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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여자친구 유주 (8) 걸그룹 팬픽 8 (트와,여친)


 


                               평행우주 이야기 – 1. 솔파행성의 세은공주





 솔파행성 북반부 중앙에 위치한 가장 큰 대륙 에이핑크 대륙. 그 남서부에는 2천여년전 아직 고대국가를 세우지 못하고 10여개 정도의 소수부족이 살던 그런 지역이 있었는데 그곳의 부족들을 하나로 규합 새 나라를 세운 것이 ‘유피아’다. 유피아는 나라이름을 ‘압독국’이라 정하고 이후 40년 태평성대를 이어갔으나 유피아가 죽은뒤 처음엔 그 장남 문피아가 황위를 이어받았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나고 그 아들 단피아가 열두살 나이로 3대 황제가 되었으나 황제가 되고픈 야심이 있던 유피아의 차남 수피아가 조카인 열두살 단피아를 몰아내고 4대 황제가 되었다. 헌데 4대황제 수피아가 10년을 압독국을 통치한뒤 세상을 떠나고 수피아의 일곱아들중 첫째 선피아와 둘째 요피아는 공교롭게도 수피아 통치 후반부에 알 수 없는 이유로 20대 후반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고 그후 3남 종피아와 4남 찬피아간에 서로 황제를 차지하기 위한 ‘2년전쟁’이 벌어졌었다. 그 와중에 5남 심피아는 ‘조부님(유피아)이 세운 이 나라가 손자대에 와서 막장이 된 것이 부끄럽다’며 유피아의 사당에서 자신의 아들 셋과함께 목숨을 끊었고, 그리고 종피아와 찬피아의 2년전쟁을 종식시킨 것이 동시기우스,도형리우스,태시니아라는 ‘3인방 무사’다. 이들 3인방은 2년전쟁을 종식시키고 실권을 잡았는데, 처음 3인방은 수피아의 막내아들이면서 병약하여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거피아의 유일한 일점혈육인 아직 태어난지 백일도 채 되지않은 아기를 황제에 올렸다. 그리고 자신들이 실권을 휘두르며 사실상의 압독국의 통치자나 다름없는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실권을 잡은 동시기우스는 내심 황제가 되고픈 야심이 없지는 않았지만 자신이 노골적으로 실권을 잡았다간 반발이나 내분이 일어날 것을 우려 함께 ‘2년전쟁’을 종식시킨 동지이자 동료인 ‘도형리우스’를 압독국의 내정을 총괄하는 ‘내정태사(內政太師 : 국무총리+경제부총리+행정자치부 장관)’로 추대했다. 그리고 자신은 압독국의 병권만을 관장하는 ‘총참장군(總參將軍 : 국방장관+합동참모총장)’의 자리를 맡기로 했다. 그리고 태시니아는 압독국의 교육,문화정책을 총괄하는 ‘문교태장(文敎太長 : 교육부총리+문화체육부 장관+교황청 ???)’에 임명했다.

 하지만 동시기우스 3인방이 실권을 잡으면서 압독국은 그 이전 20년 정치혼란기보다 더한 극심한 폭정과 폭압에 시달려야만 했다. 동시기우스 3인방은 백성들에게 과도한 세금을 거두어 그것으로 자신들의 호화로움과 권세를 내세우는 일에만 매달렸고, 자신들을 반대하거나 불만을 품는 이들은 모두 ‘사막지역’으로 추방했다. 원래 압독국의 남부는 사막지대로 풀한포기 나지 않는 지역이라 압독국은 물론 이웃한 다른나라도 그 지역은 일부러 차지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았고, 유피아가 황제가 되어서도 그 지역은 어차피 사람이 살 수 없는 지역이니 딱히 행정구역을 설치하지 않고 빈 땅으로 놓아두었다. 헌데 동시기우스 3인방은 그곳을 사실상의 ‘정치범 수용소’ 같은곳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처음엔 압독국에서 중죄를 지은 사람을 처벌 사막지대로 추방하는 방식을 택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사회적인 중범죄를 저지른 죄인뿐만 아니라 혹 자신들에게 불만을 토로하고나 내란을 꾀할 기미가 보이는 자들은 모조리 체포해서 ‘사막지대’로 추방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때부터 압독국의 백성들은 압독국 남부 사막지대를 ‘죽음의 지역’ 또는 ‘죽음의 사막’이라 부르기 시작했다.

 실제 압독국 남부 사막지대는 낮에는 뜨거운 태양만이 내려쬐고 밤이되면 극심히 추워지는곳이라 그래서 웬만한 사람들은 그곳에 일부러 갈 생각도 하지 않았고 심지어 벌레 한 마리, 풀한포기도 얼씬하거나 자라지 않는 그런 황량한 지역이 되었던 것이다. 헌데 동시기우스 3인방은 그런 사막지대로 자신들에게 반항하거나 불만을 터트리는 자들을 추방하곤 했던 것이다. 사실 ‘사막지대’는 워낙 황량한데다 또 사람의 왕래는 물론 다른 생명체들도 그곳까지 갈 리가 없으니 길 같은게 나있을리 없고, 따라서 사막지대는 죄수들을 호송하는 호송병들조차도 ‘공포의 지역’이라며 가기를 꺼려하고 있었다. 실제 사막지대로 죄수들을 데려간뒤 돌아오는길에 길을 잃어 실종된 호송병도 종종 있었고 따라서 죄수들을 사막지대로 호송하는 호송병들은 대개 자신들도 길을 잃어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는 신세가 될까봐 가급적 사막지대 너무 깊숙이는 들어가지 않고 어느정도 적당히 들어간뒤 그곳에 죄수들을 내려놓고 도망치듯 달아나곤 그래왔다. 그 정도로 원래도 황량한 지역이었던 ‘사막지대’는 동시기우스 3인방이 실권을 잡은 뒤에는 죄수들이 끌려가는 그리고 심지어 호송병들조차 졸지에 실종되는 ‘공포의 지역’이 되어갔던 것이다.

