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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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EXID LE (11) 걸그룹 팬픽 7 (마마무,EXID)



 “ 저어...의원님, 사모님께서 무슨 말씀 없으시던가요 ? ”

 희현은 병하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레 그를 떠보고 있었다. 사실 희현 입장으로선 이해할수 없는게 수정, 아니 사촌동생 정아로부터 병하의 딸임을 주장하는 여자가 한밤중에 집으로 찾아왔다는 이야기를 전해들은지가 며칠이 지났는데도 병하가 그 문제에 대해서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이었다. 설마 아직 지현으로부터 아무런 이야기도 전해듣지 못했단 말인가. 상식적으로 그건 있을수 없는 일이다. 정아로부터 전해들은 이야기로는 지현은 유전자 검사를 세건을 한꺼번해 해보자면서 혹시 누구라도 조작을 할 가능성을 아예 없이하기 위해 최병하 의원은 물론 정아(수정)와 은영의 머리카락까지 세명의 머리카락을 모두 보는자리에서 채취하기로 합의를 보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유전자 감식센터까지도 그 채취물을 함께 갖고가 접수하기로 했는데, 그렇다면 어떤 이유로든 최병하에겐 그 사실을 말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근본적으로 수정이나 은영의 의심을 없이하기 위해선 최병하의 머리카락도 두 사람이 보는 자리에서 채취해야 할 것 아닌가. 어차피 몰래 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되어버렸으니 지현 입장에서 병하에게 그 사실을 전하지 않는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말이 안된다. 헌데 어찌된 영문인지 이미 그 일이 있은지 며칠이 지났음에도 병하가 그 문제에 대해 별다른 언급이 없다는 것이다. 아니, 없다기보다 그런일이 있었다는 사실 자체를 아주 모르는 눈치라서 희현은 혼란스러웠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일인지. 여하튼 진짜딸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여자가 만약 정말 사실임이 밝혀진다면 안희현이 꾸민 사기극은 대번에 들통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이 갑작스러운 사태에 대한 대책이 마땅히 떠오르지 않아 답답할 지경이었는데 병하는 병하대로 시치미를 떼는것인지 아니면 정말 모르는것인지 여전히 그 문제에 대한 언급이 더더욱 없어 희현을 의아하고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었다. 그렇다고 언제까지 병하의 눈치를 보며 그의 동태만 예의주시할수도 없는일이라 아예 정면돌파를 한번 해보기로 했다.

 “ 의원님...그리고 진작 드리려던 말씀을 깜빡하고 좀 늦게 드리게 된 것 같은데...

  사기꾼을 조심해야할 것 같아요. ”

 “ 그게 갑자기 무슨소리에요 ? 사기꾼이라니 ? ”

 병하는 정말 뜬금없다는듯한 반응을 보이고, 희현은 그런 병하의 눈치를 거듭 살피며 조심스레 말을 이어간다.

 “ 솔직히 저...이번에 최의원님 따님을 찾으면서요...사실 전 이 일 자체가 너무 큰

  일이고...어떻게보면 최의원님의 아픈 가정사이기도 한데...제 입장에선 오히려 이

  게 더 최의원님 이미지 관리에 도움이 될것같고, 행여 나중에라도 의원님 사생활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이 나오지 않게하기 위해서라도... ”

 병하가 잃어버린 세 딸중 큰 딸을 찾았다는 이야기는 이미 매스컴에 공개가 되어 대대적으로 보도가 되었고 일부 케이블방송은 한 며칠동안 그 일을 이슈화시키기도 해 병하는 안희현 보좌관은 물론 찾았다는 큰딸과 함께 이미 몇차례 방송까지 출연한터다. 헌데 희현이 그 일을 마치 후회한다는 듯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 의아해서 병하가 희현을 보는 가운데 그녀의 말이 이어지고 있다.

 “ 헌데...여하튼 딸 셋중 한명만 찾고 나머지 두 딸은 못 찾은 모양새잖아요. ”

 “ 내 다른 두 딸은 이미 어릴 때 물놀이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안보좌관이 말하지

  않았나 ? ”

 “ 네, 그건 그렇죠. 하지만 어쩌면 허점이라고 할수도 있는 부분이잖아요. 만약 누

  구든 나쁜마음을 먹고 사기를 칠 목적으로 우리에게 접근해서...사실은 나 당신들

  이 찾는 나머지 두 딸중 한명이다. 죽었다는 두 딸 사실은 죽지 않았다. 이렇게

  멀쩡히 살아있다. 이런식으로 사기를 치면 그땐 어떻게해요 ? ”

 “ 대체 지금 무슨소리를 하고 있는거에요 ? 그러니 안보좌관의 말은 이미 죽고 세

  상에 없는 우리 딸들 신분으로 위장해서 사기를 칠 그럴 사람이 있을수도 있다는

  말인가 ? ”

