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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마마무 화사 (3) 걸그룹 팬픽 7 (마마무,EXID)




                                   부제 : 평행우주와 다차원 소녀





 전식이 화사에게 소개시켜주려 한 사람은 그들보다 열 살정도 위인 윤준식이라는 30대 중반의 인터넷 작가이자 소설가였다. 준식은 지난 10년간 인터넷에서 작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해온 사람인데, 전식은 오래전부터 그의 소설을 애독해온 사람이고, 준식의 팬카페 모임에서 그를 두어번 만난적이 있다. 헌데 준식이 이전까지는 주로 멜로소설 위주의 작품을 써왔는데 언제부터인가 소위 ‘평행우주’를 소재로한 작품도 간혹 쓰고있어 전식도 거기에 약간 관심을 두고있긴 했다. 헌데 마침 그런차에 화사에게서도 그런 ‘평행우주’에 관한 이야기가 언급이 되니 혹시 화사의 문제를 해결하는데 무슨 도움이 되지 않을까해서 준식을 그녀에게 한번 소개시켜주기로 한 것이다. 일주일후 화사를 준식의 작업실로 데려간 전식. 그리고 그곳에서 두 사람이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 어서와요. 길전식님한테서 이야기는 대충 들었는데...그러니까 무슨 평행우주

  꿈(?)을 꾸는 분이시라구요 ? ”

 ‘평행우주 꿈’이란 것은 일단 이치적으로 맞는말이 아니고, 화사는 종종 자신이 꾸는 이상한 악몽같은 꿈이 혹여 평행우주속의 ‘또다른 나’가 아닐까 하는 의문을 갖고있는 여인이다. 허나 일단 편의상 그런식으로 표현을 해본 준식. 그리고 화사가 꾼다는 그 이상한 꿈 이야기를 대충 들은뒤, 뭔가 착잡하고 묘한 표정으로 화사를 위아래로 훑어본다. 그리고는 뭔가 난감해진 얼굴이 되기도 하는 준식. 그러다 말을 건넨다.

 “ 그러니까 화사씨는 자신이 비정기적으로 꾸게되는 그 동일한 내용의 악몽들이 자

  신의 전생이거나 평행우주속의 또다른 자신의 모습이 아닐까 그 생각을 하곤 했다

  는거죠 ? 그저 단순한 꿈으로 보기엔 너무니 기이하게 그것도 여러차례 반복되는

  현상이라서 ? ”

 “ 네. ”

 준식의 물음에 일단 또렷한 목소리로 대답하는 화사. 헌데 준식이 고개를 살짝 좌우로 돌린뒤 화사에게 차분히 말을 건넨다.

 “ 헌데 화사씨. ”

 “ 네, 선생님. ”

 작가라는 준식을 ‘선생님’이라고 표현한 화사. 나이도 어쨌든 준식이 화사보다 열 살정도 많으니 그 정도의 호칭이 적당하다고 판단한 듯 하다. 그런 화사를 보며 준식의 말은 다시금 이어진다.

 “ 화사씨를 좀 실망시키는 이야기부터 꺼내서 미안하긴 하지만...이른바 평행우주나

  다중우주 같은 것은 지금 화사씨가 생각하는 그런 개념은 아니에요 ? ”

 “ 예 ? ”

 순간 좀 황당하기도 하고 당혹스럽다고나 할까. 아니면 어떤 충격이나 실망감이라도 겹친 그런 표정으로 화사는 준식을 바라보고 그런 화사를 바라보며 준식의 말은 다시금 이어진다. 더운 여름철이라 화사에게 차가운 냉커피도 한잔 권하면서.

 “ 평행우주나 다중우주론이 사실 간단하게 설명하긴 매우 복잡한 이론이긴 한데...

  다만 그 근본을 따지면 우주 생성원리를 설명하는 이론이나 가설의 모순을 설명

  하려하거나 풀어내려는 과정에서 생긴 새로운 가설에 불과해요, ”

 준식의 말을 제대로 이해하는것일까 못하는것일까. 화사는 알듯말듯한 멀뚱멀뚱한 표정으로 준식을 바라보고 있는데, 다만 자신이 꾸는 그 이상한 꿈이 ‘혹시 평행우주속의 또다른 내가 아닐까 ?’ 하는 기대(?)를 가져본 것은 일단 망상에 불과하다는게 확인된 순간이라 그 실망감이 지워지기 쉽지 않아서인지 대체로 표정이 그리 편해보이지 않는다. 준식은 일단 그런 화사를 달래주는 말을 한마디 건네고 그리고 차분히 자기가 하려는 이야기를 이어간다.