 세은공주가 이런 압독국의 백성들에게 구세주처럼 나타난 것은 확실히 동시기우스 3인방의 폭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는것에 대한 반작용으로 봐야할 것이다. 원래 압독국은 나라가 세워지기 이전 부족국가 시절부터 ‘세상을 구할 구세주가 언젠가는 나온다’는 오래전부터 예언자들이 예언해온 그런 말이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다만 그 예언을 믿는 사람이 이전에는 그리 많지 않았으며 무엇보다 압독국은 ‘종교형태’가 아직 원시적이어서 부족민 시절에는 딱히 어떤 토템이나 정령신앙같은것도 없이 그저 병을 치료해준다는 무당이나 보살같은 이들이 가끔씩 이곳저곳을 떠돌아다니며 굿을 하는 그런 형태가 유지되어오곤 했었다. 다만 압독국을 세운 유피아는 그런 무당이나 보살이 하는짓들을 모두 ‘요사스러운 행위’라며 철저히 금지시켰는데, 유피아의 40년 태평성대가 끝나고 다시금 정치적 혼란기가 되면서 부족국가시절 존재했던 무당과 보살들이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세은공주가 혜성처럼 나타난 것이 바로 그 무렵의 일이다.

 세은공주는 굿을 하지않고 약으로 병을 치료하며 그리고 스스로를 ‘아버지가 보내셔서 세상을 구하러 온 이’라고 하였다. 그리고 그 세은공주를 따르는 열두제자가 있었고 세은공주는 그 열두제자와 함께 압독국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병자를 치료하고 ‘하늘의 말씀’을 전하는 그런일을 해왔다. 난세라서였을까, 아니면 압독국의 2년전쟁을 종식시키고 실권을 잡은 동시기우스 3인방의 폭정이 오히려 갈수록 극심해져서일까. 날이가면 갈수록 압독국 백성들중 세은공주를 따르는 이들이 늘어만 갔는데 그래서 어떤 생각있는 이들은 이런 현상 자체를 ‘동시기우스 3인방의 극심한 폭정’에 시달리는 백성들이 그 고통을 세은공주로 인해 잠시나마 치유를 받고 위로받으려 하는 심리라고 분석하기도 하였다. 중요한 것은 세은공주를 따르는 압독국의 백성들이 가면 갈수록 늘어나고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세은공주의 제자들은 자신들을 따르는 ‘신도’들이 점차 불어나자 사실상의 종교조직을 만들어가고 있었다. 일단 세은공주가 압독국 방방곡곡을 돌아다니며 말씀을 전하는 집회장소를 ‘회당’이라 부르기 시작했고 그곳을 찾는 신도들을 중심으로 ‘신도회’를 조직하기도 하고 그 조직은 세은공주의 제자들 특히 촌장출신 제자 4인방(태수니우스,상병이우스,영시니우스,영지리우스)이 직접 관리하였다. 그리고 세은공주를 따르는 이들이 많고 그녀로 인해 병을 치유받은 이들이 늘어나면서 세은에게 예물이나 선물을 바치는 이들도 늘어났는데 바로 그런 재정과 관련한 문제와 종교집회,행사운영등은 세은의 제자중 기룡후,길환후,순명후,종겸후 이들 넷이 도맡아했다. 그렇게 어찌보면 세은의 세력은 종교조직이라기보단 사실상 국가조직 비슷한 그런 조직이 되어가고 있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압독국 안에 또 다른 나라가 하나 따로 생긴것과 비슷한 모양새라고나 할까. 상황이 이쯤되자 압독국의 실권자인 동시기우스 3인방도 점차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애초 동시기우스 3인방은 세은공주 무리에 대한 보고를 받았을때까지만 해도 그 세력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었다. 사실 동시기우스 3인방은 자신들이 실권을 잡으면서 ‘특수정보국’이란 일종의 비밀정보+공안기관을 만들고 각 시,군,현 단위로 정보원을 파견 혹시 자신들을 헐뜯거나 반란을 꾀하는 무리가 없는지 그 동향을 파악해 정기적으로 자신들에게 보고하도록 했다. 따라서 그런 특수정보국의 정보원들에 의해 세은공주 세력의 동향이 자연스레 포착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애초 동시기우스 3인방은 또 흔히있는 병자를 고쳐주겠다며 설치는 보살이나 무당쯤 되는 그런 무리정도로 생각하고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 다만 사회적으로 크게 말썽을 부리거나 자신들을 따르는 무리를 규합 어떤 세력같은 것을 형성하는 일은 없이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세은공주 세력에 대한 동향보고만 하게 만들었던 것이다. 허나 전자인 ‘사회적 물의’ 부분에 대해선 그렇게 크게 염려할일이 지금껏 없었으나 세력형성에 있어서만큼은 더 이상 무시할수 없는 그리고 일종의 위기감까지 느낄 수 있는 그런 상황이 되어있었다.

