 살짝 짜증난다는듯한 표정을 짓는다. 어쨌든 자기네 기도의식인 목탁소리도 내지 말라고 하고 청년회나 학생회 모임 같은것도 시끄러워서 작업에 방해되지 하지 말라고 하면 이건 그냥 자기네들보고 종교단체를 해산하라는 소리나 마찬가지 아닌가. 결국 타협안이 나올수가 없는 정말 곤란한 분란거리인셈인데, 준식은 일단 자신의 업무부터 처리를 해야겠다는 듯 정색을 하고 다시 회관의 교사에게 말을 건넨다.

 “ 자꾸 이런식으로 나오면 저희도 재계약문제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어요. 그래도

  지금까진 지난 한 20년 우리 건물 사용해온 업체라서 그 정리 생각해서 어느정도

  봐주려 했는데...도대체가 견디는것도 어느정도 한계가 있는건데 말이야... ”

 “ 지금 무슨말씀을 하시는거에요 ? ”

 “ 전 그냥 원칙대로 제가 처리해야할 업무에 대해 말하는겁니다. 자꾸 이렇게 분란

  거리를 만들면 재계약문제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구요. ”

 회관의 경우엔 대략 한 2천년대 초반 사실상 ‘진아상가’가 처음 세워졌을때부터 이곳에 들어와 어느덧 20년 가까이 이 건물 2층과 3층을 사용해온 종교단체다. 그리고 계약기간은 대략 3년간 기간으로 재계약을 하는 방식으로 지금까지 계약을 체결해오며 사용해온것인데, 그 3년 계약 만료기간이 마침 다가오고 있는 때이기도 하다. 지금까지는 3년 계약 만료기간이 되어도 준식의 입장에선 별다른 이의제기나 이견없이 그냥 재계약을 허해주곤 했는데, 지금은 그 재계약 문제를 다시 생각해보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마침 다시 재계약을 해야할때가 다가오고 있기도 해서 회관 관계자 입장에선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발언이 된다.

 “ 지금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신거에요 ? 지금 그 말은 우리보고 여기 나가란

  말씀이신거에요 ? ”

 “ 전 재계약 문제에 대한 원론적인 이야길 한 것 뿐입니다. 자꾸 이렇게 분란거리

  만들면 우리도 분란 없을만한 다른 업체를 들여야지, 우리도 다 이런 건물 세내서

  먹고사는 그런 사람들이고...우리라고 돈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것도 아닌

  데...자꾸 이런식으로 해서 집값 떨어지게 만들고 땅값 떨어지게 만들고...우리한테

  피해주는 업체가 계속 있으면 우리도 어쩔수가 없어요. ”

 “ 아니, 도대체 우리가 무슨 피해를 줬다는거에요 ? ”

 준식의 말이 거듭 회관 교사의 심기를 건드리고 있어 그녀는 계속 발끈하고 있고, 헌데 준식은 의도적인것인지 일부러 교사 들으라는 듯 혼잣말인지 아닌지 알 수 없는 의미의 말을 내뱉는다.

 “ 여기 재계약 취소하고 대신 다음엔 여기 교회 들일까 그 생각 하고 있어요 나는

  . ”

 “ 아...아니 뭐라구요 ? ”

 3년 재계약 만료기간이 다 지났으니 다시 재계약 하는 문제는 취소하고 대신 다른 업체를 들이겠다는 생각은 건물주 입장에서 충분히 할 수 있는 말이긴 하다. 헌데 하필이면 자신들을 내보내고 교회를 여기 들이겠다는 말을 하다니. 회관 관계자 입장에선 제대로 신경 거슬리게 만드는 소리 아닌가. 일부러 그러는것인지 의도적인 것인지 교사 입장에선 더더욱 발끈해져 언성을 높인다.

 “ 아니, 대체 지금 무슨말을 하는거에요 ? 우리보고 지금 해보자는거에요 ? 뭐에요

  ? 우릴 내쫒고 여기 교회를 들여요 ? ”

 “ 난 그냥 당신네들과 계약기간 끝나면 다음에 어떤 업체를 들일까 그 구상을 말하

  고 있는것뿐입니다. 다른뜻 없어요. ”

 “ 그런데 왜 하필 거기서 교회를 들인다는 소리가 나오는거냐구요 ? 이봐, 당신 도

  대체 정체가 뭐야 ? 대체 무슨 의도로 교회를 들인다느니 어쩌느니 그딴 소리를

  하는거냐구 ? ”

