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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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EXID LE (12) 걸그룹 팬픽 7 (마마무,EXID)



 마침내 수정(정아)이 머리염색(?)을 핑계로 미뤄둔 두주일의 시간이 다 지나고 최병하와 수정 그리고 은영까지 각기 부녀간 또는 자매간이 성립되는지 확인하기위해 유전자 감식 세건을 모두 의뢰하게 되었다. (병하-수정 부녀간 여부, 병하-은영 부녀간 여부, 수정(정아)-은영 자매간 여부) 그리고 다시 일주일이 더 지나 검사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병하와 수정,은영 이렇게 세명이 함께 유전자 감식센터로 결과표를 받기위해 찾아갔다. 한편 세 사람이 유전자 감식센터를 다녀오는동안 병하의 아내 지현과 은영의 언니 미령은 병하의 집에서 이들이 검사결과표를 가져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결과표를 세사람은 물론 병하의 아내 지현과 그리고 은영의 몇 달전에 찾은 친언니 미령까지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에 펼쳐 확인해보기로 한 것이다. 미령으로선 덕분에 국회에서 이미 몇차례 면식이 있던 최병하 의원의 집을 처음으로 방문하게 되기까지 했다. 한편 병하는 은영이 최근 찾았다는 친언니라는 사람이 다름아닌 국회에 가구를 납품하는 업체 대표인 바로 그 이미령이란 사실을 그제서야 알고 적잖이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어쨌든 미령과 지현은 일단 병하,수정,은영 세사람이 유전자 감식센터를 다녀오기만을 기다리고 있었고, 미령은 그동안 지현이 간단히 내온 다과를 들며 그들이 돌아오기를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한편 수정은 수정대로 몹시나 불안하고 초조한 상태였다. 이럴 때 긴급히 연락해서 무슨 대책이라도 의논하든 상의하든 해야할텐데 어찌된 영문인지 그녀에게 사촌언니이면서 최병하의 15년 의원 보좌관인 안희현이 오늘따라 통 연락이 되지 않았다. 무슨 피치못할 사정이라도 생긴것인지. 아니 그보다는 그래도 석주라는 시간여유가 있었는데 그 사이 희현이 무슨 대책이라던가 하다못해 유전자 검사를 방해하는 어떤 공작이나 작전이라도 세워보지 못하고 속수무책이었던 것은 이해할수 없는 일이다. 여하튼 세사람이 유전자 감식센터로 출발한지 한시간여쯤 뒤 그들이 돌아왔고, 지현과 미령까지 보는 자리에서 함께 결과표를 뜯어보았다.

 먼저 첫 번째로 병하와 은영이 부녀간이 성립되는지 여부를 확인해보았다. 두 사람의 유전자 검사결과가 일치하는 것으로 나왔다. 병하와 은영은 물론 은영-병하가 부녀간이 맞다면 미령과도 부녀간이 되는것이기에 미령까지 세 사람이 모두 놀라는 모습을 보였다. 떨리는 손으로 두 번째 검사결과표, 병하와 수정의 검사결과를 펼쳐보려했다. 정아(수정)는 그 순간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차라리 도망이라도 칠수도 있을터인데, 이제 체념이 된것인지 정아는 그저 그 자리에 눈을 꼭 감은채 서있을 뿐이다. 병하와 정아의 혈연관계는 성립되지 않는다는 결과가 나왔다. 마지막으로 정아와 은영의 자매간 여부 역시 성립되지 않는다는 것을 결과표가 보여주고 있었다.

 “ 아빠 !!! 아빠 !!! 어떻게 그럴수가 있어. ”

 모든 것이 밝혀지자 가장 먼저 병하를 부둥켜안고 울고불고 한바탕 난리가 벌어진 것은 다름아닌 미령이었다. 그러고보면 어릴 때 가족들과 함께 있던 기억을 어렴풋이나마 간직하고 있는 것은 물론 머릿속의 기억으로 있는 아빠얼굴을 수도없이 그려보려고 했다던 그 미령 아닌가. 하지만 머릿속 기억은 분명 있는데, 그림으로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서 연습장 하나가득 지난세월 그토록 수도없이 그려보려 노력했지만 원래 그림실력이 없는것인지 머릿속 기억으론 분명히 있는 얼굴이 현실의 그림으론 제대로 그려지지 않아 그것을 탄식하고 안타까와했던 그 이미령. 그 미령이 드디어 자신을 낳아준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확인하고는 그간의 원망과 설움 그리고 한탄의 감정을 모두 한꺼번에 최병하 의원에게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단말야. 분명히 내가 기억하고 있는 얼굴이 있는데...분명히

  이 얼굴이 맞았단말야. 얼굴이...분명히 내 머릿속에 기억으로 남아있는 얼굴이 있

  는데...그림으로 그려지지 않아서 내가 얼마나 울었는지 알아. 그리고 이 얼굴이 맞

  는데...하지만 머릿속 기억의 얼굴과 분명히 흡사한 것 같은데...차마 물어보지 못하

  고 있었단말야. 헌데 어떻게 아빤 딸 얼굴도 몰라봐. 어떻게 딸이 바로 코앞에 있

  는데 어떻게 지금까지 전혀 엉뚱한 사람을 딸이라고 할 수가 있어. 아빠 몰라~~~!!!