 이때 압독국 인구가 겨우 100만 남짓인데 이때 세은공주를 따르는 백성들은 그 절반 가까이 되는 수에 달하고 있었다고 보면 된다. 이로인해 세은공주 무리는 자신들의 신도들을 이미 각 시,군,현등 지역별로 조직까지 만들어 운영하고 있었으니 사실상 나라안에 새로운 나라가 하나 만들어진것이나 다름없는 모양새 아닌가. 무엇보다 세은공주를 따르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는 것이 동시기우스 3인방의 폭정에 대한 반발심리란 이야기는 동시기우스 3인방을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게 했다. 하는수없이 이들 3인방은 긴급히 대책을 논의하도록 했다.

 “ 헌데 너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지 않나요 ? 자칫 너무 강경하게 세은공주 세력

  을 건드렸다간 오히려 따르는 백성들의 반발만 살 우려가 있습니다. ”

 “ 그럼 뭘 어쩌자는 이야기인가요 태시니아 ? ”

 압독국의 총참장군 동시기우스는 애초 바로 세은공주 세력을 반역죄로 체포하자는 제안을 했으나 태시니아가 거기에 만류하며 나온 것이다. 다른 대책이 있느냐는 동시기우스의 물음에 태시니아는 이와같이 답했다.

 “ 차라리 세은공주를 우리가 회유해보는게 어떨까요 ? 그것도 괜찮은 방법일 것 같

  습니다. ”

 “ 회유를 하자구요 ? ”

 내정태사 도형리우스가 다소 의아한 듯 태시니아에게 물었고 압독국의 문교태장 태시니아는 거기에 이와같은 계책을 내놓았다.

 “ 사실 우리 압독국엔 아직까지 국교(國敎)가 없는 것이 다소 아쉬웠습니다. 다들 아

  시다시피 우리 압독국과 이웃한 나라중 북쪽과 동부 일부가 국경으로 맞닿아있는 ‘

  벤자민 왕국‘의 경우엔 아주 오래전 독수리와 호랑이가 교접하여 나온 아주 튼실하

  고 강건한자가 주변의 외적들을 물리치고 벤자민 왕국을 세워 그 피가 지금까지 내

  려오고 있다고 하고 있습니다. 독수리와 호랑이가 교접하여 나온자가 벤자민 공화

  국 백성들에게 일종의 시조이면서 수호신 그리고 그들의 신(神)인 셈이지요. 한편

  우리 압독국 동부지역과 국경을 마주하고있는 ‘뚜아뚜지 용국(龍國)’의 경우엔 태초

  에 채찍으로 천지(天地)를 때려 천지만물을 태어나게 한 쌍둥이 소녀가 있다며 그

  쌍둥이 소녀를 자신들의 상징으로 하고 있습니다. 헌데 안타깝게도 아직 우리 압독

  국에는 그와같은 시조나 신화같은 것이 없었어요. 다만 오래전부터 예언되어 내려

  온 ‘이 세상을 구원할 구세주가 언젠가는 나올 것‘이란 믿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막

  연히 외면만 하기도 힘든 그런 예언이 부족민 시절 어쩌면 그 이전부터 전해져 내

  려올 뿐이지요. ”

 “ 그래서 뭐 어쩌자는건가요 ? ”

 “ 압독국에는 그런 국교나 시조가 없는대신 그와같은 부족민 시절부터의 예언과 그

  리고 간혹 병을 치유해준다며 돌아다니는 무당과 보살만이 존재할 뿐이었어요. 그

  리고 다들 아시다시피 무당과 보살은 유피아 황제 시절에는 그런 행위들을 모두 요

  사스럽다하여 금지시켰지요. 그러다 유피아가 죽고나서 다시금 무당과 보살들이 기

  승을 부리기 시작했고...그 와중에 갑자기 나타난 것이 지금 우리가 대책을 의논하

  고 있는 세은공주란 무리입니다. ”

 “ 헌데...그 세은공주 세력을 회유해서 뭘 어떻게 하자는거요 ? ”

 “ 말씀드리지 않았습니까 ? 세은공주를 잘 회유해서 차라리 그녀를 우리의 국교(國

  敎)로 삼자는겁니다. ”

 태시니아의 말처럼 압독국은 이웃의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자신들을 만들었다는 어떤 창조신화라던가 시조 혹은 수호신이나 국교같은 그런 존재가 없는 것이 일종의 아쉬움이라면 아쉬움이었다. 아직 완벽한 고대국가의 모습을 갖추지 못한 뭔가 몇퍼센트 부족한 그런 나라의 모습을 하고있는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것이라고나 할까. 유피아 황제 시절엔 무당과 보살을 모두 요사스러운 행위라하여 금지키셨던 압독국. 그리고 지금 현재 이 나라의 실권자인 동시기우스 3인방도 그런 무슨 국교니 시조 따위는 특별한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서인지 아직 세우지않고 오로지 자신들의 권력으로만 이 나라를 통치해가고 있었다. 헌데 지금 태시니우스가 새삼 국교의 필요성을 이와같이 역설하고 있는 것이다.

 “ 총참장군 동시기우스나 내정태사 도형리우스 그리고 저 태시니아나 다 모두 언젠

  가는 이 생명이 다해 사라질 수밖에 없는 ‘지성체(인간과 같은 의미)’에 불과합니다.