 “ 아저씨, 기왕 다음에 여기 새 업체 들이려먼 다음엔 장사 잘되는 그런 업소 들이

  거나 그런생각하세요. 그래야 아저씨도 임대료고 계약금이고 제때제때 잘 받고 또

  장사가 잘 되고 사람들이 많이 드나들고 그래야 여기 집값도 오르고 땅값도 오르

  고 그러는거니까... ”

 백광현 입장에선 여하튼 늘 성가시게 구는 회관을 내보내겠다는 의사를 밝힌 준식의 말로도 반가운지 마치 그에게 한마디 충고라도 해주듯 이런말을 한마디 거든 것이다. 교회를 들이건 다른 업체를 들이건 그건 건물주가 알아서 할 일이긴 하겠지만. 다른건 몰라도 회관을 내보내겠다는 것 만큼은 준식과 백광현의 의도가 확실하게 맞아떨어지는 것 아닌가. 적어도 이 문제에 대해선 한편이 되어있는듯한 두 사람. 그래서인지 서로를 바라보며 살짝 회심의 미소를 지어보이기도 한다.

 회관까지 순례를 마친 준식은 다음 세 번째 자신의 소유 건물이면서 마지막 순서이기도 한 냉면가게에 들렀다. 냉면가게 주인은 50대 중반 정도의 남자로 40대 중반의 준식보다는 열 살정도 위인 사람이다. 가게안에 들어서면서 준식이 정중하게 인사를 건넨다.

 “ 사장님, 그동안 안녕히 지내셨어요 ? ”

 “ 아이구, 어서오세요 사장님. ”

 냉면가게 주인도 어쨌든 사장이고 건물주 역시 ‘사장’이라고 부르는게 대체로 적절한 호칭일 듯 하니 서로를 ‘사장님’이라 부르며 반갑게 인사하는 두 사람. 준식은 냉면가게 사장을 흐뭇이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 다른 입주 업체들도 다 여기 사장님만 같으면 얼마나 좋아요. ”

 “ 네 ? 무슨 말씀이세요 그게 ? ”

 “ 임대료랑 월세도 꼬박꼬박 잘 내고, 또 다른 업체나 입주민이랑 마찰 빚는일도 없

  으니 신경쓸일도 없어서 좋고...솔직히 제가 냉면가게 사장님만 보면 기분이 가장

  좋아져요. 빌라주민들은 여하튼 하수도든 보일러든 뭐든 뭐만 막히고 고장나기만

  하면 저희 찾아와서 아우성...또 상가건물 사람들은 입주해있는 업체들끼리 툭하면

  자기네끼리 티격태격 싸움나서 아우성...거기에 비해 여기 냉면가게는 장사도 잘 되

  고 또 무슨 싸움이나 민원같은 것 때문에 신경쓸일도 없고 그러니 얼마나 좋아

  요. 나 진짜 차라리 다른 땅에도 여기 사장님네 같은 냉면집이나 하나 더 들였

  으면 좋겠어요. ”

 “ 하하...윤사장님도 참 별말씀을. ”

 사실 냉면가게는 서울에 본점을 둔 ‘함흥 원조냉면’의 이 지역 분점이기도 하다. ‘함흥 원조냉면’이란 80년대 후반쯤에 제법 유명했던 한 귀순용사 가족이 90년대 중반쯤에 서울에서 개업을 시작한 냉면가게인데 냉면 이외에도 이런저런 북한 전통음식들을 팔며 성황리에 운영이 되어 지금은 부산,광주,대전등 지방에도 10여개 정도의 분점을 두고있는 유명 북한음식 전문점이기도 하다. 그 지역분점이 이곳 준식의 소유인 땅에 들어서있는것인데 ‘함흥 원조냉면’의 분점이 이곳에 들어선 것은 대략 2천년대 중반. 따라서 준식 입장에선 빌라는 준식의 아버지가 이 일대의 땅과 건물을 매입하기 전부터 들어서있던곳이고, 상가건물은 준식의 아버지가 땅을 산뒤 2천년대 초반에 직접 지은 건물이며 ‘함흥원조냉면’ 분점은 상대적으로 가장 늦게 자기네 소유인 땅에 들어서게된 그런 업체인 것이다. 여하튼 빌라나 상가건물에 비해선 상대적으로 특별히 신경쓸일도 없고 임대료와 월세만 꼬박꼬박 잘 내면 그 외엔 다른 문제는 생길일이 별로 없는 그런 냉면집이라 준식입장에선 이 업소를 찾을 때 표정이 가장 환하고 밝아지기까지 한다. 준식은 그런 냉면집 주인과 잠시 담소를 나누고 있는중이다. 한편 ‘함흥 원조냉면’은 본래 귀순자 가족이 만든것이긴 하지만 인천분점 사장은 귀순자나 탈북자 출신은 아니고 그냥 50대 중반의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다. 50대 중반 인천분점 사장은 원래 40대 초반 시절까지는 대기업에서 직장생활을 해왔는데, 그러다 십여년전에 그만두고 그 이후 이전부터 알고지내던 ‘함흥 원조냉면’ 사장과의 인연으로 이곳에서 분점을 낼수 있도록 허락받아 지금까지 이 업소를 운영해오고 있는 것이다. 