  아빠 미워~~!!! 엉엉엉엉~~~!!! ”

 그토록 수도없이 그려보려했던 아빠의 얼굴. 거기에 다른 사람도 아닌 최병하라서 설마 긴가민가 하면서도 차마 확인해보려하진 못한 그 원망이 한꺼번에 쏟아져나와서인지 미령은 병하의 가슴팍을 치면서까지 울며불며 한바탕 난리를 치고 있었다. 한편 발악하듯 울부짖는 미령과는 달리 은영은 약간 몇발자국 떨어진곳에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안고 흐느끼고 있었다. 아빠의 얼굴, 그리고 가족과 함께 있던 어릴적 어렴풋한 기억과는 달리 은영은 갓난아기때 맡겨져 자신이 어떻게 고아원에 맡겨졌는지 그리고 가족들이 있기는 했는지 그런것조차 전혀 알수도 없던 그런 처지였다고 하지 않던가. 무슨 가족을 찾을만한 단서나 기억 자체가 없어서 아예 그런 것을 체념하고 살아왔던 은영. 헌데 불과 몇 달전에 뜻밖에 친언니의 존재를 알게되고 그녀가 바로 다른 사람도 아닌 옆집에 사는 미령이란 사실을 알게되고, 그냐를 통해 자신도 결코 혼자가 아닌 언니도 둘씩이나 있고 부모님까지 계셨다는 사실을 알게된 그 은영. 미령이 바로 코앞에 있는 사람을 아빠라는 것을 차마 확인 못했던 것 그리고 머릿속 기억으로 있던 얼굴을 제대로 그리지 못해 한탄하던 그 원망의 감정이 한꺼번에 북받치고 사무쳐 올라와 발악하듯 울부짖고 있는것이라면 그 미령과는 다소 다른 감정으로 자신은 확실히 혼자가 아니며 이제 완전히 부모님의 존재까지 다 알게되었다는 사실에 기쁨과 설움의 감정이 한꺼번에 북받쳐 올라와 역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두 손으로 얼굴을 감싸쥔채 울고있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 자신도 모르게 동화되어 병하의 스무살 어린 후처 지현까지도 옆에서 눈물을 훔치고 있고, 다만 사색이 되어 부들부들 떨고있는 것은 다름아닌 수정이란 가짜딸 행세를 지금껏 해온 박정아란 여자다. 아직 그녀의 확실한 정체는 모르는 지금 이 집안의 다른 사람들. 상봉의 감격스런 감정이 그런대로 정리가 되자 최병하가 그녀에게 다가와 매섭게 추궁한다.

 “ 너 뭐하는 애냐 ? 뭐하는 X인데 감히 이 최병하를 속이려 들어 ? 뭐하는 X인데

  겁도없이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 천하의 최병하의 가짜딸행세를 하려드냐고 ? 도

  대체 너 누구야 ? 뭐하는 애야 ? 뭐하는 계집이냐구 !!! ”

 “ 사...살려주세요 아저씨...아...아니 의원님...선생님... ”

 이제 모든게 들통다고 다 틀렸다는 생각에 사색이 된 정아는 그 자리에 무릎꿇고 살려달라며 싹싹 빌고 있다. 병하의 아내 지현도 그런 정아의 모습을 어이없다는 듯 바라보고 있는데 정아는 이제 자신이라도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결국 자백을 하고만다.

 “ 살려주세요 의원님. 전 그냥 희현언니가 시키는대로 했어요. 사실은 희현언니가

  저희 사촌언니에요. 저희 아버지가 희현언니 어머니의 배다른 남동생이거든요. 그

  래서 저흰 사촌간이거든요. 그런데...희현언니가 하루는 찾아와서 저 호강시켜 주

  겠다면서...살려주세요 의원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전 그냥 희현언니가 시키

  는대로 했을뿐이에요. 제발 살려주세요. 사실 저도 알고보면 엄청 불쌍한 아이에요

  !!! 전 그냥 희현언니가 시키는대로 했을뿐이라구요. 살려주세요 의원님 !!! 엉엉엉

  엉~~~!!! ”

 “ 뭐...뭐라고...안희현 보좌관 ? 안희현 보좌관이 이런일을 꾸몄단말야 ? ”

 애초에 정아를 최병하에게 데려온 사람이 안희현 보좌관이니 만약 정아가 가짜딸 수정 행세를 했던것이라면 두 사람의 공모여부는 충분히 의심하는게 가능할 것이다. 허나 병하의 아내 성지현까지는 그 공모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었어도 병하는 설마 다른 사람도 아닌 15년 측근이었던 희현이 이런일로 자신을 속였으랴 그 생각을 하고 있었던것일까. 안희현이 꾸민 일이라는게 결국 정아의 입에서 나오자 병하는 적잖은 충격을 받은모습이다. 한편 정아는 정아대로 어쩌면 여기서 살아나갈수 없다는 두려움마저 생겨서 그야말로 발악하듯이 최후의 한방울 힘까지 짜내 사색이 되어 애원한다. 목불인견의 광경이었다.