 “ 빅뱅이론이란건 들어보셨죠 ? 우주생성원리를 설명하는것중엔 사실상 정설이 된

  지 오래인 이론이지요. 태초에 어떤 물질이니 입자가 폭발을 일으켜서 그게 급속도

  로 성장해서 오늘날처럼 엄청나게 큰 우주가 만들어졌다는 것. 하지만 그러한 빅뱅

  이론 자체가 생각보다 허점이 많다고 해요. - 사실 전 물리학 이론은 원래 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이해하긴 쉽지 않지만 – 여하튼 태초의 그런 대폭발로

  이런 엄청난 우주가 만들어진게 사실이라면 그야말로 수천억분의 일의 가능성밖에

  안되는 또는 그야말로 수천억분의 일 정도의 오차만 나도 실패할 수가 있는 그러한

  대우주 생성이 극적으로 이루어졌다는거죠. 빅뱅이론이란게 알고보면 아주 지극히

  가능성 희박한 폭발과 팽창의 과정을 통해 우주가 만들어졌다는것이거든요. ”

 “ ?????? ”

 “ 하지만 역설적으로 생각하면 우주란게...아니 우주라기보단 세상이라고 표현해본

  다면 어떨까요 ? 세상이 우리가 사는 이 우주뿐만 아니라 이 우주와 흡사한 다른

  우주가 무수하게 존재하는 그런게 이 세상의 생성원리라면요. 다시 이야기해서 빅

  뱅같은 대폭발이 사실은 우리 우주에서만 수백억년전에 일시적으로 딱 한번 이루

  어진게 아닌 그런 대폭발이 우주 전체에서 일상적으로 일어나는것이라면...우주가

  우리가 사는 우주뿐만 아니라 그 바깥 외부에 또다른 형태의 유사하거나 또는 다

  르거나 다양한 형태의 우주가 얼마든지 존재할수 있지 않겠어요 ? 평행우주나 다

  중우주론은 이를테면 그런걸 말하는거에요. ”

 “ 그럼 평행우주속의 ‘또다른 나’는 없다는 이야기가 되는건가요 ? ”

 “ 하하...그거야 어떻게 알겠어요. 설사 정말 우주밖에 또다른 우주가 무수히 수도

  없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 우주들엔 가볼방법 자체가 없는것을요. 다만 화사씨의

  그 말만큼은 그런대로 납득이 가고 이치에 맞는 이야기일수는 있어요. 맞아요. 우

  주밖에 또다른 우주가 존재한다면 그 우주에서의 과거,미래는 우리가 사는 과거,미

  래와는 전혀 다른 개념이 될 수밖에 없어요. 당장 지구와 안드로메다 거리만 해도

  백만년 거리인데...그러니 과거-미래가 되었든 또는 무슨 전생,내생이니 하는 그런

  개념이 되었든...다른 우주에서의 과거 미래는 우리가 사는 이 지구에서의 과거-미

  래와 다른 개념이 될 수밖에 없어요. 마치 아기공룡둘리에 나오는 타임 코스모스가

  자기 별나라의 과거-미래로 가는 기능은 남았어도 다른 별나라의 과거-미래로 가

  는 기능은 고장이 나서 쓸수 없게 된것처럼 말이죠. 한마디로 시공을 초월한 공간.

  만약...다중우주,평행우주가 존재한다면 그것들을 합친 또는 그것들을 포괄한 공간

  과 세상은 이미 시공을 초월한 공간이 되는거에요. ”





 가끔씩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꾸는 악몽 때문에 시달리다 혹시 그 꿈내용이 평행우주속의 ‘또다른 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는 화사. 하지만 그런 화사에게 (계약) 동거남 길전식이 소개시켜준 평행우주를 소재로 소설을 쓴다는 윤준식이란 작가의 이야기는 오히려 화사의 기대를 어그러뜨린 결과를 만들게 된것만 같다. 여하튼 평행우주나 다중우주론의 본질은 실제 그런 문제와는 전혀 성격이 다른 그런 이야기라는 것 아닌가. 허나 그 화사의 무너진 기대감을 다시 샘솟게 만들어 주려는 듯 준식은 다시 다른 이야기를 이어간다.

