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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여자친구 엄지 (5)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 아빠, 진짜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 저 진짜 거기 갔던 것 아니에요. ”

 혜정은 순간적으로나마 대체 무슨 해명을 어찌해야할지 참으로 난감해질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참말을 해도 난감하고 거짓 대답을 해도 난감한 상황이 된것이라고나 할까. 실제 혜정은 이번에 청운회 수련대회에 참석한 것은 아니고 그곳의 인연으로 알게되었던 오윤석이란 고등학생과 (청운회 수련회 행사와는 별개로) 단둘이 개별적인 여행을 떠난 것 뿐이다. 허나 사실을 말하면 오윤석과의 관계를 결국 밝힐 수밖에 없게되는것이고 그렇게되면 사태가 더 걷잡을수 없이 악화될것은 불을보듯 뻔한 상황이다. 그러나 자신이 청운회 수련대회에 참석하지 않은것만은 분명한 사실. 허나 차라리 이쪽이 그래도 상대적으로 안전하니 그런식으로 둘러대볼까. 그러나 대진교든 무엇이든 그런 생소한 신흥종교 단체 집회에 딸이 오랫동안 참석해오고 있었다는 것. 그것 역시 아버지로선 탐탁치 않게 여길 수밖에 없는 일이란 것 역시 충분히 짐작할수 있는 일 아닌가. - 당장 이렇게 ‘대진교가 뭐하는 단체냐 ?’고 매섭게 추궁하는것만 봐도. 일단 아버지가 이 일을 알게된것만은 자신의 대학동기들이 하는수없이 사실을 밝혔을것이란 것은 충분히 짐작할수 있는 일이고, 다만 지금은 그 부분은 따져봐야 소용없는 일이란 것을 깨달은 혜정은 일단 적당히 둘러대며 위기를 모면해보려 한다.

 “ 그냥...민족종교...뭐 그런데에요. 그리고...그냥 어떻게 하다보니 좀 관심이 가서

  몇 년전부터 다녔던 것 뿐이고요. ”

 실제 청운회들은 대개 주위에서 친구나 친지들이 ‘대진교가 어떤 종교냐 ?’고 물으면 보통은 ‘민족종교다’ 이런식으로 둘러대곤 했다. 헌데 ‘민족종교’란 개념 조차도 그런데 평상시 관심있는 그런 사람들이라면 몰라도 일반인들의 경우엔 – 심지어 아무리 사회에서 엘리트급 지식인이라고 해도 – 그런 개념에 대한 이해가 거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진교에 대해 ‘민족종교’ 어쩌구 그런식으로 둘러대면 교회 다니는 사람들의 경우엔 ‘통일교’ 비슷한곳인줄 알고, 민족종교니 미륵이니 그런식으로 말하면 불교계열이거나 증산도나 대순진리회 아류쯤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 (헌데 사실 80년대 후반-90년대 초반 정도면 증산도나 대순진리회 같은곳도 일반인들 상당수는 생소해하던 시절이다.) 심지어 어떤이들은 일본에서 유입된 종교인줄로 아는경우도 있었다. 여하튼 지혜정의 아버지 지연태의 경우에도 아무리 그가 국회의원에 공기업 감사까지 역임하고 지금은 대학 초빙교수로 출강하는 사람이라 해도 평상시 그런 분야에 대한 관심이나 상식이 거의 없는 사람인것만은 마찬가지니, ‘민족종교’ 어쩌구 하는식의 딸의 해명에도 그냥 막내딸이 어쩌다보니 그런 이상한데 빠졌구나 하는 그 정도의 생각밖에 못하는중이다. 그래서인지 연태는 딸에게 엄명을 내린다.

 “ 어찌되었거나 두 번다시 그런데 다니지 말거라. 그리고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무슨 수련대회니 뭐니 준비위원을 한답시고 여름 한달중 반을 집을 비운다는게 대

  체 말이나 돼 ? 어쨌든 두 번다시 그런곳에 가지 마 !!! ”

 “ 아빠... ”

 그런데 다니지 말라는 연태의 말에 혜정은 이미 사춘기도 지난지 오래고 대학까지 졸업한 20대도 어느덧 중반으로 접어든 나이건만 바로 그와같은 반항심이라도 생겼는지 반발심이 작용한다. 사실 지혜정은 이제 더 이상 청운회 수석부회장도 아니고 또 그 집회에 관심이나 흥미를 잃은지도 어느정도 되었건만 마치 아직도 그 종단 열성신도라도 되는양 이렇게 항변하는 것이다.