 “ 살려주세요 의원님. 저도 알고보면 불쌍한 아이에요. 실은 저도 고아출신이에요.

  어릴 때 고아원에 맡겨졌는데 그런 저를 얼마 지나지 않아 어떤 아저씨가 입양해

  갔어요. 그리고 그게 바로 안희현 언니한테 외삼촌이 되는 그분...나이 서른아홉까

  지 장가를 못간 희현언니 외삼촌이 절 입양해서 지금껏 키워지셔서 전 그분을

  아버지로 그렇게 여기고 살아왔어요. 하지만 원래 저희 아버지가 희현언니네 집안

  에서 할아버지가 아들을 낳기위해 바람을 피워 낳은 늦둥이 막내동생이라서 다른

  고모들은 원래 오래전부터 저희 아버지를 미워했어요. 따라서 조카인 저까지도 미

  워했고요. 심지어 어릴 때 절 매운 고추장을 수십숟갈을 퍼먹여서...그때 매웃맛 트

  라우마가 생겨 지금껏 매운음식 먹지도 못해요. 제발...저 알고보면 진짜 이렇게 불

  쌍한 아이에요. 그러니 의원님...제 인생이 불쌍해서라도 한번만 용서해주세요. 살려

  주세요. 저도 알고보면 엄청 상처많고 외롭게 자란 아이란말이에요. 어릴 때 고모

  들한테 강제로 고추장을 퍼먹이는 그런 아동학대까지 당한 가엾은 아이란말이에요

  !!! 그러니 의원님 제발...제발 살려주세요. 제 인생이 불쌍해서라도 한번만 살려주

  세요. 용서해주세요 의원님 !!! 엉엉엉엉~~~!!! ”





 다음날. 의원 사무실로 출근한 안희현은 별다른 말이 없었다. 병하가 그런 희현을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이런 희현의 태도는 좀 뜻밖이다. 생각해보면 지난 3주 자신이 꾸민 사기극이 모두 들통나버릴수 있는 엄청난 일이 벌어져있는 상황이고 이 문제에 대한 어떤 대책이든 대응이든 생각을 못 해봤을 희현이 아닌데, 그냥 속수무책 당하기만 했다는것도 좀 이해할수 없는 일이다. 한편 병하는 병하대로 굳은 표정으로 희현을 바라보고 있었다. 사실 희현으로부터 그야말로 엄청나게 큰 뒷통수를 단단히 얻어맞은 상황이라 심정 같아서는 지금 당장 그녀를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 것이 지금 병하의 속마음이다. 하지만 그래도 15년을 자신의 곁을 지켜줬던 단순한 보좌관 이전에 정치적 동지이자 동료있던 그런 안희현이 아닌가. 어떤 마지막 기회라도 주고싶은 것인가. 아니면 무릎꿇고 사죄하거나 왜 이런 엄청난 사기극을 벌였는지 그 피치못할 사정이라도 말해주길 기대하고 있는것일까. 허나 희현은 간간이 병하의 동태를 살피는것인지 아니면 눈치를 보는것인지 아니면 어차피 이렇게 된 것 이판사판이라는 체념의 심정인것인지 출근을 하고 한참 시간이 지났음에도 이 문제에 대한 별다른 말이 없었다. 하다못해 그녀의 사촌 정아로부터 어제 있었던 일에 대해 전화연락이라도 받았을 것 아닌가. 그렇다면 적어도 정아로부터 그녀가 자신의 사촌을 병하의 딸 수정으로 둔갑을 시켜 꾸민일이 모두 들통나버렸다는 그 상황정도는 알고 있을터인데 왜 여태 이 부분에 대해 아무런 말이 없는것인지. 사죄를 하든 부득이한 사정이나 사연을 말하든 무슨 말이라도 희현이 하기를 기다렸던 병하는 결국 더 이상 참을수가 없었는지 먼저 그녀에게로 다가와 굳은 표정으로 말을 건넨다.

 “ 나한테 할 말이 없나 ? ”

 그 말에 흘끔 병하를 바라보는 희현. 헌데 그녀의 표정은 놀라울 정도로 태연자약해 보이기까지 하다. 이런 희현의 태도가 더더욱 기가막히기만 한데 병하는 그래서 다시금 위엄을 갖춘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을 건넨다.