 어쨌든 장사도 무난하게 잘내고 월세도 꼬박꼬박 잘 내는편인 냉면가게 사장과의 담소를 나눈뒤 그렇게 자신의 소유로 되어있는 건물 세곳 순회를 마치고 준식은 집으로 들어왔다. 들어온 남편을 보며 주희가 묻는다.

 “ 어떻게 됐어 ? ”

 “ 어떻게 되긴...한바퀴 쭉 돌아봤는데 뭐 그렇게 별다른 문제는 없이 다들 무난하

  더라구. ”

 “ 그런 이야기가 아니잖아 지금. ”

 ‘어떻게 됐냐 ?’구 물어보았을진대 아내 주희의 입장에서 뭔가 궁금한 사항이 있거나 해결이 되었으면 하는 문제가 있었다는 소리다. 무엇보다 전날 그 회관문제 처리를 위한 상의를 하다 준식이 겸사겸사 오늘 이렇게 자신의 건물들을 한바퀴 돌아보는 순회를 하게된 것 아닌가. 그런 아내의 궁금한 사안을 모를 준식은 아니기에 일단 담담한 목소리로 답을 해준다.

 “ 정 뭐하면...진짜 회관과는 3년 재계약 더 이상 하지않고 거기 다른곳을 들일 생

  각이야. ”

 “ 다른 곳이라면 ? ”

 준식은 이미 회관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눌때는 3년 재계약을 더 이상 하지 않고 여기에 교회를 들일 생각이 있다는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헌데 상황이 상황이니만큼 회관 관계자 입장에선 건물주인 준식이 무슨 오기나 저의같은게 있어 불쑥 그런식으로 그런 이야기를 꺼낸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는데, 준식에겐 이미 다른 어떤 구상이나 생각이 있는것일까. 괜시리 초조함에 묻는 주희의 말엔 답을 제대로 하지 않고 얼버무린다.

 “ 어쩄든 이제 더 이상 3년 재계약을 하진 않을 생각이라니까. ”

 “ 그럼 거기 다른 점포나 가게 들이는거야 ? ”

 “ 아니...그보다는... ”

 “ 그보다는 ? ”

 말꼬리를 흐리는 남편의 모습이 좀 이상하고 석연찮다는 느낌이 들어서 주희가 불안한 듯 묻는데, 준식은 여전히 망설이듯 하다가 자기 생각을 말해달라는 거듭되는 아내의 닦달에 결국 입을 연다.

 “ 거기 교회를 들이는 방법을 생각중이야. 혹시 개척교회나 교회로 쓸 공간이 필요

  한 목사님이나 전도사님이 계시면...한번 관련 공고를 인터넷 사이트 같은데 낼 생

  각도 있고. ”

 “ 뭐...뭐라구 ? 기껏 그 이상한 사이비종교 쫒아내고 나니까 거기다 교회를 들인다

  구 ? ”

 기가막히다는듯한 표정으로 주희는 준식을 바라본다. 하긴 웬만하면 그런 건물에 장사가 잘되는 업소나 점포를 들여서 자신들도 수익이 날 수 있는 그런 결과를 바라는 것은 모든 건물주들의 한결같은 바램일 것이다. 헌데 기껏 사이비같아 보이는 이상한 종교단체 쫒아내니 거기에 교회를 들인다니. 그런식으로라면 어차피 수익이 나지 않는 시설이 되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더우기 이상한 군소규모 사이비종교 단체 하나 쫒아냈더니 거기에 개척교회를 들인다면 그 상황이 크게 달라질게 뭐가 있는가. 경제적으로 그다지 수익을 바라기 힘든 그런곳이 들어서는 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따라서 주희는 거듭 기가막히다는 듯 남편을 다그친다.