 “ 아빠 뭔가 오해하시는 것 같은데...그 종교단체 그렇게 나쁜곳 아니에요. 이상한

  곳도 아니고. 청운회 애들도 다 순수하고 착한 그런 아이들이고요. ”

 “ 순수하고 착하기는 !!! 순수하고 착하다면서 무슨 준비위원인가 뭔가를 한다며 보

  름씩이나 집을 비워 ? 그런 말도 안 되는 경우가 세상에 어디있어 !!! ”

 정확히 혜정은 오윤석과 목포로 일주일여 여행을 다녀온것이지 청운회 수련대회 준비위원으로 참석했던 것은 분명 아니다. 허나 차라리 이대로 아버지나 어머니가 그렇게 오해하도록 못박아두는게 (윤석과의 관계가 들킬 염려가 없게 하는데) 안전하다고 생각했는지 차라리 대화의 방향이 이런쪽으로 흘러가게 유도하고 있다. 거듭 마치 지금와서 새삼 자신이 대진교 청운회 대변인이라도 된 듯 거듭 ‘청운회 애들 나쁜 아이들 아니다’ 라는 식으로 항변하고 있고 이런 딸의 모습을 보자 안되겠다는 생각이 드는지 연태는 거듭 딸에게 엄포를 놓는다.

 “ 어쨌든 앞으로 이 애비 허락없이는 거기 못나간다. 만약 이 애비 명을 어길시엔

  나도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가 있으니 그렇게 알아 !!! ”

 “ 특단의 조치요 ? ”

 대체 뭘 어쩌겠다는것인지 순간 궁금함이 일어 혜정이 즉흥적으로 그와같이 물었는데, 그러자 연태는 이미 따로 뭔가 생각하고 결심한게 있는 듯 사뭇 굳은 의지라도 밝히듯이 말한다.

 “ 니 엄마랑 너 선보는 문제 다시금 추진해볼 생각이다. ”

 “ 아빠... ”

 이미 대학 2학년을 마쳐갈 무렵에 선보라는 어머니 이순규의 성화에 두 번 그런 자리가 잡혀졌다가 한번은 자신이 파투를 냈고 또 그 다음엔 아예 선자리에까지 나가지도 않았던 그런 혜정이 아닌가. 사실 그땐 연태도 아직 대학도 졸업하지 않은 어린딸을 선부터 보게 하는 것이 시기상조고 무리라고 생각 아내를 말리는 입장이었고, 이순규 여사의 입장에서도 싫다는 딸을 공연히 계속 무리하게 맞선을 추진하려고 했다가 부작용만 더 일어날것만 같아 그 문제를 한동안 유보시켰는데, 그러고나서 혜정이 대학을 졸업하고도 몇 달이 더 지난 그렇게 2년 반정도의 시간을 별 문제없이 흘러간 지금에 와서 이젠 어머니도 아닌 아버지 연태가 이런말을 입에 담고있는 것이다. 반발심을 보이는 딸을 보며 연태는 타이르듯 말한다.

 “ 어쨌든 이제 너도 더 이상 어린애가 아니지 않느냐. 학교도 졸업했고...난 그래도

  너 대학졸업하고도 한 몇 년은 직장생활을 하든 뭐 하든 너 혼자 자아실현을 해볼

  그런 시간을 몇 년 가진뒤 시집을 보내든 뭘 하든 할 생각이었는데...지금 너 하는

  꼴을 보니 더 이상 안되겠다. 그러니 군소리말고 이번엔 이 애비가 시키는대로 해.

  2년전에는 니 나이가 아직 어린데 니 엄마가 너무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 같

  아서 내가 오히려 니 엄마를 말렸는데 지금 너 하는 꼴을 보니 더 이상 안되겠다.