  신은 아니에요. 그렇기 때문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만약 우리가 권력을 이

  용 어떤 법이나 정책을 시행한다고 합시다. 거기 반발하는 사람들이 나올수가 있어

  요. 그때 무작정 정치권력이나 힘으로 반대세력을 누르려고 한다면...물론 한다면

  할수고 있어요. 하지만 지성체의 힘은 한계가 있어요. ”

 “ ...... ”

 “ 허나 신의뜻이라고 한다면 그땐 달라지는거에요. ‘이건 신의뜻이니 무조건 해야한

  다.’ 그러면 누가 거기 감히 이의제기를 할수있겠습니까. 정치권력보다 더 센 신의

  권력...종교권력으로 그것을 행사하면 거기에 누가 저항할수 있겠느냐 이거죠. 그러

  니 고대국가가 나라의 질서를 바로잡고 반발세력을 통제하기 위해선 일정부분 국교

  의 역할이 필요한겁니다. ”

 “ ...... ”

 “ 또 때로는 국교는 그 나라와 민족을 하나로 아우르는 구심점 역할을 할수도 있어

  요. 나라가 위기에 처했을 때, 또는 어떤 큰 일을 해내야만 할 때 ‘신이 이 민족을

  지켜주시니 다 함께 이 사업을 해냅시다’ 이런식으로 그 동족과 백성을 하나로 아

  우를수만 있다면 이보다 더 기막힌일이 어디있겠습니까. 그래서 국교가 필요한거에

  요. 그러니 총참장군. 세은공주 세력을 너무 경계하려 들지만 말고 차라리 그녀를

  데려와 회유해서 우리의 국교로...우리의 신으로 삼읍시다. ”

 태시니아의 설득에 동시기우스는 다소 솔깃해진것일까. 그는 뭔가 생각에 잠겨있었다. 사실 동시기우스에게도 한가지 고민이 있긴 했다. - 그리고 그것은 비단 동시기우스뿐만 아니라 도형리우스와 태시니아도 함께하는 고민이기도 했다. - 동시기우스 3인방이 수피아가 죽고나서 그 3남 종피아와 4남 찬피아세력간에 일어난 2년전쟁을 진압하고 권력을 잡은 것이 어느덧 10년전의 일이다. (* 세은이 처음 엠파스의 집을 떠났을 때 그때가 동시기우스 세력이 압독국의 실권을 잡은지 3년정도가 지난 무렵이고 세은공주는 그후 압독국 북부지역의 콩밥집에서 3년간 종업원으로 일했고 이후 재워니우스등의 일행과 함께 병자를 치유하고 말씀을 전한다며 압독국 이곳저곳을 돌아다닌지가 어느덧 4년 정도의 세월이 흘렀다.) 당시만 해도 아직 동시기우스 3인방은 40대 초반 정도의 나이. 하지만 10년정도 세월이 흘러 어느덧 이들도 나이 50을 넘기고 있었다. - 솔파행성 이 무렵 모든 지성체의 평균수명이 50세 정도이니 당연히 이들도 고민할 수밖에 없는 고민이 될 수밖에 없다. - 여하튼 동시기우스 3인방도 생명체(지성체)일뿐 신이 아닌이상 그 수명이 언젠가 다 하는날이 올 것이다. 그러니 자신들이 죽은뒤 과연 압독국의 운명은 어찌될것인가 그 고민을 안 할 수가 없었다. 10년전 종피아와 찬피아가 일으킨 2년전쟁을 진압하고 압독국의 실권을 잡은 이들 3인방. 그러나 이들중 누구도 정식으로 황제가 되지 않았고 다만 병약했던 수피아의 막내아들 거피아가 이 세상에 남긴 일점혈육, 그들이 2년전쟁을 진압하고 실권을 잡았을 때 생후 5개월밖에 안된 거피아의 아들을 그들은 ‘황제’로 추대했다. 그러나 생후 5개월된 갓난아기가 무슨 나라를 다스릴수 있으랴. 따라서 실권은 자연스레 이들 3인방에게 넘어오게 된 것인데, 하지만 이미 그렇게 생후 5개월의 아기도 어느덧 10년세월이 지나 어느덧 열 살이 되어있었다.

 이런식으로 시간이 흐르다보면 동시기우스 3인방은 다 늙게되고 10년전 ‘아기황제’였던 거피아의 아들은 점차 자라 성인이 되어갈 것. 그 이후의 일이 과연 어찌될것인지 동시기우스 3인방으로선 장담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동시기우스는 내심 황제가 되길 바라고 있었지만 자신이 황제가 되면 도형리우스와 태시니아가 반발할것이 우려되어 차마 그 속내를 드러내진 못하고 다만 압독국의 병권을 쥔 ‘총참장군’으로만 여전히 만족하고 있었다. 그러나 이제 그 총참장군 동시기우스도 50대. 그의 수명이 길어야 10년이 채 되지 못하리라는 것은 상식이 있는 압독국이나 솔파의 지성체라면 누구나 다 짐작할수 있는 일이었다.