 “ 지금 무슨 생각으로 그런 소리를 하는거야 ? 기껏 사이비 종교 하나 쫒아내니 거

  기다 교회를 들이다니 ? 그럼 그게 도대체 뭐가 다른건데 ? 대체 당신 무슨 생각

  으로 그런 구상을 하고 있는건데... ”

 “ 원래 그런 생각은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어. 어쨌든 기왕 내 소유로 되어있는 건물

  이라면 거기에 교회 하나쯤은 들여서 그곳에서 운영하도록 하게 하고 싶다는... ”

 “ 미쳤어 당신... ”

 주희는 거듭 어이없다는 듯 준식을 바라본다. 그러면서 거듭 남편을 닦달해댄다.

 “ 도대체가 제정신이야 ? 우리 지금 4층공간도 들어오는 업소가 없어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지가 벌써 1년이 넘어. 그래서 더더욱...저 4층짜리 건물 절반을 이상

  한 종교단체가 차지하고 있는게 볼때마다 짜증이 났었는데...뭐 ??? 겨우 그 단

  체 쫒아내니까...거기다 교회를 세워 ? 정말 당신 제정신이야 ? ”

 “ ...... ”

 “ 게다가 그나마 2층의 다른 한쪽 공간은 3류 무명 만화가가 자기 작업실로 쓰고

  있지. 이런식으로라면 우리 상가건물에 정작 장사하는 집은 1층 편의점 하나뿐이

  라고. 그런데 2층과 3층에 교회를 들인다고 ? 대체 이게 무슨 망발인데 ? ”

 “ 말조심해. 망발이라니 ? 무슨말이 그래 ? ”

 아내의 표현이 심하다 싶은지 준식도 슬슬 화가 나는듯한 표정인데, 그러나 준식의 아홉 살 어린 아내 주희도 이번만큼은 그냥 못 넘어가겠다는 듯 더더욱 남편에게 따져든다.

 “ 어쨌든 장사하는 가게가 한두개라도 더 있어야 상가에 드나드는 사람도 많아지고

  그런식으로 우리에게 경제적으로 더 유리해지는거 아냐. 그런데 바로 그런 문제 때

  문에라도 그 이상한 종교시설 쫒아내려는판에...그런데 기껏 겨우 그런데 쫒아내고

  나니 거기 교회를 들이면... ”

 “ 당신 너무 욕심이 지나쳐 !!! ”

 “ 뭐라구 ? ”

 “ 당신말이야 너무 돈 욕심이 지나치다구. 그러고보니까...나이도 어린 여자가 무슨

  욕심이 그렇게 많아 ? 우리가 어디 그렇다고 소유하고 있는 건물이 그 상가 하나

  뿐인가. 솔직히 냉면집에 게다가 이 세동짜리 빌라까지 소유하고 있으면, 요즘 이

  만한 부동산 소유하고 있는 사람도 쉽지 않아. 헌데 이 정도 건물 소유하고 있으

  면서 임대료와 월세 받으면서 그 정도로 유지하고 살면 되는거지 당신은 도대체

  무슨 돈 욕심이 그리도 많아. 그리고 아닌말로 종교시설 말고 다른 장사하는 업체

  들인다고 달라지는게 뭔데 ? 당신 혹시 뭔가 착각하고 있는가본데 우리가 소유하

  고 있는 건물에 장사하는 업체 들어섰다고 우리가 그 가게 수익 나눠먹는거 아냐.

  뭔가 당신 아무래도 잘못 알고있나보네 ? 가령 1층 편의점이 장사하는곳이라고 거

  기 수익을 우리가 나눠먹나 ? 그런거 아니잖아. 장사하는 곳이 되었든 중소기업체

  가 되었든 교회나 기타 종교시설이 되었든 우린 거기서 임대료나 월세 받아서 그

  걸로 수입을 벌어들이는 것은 다 마찬가지야. ”

 “ 하지만...가령 상권 같은 문제라던가 그런걸로 땅값이 오른다던가 건물값이 오른

  다던가 그런 효과는 바랄수 있는거잖아. ”