  그러니 조만간 구체적으로 니 엄마와 논의를 할테니 군소리없이 선 보도록 해. ”

 “ 아빠... ”

 “ 그딴 이상한 종교단체에나 빠져 보름씩이나 집 비우고 돌아다니고 그러느니 차

  라리 시집보내는게 나을 것 같아서 하는소리야. 그리고 니 에미 말마따나 이 애비

  나이도 이제 어느덧 환갑이야. 게다가 이제 니 오빠들도 모두 다 결혼했고...이제

  막내인 너만 남은터에...솔직히 더 늦게전에 너도 빨리 시집보내고 나도 니 엄마와

  여생 편히 보내야겠다 그 생각밖에 안 드는구나. 그러니 잔말말고 선 봐. ”

 연태가 언급한것처럼 사실 3년전까지만 해도 아직 미혼이었던 혜정의 셋째오빠 종수도 1년전쯤에 좋은 사람이 생겨 결혼을 했다. 따라서 지연태-이순규 부부의 4남매중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은 막내 혜정만이 남은 상태. 따라서 부모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더 나이들기전에 이제 막내딸 혼사도 하루속히 추진하고 싶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게다가 딸이 무슨 대진교니 청운회니 하는 그런 이상한 종교단체에 푹 빠져있는(물론 지혜정의 현재 상황은 그 부분과 사실관계가 다소 다르긴 하지만) 그런 사실을 알게된 이상 나중에 더 큰 문제가 생기기전에 딸 문제를 바로 잡는 조치를 취하는 수밖에 없다는 결심을 자연스레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렇게 딸이 큰 사고치기전에 뭔가 빨리 일을 처리하자. 그래서 낸 결론이 ‘하루속히 막내딸 혜정을 시집보내는 일’이다. 이미 그와같이 자신의 의사를 밝힌 연태는 행여 있을지도 모르는 사태를 염려해서 이와같이 못박아두기까지 한다.

 “ 조만간 선자리는 알아볼텐데...행여 이번에도 그 자리에 안나간다던가 나가도 가

  서 무례하게 굴어 선자리를 엉망으로 만드는날엔 그땐 진짜 각오해야할거다. 지난

  번엔 나도 니가 아직 어려서 시집갈 마음이 없나보다 하는 생각에...오히려 니 엄

  마가 일을 너무 무리하게 추진하는 것 같아 니 역성을 들어줬지만 이번엔 나도 용

  납못해. 만의하나 이번에도 그런일이 있을때는 이 애비 얼굴까지 두 번다시 못보게

  되는줄 알아라. ”

 “ 아빠... ”

 뭔가 자신이 빠져나올수 없는 함정이나 수렁속으로 빠져드는 것 같은 느낌에 혜정은 눈앞이 캄캄해진다. 어찌해야하나. 딱히 뾰족한 방도나 대안이 떠오르지 않는 상황에서 혜정은 그만 눈을 질끈감고 마치 폭탄선언이라도 한 듯 한마디 터트리고 만다.

 “ 싫어요 아빠 !!! 저 좋아하는 사람 있어요. ”

 “ 뭐...뭐라구 ? ”

 “ 저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다고요. 그러니 결혼을 해도 차라리 그 사람과 하면

  했지 아빠나 엄마가 주선하는 선자리 거기 죽어도 안 나가요 !!! 전 지금 제가 좋

  아서 만나는 남자와 결혼할거에요 !!! ”





 그로부터 얼마후 혜화동 주택가에 위치한 대진교 서울회관엔 한 낯선 방문객이 찾아오게 되었다. 사실 지혜정의 아버지 지연태이기만 하지만 회관 관계자들이 그를 알리는 없을터. 한편 국회의원에 공기업 감사까지 역임하고 대학에 초빙교수로까지 나가는 연태는 나름 그 사회적 권위를 좀 내세우고 이용하고 싶음이었는지, 아니면 여하튼 그런 생소한 신흥종교단체를 혼자몸으로 찾아간다는것에 나름의 어떤 긴장감과 불안함이라도 있었는지 – 가령 방송이나 언론등에서 묘사되는 그런 ‘사이비 종교’들에 대한 이미지 때문에 생기게 되는 선입견같은것들이 있을 것 아닌가 – 우선 좀 자신의 권위를 좀 앞세워보려 했다. 사실 연태는 유사시를 대비에 경호업체에 자신의 신변안전 연락까지 취해놓은 상태이기도 한데, 여하튼 그러고나서 일단 혼자몸으로 서울회관을 찾아온 것이다. 회관 위치는 딸 혜정에게 직접 물어봐 알수가 있었다.