 또 한가지 지금까지 ‘허수아비 황제’였던 거피아의 아들이 언제까지 자신들의 말을 무작정 듣기만 할것이란 보장도 없었다. 사실 거피아의 아들은 병약했던 거피아가 자기 아들 이름조차 제대로 짓지못해 이름도 없는 상태였는데 그 아이의 이름조차도 그래서 3인방이 지어주었다. 3인방은 거피아의 아들을 황제로 추대하면서 이름을 ‘묘돌이’라 지어주었다. 그렇게 자신들이 직접 이름까지 지어준 허수아비 황제 묘돌이도 어느덧 열 살로 성장해 있었던 것이다.

 사실 근래들어 지금까지와는 달리 묘돌이가 자신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듣지 않는다는 것을 3인방도 조금씩 느끼고 있었다. 사실 묘돌이는 지금 나이가 열 살이긴 하지만 솔파행성 지성체 일반적인 열 살아이의 지적능력이나 판단능력과 비교해서 볼때는 그 능력이 많이 떨어지는 ‘바보’라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일반적으로 황실에서 자랐다면 당연히 황제와 황후등 왕족으로서의 품격이나 교양같은 것을 가르칠 부모나 스승들이 존재할것이나 거피아는 생후 5개월 때 이미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고 그 뒤 3인방에 의해 길러진것이나 다름없다. - 동시기우스 3인방을 ‘아버지’라고 부르지 않는 것이 다행이라고 봐야할판이다. - 그러니 갓난아기때부터 (어쩌면 그게 뭔지조차도 모를 상황에서) 동시기우스 3인방이 국정을 어찌 펼쳐나갈것인지 이미 자신들이 다 결정해놓은 서류를 갖고오면 ‘결재를 하라’고 동시기우스 3인방이 말하면 그냥 시키는대로 ‘도장만 찍는’ 그런 어린아이였을뿐이다. - ‘묘돌이’는 그 ‘도장찍는 행위’를 어쩌면 무슨 ‘재미있는 놀이’쯤으로 여겼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어느덧 그런 묘돌이의 나이도 어느덧 열 살. 비록 일반적인 솔파의 열 살 어린아이들에 비해 지적능력과 판단력이 떨어지는 상태이긴 하지만 적어도 ‘내가 이런걸 왜 해야하나 ?’ 또는 ‘도대체 나는 누구인가 ?’ 하는 자아의식은 차츰 생겨가고 있는 단계라고나 할까. 언제부터인가 묘돌이는 동시기우스나 도형리우스가 결재서류를 가져가면 ‘이게 뭐에요 ?’, ‘근데 이런걸 왜 해야 하는건데요 ?’ 하는식으로 묻기 시작했다. 적어도 묘돌이가 지금 자신의 위치며 정체성에 대한 의심을 조금씩 품기 시작했다는 증거다. 따라서 이 묘돌이가 계속 성장하고 자신들은 늙어가는 모습. 3인방 입장에선 마냥 방치만 해둬선 안될일이었다.

 사실 동시기우스 3인방은 자신들끼리 적당한 시기에 구실을 붙여 묘돌이를 해치우고 유피아의 다른 후손을 황제로 세우는 문제를 은밀히 이미 몇차례 의논해보기도 했다. 헌데 유피아에게 더 이상 자손이 없다는 것이 치명적인 문제였다. 유피아에게 문피아와 수피아란 두 아들이 있었는데 문피아가 2대황제가 되었으나 얼마지나지 않아 열두살 어린아들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고, 그 하나밖에 없는 황제가 3대 단피아가 되었으나 숙부 수피아에 의해 폐위가 된뒤 얼마지나지 않아 세상을 떠났다.

 그리고 바로 그 4대황제 수피아에게 일곱명의 아들이 있긴 했지만 어찌된 영문인지 그중 장남 선피아와 차남 요피아는 나이 20대 후반시절인 수피아 집권 후반기에 의문의 사고로 돌연 세상을 떠났고, 3남 종피아와 4남 찬피아가 서로 황제자리를 놓고 싸우는 골육상쟁을 벌였으나 동시기우스 3인방이 ‘2년전쟁’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모두 죽임을 당했다. 선피아와 요피아에겐 각기 나이어린 아들과 딸이 한명씩 있긴 했지만 그들 역시 2년전쟁의 난리통에 모두 세상을 떠났고 5남 심피아는 ‘조부님(유피아)이 세운 이 나라가 막장이 된 것이 부끄럽다’며 자신의 세 아들과 함께 유피아의 사당에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남은 것은 6남 순피아와 7남 거피아뿐인데 그 거피아가 병약해서 세상을 떠나면서 그나마 다행으로 남긴 일점혈육 그게 동시기우스 3인방이 황제 추대 당시 불과 생후 5개월이었던 (당시까지는 그나마 이름도 없었던) ‘묘돌이 황제’였다. 6남 순피아의 경우엔 딸 둘이 있긴 했지만 어차피 이땐 고대사회이니 여인에게 황위계승권이 없으며 그 두 딸마저도 압독국 북부의 어느 국경지대 촌락마을에서 행여 동시기우스 3인방의 눈밖에 나는일이 있을까봐 숨죽이고 조용히 살아가고 있다. 따라서 압독국의 초대황제 유피아는 안타깝게도 그 손자,증손자대에 내려와서 사실상 자손이 모두 끊기게 된것이나 다름이없다. 따라서 유피아의 후손중 다른 인물을 찾아 황제로 추대하려 한다한들 그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점. 동시기우스 3인방으로선 이래저래 앞으로의 일들이 보통 고민이 되지 않는 일이 될 수밖에 없었다.