 “ 왜 그러고만 있어 ? 나한테 할말이 분명 있지않나 ? 사죄를 하든 왜 그런짓을 벌

  였는지 이유라도 말하든 뭐라도 말은 해봐야 할 것 아냐 ? ”

 “ 제게 대체 무슨 말을 듣길 원하시는데요 ? ”

 “ 뭐...뭐라고 ? ”

 이걸 당당하다고 해야하나 뻔뻔스럽다고 해야하나. 다른 것은 둘째치고라도 15년을 모셔온 자신의 국회의원을 뒷통수를 쳤다는 사실만으로도 무릎꿇고 피눈물을 흘리며 사죄를 해도 모자랄판에 오히려 희현은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병하에게 자신의 얼굴을 들이대고 있는 것이다. 이 여자 지금 대체 뭐하자는건가. 너무 기가막히고 어이가없어 병하는 말문이 다 막힐 지경인데 희현이 그런 병하를 바라보며 사뭇 당당하다는 듯 말을 이어간다.

 “ 다...당신이 X신 같아서 벌어진 일인데 이제와서 누굴 탓해 ? ”

 “ 뭐...뭐라구 ? ”

 “ 솔직히 실망이야. 당신이 겨우 이 정도 인간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지난 15년을 그

  렇게 내 인생 모든 것을 걸지도 않았을텐데말이야. ”

 “ 지금 대체 무슨이야길 하는거야 ? 왜 가짜딸을 만들어서 내게 그런 사기를 쳤는

  지 그 이유나 말하라는데. 대체 왜 그랬어 ? 23년전 그렇게 아내와 헤어지가 내 아

  내가 아이들을 모두 각기 다른 고아원에 맡겼다는...그렇게 아이들을 잃어버리고 지

  난 20년 가슴속에 한으로 품고 살아온 사람이 나란걸 다른 사람도 아닌 니가 몰

  라 ? 그런데...그걸 누구보다 잘 아는 니가...어떻게 날 상대로...어떻게 날 상대로

  이런 사기를 쳐 ? ”

 “ 병신... ”

 “ 뭣...뭐 ??? ”

 도대체 안희현 이 여자 뭘 어쩌자구 계속 이런식으로 나오는건가. 솔직히 병하는 사무실로 출근했을 때 희현이 바로 무릎이라도 꿇고 싹싹빌면서 사죄하는 그 모습을 기대했었다. 적어도 어제 수정, 아니 희현의 사촌 정아가 살려달라며 자신도 알고보면 불쌍하고 외롭고 상처받은 인생이라면서 인생이 불쌍해서라도 목숨만 살려달라며 그 울고불고 하던 모습. 그 비슷한 광경이 벌어질줄만 알았는데, 희현의 태도는 완전히 딴판인 것이다. 정말이지 사촌간이라고 하지만 너무나 딴판인 두 사람의 태도라고나 할까. 아니면 엄밀히 따지면 두 사람이 혈연관계는 아니라더니 – 희현 엄마의 배다른 남동생이 입양한 딸이 정아다 – 그래서 이렇게 성격이나 태도가 완전히 다른것인가. 그 생각까지 들 지경인 병하. 헌데 그렇게 고개 빳빳이 치켜들고 병하를 바라보던 희현은 그러다 뭔가 작심한 듯 말을 이어간다.

 “ 난 당신이란 사람을 알아. 정치에 대한 야심 못지않게 한편으론 겁도 많은 인간

  이라는 것을. 물론...당신이 어린딸들을 잃어버린것에 대한 죄책감으로 지난 20년

  을 살아왔다는 것 역시 누구보다 잘 알고 있지만...당신은 그래서 찌질이인거야. 고

  작 자신의 개인적 아픈 과거사 때문에 더 큰 것을 보지 못하는 X신...찌찔이... ”

 “ 뭐...뭐야 ? ”

 “ 나도 이 험한 정치판에 뛰어들때는 나도 나름대로 야심이 있었어. 나도 기왕이면

  정치판에서 뭔가를 크게 이루어보고 싶었던 그 야심이 있었던 몸이라구. 헌데 그

  야심을 지난 15년 당신에게 모든 것을 거는 것으로 살아왔어. 생각해보면...말이 15

  년이지 23살 철모르는 나이때부터 시작 내 20대부터 40이 다 될 때까지 그야말로

  청춘의 거의 대다수를 오직 당신을 위해 내 인생을 바쳤던거야. ”

 “ 대체 지금 무슨소리를 하는거야 ? 그게 그것도 내 인생 최대의 한으로 자리잡은

  그 잃어버린 딸을...그걸 가짜딸을 만들어 날 속인것과 대체 무슨 상관이 있는건데

  ? ”