 한편 이때 서울회관엔 서무수라는 70대의 나이많은 남성신도가 개인적 볼일이 있어 찾아왔는데 나름 회관의 허드렛일이라도 좀 돕고 싶었는지 마당을 쓸고있던 중이었다. 그러다 마침 마당으로 들어서는 지연태와 자연스레 눈이 마주친 서무수. 연태가 일단 그에게 다가가 권위있는 말투로 말을 건넸다.

 “ 여기 대표가 누구요 ? ”

 “ 예 ? ”

 뭔가 거만해보이는 느낌의 남자에게 70대의 서무수도 선뜻 거부감이 들면서 당혹스러운 반응을 보이고 있었는데 연태는 다시금 그 거만한 풍모를 다시한번 내보이며 말을 건넸다.

 “ 나 여기서 가장 높은 사람한테 좀 볼일이 있어 온 사람이오. 그러니 그런줄알고

  안내해주시오. ”

 그야말로 나 이래뵈도 국회의원에 공기업 감사까지 역임하고 대학에 강의도 나가는 사회에서 그만한 지위를 갖춘 사람이니 당신들 나 함부로 건드렸다간 큰일난다는 경고라도 하고픈 내면의 발홍이랄까. 허나 그 시건방져보일 수밖에 없는 남자의 태도에 바로 거부감을 느낀 서무수가 안으로 들어가 일단 이 일을 회관장에게 알렸다. 일단 마침 이때 서울회관 회관장은 거기 있었다.

 “ 회관장님...이상한 사람이 하나 찾아왔는데요 ? ”

 “ 누가...찾아왔는데요 ? ”

 “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 이상한 사람인데...우리 종단 사정을 잘 아는건지...아마

  OO님을 뵙자고 하는 것 같은데... ”

 이때 서울회관 회관장은 50대 후반의 여인. 한편 지연태는 딴에는 자신의 딸 문제를 정면돌파하고 싶은 마음에서 종단 고위인사를 직접 만나 담판이라도 짓고 싶은 마음에서 ‘높은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식으로 말한것이지만 받아들이는 회관 관계자들 입장에선 이 말이 굉장히 ‘이상한 이야기’로 받아들여질수 있는 소리다. 일단 대진교에서 발간되는 공식 책자에는 대진교의 시발(始發)이 80년대 들어 (그전까지) 전국 각지에서 자발적으로 수도생활을 하던 10여명이 ‘후천개벽 미륵의 시대가 열리고, 한반도배꼽땅에서 오만년동안 인류를 구원할 대 철학이 나온다’는 천지신명의 계시를 받고 의기투합 ‘대진교’를 세웠다고 나와있다. 헌데 그런 대진교의 최고위 인사를 만나겠다고 한다면 대체 어찌되는 것인가. 서무수로부터 보고를 받은 회관장도 아무래도 괴이한일이란 생각이 들었는지 그 남자를 일단 들여보내게 했다. 허나 막상 남자의 신분을 알고보니 다소 허무개그 같은 허탈함이 일기까지 했다.

 “ 나 여기 수석부회장으로 있는 지혜정 아버지 되는 사람이외다. ”

 “ 누구요 ? 아...지혜정 ? 헌데 그 사람 여기 청운회 수석부회장 아닌데요. ”

 회관장은 당연히 불과 1년전까지 청운회 수석부회장이었던 지혜정을 기억하는지 해명삼아 일단 그렇게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주었다. 일전에 지연태가 회관으로 전화를 받았을때는 마침 기도하러온 나이많은 일반신도가 받아서 그래서 지혜정의 현황을 잘못 알고 있었는지 지금도 청운회 수석부회장이고 청운회 수련대회 준비위원으로 참여하러 간것처럼 답변을 해주었지만 그제서야 회관장이 그 정확한 사실관계를 알려준 것이다.