 “ 모르잖아요 세상일은. 특히 저나 의원님이나 어느덧 정치권에 있어본지 15년 세월

  이지만 정치권 근처에도 사실 얼마나 사기꾼 같은 인간들이 많아요. 그러니...전 모

  르는 일이다. 그 말씀을 드리는거에요. ”

 “ 만약, 정말 그런일이 있다면 용납할수 없는일이지. ”

 병하의 그와같은말에 희현은 순간 어떤 희망의 빛이라도 본것같이 화색이 된다. 차라리 이런식으로 오히려 그 은영이란 여자를 사기꾼으로 몰 작정이라도 하고있는것인지. 병하의 말에 맞장구를 쳐주듯 희현이 다시금 한마디 덧붙인다.

 “ 그러니까 의원님. 조심하셔야한다 그 말이에요. 아니, 그리고...세상에 어떻게 사

  기를 칠게 따로있지...어떻게 그런걸 갖고 사기를 쳐요 ? 더욱이 의원님의 23년전

  잃어버린 세분 따님에 문제는 의원님에게 가장 아픈 가정사이자 상처 아니에요 ?

  헌데 그런 아픈 가정사를 이용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정말 용납해선 안 될

  나쁜 사람들이죠. ”

 “ 그렇고말고. 다른건 몰라도...만의하나 그런일로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

  런 사람은 나 이 최병하 절대 용서못해. 23년전 그렇게 딸 셋을 잃어버린것만으로

  도 평생을 가슴에 한이 되어 살아온 사람이고...23년전 그렇게 잃어버린 딸중 수정

  이는 찾았지만 수아와 수지는 이미 어릴떄 고아원에서 물놀이 사고로 죽었다고 하

  고 게다가 그 수정이마저 어릴 때 고아원에 있을 때 납치를 당해 매운맛 트라우마

  까지 생겼다고 하지 않았나 ? 그 일만 생각하면 정말 애비로서 억장이 무너지고...

  비록 내가 정치인으로서 특히 이 나라의 보수주의를 바로 세워야겠다는 그 소신으

  로 지금껏 정치를 해왔지만 정말 내 집안...특히 내 아이들 문제는 제대로 보살피

  지 못했구나...그것 때문에 이 가슴이 미어질지경인데...헌데 다른문제도 아니고 그

  걸 이용해 사기를 쳐 ? 그건 정말 용납할수 없는 일이지. ”

 “ 그렇...지요 의원님 ? ”

 병하의 말을 들으며 희현은 공연히 두근거리는 가슴을 겨우겨우 진정시키며 조심스레 말을 이어간다. 자신의 아픈 가정사를 이용 사기를 치려는 사람이 있다면 그런 사람은 절대 용납못한다는 병하의 말. 지금 이 순간 희현의 가슴에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 희현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키고는 병하의 상태를 다시한번 조심스레 살펴본다. 그러다 천천히 병하에게 다가간다.

 “ 그리고 의원님. ”

 “ 왜 ? 뭐 또 다른 할 이야기라도 있나 ? ”

 “ 아뇨, 뭐 딱히 할 이야기가 있다기보담도,.. ”

 공연히 쭈볏거리고 머뭇거리는 희현의 모습. 사실 이런 모습은 평상시 그녀답지 않은 태도다. 사실 평상시엔 얼마나 당차고 활기있고 무엇보다 자신의 일에 열정적인 그런 보좌관 안희현이던가. 다만 병하와 단둘이 있을때는 가끔씩 이런 모습을 보이기도 하는데, 병하는 희현이 이런 모습을 보일때마다 살짝 착잡한 감회를 섞어 그녀를 바라보곤한다.

 “ 별다른 할 이야기 없으면 그만 하던일 마저해요. 지금 우리가 그렇게 한가한때가

  아니지 않나. 뭐해요 ? 그렇게 서있기만 하지 말구... ”

 “ 의원님 저... ”

 진심일까. 아니면 어떤 의도적인 연기인걸까. 아니면 진실인지 연기인지 자신도 모르는 그런 혼란스러운 감정인걸까. 웬지 모르게 눈물까지 고이며 안타까운 표정이 되어있는 희현. 병하가 살짝 그런 희현을 외면한다.