 “ 하지만 평행우주론이나 다차원론 같은 이야기들은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 입장

  에선 상상력을 북돋아주는 대박거리나 노다지감을 발견해낸 것이나 다름없어요. 그

  야말로 소설이나 드라마,영화,만화등의 상상력을 무궁무진 넓혀주는 매개체가 되니

  까요.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신가요 ? ”

 여하튼 준식이 들려주는 이야기가 화사를 흥미없게 만들지는 않나보다. 준식이 직접 타준 냉커피 한모금을 음미하면서 준식을 다시금 바라보고 있는 화사. 준식의 말은 다시 계속된다.

 “ 실제 이미 환타지물이나 공상과학 같은데선 평행우주나 다차원 이론이 이미 무궁

  무진하게 애용되고 있어요. 어떤의미에선 실제 평행우주나 다차원을 연구하는 천체

  물리학의 연구속도보다 창작활동의 세계에서 다차원이나 평행우주의 활용방식은 훨

  씬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고나 할까요 ? 실제 천체물리학을 연구하는 사람들 입장에

  서 본다면 기도 안차는 일이 될련지 모르겠지만요. ”

 “ 윤선생님꼐서도 뭐 평행우주를 소재로 한 소설을 쓰신다면서요 ? ”

 “ 아, 근데 그건 길전식님께서 뭔가 오해하신거에요. 뭐 그게 크게 문제삼을만한 일

  은 아니라서 그냥 넘어갔는데...제가 구상하는 소설은 실제 평행우주이론을 다룬다

  기보단 대체역사물에 가까워요. ”

 “ 대체역사물이요 ? ”

 “ 왜 흔히 그런 상상들 하죠 ? 만약 우리가 일제 강점기나 분단을 거치지 않았으면

  어찌되었을까...또는 신라가 삼국통일을 하지않고 고구려가 통일을 했다면 어찌되었

  을까. 또 중국 삼국시대 통일을 유비가 했다면 어땠을까...그런 상상들...보통 그런

  상상을 바탕으로 쓰여지는 소설들을 ‘대체역사물’이라고 불러요. ”

 “ 그런데 그게 평행우주나 다차원이론과 무슨관련이 있다는건가요 ? ”

 여하튼 호기심이 가는듯한 눈빛으로 준식을 바라보는 화사. 냉커피는 어느덧 다 마신듯해서 다시 시원한 음료를 한잔 화사에게 더 따라주고는 준식은 이야기를 좀 더 들려주기 시작한다. 일단 두 사람의 대화나누는 분위기는 서로에 대해 그렇게 짜증나거나 지루해하지는 않는 분위기다. 그런대로 좋은 분위기는 형성되고 있는 대화분위기라고나 할까. 준식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그게...이전에는 사람들이...어떤 과거나 역사속의 일을 아쉬워하는 그 정도의 감정

  정도로 치부되곤 했었죠. ‘역사에 가정이란 있을수 없다지만...’ 이런 어법이 존재한

  다는 것 자체가 실제 그런 지나간 과거나 역사의 일들을 아쉬워하는 사람들이 굉장

  히 많다는 소리잖아요. 대체역사물은 그런 사람들의 일종의 아쉬운 심리를 충족시

  켜주는 그런 매개체가 되는셈이죠. 가상정치소설이라던가 뭐 그런것도 비슷한 맥락

  이겠지만... ”

 “ ...... ”

 “ 하지만 평행우주론이나 다차원 이론같은게 생겨나기전엔...그런 소설들은 그야말로

  ‘만약 과거에 이렇게 되지 않고 이렇게 되었더라면...’ 하는식의 아쉬움의 심리에서

  시작되는 상상...그 상상을 소설이나 드라마,만화같은 창작물로 그려낸 그런 매개체

  에 불과해요. 하지만 평행우주이론이 개입하면 그런 대체역사물의 가치는 한차원

  더 높아지는거죠. 한마디로...누가 아냐...진짜 저 머나먼 다른 우주 어딘가에선 실

  제 이런일이 있을지...그곳에선 삼국통일을 사마염이 하지않고 유비가 했을지 어찌

  아나...또는 계유정난이 실패해서 세조가 집권을 못했거나 사육신의 반란이 성공해

  서 세조가 쫒겨나고 단종이 다시 즉위하는 그런일이...단순히 상상이 아닌...머나먼

  다른 우주나 다른 치원의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을지 어찌아냐고. 만약 이런식으로

  논리(?)를 세운다면 어찌되는걸까요 ? ”

 “ 푸훗~! 그게 결국 그렇게 되는건가요 ? ”

 생각해보니 좀 황당하기도 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일까. 화사는 어이없다는 듯 헛웃음을 흘리기까지 한다. 애초 전식에게 윤준식이란 작가에 대해 들었을때는 무슨 ‘평행우주론’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라도 간직한 그런 작가쯤 되는걸로 기대라도 했던것일까. 헌데 고작 무슨 대체역사물 같은 소설에 적당히 갖다붙일수 있는 이론이 된다니. 좀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무엇보다 근본적으로 화사의 이상한 꿈 문제를 해결할만한 능력은 아예 안되는 인물인것만은 확실하다.