 “ 서울회관 청운회 간부진은 올해초에 대대적으로 개편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지혜

  정은 지금 더 이상 수석부회장이 아니에요. 그리고 지금은 회관에도 잘 안 나오는

  걸로 아는데... ”

 “ 그럼 저희애가 청운회 수련대회에 참석했던게 아니란 말씀이십니까 ? ”

 “ 일단 저희가 확인은 해보죠. 하지만 일단 수련대회에 준비위원 자격으로 참여하

  진 않은걸로 알아요. 하지만 수련대회 행사 참석 여부는 혹시 모르니 확인을 해보

  겠습니다. ”

 수련대회 준비위원은 각 회관 청운회 간부진이나 고참급중에서 1-2명 정도가 파견이 되고 그 과정에서 자연히 회관장에게도 보고가 되니 회관장이 그것을 모를수가 없다. 또 수련대회 참석자도 각 청운회별 참석자 명단은 각 회관 청운회 간부진이 그리고 수련대회 전체 참석자 명단은 총무원(總務院)에서 관리를 하니 바로 확인하면 파악이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회관장은 일단 청년사(靑年事 : 각 회관 일반 신도회에서 청운회 관리를 맡는 간부를 따로 한명씩 두게 되는데, 그 간부 명칭을 ‘청년사’라고 한다.)에게 연락을 취해 지혜정이 혹시 개인자격으로라도 수련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나 확인을 해보려했다. 허나 지혜정이 수련대회 참석한 사실이 없음은 이런식으로 바로 확인이 되었다. 그래도 혹시 몰라 다른 청운회 간부진이나 회원 몇몇에게도 확인전화를 해보았지만 ‘수련대회 행사때나 그 전후에도 지혜정을 목격한 사실이 없음’은 이런식으로 거듭 확인이 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애초에 지연태는 딸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말 대진교의 종단 대표라도 만나 맞짱이라도 뜰 기세로 찾아왔던것인데 정작 이제 지혜정은 더 이상 청운회 수석부회장도 아니고 수련대회에 참석한 일도 없다니 머쓱해질 수밖에 없었다. 허나 덕분에 다시 생기는 의문이 있다. 그렇다면 딸은 더 이상 청운회 부회장도 아니고 수련대회에 준비위원 자격으로든 일반 회원으로 수련대회에 행사에 참가를 한것이든 둘 다 그와같은 행위를 한 사실이 없는데 왜 자신의 추궁에 그 모든 것이 사실인양 나왔다는 말인가. 하긴 생각해보니 처음 그와같은 추궁을 할 때 애초 딸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지만 곧이듣지 않으면서 딸의 최근의 행각을 거듭 따져물었던 사람은 자신 아닌가. 생각해보니 민망해질 수밖에 없는 일이라 지연태는 머리를 긁적일 수밖에 없었다. 허나 그러면서 생기는 다른 새로운 의문이 있는 것 아닌가. 그렇다면 딸은 대체 지난번에 어디를 갔다 왔다는 말인가. 대체 어디를 – 그것도 대학 동아리때 사귀던 친구들과 여행을 가기로 했다는 ‘거짓사유’를 대면서까지 – 갔다왔기에 일주일여동안 집을 비웠고 또 그 정확한 이유에 대해서도 지금껏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있단 말인가. 생각해보니 그건 그것대로 남는 의문이라 일단 이곳 서울회관에서 최종 확인은 하고갈 문제가 남아있기 때문에 다시금 회관장에게 한가지를 더 물어본다.

 “ 제 딸이 사귀는 남자가 있다고 제게 말했습니다만...아마 여기서 만나 사귀게 된

  남자라고 했습니다. ”

 “ 지혜정 동지에게 사귀는 남자가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

 “ 네, 그 아이 말로는 분명 여기서 만난 남자를 사귄다고 했는데... ”

 “ 글쎄요 뭐...그건 저희가 모르는 사실이네요. 남녀관계란게 어차피 사적인 문제인

  데 그걸 저희가 일일이 챙기고 확인할수도 없는 일이니까요. ”

 실제 지혜정은 아버지 지연태가 더 이상 그런데 다니지 말라며 그리고 조만간 혜정의 어머니와 함께 그녀의 선 문제를 추진하겠다고 했을 때 ‘사귀는 사람이 있다’고 완강히 버텼다. 따라서 어떤 남자를 만나는지에 대해 일정부분이라도 답할수박에 없엇을터. 그때 혜정은 일단 이렇게 말했다.

 “ 사실...회관 청운집회에 나갔다가 알게된 남자인건 맞아요. 하지만 지금은 그녕 회

  관이고 청운회고 그런문제와 상관없이 그냥 저희끼리 개별적으로 만나는 사이에요.