 “ 의원님...저 정말...의원님께 최선을 다하고자...그래서 의원님 잃어버린 큰 따님까

  지 찾아드렸던거에요. 나머지 두 따님까지 찾아드리지 못한건 제 불찰이었지만... ”

 “ 그건 이미 고맙다는 말 충분히 하지 않았나. 그거면 되었지 뭘 더 바래요 ? 이제

  그쯤 하자니까. ”

 “ 의원님 !!! ”

 “ 아니, 근데 정말...안 보좌관 정말 왜 이래요 ? ”

 “ 의원님...흑... ”

 자신도 모르게 그만 울음까지 터트리고 있는 희현. 병하는 난감해서 어쩔줄 모른다. 다만 이전같으면 희현이 이런 모습을 보이면 뭐라고 호되게 나무라거나 아예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을 그런 병하다. 허나 요즘은 태도가 확실히 바뀌어있다. 울먹이는 희현에게 다가와서는 그녀를 안아주며 어떻게든 그녀를 다독이며 달래주려한다. 그런 병하의 품에 안겨버린 희현. 마치 이대로 병하에게서 떨어지기 싫다는 듯 그를 꼭 끌어안은채 놓아주지 말라는 듯 살짝 앙탈을 부리고 있다.





 지현이 병하한테 자신이 딸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하는 여자가 찾아왔다는 사실, 그리고 유전자 검사를 세건을 모두 한꺼번에 세사람이 모두 입회한 자리에서 머리카락을 채취 그것을 가져가 의뢰하기로 했다는 일등을 전한 것은 그 일이 있은지 일주일여 정도가 지난뒤의 일이다. 어차피 유전자 검사를 위해선 최병하의 머리카락도 채취해야 할텐데, 왜 그 이야기를 일주일이나 뒤로 미뤄 전했는지는 지현의 심정을 다소 이해할 수가 없는일이다. 수정의 경우엔 어쨌든 머리염색(?)을 했기 때문에 지금 당장 할 수가 없다면서 1-2주 정도의 시간을 달라고 했는데, 그 시간여유라도 주기 위함인걸까. 아니면 수정에게 일말의 양심이라도 기대하고 뒤늦은 자백을 바라고 그 기회를 주는것일까. - 지현이 이미 수정을 의심하고 있음을 생각한다면 후자가 어느정도 개연성 있다. - 여하튼 일주일이나 지나서 그 일을 병하에게 전하자 병하도 적잖이 놀라는 모습이다.

 “ 아니, 그런일이 있었단말야 ? 아니, 그보다는 감히 이 최병하의 집에 한밤중에 그

  렇게까지 깊숙이 침입한 사람이 있었다고 ? ”

 “ 여보,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잖아요. ”

 “ 이거 경비시스템을 좀 강화하던가 아니면 우리도 경비원을 두던가 해야겠구먼. 쓸

  데없는데 돈 쓰고 싶지 않아 그런일들은 가급적 자제하려했었는데 이거 정말 안 되

  겠어. ”

 4선의 국회의원이지만 입법기능과 정부예산 감시라는 중요한 양대기능을 맡고있는 국회의 한 일원이라는 나름대로의 책무와 사명감 때문일까. 무엇보다 국회의원의 신분으로 국민의 세금으로 나오는 세비를 받으며 활동하는 선량의 한사람으로써, 개인적인 일에 쓸데없이 돈 낭비를 하고싶지 않아 집안에 파출부를 두는 일이든 보디가드를 채용하는 일이든 아주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가급적 그런일들을 삼가며 살아온 최병하였는데, 그렇게 의외로 경비시스템이 허술한 집이 되려 허점이 되었던것인지 그 부분에 적잖이 충격을 받은게 최병하의 지금 반응인 것이다. - 아이러니하게도 덕분에 그 허점을 이용 은영이 집안 깊숙이까지 들어오는게 가능했지만 그러나 지현은 일단 그런 병하를 진정시키며 그보다 더 중요한 문제인 진짜 딸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는이가 나타났다는 점을 다시한번 상기시킨다.

 “ 그 참...얼마전에 안희현 보좌관도 그러잖아도 그런 이야길 하더군. 혹시 우리집

  재산이나 금품따위를 노리고 그런식으로 접근하는 사기꾼이 있을지도 모르니 조심

  하라고... ”

 “ 안 보좌관이요 ? ”

 병하의 말에 지현이 사뭇 의미심장하게 남편을 바라본다. 만약 지금 최병하의 집에 있는 딸 수정이 진짜가 아니고 가짜일 경우 사실상 안희현과 한통속이 되어 최병하 내외를 속인 사기극을 벌인 것 아닌가. - 그것도 그 거짓말의 범위가 너무 엄청나다. - 물론 아직 지현 입장에선 그 사기극이 가짜딸 수정과 안희현 보좌관이 한패거리였던것인지 그에대한 확증까지는 없지만, 적어도 수정의 정체에 대해선 의심하고 있는 상태에서 지현이 병하를 바라보며 말을건넨다.