 “ 하지만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은 가끔 그런 느낌을 받을때가 있어요. 특히 소설

  보다 드라마나 영화 같은 것을 만드는 제작자들은 그런 심리나 생각이 종종 더 많

  이 드는 것 같던데...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 ”

 “ 마치 자신이 신이 이 세상을 창조하는것처럼 드라마나 영화같은 작품도 자신이 또

  다른 세상이나 사람을 창조하는 그런 창조작업을 하는 설계자 같다는...실제 드라마    나 영화는 현실속에 존재하는 세상은 아니죠. 어디까지나 작가와 제작진이 만든 창

  작의 세계일뿐. 하지만 그걸 만드는 작가들 입장에선 마치 자신이 어떤 ‘작품’이라

  는 세상을 임의대로 설계하고 또 그 속의 등장인물들의 운명을 마음대로 결정하는

  절대자같다.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돼요. ”

 “ 이를테면 자신이 드라마나 영화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 같다...그런 말

  씀이신건가요 ? ”

 “ 그런 의미도 있지만...앞서 말했지만 드라마나 영화나 소설이나 모두 현실에 존재

  하는 세상은 아니에요. 작가들이 만든 가상의 세계고 우린 그 가상의 세계를 작품

  을 통해 즐기고 관람하고 그럴뿐이죠. 하지만 어쩌면 드라마나 영화속의 인물들은

  자신들이 작가라는 절대자에 의해 설계된 피조물이란 것을 모른채 저마다 여하튼

  각자의 삶을 살고자 아등바등 발버둥치지요. 헌데 그런 세계를 스스로 만들다보면

  신과 우리네 인간사도 비슷한 구조가 아닐까...그 생각이 든다는거죠. ”

 “ 잘 이해가... ”

 “ 그런 이야기에요. 다중우주나 다차원 이론과는 또 약간 다른 성격이긴 하지만 실

  제 우주 홀로그램이나 시뮬레이션 이론 같은것도 요즘은 생겨났다고 해요. 물론 그

  것들 역시 아직 가설수준일뿐 정설로 굳어진 것은 아니지만... ”

 “ 그것도 평행우주론과 연관이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

 화사와 준식의 대화 자체가 화사의 ‘평행우주와 꿈에대한 궁금함’에서 시작된것이니 만큼 이 본질에서 많이 벗어나면 곤란하다. 그래서인지 살짝 제동이라도 걸 듯 화사가 한마디 끼어들었는데 그런 화사를 바라보며 준식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져나가게 된다.

 “ 다중우주나 다차원 이론과는 또 다른 별개의 이론이라고는 이미 말씀드렸죠. 우주

  홀로그램이나 시뮬레이션 이론은 우리가 사는 세상이 어떤 거대한 절대자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공간일수도 있다는 이론이에요. 하지만 본질적으로는 이런 이론들도

  빅뱅이론으론 설명이 되지 않는 우주 물리나 천체의 이치를 보완하고자 생겨난 논

  리이기 때문에 본질적으론 다중우주론의 문제(?)와 크게 다를 것은 없어요. 여하튼

  중요한 것은...천체물리학의 관점에서든 창작의 관점에서든 비슷한 인식을 하게된

  사람들이 생겨나고 있다는거죠. 혹시 드라마나 영화가 작가가 만든 일종의 가상세

  계인것처럼...또는 드라마나 영화속 등장인물들의 운명은 결국 제작진이라는 절대자

  에 의해 결졍되는것처럼...만약 이 세상을 만든 신이 존재한다면 그 신과 세상의 구

  조도 비슷한 구조가 아닐까 하는. 만약 이 세상 자체가 그런 신들의 어떤 의도나

  목적에 의해 만들어진 가상현실이라면 그건 또 어찌되는걸까요 ? ”

 “ 허어...글쎄요... ”