 동시기우스는 세은공주를 한번 황궁으로 불러들이기로 했다. 세은공주가 정말 그 예언속의 구세주가 맞는지 확신이라도 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그녀가 진짜 예언속의 구원자이든 아니든 압독국의 백성들의 거의 절반 가까이가 지금 그녀를 그렇게 열렬히 지지하고 받들고 있다면 차라리 그녀를 회유하여 우리편으로 만들고 세은공주로 하여금 국교(國敎)로 받아들이는 것이 어떻겠느냐는 태시니아의 건의를 받아들인 것이다. 동시기우스의 명을 받은 신하 두어명이 밤을 새워 말을 달려 세은공주의 거처가 있는곳까지 찾아갔다. 이른아침부터 자신을 찾아온 이들로 인해 의아해하는 세은공주에게 동시기우스의 신하들은 이와같이 전했다.

 “ 저희 황제폐하께서 공주님을 특별히 뵙자고 하십니다. ”

 “ 황제폐하께서요 ? ”

 아무리 3인방이 압독국의 실세라고 하지만 이런자리에서 공식적으로 황제가 아닌 다른이의 이름을 거론할수야 없는법. 명목상 황제를 들먹이긴 했지만 세은공주라고 해서 어찌 지금 압독국의 실세가 누구라는 것을 모를까. 정색을 하고 자신을 찾아온 이들에게 물었다.

 “ 나를 부르는 것이 황제폐하인가요 ? 아니면 내정태사나 총참장군의 뜻입니까 ?

 ”

 순간 난감해진 신하들은 일단 이와같이 답했다.

 “ 저희는 명받은대로 공주님을 황궁까지 모시기만 하면 됩니다. ”

 헌데 이때 뭔가 수상한 낌새라도 느꼈음인지 세은의 호위무사 갈가리우스가 부리나케 달려왔다. 그리고 묻는다.

 “ 공주님, 무슨일입니까. ”

 세은을 찾아온 동시기우스의 신하들을 경계하는 눈초리로 바라보고 있는 갈가리우스. 허나 세은은 일단 그런 갈가리우스를 만류한다.

 “ 아, 진정해라 갈가리우스. 별일아니다. 나쁜일도 아닌 것 같고. 실은 황제께서 나

  를 직접 만나보고자 하신다는구나. ”

 “ 황제라니요 !!! ”

 갈가리우스 역시 ‘황제라니 그 무슨 당치않은 소리냐 ?’는 듯 반발하듯 말했고 그러나 세은은 자칫 일이 이상하게 꼬일 것을 우려 일단 갈가리우스를 말린다. 그리고 말을 이어간다.

 “ 가만있거라 갈가리우스. 황궁에서 오신분들이라고 하지 않느냐. 그리고 황명이니

  어찌 내가 거역할수 있겠느냐 ? 잠시 다녀올터이니 너무 걱정하지 말거라. ”

 “ 그럼 저희도 함께 가겠습니다. ”

 갈가리우스 형제야 세은의 호위무사이니 세은이 어디를 가든 당연히 그녀를 경호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임무. 헌데 어찌된 영문은지 세은은 오늘따라 그마저도 사양한다.

 “ 아니다. 황제께서 부르신다지 않느냐 ? 그러니 오늘은 나 혼자 다녀오는게 좋을

  것 같다. ”

 “ 공주님. ”

 “ 걱정하지 말래도 그러는구나. 황명이라지 않느냐. 황명을 어찌 거역할수 있겠느냐.

  잠시 다녀올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라는데두. ”

 갈가리우스의 거듭되는 만류에도 세은은 결국 호위무사 없이 동시기우스가 보낸 신하들의 안내를 받으며 황궁으로 가기로 결심했고, 세은의 태도가 사뭇 단호하기까지 하자 갈가리우스 형제는 결국 세은을 혼자 황궁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허나 잠시후 갈가리우스 형제로부터 이야기를 전해들은 촌장출신 제자이면서 세은의 열두제자중 가장 나이가 많기도 한 영시니우스는 불같이 화를낸다.

 “ 그게 무슨소리야 ? 공주님을 혼자 어디로 보내 ? ”

 “ 공주님께서...황명이시니 아무래도 호위무사 없이 혼자가는게 좋을 것 같다고 하

  셔서... ”

 “ 이런 멍청한것들을 봤나...황제는 무슨놈의 황제...황제는 어린 허수아비고 압독국

  의 실세는 그 동시기우스인가 뭔가하는 3인방이 지금 이 나라를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을 너희가 모른단말이냐 ? 그런데 하물며 무슨 황제. 게다가 동시기우스 3인방의

  폭정에 짓눌린 백성들이...그래서 우리를 따르는 것을 알만한 사람들은 다 아는데

  이럴 때 황궁에서 공주님을 불렀다면 그 의도는 뻔한 것 아니냐 ? 헌데 그걸 모를

  만한 아이들도 아니면서 무슨일을 이렇게 멍청하게 처리해 ? ”

 영시니우스는 하도 기가막혀 갈가리우스 형제를 거듭 다그쳤고 갈가리우스 형제는 그런 영시니우스 앞에서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듣자하니 너무 기가막히고 답답한 일이라 영시니우스는 당장이라도 길떠날 채비를 할 기세로 나오고 있었다.