 “ 여보...저 한가지만 진지하게 여쭤볼께요. ”

 “ 말해요 뭐든지. 우리는 어쨌든 부부사이. 숨기거나 말못할게 있어선 안되는 사이

  니까. ”

 “ 당신, 안희현 보좌관을 믿으세요 ? ”

 “ 허허 참...그 사람...안보좌관이 내 정치생활 15년을 곁에서 지켜준 존재라는걸 그

  렇게 몰라 ? 헌데 당신은 왜 그렇게 안보좌관만 유독 그리 못마땅하게 여기는건데

  ? 일전에도 내 그래서 이야기했지만...당신 안보좌관에 대해서 너무 예민한거 같아

  . ”

 “ 예민할 수밖에 없게 만드시니까 그러는거죠. 당신의 태도가. ”

 “ 아니, 내 태도가 뭘 ? 내 태도가 뭘 어쨌는데 ? ”

 하지만 지금 이런 문제로 말싸움을 벌일 상황은 아니라서인지 병하는 그 문제는 그쯤해두고 아내 지현을 바라보며 침착하게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아내 지현을 바라보는 병하의 태도도 분명 그리 편치만은 않은 모습이다.

 “ 그나저나 나 당신한테 진심으로 실망이야. ”

 “ 뭐라구요 ? ”

 “ 어쨌든 당신 지금껏 수정이를 의심하고 있었다는게 되는거잖아 ? 어쨌든 그 불쌍

  한 아이...비록 당신 배아파 낳은 아이는 아니지만 잘 좀 보살펴달라 했더니... ”

 “ 당신 지금 대체 무슨소리를 하고 있는거에요 ? ”

 지현이 지금껏 수정을 의심해온 것은 사실이지만 병하는 사실상 수정이 친딸이며 그 은영인가 뭔가하는 여자는 사기꾼일지도 모른다는 그것을 기정사실화한 듯 말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무엇보다 남편인 병하로부터 이런 취급을 받는다는 것이 지현으로선 진심으로 불쾌하다. 인격적으로 어떤 모욕을 당한 느낌이랄까. 마치 자신이 병하의 친딸 수정을 의심하고 그 불쌍한 아이를 괴롭히기라도 한것처럼 말하고 있는 병하. 지현도 불쾌한 감정이 안 생길수가 없다.

 “ 그...어쩄든...내 머리카락까지 모두 세건을 다 유전자 검사 의뢰를 해보기로 했다

  그 말이지 ? 세 사람이 다 보는 자리에서 내 머리카락은 물론 수정이와 또 그 한밤

  중에 몰래 감히 내 집에 쳐들어왔다는 은영인가 뭔가하는 그 이상한 여자 머리카락

  까지. ”

 “ 어쨌든 뭔가 석연찮고 이상하니까 아예 확실하게 확인을 해보자는거잖아요. 게다

  가 그 은영이란 아가씨는 최근 둘째언니란 사람을 만났고 아직 큰언니와 부모님

  을 못 만났대요. 안보좌관은 무슨 큰딸을 찾았다면서 다른 두 딸은 죽었다고 했지

  만 이건 완전히 정 반대의 상황을 말하는 여자가 나타난거잖아요,. ”

 “ 그...결국 당신은 안보좌관이 우릴 상대로 사기라도 쳤다...그 이야기인거네 ? 마

  치 안보좌관이 사기라도 쳤다는...그걸 전제로 하는 소리잖아 지금 ? ”

 “ 누가 그렇대요 ? 지금 상황이 그냥 이렇다는거죠. ”

 막상 일이 이렇게되니 최병하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물론 안희현은 병하의 지난 정치생활 15년동안 가장 믿고 의지해온 측근이자 보좌관이자 정치적 동지. 자신이 그런 여자에게 이런 엄청난 사기를 당했다는 것은 정말 생각하기도 싫은 끔찍한 상상이다. 헌데 지현은 마치 그게 사실일수도 있다는 듯 이렇게 나오는 것 아닌가. 생각해보면 안희현 보좌관과 자신의 관계를 불편해하는 아내 지현의 모습을 느끼지 못했던 것이 아니라 그동안 여러차례 여러 가지 말로 그녀를 잘 다독이고 달래고 타일러보기도 했지만 지현은 그 안희현 보좌관에 대한 불신, 아니 더 구체적으로는 희현과 병하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불신을 쉬이 떨치지 못하고 있는 그런 모습이다. 거기다가 무슨 친딸일지도 모른다는 주장을 하는 여자가 나타났다며 그래서 확실하게 확인해보기 위해 유전자 검사를 세건을 모두 한꺼번에 의뢰해보기로 했다는 아내 성지현. 병하는 이런 상황에서 과연 무엇을 어찌하면 좋을지 판단이 제대로 서지않아 그저 혼란스러워하는 모습이다.

 “ 당신 그리고 한가지만 더 여쭤볼께요. ”

 “ 또 뭘 ? ”

 이 마당에 뭐 그리 하고싶은 이야기가 많은지 병하로선 짜증까지 날 지경인데 지현은 그런 남편을 바라보며 뭔가 작심한 듯 말한다.