 “ 지금 이야기하고 있잖아. 그러니 잠자코 듣기나 해. 난 당신을 진짜 큰 정치인으

  로 만들어주고 싶었어. 헌데 그 큰 정치를 하는데 당신 잃어버린 딸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이 된다는것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고. 따라서 난 그 걸림돌을 제거해

  주고 싶었던 것 뿐이야. ”

 “ 뭐...뭐라구 ? ”

 어떻게보면 좀 무서운 말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병하의 어릴떄 잃어버린 딸 문제가 병하에게 가장 큰 자책거리이자 죄책감으로 남아있는 것은 안희현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헌데 바로 그 문제가 병하의 정치인생에 그리고 더 큰 정치를 하는데 걸림돌이 될 것 같아 치워주고 싶었다 ? 경우에 따라선 그 딸들을 없애버릴수도 있었다는 의미로 해석이 될수도 있는 말 아닌가. 물론 그렇게까진 하지 않고 자신의 사촌동생을 병하의 가짜딸로 둔갑시키는것에 그치고 말았지만. 만약 이 일이 진짜딸이 바로 이렇게 금방 나타나지 않고 복잡하게 꼬였더라면 희현이 진짜 무슨일을 저질렀을지도 모르는일이다. 안희현이 알고보면 얼마나 무서운 여자인지를 깨닫게 해주는 순간이라고나 할까. 안희현 보좌관이 이렇게까지 무서운 여자였던가. 자신이 15년을 곁에 두었던 그런 여자가 이런 사람이었다는 점에 어떤 전율과 공포감마저 느끼는데 희현은 갑자기 냉소적인 미소를 지어보이더니 다시금 한마디 한다.

 “ 겁쟁이... ”

 “ 뭐라구 ? ”

 “ 당신은 겁쟁이야. 알아 ? ”

 “ 무슨말이야 그건 또 ? ”

 “ 당신 일전에 그런 이야기 했지. 욕심이 너무 지나치면 안되는거라고. 그러니 정치

  는...국회의원은 딱 4선까지만 하고 그 뒤엔 다른걸 하고 싶다고...뭐 ? 보수 콘텐츠

  를 생산하는 무슨 기획사랬던가 제작사랬던가...그런걸 만들어 ? 웃기시고 있네 ?

  당신은 겁이 많았던 것 뿐이야. 더 큰 도전을 하기엔 그냥 겁이 많았던것뿐이라고.

  욕심이 과하지 않은게 아니라 당신은 그냥 겁쟁이라고. ”

 국회의원은 4선까지만 하고 그만두고 싶다는 말을 지난 봄에 안희현 보좌관에게 처음으로 꺼내면서 병하는 그 이유를 이와같이 밝혔다. 하나는 바로 정치인으로서의 삶은 여기까지만 하고 그 다음 남은 여생은 보수주의 가치를 담은 문화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그런 기획사나 제작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것과 두 번째로 사람이 너무 욕심이 과하면 안된다며 자신의 정치인으로서의 역량과 한계는 딱 여기까지인 것 같다며 4선과 최고위원 도전 거기까지만 하고 자신의 정치인생은 마무리하고 싶다고 했던것이었는데, 희현은 지금 그 이야기를 상기시키며 병하를 겁쟁이라고 손가락질을 하는 것이다. 과연 병하는 욕심이 지나치면 화를 부른다는 말을 자신의 능력과 한계를 어느정도 알고있으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살아온 그런 사람인걸까. 아니면 희현의 말대로 그저 단순히 겁쟁이에 불과한걸까. 어쩌면 전혀 상반되는 그 두가지 측면이 양날검과도 같이 병하의 내면에 모두 잠재되어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좋게 말하면 너무 지나친 욕심은 부리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볼수도 있을것이요 반대로 보면 그저 너무 큰 모험이나 도전은 두려워하는 겁쟁이로 볼수도 있을 것이다. 여하튼 안희현이 이런일을 꾸민 것은 나름대로 한번 병하를 큰 정치인으로 만드는 킹메이커 역할을 자신이 해보고 싶다는것이었는데, 병하가 정치를 그만두고 싶다는 의사를 자꾸 밝혀서 차라리 병하의 정치인생에 걸림돌이 되는 그것이라도 제거해서 그가 더 큰 정치를 하는데 지장이 없게 만들어주고 싶었다는것인데, 생각해보면 희현의 그 마음과 의지가 너무 과하다보니 이런 엄청난짓을 저지른 것 같다. 어쨌든 끝끝내 자신의 저지른 짓에 대한 사죄의 말은 여전히 입에 담지않고 오히려 당당해보이기까지 한 희현. 그런 희현에게서 어떤 절망감마저 느낀 병하는 크게 한숨을 내쉰뒤 다시금 무겁게 입을 연다.