 ”





(* 사실 대진교 청운회는 구성멤버들이 대진교 종단과는 정작 일체감이 없다는 것이 청운회의 가장 큰 문제점이면서 특징이라면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청운회는 확실히 대진교 산하의 청년회,학생회 단체가 맞다. 허나 정작 청운회 멤버들은 가령 거기서 자기네들끼리 만나 연애를 하든 (청운회를 통해 알게된) 친구들끼리 만나 자기네들끼리 어울려 놀러다니든 그것은 종단과는 상관없이 자신들끼리 연애를 하든 친교를 맺든 자기네들끼리 개인적으로 어울리는 것으로 생각하곤 했던 것이다. 허나 세상의 이치나 인심이란게 어디 그런가. 가령 어느어느 기독교인 유명인사나 일반인이 일탈행위를 했을 경우, ‘거 예수쟁이들은 대체 왜 그래 ?’ 하는식으로 말이 나오기 마련이고 어느어느 명문대 재학생이나 졸업생이 일탈행위를 해도 ‘거 그 대학 나온 애들은 왜 하나같이 그모양이냐 ?’ 하는식으로 손가락질하고 비난하는 것이 세상의 가장 자연스러운 이치이자 인심이기도 하다. 굳이 사례를 더 들자면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조합원 개개인의 비리나 일탈행위에 대해서도 가령 반대파에선 결국 그것을 민주노총이나 전교조 단체 전체를 싸잡아 비난하는 소재거리로 삼지 그 개개인 일탈행위만으로 보고 문제삼는 것은 아니지 않는가. 실제로 청운회 멤버들이 연애를 했던 자기네들끼리 어울려 놀러다녔든 그로인한 문제를 ‘저희가 대진교 청운집회를 통해 알게된 사이인건 맞지만 저희가 연애를 했든(또는 친구끼리 놀러다녔든) 그것은 저희 개인적으로 벌인일이지 대진교 종단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이런식으로 해명한다면 그것을 곧이 곧대로 들어줄 사람이 얼마나 될까. - 게다가 그렇다고 해서 청운회 멤버들이 그런 문제가 발생했을시 그점을 (종단과는 상관없는 개인적인 문제들이란점을) 적극적으로 해명하거나 하는것도 아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식의 일탈행위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그 문제의 당사자 주변인(부모가 되었든, 학교 선생님이 되었든 그 외 주변의 다른 친척어른이나 친구,친지가 되었든)들은 한사코 그 문제를 종단으로 직접 찾아와 항의를 하고 책임을 종단에 돌리곤 했으니 바로 이 점이 청운회 관련해서 대진교 종단이 늘상 앓아왔던 골칫거리기도 했다. - 근데 내가 왜 이제와서 대진교를 적극 옹호(?)하고 있나 ??? 대진교는 문제가 없는데 청운회가 늘상 문제였다 ??? 의도했던것도 아닌데 자연스럽게 그런 이야기가 되어버렸네...쩝~! -.-)






여하튼 딸의 문제를 항의를 하든 상의를 하든 종단 관계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하려던 지연태의 의도는 일단 그렇게해서 다소 머쓱한 상황이 되어버렸다. 어쨌든 지혜정은 더 이상 청운회 수석부회장도 아니고 수련대회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 아닌가. 그 부분이 확인되었으니 연태 입장에선 그 부분은 더 이상 따질일이 없을 것 같고 다만 딸이 사귄다는 남자도 이 종단 청운회원인가 하는 문제는 좀 확인을 해봐야겠기에 다시금 그 부분에 대한 질문을 건넸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자기 딸 혜정이가 정작 그 청운회 수련대회에 참석한것도 아니면서 왜 마치 그런식으로 자신이 추궁을 할 때 답변을 했으며, 그러고나서 정작 좋아하는 사람이 따로 있으니 선보지 않겠다며 그 상대도 청운회를 통해 알게된 사람이라고 말한것인지 그 부분은 확실히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었다. 다만 서울회관 관계자들은 지혜정의 사귀는 남자에 대해선 전혀 모르는 눈치였기에 지연태는 결국 더 이상 따져묻지 못하고 그쯤에서 회관에서 나와야 했다. 허나 사태는 예기치않았던 다른곳에서 이미 다시 커져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