 “ 당신 만약...강물에 저와 안희현 두 사람이 모두 빠져있으면 누구부터 구하고 싶으

  세요 ? ”

 “ 뭐라고 ? ”

 “ 어서 묻는말에 대답이나 해요. 저랑 안보좌관 두 사람이 동시에 강물에 빠지면 그

  땐 누구부터 구하실거냐고요. ”

 생각보다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라서일까. 병하는 난감해한다. 짧은 시간이나마 혼자 혼란스러워하며 고민하는 모습을 보이던 병하는 그러다 입술을 한번 지그시 깨물고는 입을 연다.

 “ 거듭 말하지만 당신은 내 아내고 안보좌관은 15년동안 날 지켜온 측근이자 정치적

  동지야. ”

 “ ...... ”

 “ 내 말은 두 사람 다 나로선 멀리할수도 버릴수도 없는 소중한 존재라는거지. 하지

  만... ”

 지현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킨다. 남편에게서 행여 다른 이야기라도 나오기를 기대하는것일까. 지현이 말이없는 가운데 병하의 말이 좀 더 이어진다.

 “ 하지만 만약 당신이 나를 속이고 있고 특히 수정이를 의심해오고 괴롭혀온거라면

 ”

 “ 여보 !!! ”

 “ 나 그때 당신 진짜 용서못해. ”

 “ 그럼 만약 그 은영이란 아가씨와 그 언니가 당신 친딸이면 그땐 어떡하실건데요 ?

 ”

 “ 뭐라구 ? ”

 “ 당신 그랬잖아요. 나보고 당신 잃어버린 친딸만 찾아주면 이 집에서 안주인으로

  어른으로 확실하게 대접 받으면서 평생 살수 있도록 해주겠다고요. 그러니 만약 결

  과적으로 제가 당신 친딸들을 찾아준것이나 다름없게 되어버리면 그땐 어쩌시겠냐

  구요 ? ”

 “ ...... ”

 “ 왜 말이 없어요 ? 말해봐요. 만약 제가 당신 친딸들을 찾아준거고 안보좌관이 사

  기를 친거라면 그땐 어떡하실거에요 ? ”





 얼마후 지현은 은영에게 은밀히 연락을 취해 단둘이 한번 만나자고 했다. 은영이 처음 병하의 집을 한밤중에 몰래 들어갔을 때, 유전자 검사를 세건을 동시에 해보기로 하는 것으로 하고 집을 나올 때 지현은 은영에게서 혹시 모르니 비상시를 위해 연락처를 받아두었던 것이다. 그리고 수정이 머리염색(?) 때문에 시간을 달라고 해서 두주정도의 시간이 지난뒤에 유전자 검사 의뢰를 하기로 한것인데, 그 날이 되기전에 은영과 별도로 만나기로 한 것이다. 집이 아닌 제3의 장소에서 은영을 만난 지현. 은영은 그녀대로 지현이 대체 무슨 용무인가 의아해서 물었다.

 “ 제게 어떤 하실말씀이라도 있으신건가요 사모님 ? ”

 “ 그보다 제가 먼저 은영씨에게 여쭤보고 싶은게 있어요. ”

 “ ??? ”

 지현의 의도를 여전히 알 수 없어 의아하기만 한 은영. 헌데 지현은 사뭇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그런 은영에게 말을 건넨다.

 “ 솔직히 지금 심정이 어떤지 한번 이야기해줄수 있어요 ? ”

 “ 지금...심정이라뇨 ? ”

 “ 어쨌든 최의원님이 은영씨 친아버지일지도 모른다. 그런 기대감을 가졌었을 것 아

  니에요. 헌데 이렇게 유전자 검사까지 의뢰하기로 약속을 해놓은 상태에서 심정이

  어떠냐구요. ”

 “ 글쎄요 뭐... ”