 어떤 공허감이나 허무감이 밀려들어서일까. 화사는 그만 한숨까지 내쉰다. 따지고보면 인간 자체가 이 우주(게다가 평행우주나 다중우주가 사실이라면 우리가 사는 우주 자체도 수천억종이나 되는 그 수많은 우주중 하나일뿐인데)에서 고작 근처에 있는 행성인 화성에나 겨우 우주선 쏘아올려 보낼까 말까하는 미물같은 수준에 불과한 존재다. 게다가 그 미물에 불과한 수십억 인류, 그 인류중에 화사는 지금 무슨 대단한 학자나 지식인도 아니고 사회를 이끌어가는 엘리트도 아닌 그저 20대 중반의 힘없는 젊은 백수, 다만 가끔 그렇게 무슨 전설의 고향 여주인공마냥 이상한 꿈을 꾸곤해서 그에대한 의문을 갖게 되었다는 그런 약간 특이한 젊은 여성에 불과할뿐이다. 그러니 그런 화사 입장에서 – 그거야 윤준식이나 길전식도 별반 다를게 없지만 – 그런 우주의 존재나 신적 존재가 상상이나 가능하고 생각이나 가능한 그런 존재인걸까. 만약 이런 우주를 정말 (마치 작가가 소설이나 드라마나 영화 또는 컴퓨터 게임을 만들 듯) 인간의 의식이나 인식으로는 상상조차 하기 힘든 어떤 거대한 존재가 만들어낸 가상공간이라면 그때는 또 어찌되는걸까. 정말이지 인간 그것도 이렇게 힘들게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 무수한 필부필부들의 삶은 너무나 허무하고 허망하기 짝이 없는 것이 되어버린다. 그러니 어찌 공허함과 허무감을 느끼지 않을수가 있을까.

 “ 다차원이란 개념에 대해서 문득 이런 생각을 해본적이 있어요. ”

 “ 그건 또 무슨말씀이세요 ? ”

 “ 만약 정말 신이나 영혼,귀신 같은 것이 존재한다면...아니 존재한다는게 아니라 존

  재한다 하더라도...그건 어쩌면 인간의 눈으로 볼 수 있는 영역 밖에 존재하는 것일

  수도 있어요. 그러니 그런 신이나 영혼,귀신 같은 존재를 한사코 과학이나 합리로

  증명해내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리석은 생각이죠. 만약 신이나 귀신,영혼이 정

  말 존재한다면 그것은 인간의 과학으로는 증명할수 없는곳에 존재하는걸거에요. 그

  러니 그런 신,귀신,영혼을 과학으로 증명해내라는 요구도 그렇다고 또 그걸 과학으

  로 증명해내려는것도 모두 어리석은 생각일뿐이지요. ”

 “ 후우...그래서요. ”

 날이 더워서 그런지 화사가 슬슬 짜증을 내려는 것 같은 조짐이 보이는데, 그런 화사를 살짝 달래주고 나서는 준식의 말은 다시금 이어진다.

 “ 하지만 다차원이란게 정말 시공을 초월한 우리 인류가 존재하는 3차원의 세상 밖

  에 4차원이든 5차원이든 혹은 그 이상이든 그런 고차원의 공간이 있다면 거기에 사

  는게 신이나 귀신,영혼 그런 존재들 아닐까요. 신이나 귀신,영혼등은 이미 삶과 죽

  음은 초월한 존재일테니까요. ”

 “ 글쎄요 뭐...그런 생각을 할수도 있겠네요. ”

 “ 제 말의 본질은 평행우주나 다차원 이론 같은 것은 뜻밖에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

  들에게 무궁무진한 상상의 나래를 펼치게 해주는 대박이나 노다지 같은 매개체가

  되었다는거에요. 우주 밖에 또다른 우주가 무수히 존재할수도 있고, 또 3차원 밖에

  또다른 우리가 인식하거나 의식할수 없는 무수한 차원이 존재할수도 있다는 이론...

  천체물리학의 본질에선 우주의 생성과정을 규명하려는 과정에서 나오는 수많은 이

  론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지만,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이건 진짜 대박인

  거에요. ”

 “ 그래서 대체역사소설 같은걸 쓰려하신다 그런말씀이신가죠 ? 뭐 저 멀리 어느 우

  주에선 중국 삼국시대를 유비나 다른 사람이 통일했을수도 있다 이를테면 그런식

  으로 ? ”