 “ 이대론 안되겠다. 나라도 뒤따라가봐야겠어. 대체 황궁에서 무슨일이 벌어질줄

  알고...도대체가 공주님이 무슨 위험에 빠질줄 알고...그걸 그대로 방치하는...이런

  멍청한 호위무사가 세상 어느천지에 있어. ”

 “ 참으세요. 일단 진정하세요. 공주님은 일단 떠나셨지 않습니까. 근데 지금 갈가리

  우스 형제만 다그쳐서 무슨 소용이 있나요 ? ”

 보다못한 상병이우스가 그런 영시니우스를 일단 진정시켰고 영시니우스는 아무래도 안되겠다며 자신들이라도 공주의 뒤를 따라가보자고 했다. 그래서 일단 영시니우스와 상병이우스가 함께 황궁으로 가보기로 하고 만일의 사태가 일어날때를 대비한 당부들도 거처에 남는 다른 제자들에게 단단히 해 두었다. 그리고 영시니우스와 상병이우스는 바로 황궁으로 가는 발길을 서둘렀다.

 


 한편 황궁에 도착한 세은공주는 우선은 3인방의 엄명을 받은 시종과 시녀들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았다. 애초엔 3인방이 세은공주를 회유할 목적으로 황궁으로 부른것이기 때문에 그 대접이 극진할 수밖에 없었다. 한상 떡 벌어진 식사를 마친 세은이 시녀들의 안내를 받아 휴게실에서 대기하고 있는데, 잠시후 안으로 들어선 것은 다름아닌 내정태사 도형리우스와 총참장군 동시기우스였다. 우선 도형리우스가 정중하게 세은에게 인사를 건네며 자신을 소개한다.

 “ 이렇게 뵙게되어 영광입니다 공주님. 저는 황제폐하의 명을 받들어 압독국의 내정

  을 책임지고 있는 내정태사 도형리우스라고 합니다. ”

 “ 황제폐하의 명을...받든다구요 ? ”

 압독국의 어린황제는 허수아비에 불과하고 실권은 이들 3인방에게 있다는 사실을 세은도 모르지는 않을터. 따라서 그와같은 질문엔 다소 어이없다는 듯 약간의 조롱과 조소가 담겨있었다. 일단 압독국 공식서열로는 황제 다음으로 국정을 총괄하는 내정태사가 그 다음이기 때문에(일종의 국무총리 내지는 영의정) 총참장군 동시기우스는 곁에서 가만있고 도형리우스가 세은을 부른 목적을 설명한다.

 “ 공주님의 명성과 세상의 평판은 익히들어 잘 알고 있습니다. 전설속에 내려오는

  그 예언속의 구원자라며 많은 백성들이 공주님을 지지하고 따른다지요 ? 그래서

  저희가 직접 바로 공주님께서 그 전설로 내려오는 예언속의 구원자가 맞는지, 그

  리고 그 구원자가 맞다면 저희가 직접 공주님을 받들어 모시고자 이렇게 부른 것

  입니다. ”

 “ 날...받들어 모신다구요 ? 대체 뭘 어떻게 하겠다는건가요 ? ”

 “ 저흰 황제폐하의 명을 받들어 이 압독국의 미래와 백성들의 안위가 늘 어찌될지

  를 걱정하는 사람들입니다. 따라서 공주님께서 정말 전설속 예언의 구원자가 맞다

  면 압독국의 내정을 책임지고 있는 저희가 어찌 가만있을수 있겠습니까. 공주님께

  서 말씀을 전하며 불쌍한 백성들을 어루만져주실수 있도록 모든 것을 배려하고자

  합니다. 우선 ‘교황청’을 아주 찬란하고 호화롭게 지어 그곳에 공주님을 뫼시도록

  하겠습니다. 조만간 사람들을 시켜 그리할터이니 이제 그만 누추한 거처에서의 생

  활은 그만두시고 교황청이 지어지는대로 그리로 옮기시지요. 그리고 그곳에서 편안

  하게 생활하시며 우리 압독국이 앞으로 어찌해야하는지 또 만백성들이 구원받으려

  면 어찌해야하는지 그 설교와 설법을 해주십시오. 저희가 그것을 도와드리고자 또

  는 도움을 청하고자 이와같이 공주님을 부른것입니다. ”

 “ 교황청을...짓는다구요 ? ”

 허나 그와같이 묻는 세은공주는 뭔가 살짝 야릇한 미소를 지어보이고 있었다. 그리고 도형리우스와 동시기우스를 잠시 번갈아 바라보다 입술을 지그시 깨물고는 뭔가 작심한 듯 한마디한다.

 “ 그대들이 압독국을 진정으로 걱정하신다니 그럼 제가 말씀드리는대로 해주실수 있

  나요 ? ”

 “ 무엇이든 말씀하시지요. 공주님께서 백성들을 구원하는데 도움될수 있는 일이라면

  저희는 무엇이든 배려해드릴수가 있습니다. ”

 “ 우선 먼저 당신들 3인방이 물러나시오. 이 압독국의 백성들을 위해 진정 당신들이

  해야하는일은 그것뿐이오. 그리고 지금 황제는 나이가 어리고 어리석어 국정을 이

  끌어갈 능력이 없으니 차라리 상황(上皇)으로 추대하여, 어디 별도로 혼자 편하게

  지낼만한 거처를 마련해주어 그곳에서 여생을 보내라고 하고, 압독국의 백성들중

  국가를 경영할만한 능력이 있는 어진사람을 하나 찾아내어 그를 압독국의 새로운

  황제에 앉히시오. 만약 그리 해줄수만 있다면 나도 당신들의 제안을 받아들이겠소

 ”