 사실 한두마디 단어로는 쉽고 간단하게 설명할수 있는 문제가 아닐 것이다. 실제 은영도 막상 그렇게 유전자 검사를 해보기로 약속을 해놓고 돌아와서도 만감이 교차했다. 과연 최병하 의원의 친딸이 맞는것인지 자신으로선 도저히 그 정체를 알 수 없는 수정이라는 여자. 또 병하의 젊은 후처 지현. 그리고 자신의 처지. 이 모든 것을 종합해서 생각을 해보니 진짜 심경이 복잡해지지 않을수 없었던 것이다. 만약 최병하가 자신이 기대했던것처럼 친아버지가 아니라면 그때 그 절망과 좌절감도 말할수 없을것이지만 설사 병하가 친부가 맞다 하더라도 좀 더 복잡한 문제에 부딪히게 되는 것 아닌가 하는 그 고민도 생기지 않을수 없었을 것이다. 다만 그날 막상 집에 들어가서 마주하게된 병하의 후처 지현에 대한 인상은 은영의 입장에선 과히 그리 나쁘지 않았다. 언니 미령과 단둘이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에서도 고백한것처럼 뭔가 나름 굉장히 치밀하고 용의주도하며 침착한면까지 있는 그런 사람이라는 인상을 받았던 것이다. 헌데 그런 지현이 자신을 만나자고 하니 괜시리 가슴이 두근거리기도 하고 대체 이유가 뭘까 그 궁금함도 당연히 생길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 복잡한 심경을 은영은 그런대로 덤덤하고 솔직하게 지현에게 말하고 지현이 그런 은영을 바라보며 다시 말을 건넨다.

 “ 헌데 만약 유전자 검사를 해봐서 최의원님이 은영씨 친아버지가 아니면 그때는

  어떡하실거에요 ? ”

 “ 예 ? ”

 이미 만약 아닐 경우 그날 가택 무단침입과 사실상 절도의사가 있었던것이니 그런 부분에 대한 처벌을 모두 감수하겠다고까지 말했던 그런 은영이 아니던가. 헌데 그런 은영보고 또 이런 질문을 왜 하는것인지. 은영 입장에선 정말 성지현 이 여인의 의도가 가면 갈수록 궁금하고 의아해질 수밖에 없는 가운데 지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계속 이어가고 있다.

 “ 뭐...법적처벌 그런 문제는 둘째치고라도...만약 아버지가 아니면 은영씨의 다른 가

  족들 찾는 문제는 더 미궁속으로 빠지는거잖아요. 부모님도, 큰언니도 아직 못 찾

  은 상태니... ”

 “ 그야 그렇죠. ”

 “ 그러니까 솔직하게 한번 말해달라구요. 만약 최의원님이 은영씨 친아버님이 아니

  면 그땐 어떡하실거냐구요 ? ”

 “ 사실 저도 그동안 여러 가지로 마음속이 복잡하긴 했습니다. 만약 정말 제가 기대

  했던것처럼 아버지가 아니면 어쩌나...그때 그 좌절과 절망감은 또 어찌 감당할까...

  그 생각도 안해본 것은 아니지만... ”

 “ 아니지만... ”

 “ 지금으로선 어떻게 그 이후의 뭘 어떻게 할것인지를 생각할수 있는 상황이 아닌

  것 같네요. 다만 지난번 말씀드린것처럼 제가 저지른 일에 대해 처벌하시겠다면 달

  게 받겠습니다. 그리고... ”

 “ 그리고요. ”

 “ 그리고...뭐 그 뒤에도 달라질건 없는 것 같아요. 물론 한동안 잠시나마 가졌던 기

  대가 물거품처럼 사라진것에 대한 절망감...그건 정말 그때가서 그 심정을 알수 있

  겠지만...그 좌절과 절망은 말할수 없겠죠. 하지만 생각해보면 설사 아니더라도 크

  게 달라질 것도 없다는 생각을 했어요. ”

 “ 달라질게 없다구요 ? ”

 “ 네, 일단 그렇다고 제가 지금껏 살아온 방식이라던가 생계수단...기타등등 그런게

  달라질일은 없는거잖아요. 그리고 전 무엇보다 불과 얼마전까지 그 존재조차 몰랐

  던 언니가 한명 생겼어요. 정말 생각지도 못하게 만나게 된 친언니...그러니... ”

 “ ...... ”

 “ 미령언니하고만이라도 서로 그렇게 친자매로 정말 하늘아래 둘밖에 없는 자매로

  의지하고 살면 되는것일뿐...그렇게 받아들이자...그 생각을 하니까...뭐 그렇게 견디

  기 힘들 상황이 올것같진 않더라구요. ”

 실제 미령과 단둘이 이야기 나눌 때 만약 최병하가 아버지가 아닐 경우 차라리 둘이서 어디 멀리 해외로 도망치던가 무인도 같은데라도 가서 단둘이 숨어살며 서로 의지하며 살기로 하자 그런 이야기까지 나누었던 은영이 아닌가. 그점을 생각한다면 설사 최병하가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살 방도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라고 봐야 할 것이다. 헌데 지현이 그런 은영을 유심히 바라보다 살짝 그녀의 손을 잡아본다. 은영은 다시그 의아한 생각에 지현을 바라본다.