 아무래도 괜한 만남을 가진 것 같다는 후회가 화사에게 슬슬 생기는 중이었다. 평행우주론을 대입해서 대체역사소설을 쓰든 환타지 소설을 쓰든 지금 화사가 그런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는 것은 분명 아니지 않는가. 이럴바엔 차라리 자신이 미**자인 것을 솔직히 인정하고 어디 정신과 같은데 심리상담이라도 요청할 것을 그런 생각까지 들 지경이다. 물론 평행우주나 다차원 이론을 제대로 알려고 하면 천체 물리학자를 찾아가는 것이 가장 정확한 방법이긴 하지만 화사가 지금 천체물리학에 대한 지식이나 정보를 얻고자 이러는 것은 분명 아니지 않는가. 화사는 지금 마치 그 어느 전설의 고향에 전생꿈을 꾸었다는 여인의 이야기처럼 이따금씩 꾸게되는 이상한 악몽의 실체를 알고자 하다가 그것이 혹시 ‘평행우주속의 나는 아닐까 ?’ 하는 생각을 하게 된 다소 특이한 젊은 여성일뿐이다. 헌데 준식이 그런 화사를 바라보며 다시금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 허나 화사씨의 그 생각이 아주 허무맹랑한 이야기라고 볼수도 없어요. 어쩌면 우

  리가 평행우주의 실체를 알게 해줄수도 있는 어떤 실마리나 단서가 될수도 있을지

  모르니까요.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 ”

 “ 보통 꿈을 꾸게되는 원인중 심리학적 측면에서 가장 정론으로 굳어진 설이 자신의

  무의식이나 내면이 수면중에 그렇게 꿈으로 투영되는것이나 나타나는것이라고 하

  죠.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꿈’의 실체를 완전히 파악하거나 설명하진 못해요. 가령

  꿈에 무슨 돌아가신 조상님이 나타났다거나 또는 그런식으로 조상님이 무슨 길조나

  흉조가 있을 것을 예언하셨다던가...그런것도 무의식이나 내면의 잠재의식의 발로라

  고 할수 있을까요 ? 꿈에 한번도 보지못한 먼 조상님이 나타나 어떤 길조나 흉조를

  알려주는 그런류의 꿈이 무의식이나 내면의식의 발로라고 할수 있겠냐구요 ? 그것

  만으로는 확실한 설명이 부족하잖아요. ”

 “ 그야...그런것도 같네요. ”

 “ 그리고 꿈의 종류에도 알고보면 참 여러 가지 종류가 있는데...가령 예지몽 같은

  도 있잖아요. 예지몽 같은경우엔 대체 어떻게 설명할건데요 ? 그것도 무의식이나

  내면의식의 발로일까요 ? 그건 아닐거잖아요. ”

 ‘꿈은 왜 꾸는가 ?’, ‘사람은 어떻게 태어나고 왜 죽는가 ?,’, ‘사랑은 무엇인가’, ‘세상 또는 우주는 어떻게 생겨났으며 또 그 끝은 어디인가. ’ 이런류의 질문들은 따지고보면 인간이 세상에 대한 호기심이 이제 막 생기기 시작하는 아주 어린아이때부터 거의 말 배우기 시작할때부터 생기기 시작하는 궁금증이라 해야할 것이다. 그래서 아주 어릴 때 이제 막 말 배우고 사물에 대한 인식이나 의식이 생기기 시작할때쯤부터 묻기 시작하는 것. ‘ 아빠, 꿈은 왜 꾸는거야 ?’, ‘난 어떻게 태어났어 ?’, ‘우주의 끝은(또는 세상의 끝은) 어디야 ?’ 가장 가까운 대상인 부모에게 아기들이 묻기 시작하는 질문. 하지만 또 따지고보면 이런류의 질문들은 인류문명사가 생기기시작한 대략 그때부터 이미 인간들이 수천년동안 끊임없이 연구하고 규명하려해온 그러나 아직까지 확실하게 풀지못한 수수깨끼이기도 하다. 그야말로 우리의 존재 또는 우리의 존재이유와 세상의 존재이유 그것은 부모가 아니라 해당분야를 수십년간 연구해온 전문 학자라도 명쾌하게 대답하기가 거의 불가능한 질문. 그렇기에 또 한편으론 아이러니한 것들이기도 하다. 아기때부터 궁금함이 생겨 가장먼저 자기 아빠,엄마한테 묻기 시작하는 질문이 알고보면 이 세상 그 어떤 해당분야의 대학자도 지금껏 제대로 밝혀내고 규명해내지 못한 수수께끼라는 것을 알았을 때, 인간의 그 허망함과 허탈함은 또 어찌할까. 어쩌면 인간의 존재이유와 세상의 존재이유는 인류문명사가 끝날때까지도 영원히 풀지못할 숙제로 남을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 영원히 풀지못하는 숙제중 하나인 ‘꿈’에 대한 이야기를 지금 서울 어느 작은 빌라의 작업실에서 30대 중반의 인터넷 작가 윤준식과 이상한 꿈을 가끔 꾼다는 다차원(?) 소녀가 그에대한 담론을 나누는 중인 것이다. 준식의 이야기가 좀 더 이어진다.