 “ 한가지만 마지막으로 묻자. ”

 “ 뭘 묻고 싶은데 ? ”

 “ 니가 궁극적으로 원하는게 뭐였냐 ? 날 대통령으로 만든다던가 큰 정치인으로 만

  든다던가 그런거 말고...니가 궁극적으로 원하는게 뭐였냐구. ”

 “ 뭐였...다니 ? ”

 “ 설마 지금 내 아내라도 쫒아내고 그 자리에 앉고 싶었던거야 ? 그랬던거야 ? ”

 “ 칫~! ”

 정곡을 찔린것일까. 아니면 너무 어처구니없는 소리라서일까. 희현은 피식 헛웃음을 터트리고 그리고는 병하를 사뭇 깔보는듯한 눈빛으로 바라보고는 말을 이어간다.

 “ 내가 당신을 사랑하기라도 했을거라 생각해 ? ”

 “ 뭐...뭐라구 ? ”

 “ 뭐...착각은 자유니까 당신이 정 그렇게 착각하고 있었다면 그 착각 실망시켜주진

  않을께. 근데 당신에 대한 내 감정이 어쨌든간에 이거 하나만은 나 분명히 말해줄

  수있다 ? ”

 “ 뭘...또 무슨 할말이 있다는건데 ? ”

 “ 당신 아내 성지현이란 여자는 당신 내조자로는 처음부터 턱없이 부족한 여자였어

  . 그거 알아 ? 당신 아내는 국회의원 마누라감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던 여자라구.

  그거 아냔말야. 이 바보야 !!! ”

 “ 뭐라구 ? ”

 “ 그래 뭐...나랑 당신 마누라 사이의 갈등...없었다곤 말할수 없겠지. 하지만 지난

  10년 내가 지켜본 당신 마누라 성지현이란 여자는 확실히 당신 내조자 아니 국회

  의원 마누라감으론 턱없이 부족한 여자였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확실하게 이야기

  해주고 갈게. ”

 “ 쓸데없는 소리마라. 어쨌든 아내는 분명히 내 아내일뿐이야. 니가 내 아내를 지금

  껏 어찌 생각했는지 몰라도...설사 이렇게 니가 날 기만하고 가짜딸까지 만들었다는

  사실이 밝혀지지 않았더라도 내 아내자리에 널 앉히는일은 없어. 그것만은 확실하

  게 이야기해줄수 있다. ”

 실제 바로 그점을 자신과 희현과의 관계를 의심하는 지현에게 몇 번이고 확인시키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안희현 보좌관은 단지 자신의 정치적 동지 그 이상의 의미는 없고 자신이 사랑하는 아내는 오직 성지현 한사람 뿐이라는 것을. 그리고 그렇기에 잃어버린 딸들을 찾는 문제는 더더욱 아내인 지현보고 해달라고 몇 번이나 당부하지 않았던가. 그렇게만 해주면 아내를 남은 여생 집안에서 어른으로 안주인으로 충분히 대접받으며 살다가게 해주겠노라고 수도없이 다짐했었다. 그러나 인간의 마음이란 언제든 흔들릴 수밖에 없는 존재니 만약 안희현의 사기극이 들키지 않고 그대로 갔더라면 이후의 일은 또 어찌 전개되었을지 모르는일이다. 여하튼 어찌보면 세상에서 가장 최병하의 약점이자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여자였을수 있는 15년 보좌관 안희현. 그녀가 다시금 냉소적으로 병하에게 한마디 한다.

 “ 당신의 지난 15년 정치인생은 사실상 나 없었으면 이루어질수 없는 시간이었을

  거야. 그것 하나만은 확실히 알아둬. 헌데 이쯤에서 우리의 인연이 이렇게 파국

  으로 끝나버리다니 나도 그건 아쉽네. 어쨌든 그동안 즐거웠어. 잘있어, 안녕. ”

 마치 한바탕 싸우고 결별을 선언하는 연인이라도 되는양 그렇게 말하고는 사무실에서 짐을 싸갖고 나가려는 희현. 헌데 그런 희현을 병하가 막아선다.

 “ 너 각오해라. 사기죄에 문서위조 기타 해당되는 혐의와 범죄사실은 모조리 찾아내

  서 구속시켜버릴테니까. ”

 안희현을 이대로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듯한 심정으로 나오고있는 최병하. 하긴 이렇게 엄청난 일을 저질렀는데 하다못해 사기죄 정도로 그녀를 고소라도 하지 않는다면 그게 더 이상할 것이다. 병하의 말이 이어진다.

 “ 검찰에도 너 출국금지 신청까지 해놓을테니 그렇게 알고 있으라고. 아니, 그전에

  니X에 대한 고소,고발조치부터 하는게 순서겠지. 그러니 가령 뭐 해외로 튄다던가

  그런 생각은 추호도 안하는게 좋을거야. 솔직히 오늘 사무실에 출근하기전까지만이

  라도 니가 만약 잘못했다고 울고불고 하면시 진심으로 사죄했다면 너 최소한 해외

  로 튈 수 있는 그 길은 열어주려했었어. 헌데...넌 그 마지막 기회마저 차버린거야.