 대화 나누는 수준으로 봐서는 윤준식이나 그 아내 하주희나 건물 임대업과 관련해선 아무래도 초보급인것만은 분명해보인다. 하긴 윤준식은 그 아버지가 30년 넘게 대기업에 근무하면서 틈틈이 모은돈(가령 주식투자 같은 것을 했었다던가)으로 산 OO시 지역의 이 세필지의 땅과 건물. 그 아버지 소유였던 땅을 그대로 유산으로 물려받아 자신이 관리하고 있는것이고 주희 역시 그런 준식의 아홉 살 차이나는 연하의 아내일 뿐이다. 무엇보다 준식 아버지의 입장에선 다른 형제가 없는 외아들에 어려서 엄마잃고 쓸쓸하고 외롭게 자란 아들 준식에 대한 미안함과 걱정때문에라도 자신의 사후를 위해 아들에게 이런 땅과 건물을 물려준 것이다. 따라서 준식 입장에서도 처음 자신이 아버지의 뒤를 이어받아 이 땅과 건물 소유주가 되었을때는 그저 임대료와 월세 받으면서 그걸로 생활 유지하면 되겠구나 하는 그런 생각이었을뿐, 빌라건 상가건물이건 무슨 고장이나 이상 같은 것이 생기면 자신이 그 문제를 모두 책임지고 해결해야 하는 입장에 있다는 것은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 허나 그런 준식도 아버지 돌아가신뒤로는 어느덧 10년 가까이 지켜오고있는 땅과 건물. 그나마 이젠 초보수준은 조금 넘어선 노하우가 생긴 그 정도의 인물로 보면된다. 여하튼 그런 준식이 자신의 상가건물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종교시설을 내보낸뒤 그 다음엔 무엇을 할것인지를 아내와 상의하고 있는 이 상황. 헌데 준식은 ‘회관’이라고도 불리는 그 군소규모 종교단체를 내보낸뒤 그곳에 교회를 들이려는 구상을 하고있는것이고, 주희는 기왕이면 장사가 잘 되는 업소나 점포를 들이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있는 것이다. 일단 오늘의 말싸움은 준식이 길게 이어가고 싶지 않아서인지 적당히 자리를 피해 부부싸움이 더 이상 번지지는 않았지만 준식은 나름대로 심경이 복잡한지 다시 집에서 나온다. 그리고 인근 동네를 한바퀴 삥 돌아보며 시간을 보내다 자신의 상가건물 1층 편의점에 다시 들어온다.

 “ 곽대중씨. ”

 “ 어, 사장님. 어쩐 일이세요 ? ”

 “ 나 소주나 한 두어병 줘요. ”

 “ 왜요 ? 무슨 속상한일이라도 있어요 ? ”

 천원짜리 지폐 몇 개를 건내 소주를 두어병 구입하겠다는 의사를 준식이 밝히자 편의점 주인인 곽대중이 소주를 바로 내오고 이전같지 않은 준식의 이런 태도를 보며 의아해서 묻는다. 준식은 한숨을 잠시 내쉬더니 대중을 보며 말한다.

 “ 그...사람이란게 참... ”

 “ ??? ”

 “ 뭐랄까. 한 10년...20년을 함께 살아도 속을 알수 없는 경우가 참 많은 것 같아요.

  참 인간의 본질이란게 뭔지... ”

 “ 하하 참...무슨 철학적 담론이라도 나누고 싶어 지금 이시간에 절 찾아오신건 아니

  겠지요 ? ”

 “ 그런 것은 아니고. ”

 “ 그러면요 ? ”

 “ 제가 지금 제 아내와 만나게 된 사연을 이야기한적이 있던가요 ? ”

 “ 들어본적 없던 것 같은데...왜요 ? 무슨 특별한 사연이라도 있었던건가요 ? ”

 “ 기연이라면 기연이라고도 할 수 있는 만남이었어요. ”

 그렇게 운을 뗀 준식은 어느덧 20년 가까이를 함께 살아온 아내 주희와의 인연에 대한 회상에 들어간다.



- 3회에 계속






덧글

  • 유현 2019/02/24 20:06 # 삭제 답글

    층간소음 문제로 말하자면,뽀로로 뽀통령이 전한다는 층간소음예방 캠페인 사뿐 사뿐 콩도 있으며,가벼운 발 걸음 위층 아래층 모두 모두 한 마음 기분까지 서로서로 좋아한다는 너도 좋아 나도 좋아 나비처럼 가볍게,뛰지 말고 모두 함께 걸어보라는 말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위기탈출 넘버 원에서 나오는 층간소음예방에 도움 주는 두꺼운 슬리퍼하고 층간 소음 줄여주는 에어매트 또한 전부 다 있으며 앞으로 이사를 갈 때는 반드시 층간소음예방에 도움이 되는 두꺼운 슬리퍼를 구입을 할 것이라고 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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