 “ 그리고...사실 이런말씀 드리는게 어떨지 모르겠는데 실은 저도 예지몽 비슷한 것

  을 몇 번 꾼적이 있어요. ”

 “ 네 ? ”

 이건 또 무슨말인가. 너무 뜻밖에 나온 이야기인지라 화사는 제법 깜짝 놀란듯한 모습을 보인다. 원래 자신의 꿈에 관한 이야기를 상담(?)하려는 목적으로 만나게 된 윤준식. 헌데 그 준식이 되려 예지몽을 꾸는 사람이라니. 일단 대체 무슨소리인지는 들어나보자고 귀를 기울이는 가운데 준식의 말이 다시 이어진다.

 “ 그...서너번 정도 되는 것 같은데 일일이 다 이야기하면 너무 길어지니 두가지 사

  례만 이야기하죠, 그게 아마 한 90년대쯤 일인가 한번은 전부터 이상하게 손이 떨

  리고 가슴 한켠에서 불길한 생각이 들곤 했어요. 헌데 그러다 한번은 여름이었나

  가을이었나 꿈이 굉장히 큰 폭발사고 같은게 일어나는걸 봤어요. 헌데 그러고나서

  하루 지나니까 실제 현실에서 사람들이 많이 죽고 다치고 하는 끔찍한 대형참사가

  일어났더라구요. 그리고 또 한번은 대처 전 영국수상이 돌아가시는 것을 예지몽으

  으로 꾼적도 있어요. 그것도...아마 대처수상이 실제 돌아가신 이틀인가 사흘전쯤

  이었는데...꿈에...어떤 외국인들이...꿈에 보이는 형상들은 분명 외국 그것도 서양사

  람...그리고 분위기가 아무래도 유럽 어느나라 같았는데...누가 죽었다면서 그 꿈속

  의 유럽사람들이 마구 슬퍼하는 그런 모습을 봤어요. 굳이 비유하자면 마치 김일성

  사망했을때의 북한 주민들을 보는 것 같았다고나 할까요 ? 하지만 상식적으로 북한

  이라면 몰라도 유럽에 이런 나라는 없을텐데 (마치 김일성 죽었을때의 북한 주민들

  마냥 어떤 거물급 인사의 죽음에 이렇게까지 슬퍼할 나라는) 하면서 꿈속에서도 너

  무 의아해서 고개를 갸웃거렸죠. 그러다 꿈에서 깨었는데,..그러고나서 한 이틀인가

  사흘쯤 지났을 때 대처 전 영국수상이 돌아가셨다는 속보를 접했어요. 그래서 ‘아,

  그게 대처수상이 돌아가시는 예지몽이었구나’ 하는걸 깨달았죠. ”

 “ 예지력이 그렇게 좋으시면 어디 자리깔고 점쟁이나 무당이라도 하시지 그러셨어요

  ? ”

 신기한 이야기 같기도 하지만 준식의 이야기가 다소 황당하고 어처구니없게 느껴지기도 해서인지 화사가 불쑥 그렇게 놀리듯 한마디 했다. 하지만 그 말에 준식은 바로 손을 내젓는다.

 “ 하하...하지만 그런 예지몽을 그렇게 자주 꾼다면 모를까 지금까지 30년 조금 넘게

  살아오면서 기껏 서너번 정도 경험을 했을뿐이에요. 그리너 그렇게 신통력이나 영

  험이 가끔 나타나는걸로는 그런 장사 못해먹죠. 그러니 그건 진짜 저하곤 안 맞는

  길이고요. 어쨌든 저도 그런 예지몽을 꾼적이 있다는 이야기에요. ”

 “ 그래서...뭐 어쨌다는건데요 ? 제가 꾸는 꿈도 그런 예지몽과 비슷한 성격일수도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 ”

 “ 에이, 그런건 아니죠. 화사씨가 꾸는 그런 꿈의 종류는 예지몽하고 성격이 멀어

  도 너무 먼 그런 꿈이니까요. 다만...앞에서도 잠깐 말했듯이 화사씨의 꿈은 평행

  우주의 실체를 우리가 제대로 알게 해줄수 있을지도 모르는 그런 새로운 단서 정

  도는 될수 있다는 그런 이야기에요. ”