청운회의 구성원들은 – 사실 따지고보면 기독교든 불교든 대다수 종교단체 학생회,청년회 구성이 그러하겠지만 – 그 구성원의 약 60-70% 정도는 그 부모가 원래 대진교 신자였기 때문에 대진교에서 신앙생활을 하는 부모나 친척을 따라 그 집회에 다니게 된 경우가 그 비율이 가장 압도적으로 많다. 그리고 나머지 20-30퍼센트는 친구나 주변 사람들과의 인연으로 청운회나 대진교를 알게되어 가입하게 된 경우고, 아주 드물게는 그냥 개인적으로 어쩌다가 민족종교나 이런데 평소 관심이 있어 청운회에 가입한 경우도 가끔 있었다. 그리고 대진교라는 ‘신흥종교’의 특성상 어쩌면 생길 수밖에 없는 다소 특이한 사례가 10퍼센트 정도 있는데 원래 부모가 먼저 대진교에서 신앙생활을 하면서 아이들을 데리고 종단집회에 참석하곤 했으나 나중엔 부모는 더 이상 다니지 않는데 그 자녀가 계속 다니는 경우가 더러 있었다. - 평균 열명중 한명꼴로 실제 그런 사례가 있었다. -

 대진교의 성격이 원래 그러하다보니 – 민족주의와 후천개벽 지향의 군소규모 신흥 종교단체 – 애초엔 별 생각없이 대진교 집회에 참석했던 이들중에도 차츰 시간이 지나면서 이곳이 이단이나 사이비 아닌가 그런 생각에 더 이상 다니지 않거나 또는 개인적인 문제로 종단 관계자들과 다툼이 있었거나 또는 개인적으로 나중에 생각이 변해 대진교 신앙생활을 더 이상 하지 않고 기독교나 불교쪽으로 개종하는 사례도 종종 있다. 헌데 부모에 대한 반항심이라도 있는것인지 아니면 다른 개인적인 이유에서인지 그렇게 부모가 더 이상 대진교 집회에 참석하지 않는데 (애초에 그 부모를 따라 대진교 집회에 참석했던) 그 자녀가 청운회 집회에는 계속 나오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 그리고 그런 경우엔 어떤 신앙적 소신 같은게 있어서 그리했다기 보단 청운집회에 다니면서 개인적으로 알게된 동지(同志 : 청운회원들은 일반적으로 서로에 대한 호칭을 ‘동지’라고 부른다. 교회 청년회,학생회들이 형제님,자매님 이런식으로 부르는 경우와 비슷하다)들과 그동안 쌓인 친교나 인연 때문에 계속 다니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사실 오윤석도 실은 그런 사례에 속하는 경우였다. 원래 젊어서 남편을 잃고 혼자 식당일등을 하며 아들 하나를 키워왔던 오윤석의 어머니 백승주 여사. 헌데 한 수년전부터 백승주가 식당일을 하면서 알게된 동료 아줌마 하나가 실은 그 무렵 대진교 신자였고 그 인연으로 승주는 자신은 물론 아들인 윤석까지 대진교 청운회에 가입을 시켰던 것이다. - 그게 대략 89년 봄의 일이다. - 다만 아무래도 시간이 지나면 지날수록 승주나 처음 승주를 대진교로 인도한 식당 동료직원이나 차츰 이단이나 사이비 같은 문제로 꺼림칙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고 그래서 얼마 지나지 않아 두 사람 다 대진교에 발길을 끊었다. 헌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뒤에도 오윤석은 대진교 청운집회에 계속 참석을 한 것이다. 사실 처음엔 승주나 승주의 동료되는이도 대진교 집회에 발길을 끊으면서 윤석에게도 ‘거기 이제 그만 다니라’는 식으로 권고를 하긴 했는데 윤석은 딱히 그런식의 어머니나 어머니 직장동료의 권고가 싫었다기 보단 그냥 무슨 인연인지 이끌림인지 계속 청운집회에 참석을 했던 것이다. - 그러니 윤석이 계속 청운회 모임에 나오게 된 것은 순전히 지혜정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윤석의 경우엔 여하튼 어머니나 어머니 친구분이나 더 이상 대진교 집회에 다니지 않고 또 자신이 계속 그 집회에 참석하는것도 마땅치 않게 여기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에 한동안은 청운집회에 나가는 것을 ‘독서실에 공부하러 간다’거나 이런식으로 둘러댔었다. 그리고 승주는 아들 윤석을 믿는것인지 처음 한동안은 그 부분에 대한 의심을 갖진 않았다. 그러는 가운데 윤석은 고3이 되었고 그 고3의 여름 일주일을 지혜정과 함께 목포에 다녀온 것이다. 헌데 그때 윤석은 어머니한테는 ‘똑같은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함께 공부하기로 한 ’스터디 그룹‘이 있다며 그 스터디 그룹과 함께 합숙을 하며 공부를 하기로 해’ 그래서 그곳에 다녀온다며 제법 내용이 구체적이고도 거창하기까지 한 ‘거짓말’을 했었다. 그리고 그 스터디그룹(?) 모임에 다녀오고나서 얼마가 지난 무렵까지도 윤석의 어머니 승주는 아들의 그 말을 철석같이 믿고 있었던 것이다. 헌데 어느덧 여름도 지나고 가을, 윤석도 대입시험을 치러야할날이 하루하루 다가오고 있을때쯤 윤석이 폭탄선언을 한 것이다.