  무엇보다 너에대해 분개하고 있는 사람이 나 하나뿐이 아니라서 그래서 더더욱 널

  그냥 놔둘순 없어. 내 아내는 물론 내 두 딸도 모두 너에대한 강력한 처벌을 원하

  고 있어. 그러니 그렇게나 알아둬라. ”

 병하의 이와같은 말을 어찌 받아들이고 있는것일까. 희현은 정녕 끝까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지 않는 사이코패스형 체질이라도 갖추고 있는것인지. 되려 다시금 냉소적인 헛웃음을 한번 터트리고는 천천히 병하의 사무실을 빠져나간다. 희현이 떠나고 난뒤 병하는 그녀에게 우롱당하고 기만당한것에 대한 울화가 한꺼번에 터져나와 사무실에서 마구 소리를 지르며 이런저런 집기를 마구 손으로 내려치며 한바탕 발악을 하며 울부짖는다.





 희현은 정아를 만났다. 가짜딸인게 들통난후 더 이상 최병하의 집에서 살수 없게된 그녀는 현재는 희현이 임시로 잡아준 모텔방에서 지내고 있었다. 병하의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 살던 단칸방은 집주인이 이미 다른사람에게 세를 놔준 상태라서 그곳으로 돌아갈수도 없는 몸이 되어있어 임시로 그렇게 한 것이다. 그나마 최병하 내외가 정아의 오갈데 없는 몸이나 다름없는 처지임을 감안 한 며칠간 말미를 준 것이 다행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그날 그렇게 모든 것이 들통난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정아에게 병하는 이와같이 말했다.

 “ 일주일정도 시간여유를 줄테니 그 안에 조용히 짐 싸서 이 집에서 나가라. 어쨌

  든 하다못해 거처는 마련할 시간은 줘야할테니...그대신 일주일안에는 무슨일이 있

  더라도 이 집에서 나가야한다. ”

 허나 예전에 살던 단칸방엔 이미 다른 사람이 들어와 살고있어 그렇게 할수도 없고 따라서 하는수없이 희현이 모텔방 하나를 임시로 장기예약을 해 그곳에서 정아를 살게 한 것이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모든게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에 두 사람은 다시만나 대책을 의논할 수밖에 없었다.

 “ 어떻게할거야 이제 도대체 ? ”

 모든 것이 들통난 상황에서 정아의 원망은 자연스레 희현에게 쏟아질 수밖에 없었다. ‘너 시키는대로 하다가 이 꼴난거 아니냐. 그러니 책임져라.’ 이런식으로 정아가 대놓고 따져도 희현 입장에선 그야말로 할말이 없을 수밖에 없는 그런 처지가 아닌가. 하지만 그래도 자신의 잘못만 인정하고 싶지는 않아서인지 희현은 되려 정아에게 핀잔을 준다.

 “ 그러게 넌 쓸데없이 머리염색 핑계는 왜 대냐 ? 그런 말도안되는 핑계를 댔을 때

  이미 니가 가짜란걸 시인해버린거나 다름없는거 아니냐구. 그리고 나도 최근에야

  알아봤는데 사실 머리염색은 유전자 검사 같은데 아무 영향 안준대. ”

 “ 뭐라구 ? ”

 “ 그래, 이 기집애야. 어차피 나도 그런건 잘 몰라서 최근에야 유전자 검사센터에

  서 일하는 아는 사람에게 전화로 물어봤어. 머리염색이나 그런건 유전자 검사하는

  데 아무런 영향 안 미치는거니까 그냥 하면 되는거라더라. 넌 근데 멍청하게 그런

  걸 핑계로 대냐 ? ”

 정아나 희현은 물론 성지현이나 미령,은영등도 유전자 검사 같은데 전문지식이 있는 사람은 아니니 머리염색 핑계를 대며 시간말미를 달라고 했던 정아나 그걸 곧이 곧대로 들은 다른이들이나 그렇게 무리가 가는 상황은 아니었을 것이다. 하지만 뒤늦게나마 머리염색 같은건 유전자 검사에 별 문제나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보니 그야말로 허무개그같은 느낌이 드는 것 아닌가. 정아도 희현도 스스로 생각해도 어이가 없어서인지 그저 쓴웃음만을 지을뿐이다. 다만 희현은 희현대로 아직 정아에게 할말이 남아서인지 거듭 그녀를 나무란다.