 “ 그러지말고 은영씨. ”

 “ 네, 사모님. ”

 지현을 꼬박꼬박 정중하고 예의바르게 ‘사모님’이라고 부르고 있는 은영. 유전자 검사결과야 어찌나오든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의 아내인 성지현에 대해서 예의는 최대한 차리고 싶다는 생각인걸까. 그런 은영을 바라보며 지현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그러지말고 은영씨가 한번 절 도와주시는건 어때요 ? ”

 “ 예 ? ”

 이건 또 무슨말인가. 난데없이 자신보고 뭘 도와달라는것인지. 여하튼 지현은 처음 은영이 그녀의 집에 찾아갔을 때 친자관계가 맞는지 확인해달라는 애원을 일단 확인을 해보자며 그 청을 받아들였을만큼 은영 자체에 대해 그렇게까지 나쁜 감정은 없는 상태인것만은 분명하다. 그러나 지현의 진짜 속내는 여전히 알 수 없어 의아할수 없는 가운데 그녀의 말이 다시금 이어진다.

 “ 만약 확인을 해봐서...만약 은영씨가 최의원님 딸이 맞으면...저희 남편이 어릴적

  잃어버린 친딸이 맞다면...그건 정말 은영씨에게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고...정말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기쁜일이 되겠지만... ”

 “ ...... ”

 “ 설사 검사결과가 친자관계가 아닌걸로 판명이 난다 하더라도... ”

 괜시리 긴장이라도 되는것일까. 은영은 침을 한번 꿀꺽 삼키는데 지현이 그런 은영을 바라보며 말을 계속 이어간다.

 “ 은영씨가 제 비서를 좀 해주면 어떨까해서요. ”

 “ 예 ? ”

 이건 또 갑자기 무슨소린가. 비서라니. 여전히 어리둥절하기만 한 은영. 지현은 차분한 목소리로 그녀가 알아듣도록 설명을 좀 더 덧붙여준다.

 “ 사실 전...저보다 스무살 많은 최병하 의원과 10년전 결혼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국회의원의 아내로써...그분을 내조하는일에만 전념하며 지금껏 살아온 몸이지만...

 ”

 “ ...... ”

 “ 솔직히 많이 외로왔어요. 뭐랄까...제 사람이 필요했다고나 할까요. ”

 “ 사람이 필요했다구요 ? ”

 “ 누구든 좀 제가 믿고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나누며 제 일을 맡길만한 그런 사람이

  하나쯤 필요했어요. 전 보다시피 대한민국 4선 국회의원 최병하 의원의 아내...그리

  고 무엇보다 최의원님을 진심으로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이 맞고요. ”

 “ ...... ”

 “ 다만 최의원님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그분 나름대로의 그늘을 느낄수 있었어요. 그

  렇게 시민운동을 젊은시절 한 10년 하면서 정작 가정에 소홀해서 아내가 아이들을

  전부 고아원에 내다버리고 떠난것에 대한 배신감...아이들에 대한 죄책감...그 마음

  을 항상 가슴 한켠에 간직하고 지내온 그런 분이기도 하지만... ”

 괜한 긴장감과 떨림을 간직한채 은영은 주의깊게 지현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지현의 늘어놓는 이야기가 이와같자 은영으로선 한번 유심히 경청해보고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지현의 말이 이어진다.

 “ 제가 볼 때 최의원님은 분명 나름 정치적 야심도 제법 있고, 뭐 여하튼 이 나라

  와 사회를 좀 더 잘되게 만들고 싶다. 그런 욕망과 열정만큼은 여전히 충만한 그

  런 분이세요. 하지만...어릴 때 잃어버린 세 딸에 대한 문제. 그것만큼은 최의원님

  께 영원한 걸림돌이자 아픔으로 남을 수밖에 없는 그분 인생의 가장 큰 그늘이기

  도 하고요. ”

 “ 그런데요 ? ”

 “ 전 그래도 이 세상 누구보다도 지난 10년 최의원님을 가장 가까이 지켜봐왔기에

  어쩌면 누구보다도 최의원님의 약점과 그늘을 잘 알고 있는 그런 사람이기도 해요.

  그 뭐 안희현 보좌관...그 사람도 여하튼 최의원님을 지난 15년동안 보좌해온 그런

  사람이라고도 하지만... ”

 “ ??? ”

 “ 솔직히 요즘은 최의원님이 많이 흔들리고 계시다는걸 느껴요. 뭔가 자신만의 한계

  그런걸 느낀다고나 할까. ”

 최병하는 이미 일찍이 자신의 15년 보좌관 안희현에게 국회의원 생활은 4선까지만 하고 접고, 그 뒤에 남은 여생은 보수주의 가치관을 담은 그런 문화콘텐츠를 생산해내는 그런 제작사를 하나 세워 운영하며 남은 인생을 보내고 싶다는 의사를 밝힌바 있다. 지현이 남편 병하의 그와같은 미래 구상을 현재 알고 있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지현이 그런 부분을 염두에 두고 하는 이야기 같지는 않고, 은영이야 더더욱 최병하나 그 아내 성지현의 진짜 속내에 대해선 알 수 없는 가운데 지현의 말은 좀 더 이어진다.