 “ 잘 이해가... ”

 “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창작할동을 하다보면 마치 제가 어떤 새로운 세상을 창조하

  는 신의 위치와 비슷한 것 같다는 그런 생각을 들때가 많이 있다고 했어요. 그리고

  신,귀신,영혼 이런것들은 인간의 눈으로 볼수도 없고 과학과 합리로는 증명이 안되

  는 그런것들이에요. 그런 것은 마치 소설이나 드라마속 등장인물들이 실제 그 작품

  을 쓴 작가를 직접 만나보거나 할 수는 없는것과 같은 이치죠. - 드라마속 등장인

  물을 말하는것이지 드라마를 연기하는 연기자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에요. 연기자야

  당연히 작가나 연출자를 만날 수 있지만 – 그러나 드라마라는 가상현실속 등장인물

  인 무슨 민소희니 장태주니 한설화니 그런 가상의 인물들이 자신들을 창조해낸 작

  가나 연출자를 직접 만나볼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그건 마치 인간이 신이나 귀

  신,영혼이 - 혹시 그런것들이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그런 인식이나 의식은 가질수

  있어도 말이죠 – 직접 만나볼수는 없는것과 같은 이치라는거에요. ”

 “ 그래서요 ? ”

 “ 신,귀신,영혼...이런것들이 인간의 눈으로 볼수있거나 과학으로 증명해낼수 있는

  존재가 아닌것처럼...또 이런말도 있어요. 이건 철학의 일종인데 ‘언어로 표현해낼

  수 없는 세상’을 논한 철학자가 있어요. 비트겐슈타인이라고 이건 철학계에서도 아

  주 최근에 센세이션한 논란이 되었던 관련학계에선 아주 유명한 철학이론이에요.

 ”

 “ 언어로 표현해낼수 없는 세상이 신과 귀신...그런것들이란건가요 ? ”

 “ 그것하곤 또 다른 의미죠. 신,귀신,영혼 이런것들은 이미 언어로 표현이 가능하니

  까 ‘언어로 표현할수 없는 세상’의 영역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죠. 허나...굳이 예를

  들자면...왜 우스개로 하는 그런 이야기 있죠. ‘친구이상 연인이하’ 또는 ‘플라토닉

  과 에로틱 사이’ 이렇게 인간과 인간 특히 남자와 여자 사이엔 사랑도 아니고 우

  정도 아닌 또는 정신적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육체적 사랑이라고 해야할지 참 분간

  하기 애매한 무한한 감정세계와 육체적 느낌들이 존재해요. 그러니 이런것들을 과

  학이나 합리로 설명이 가능할까요 ? 가령 ‘친구이상 연인이하’ 라던가 ‘플라토닉

  과 에로틱 사이‘ 그 사이에 존재하는 무한한 감정들이 과학이나 물리학 이론으로

  증명이 가능하겠냐구요 ? 무슨 태초의 입자가 어떻고 체내의 어떤 물질이 어떻고

  그런 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이 ‘친구이상 연인이하’ 라든가 ‘플라토닉과 에로틱 사

  이’ 같은 한두마디 단어로 표현 못하는 무한한 감정선의 세계를 증명해낼수 있

  겠냐구요. 그러니 제 말의 요지는... ”

 준식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 열변을 토하느라 잠시 흥분되었던 자신의 감정을 가라앉히기 위해 심호흡을 한번 한뒤 차분한 감정을 되찾고는 다시 입을 열려한다. 그때쯤 화사가 이번엔 준식이 걱정되는지 찬 음료수 한잔을 따라서 가져왔다. 준식이 고마워하며 그것을 한모금 마시고 다시 입을연다.

 “ 과학이나 물리학 이론같은 것으로 증명해낼수 없는 세상이 무한히 존재하는것처럼

  평행우주나 다차원 이론같은것도 오히려 그런 천체물리학적 이론보다는 다른 방법

  으로 생각을 하다보면 그 존재여부를 알 수 있는 새로운 실마리가 풀릴수도 있겠다

  는 말을 하는거에요. 그런 맥락에서 화사씨의 그 ‘이상한 꿈’과 그 꿈이 ‘평행우주

  속 또 다른 나’일수도 있겠다는 생각 자체가 그저 마냥 허무맹랑하고 무의미한 망

  상은 아닐수 있다는 말을 하는거에요. ”



- 4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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