 “ 아...아니 지금 무슨말씀을 하시는겁니까 공주님 ? 저희보고 물러나라니요 ? ”

 대놓고 자신들을 물러나라는 소리를 하는 세은을 보니 도형리우스와 동시기우스는 적잖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한술더떠서 차라리 지금 어린황제는 ‘상황’ 같은 일종의 명예로운 지위를 주어 사실상 황제자리에서 물러나 편히 여생을 보내라고 하고 압독국의 다른 백성들중 어진인재를 찾아내 새로운 황제로 추대하라는 것은 지금까지 3인방은 물론이려니와 다른 그 누구도 생각해보지 못한 엄청난 발상이었다. 지금까지 동시기우스 3인방은 유피아의 후손들이 현 황제인 ‘묘돌이(4대황제 수피아의 막내아들 거피아가 남긴 유일한 일점혈육)’를 제외하곤 사실상 후손이 끊긴것이나 다름없어 이후의 황제자리 문제를 어찌해야할지를 고민하던 중이었다. - 동시기우스는 내심 황제가 되고싶지만 도형리우스와 태시니아가 반발할까봐 그리 하지는 못하고 – 헌데 세은은 지금 아예 한술더떠서 현 황제는 적당히 상황같은 지위를 주어 물러나게 하고 새로운 어진이를 찾아내 황제로 앉히라는 것이다. 그러니 이것이 어찌 엄청난 일이라 아니할수 있으랴. 보다못한 총참장군 동시기우스가 결국 나섰다.

 “ 세은공주님, 지금 대체 무슨소리를 하시는것인지 알수 없는데 정치는 현실입니다.

  저희 3인방도 압독국의 국정을 맡고싶어서 지금 이 자리에 있는 것이 아닙니다. 황

  제가 아직 나이가 어리고 국정을 다스릴 힘이 없어서... ”

 “ 그래서 당신들이 어린황제를 허수아비로 앉힌뒤 당신네들이 실권자가 되어 압독국

  을 전횡해온 것 아닙니까. 성군 유피아 황제시절 세워진 모든 법도와 제도는 이제

  모두 무너졌으며 지난 10년 가까운 세월은 당신들 3인방의 폭정으로 인해 백성들

  의 삶이 피폐해지고 더더욱 도탄에 빠졌습니다. 이쯤되면 당신들은 국정을 어지럽

  히고 나라를 망친 책임만으로도 이미 물러나야할 이유가 충분하지 않소이까 ? ”

 “ 그 무슨 당치않은 소리요. 유피아 시절의 법도와 제도는 20년 정치혼란기와 특히

  2년전쟁의 시간을 거치면서 이미 그때 다 무너지고 엉망이 되어버린것이오. 그 2

  년전쟁의 혼란을 종식시킨게 누군데 이제와서 그게 무슨 가당찮은 소리요. ”

 “ 그 2년전쟁과 20년 정치혼란기가 지나고 더 지독한 폭정의 시대가 왔으니 하는

  소리지요. 난 이미 압독국의 방방곡곡을 돌면서 백성들에게 설교와 설법을 하고 병

  자를 치유하면서...도탄에 빠진 백성들의 무수한 신음소리를 들었소이다. 다들 당신

  들을 원망하고 있어요. 동시기우스 3인방이 2년전쟁을 끝냈다지난 오히려 그 이전

  의 시절이 지금보다 나았고 당신네들이 압독국의 통치자가 되면서 더 나라가 혼란

  스러워지고 백성들의 삶이 도탄에 빠졌다며 다들 당신네들을 원망하고 있어요. 이

  래도 이 나라가 지금 이 지경이 된게 당신들에게 책임이 없다고 말할수 있겠소이

  까 ? ”

 “ 이...이런 못된계집을 봤나 ? 여봐라 !!! 무사들은 다 어디있느냐 ? 당장 이 요사

  스러운 계집을 끌고나가 목을 베어라 !!! ”

 세은의 거침없는 3인방에 대한 성토가 결국 동시기우스를 흥분시켰고 동시기우스는 직접 칼을 뽑아 세은을 위협까지 하면서 당장 그녀를 끌어내 참형에라도 처할 기세로 나왔다. 내정태사 도형리우스와 뒤늦게 방에 들어온 문교태장 태시니아가 가까스로 그를 말렸다.

 “ 참으세요...참으세요 총참장군 여기서 이러시면 안 됩니다. ”

 도형리우스와 태시니아의 만류로 동시기우스가 겨우 칼을 거두고 도형리우스는 일단 세은을 자신의 거처로 돌려보내기로 했다. 행여 뒷말이나 말썽이 없도록 세은을 황궁까지 데리고 왔던 부하들에게 일러 거처까지 다시금 정중히 모시라고 엄명했고, 한편 세은이 행여 위기에 처하지 않을까해서 뒤따라왔던 영시니우스와 상병이우스가 황궁 인근에까지 다다른 것이 그 무렵의 일이었다. 뒤늦게나마 영시니우스와 상병이우스를 만난 세은은 일단 그들과 함께 세은을 거처로 모시고가기위해 준비한 마차에 함께 몸을 싣고 그리고 자신들의 거처로 돌아가게 되었다.



- 9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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