 “ 앞서 말씀드렸지만 전 진심으로 최의원님 사랑해서 결혼한거에요. 하지만 지금은

  솔직히 많이 회의가 드네요. 이분이 과연 절 진심으로 사랑하는게 맞긴 한건지...

 ”

 “ 두분 사이에 무슨 문제가 있으신건가요 ? ”

 “ 그래서 제가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하다는거에요. 솔직히 저 이혼도 생각 안해본

  건 아니에요. ”

 “ 이혼...을요 ? ”

 순간 괜한 충격이라도 받았는지 은영의 눈이 휘둥그래지는데, 뭔가 다독여주려는 의도인 듯 지현이 그런 은영을 한번 토닥토닥 두드려주고는 이야기를 좀 더 이어가고 있다.

 “ 아...오해는 마세요. 그렇다고 그 생각을 뭐 자주하거나 오래했다거나 그런건 아니

  에요. 그냥 좀 근래...남편과의 사이에 힘든일이 있었을 때 잠깐잠깐 그 생각을 해

  봤지만 무슨 진지하게 고민한다던가 그 정도는 아니에요. 다만 그렇기 때문에... ”

 “ 그렇기 떄문에...뭘 어떻게 하시겠다는건데요 ? ”

 “ 하지만 만약 이혼을 할 경우 제게 득될게 별로 없다는걸 생각하게 되었어요. 단

  순히 경제적 문제라던가 국회의원 부인으로서 누릴수 있는 권력 그런 문제라기 보

  단... ”

 “ ...... ”

 “ 만약 남편마저 없는 상태에서 그 다음 제 인생을 어떻게 살아가야하나 그걸 생각

  해보니 막막해지더라구요. 솔직히 저 지금 주위에 아무도 없는거나 마찬가지에요.

  남편과 결혼할 때...스무살이나 많은 이혼남과 결혼한다니 집안에선 당연히 반대가

  심했겠죠. 그래서 사실 가족과 의절하다시피 하며 선택한 결혼인데다가... ”

 지현 나름대로의 사연이면서 신세타령이라도 되는것일까. 여하튼 은영은 자신도 모르게 이런 지현의 스토리에 흥미를 느끼며 빨려들고 있기까지 한데 그런 상황에서 지현의 이야기는 좀 더 이어지고 있다.

 “ 그래서 이래저래 만약 이혼을 한다면 전 혼자 남게되는 것...그게 진짜 문제더라

  구요. 그렇다고 제가 최의원님과 사이에 자녀가 있는것도 아니고...남편은 여전히

  어릴 때 잃어버린 친딸들에 대한 미안함과 죄책감 – 그때문에라도 더더욱 저하고

  사이엔 아이는 안 가질 생각이셨던 것 같아요. 여하튼 그 죄책감으로 가득한분이

  고... ”

 “ ...... ”

 “ 헌데 그런 남편이 최근엔 안희현 보좌관이 큰딸을 찾고 나머지 두딸은 죽었다는

  소식까지 전해주니까 안보좌관에 대한 신뢰는 더 커지는 것 같고 그러면서 상대적

  으로 저하고는 더 멀어지는 기분이더라구요. ”

 은영은 이미 미령으로부터 최병하의 15년 보좌관이라는 안희현에 대해선 안 좋은 이야기를 들은바 있다. 성격차이인지 아니면 어쩌다 좀 악연이 여러번 겹쳤던것인지 희현에 대해선 ‘되게 까탈스럽고 짜증나는 여자’란 소리를 미령으로부터 전해들은바 있는 은영. 헌데 그런 희현에 대해 지금 최병하의 아내 성지현마저 이런식으로 이야기하니 기분이 점점 더 묘해진다. 지현의 말이 이어진다.

 “ 그래서...제가 앞으로 뭘 하든 무슨일을 하든...뭔가 제 곁에 두고 제 일을 믿고

  맡길만한 그런 사람이 하나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어때요 은영씨 ? 은영씨가

  한번 그 역할을 해주는걸 ? ”

 “ 그래서 저보고 사모님 비서가 되어달라는 말씀이신건가요 ? ”

 “ 만약 최의원님과 은영씨 사이가 친자관계가 맞다면 그건 은영씨로선 더할나위없

  는 기쁨이 될테지만...설사 그렇지 않다하더라도... ”

 “ ...... ”

 “ 그 문제와 별개로 은영씨가 제 비서를 좀 해주었으면 한다고요. 앞서 말씀드렸지

  만 저 진짜 외로운 처지라서 그래요. 그러니 은영씨가 그런 절 좀 도와주시면 안

  될까요 ? ”



- 12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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