 “ 어머니, 드릴 말씀이 있어요. ”

 “ 응 ? 무슨말을 하고 싶은게냐 ? ”

 어느덧 고3, 만 18세의 소년으로 성장해있는 아들 윤석이기도 하지만 지금까지 그렇게 속 한번 썩인적 없는 그런 아들로 어머니 승주는 윤석을 그렇게 믿고 있었다. 헌데 그 승주가 하루는 느닷없이 그와같이 나오고, 뭐 무슨 대단한 일이랴 생각하며 별다른 경계심이나 의심을 푼 어머니에게 윤석은 이윽고 폭탄선언을 한다.

 “ 어머니, 저 대학 안가요 !!! ”

 “ 뭐...뭐라고 ??? ”

 “ 저 대학 안간다구요. ”

 “ 뭐...뭐라고 하는거냐 너 지금 ? ”

 “ 말씀드렸잖아요. 대학 안간다구요. 그리고 저 학교 졸업하고나서 바로 혜정이 누나

  랑 결혼할거에요. ”

 “ 뭐...뭐라고... ”

 대체 이게 무슨 기가막히고 황당한 소리인가. 평소 승주가 알고있는 아들 윤석의 성격은 실없는 농담이나 헛소리 같은 것은 잘 안하는 그런 아이다. 헌데 그런 윤석이 그것도 대학입시를 석달도 채 남겨놓지 않은 이 시점에서 그런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하다니. 승주는 아들이 엄마를 놀래키기 위해 장난을 하는것이거나 자신이 뭘 잘못들은것이려니 그 순간까지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는데 윤석은 작심한 듯 거침없이 자기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었고 그 이야기는 승주를 기절시키기에 충분하고도 남을 일이었다.

 “ 저 혜정이 누나랑 결혼할거라구요. 고등학교 졸업하자마자 바로요. 그래서 저 대

  학 안가요. 포기한다구요 !!! ”

 “ 윤석아...대체 지금 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 니가 대체 대학을 왜 안가 ? 그리고

  무슨...누구랑 결혼을 한다구 ? 설마...무슨...혜정이 ??? 지혜정 ??? 서...설마 서울

  회관 청운회 부회장하던 그 지혜정이를 말하는건 아니겠지 ? 설마...아니다. 이 에

  미가 거긴 이젠 그만 나가라고 이미 오래전부터 여러번 이야기했었고...게다가 그

  지혜정이란 애는 너보다 나이는 몇 살 많은 아일텐데...그러니 설마 그 지혜정은 아

  닐테고...대체 혜정이가 누구야 ? 대체 이 에미 몰래 무슨짓을 하고 다녔길래 ? 대

  체 어떤 여우같은 기집애가 널 그렇게 말도 안되는 소리로 꼬신게야 ? ”

 “ 그 지혜정 누나 맞아요. 서울회관 수석부회장 하던 그 지혜정. 그리고 지난 여름

  에도 사실 스터디그룹 공부하러 갔던거 아니었어요. 그동안 혜정이 누나와 쭉 만나

  왔고 그리고 지난 여름에도 일주일동안 혜정이누나랑 목포로 여행갔다 온거에요. ”

 “ 뭐...뭐...뭐라구 ??? ”


- 6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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