 “ 그리고 이게 어딜봐서 염색한 머리냐 ? 그냥 멀쩡한 생머리를 갖고 그런 말도 안

  되는 핑계를 댔으니 참...아휴, 이런 멍청한걸 갖고 내가 일을꾸민게 잘못이지. ”

 “ 언니... ”

 듣자듣자하니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어 드디어 정아가 화가난다. 따지고보면 이 모든게 희현이 처음부터 이런 엄청난 음모이자 사기극을 꾸며 벌어진 일 아닌가. 헌데 그런 희현이 되려 정아만을 탓하고 있으면 어쩌라는것인가. 도저히 못참겠다는 듯 정아도 정아대로 불만을 토로한다.

 “ 그러는 언니는 대체 뭘 잘한게 있다고 그래 ? 아닌말로 어쨌든...나 덕분에 대첵

  을 세울만한 두주나 되는 시간은 벌수 있었던거 아냐. 헌데 그동안 아무 대책하나

  세우지 못하고 속수무책 당했으면서 지금와서 무슨 큰소리야 ? ”

 생각해보면 어찌되었거나 머리염색문제부터 유전자 검사 의뢰결과가 나올때까지 석주나 되는 시간여유가 있었음에도 그 용의주도하게 처음엔 일을 잘 꾸몄던 안희현이 이런 비상사태엔 아무런 대책도 세우지 못한 것이 진짜 이해못할 일이다. 그저 안희현의 한계로 봐야하는것인지, 아니면 생각지도 못하게 너무 갑작스럽게 터진 돌발적인 상황이라 희현도 너무 황망해서 제대로 된 대책이 나오지 못한것인지. 적어도 그 부분만큼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수 없는 점이다. 그래서 정아는 더더욱 희현에 대한 원망을 쏟아붓고 있다.

 “ 그리고 나도 일을 이렇게까지 허술하게...그것도 아무런 대책도 없이 이렇게 손쉽

  게 들통날일인줄 알았으면 나도 처음부터 이 일에 가담하지도 않았어. 도대체 언니

  때문에 나까지 이게 뭐야 ? ”

 “ 조용히 해라... ”

 따져묻는 정아에 대해 경고라도 하듯 한마디 하는 희현. 허나 정아는 그녀대로 작심한게 있기라도 한 듯 속에 맺혀있는 것을 모조리 쏟아부을 기세로 대든다. 그야말로 한바탕 작심한 한풀이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 생각해보면...나야말로 진짜 언니네 집하고 악연인거 같아. 솔직히 나 애초부터 언

  니네 집안 핏줄도 아니잖아. 난 원래부터 우리 아빠한테 입양되었던 몸이고...그 아

  빠조차도 고모들(희현에겐 언니와 이모들)에게 동생으로 인정도 못 받는...할아버지

  가 가문의 대 잇겠답시고 나이들어 바람피워서 낳은 늦둥이 막내 이복동생이었어.

  그런데 그런 사람인 내가...솔직히 우리 아빠도 고모나 다른 사촌언니,오빠들과 불

  편한 관계였는데...하물며 내가 뭐라고... ”

 “ 적당히 하라고 했다 박정아... ”

 “ 게다가...그래...말 나온김에 나도 한번 다 털어놓아보자. 우리 아빠 미워한것까진

  나도 다 이해해. 난 도대체 무슨죄야 ? 내가 바람피웠어 ? 내가 세상에 태어나고

  싶어 태어났어 ? 그것도 핏줄도 아니고 우리 아빠가 나이 서른아홉에 그래도 외로

  워서 입양한 딸인 나한테 대체...잘해주기나 했어 ? 아니, 뭐 거기까진 안 바래. 어

  린애한테 툭하며 더럽다느니 지저분하다느니 그따위로 상처주더니...심지어 고추장

  으로 아동학대를 하지않나. 나 그것 때문에 지금껏 매운거 못먹는거 알잖아. 그런

  데 참...뭐 ? 미쳐도 단단히 미쳤지. 그래, 매운음식 트라우마가 있는애를 심지어

  어릴때부터 매운음식 되게 잘먹는 애였다는 그런 집에 가짜딸로 둔갑을 시켜 ? 도

  대체가...일을 꾸미려면 차라리 뭐 좀 치밀하게 사전조사같은거라도 철저히 해놓던

  가 할것이지. ”

 “ 어쨌든 내가 너 챙겨준거잖아. 다른 이모들이며 사촌언니,오빠들 모두 외면하는 너

  유일하게 챙겨준게 나야. ”

 “ 이게 챙겨준거야 !!! 사기극에 가담시켜놓은거지. 정말이지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최악이야. 나랑 너희집안은 정말 처음부터 끝까지 악연이라고. ”

 “ 말조심하지 못해 !!! 박정아 !!! ”

 더 들어줄수가 없어서인지 급기야 안희현은 박정아에게 손찌검까지 한다. 그러나 이미 속이 뒤집어질대로 뒤집어져있는 정아 역시 맞고나니 오히려 더 분하다는 듯 대들어 희현과 정아 사이엔 작은 식당안에서 한바탕 대판 싸움이 벌어지고 만다.



- 마지막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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