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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을 지내고나면 구속되는 나라 ? - 대한민국 정치의 현주소 정치,시사


 

 어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1심재판 선고 공판이 있었다. 징역 24년에 벌금 180억. 아직 항소심과 대법원 최종심이 남아있긴 하지만, 최순실의 국정농단 사태로 인해 탄핵까지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법적 심판은 이제 일단락된 셈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착잡한 심경으로 이 선고결과를 지켜보게 되었다.


 생각해보니 5년단임제가 실시된 87년 이후 역대 대통령중 검찰수사를 피해간 대통령이 거이 없었다. 노태우 전 대통령은 5.18,12.12와 관련된 문제로 전두환과 함께 구속되었고 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얼마전엔 이명박 전 대통령이 다스문제등과 관련 구속되어 검찰기소를 기다리는중이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임기중 뇌물수수 의혹과 관련 검찰조사를 받던 도중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그러고보면 우연치고는 공교롭게도 김영삼,김대중 두분 전직 대통령만 퇴임후 검찰수사를 받는일을 피해갈수 있었는데, 그러나 이 두분은 대신 임기말에 아들들이 검찰에 구속되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했다.


 그나마 5년 단임 직선제 대통령들은 사정이 좀 낫다고 봐야하는것일까. 5.18,12.12 문제로 구속된 전두환까지 선을 긋고 그 이전의 전직대통령들을 살펴보면 더 안습이다. 망명(이승만),암살(박정희) 그리고 쿠데타로 인해 취임한지 1년도 채 지나지 않아 쫒겨나야 했던 대통령이 두명(윤보선,최규하). 그야말로 거듭되는 역대 대통령들의 수난사다. 하긴 일본의 어느 중견 언론인은 90년대에 이런말을 했다고도 한다. ‘한국처럼 역대 대통령들이 거듭 수단을 겪는 나라도 드물다.’고.


 아이러니한 것은 70-80년대에 어린 학생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보곤 하면 늘 상위순번에 들곤 하던 것이 ‘대통령’이었다. 그 외 7,80년대 아이들이 장래희망에 대해 답하던 것이 이순신,강감찬,을지문덕처럼 외적을 무찌른 명장(名將)이 되고 싶다거나 선생님이 되고 싶다거나 또는 과학자. 그렇게 장군,과학자,선생님과 함께 장래희망 상위순번 다섯손가락에 들곤 하던 것이 대통령이었는데 그 아이들의 가장 많은 장래희망중 하나에 속하는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한결같이 수난을 겪는 모습을 우리는 지켜보고 있는 것이다. - 조금 다른이야기지만 생각해보면 정작 요즘 젊은세대들에겐 그렇게 엄혹하던 시절로 인식되어있는 군사정권 시절 되려 많은 아이들의 장래희망이 ‘대통령’이었다. 그리고 한때는 한류나 아이돌 열풍의 영향탓인지 ‘연예인’이 되고 싶다는 아이들이 가장 많았고, 요즘은 먹방 프로그램이 인기니 ‘요리사’가 되고 싶다는 아이들이 많은 것은 아닌지 혹시 모르겠다. 어쨌든 아이들의 정서나 가치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은 TV니까.


 아이들의 장래희망이야 그렇다치더라도 정치인들중 실제 대권을 꿈꾸고 있는 이들은 요즘 심정이 어떨까. 늘 하는 비유지만 정치인보고 ‘대통령 되고 싶은 생각 있느냐 ?’고 묻는 것은 연예인보고 연말에 연기대상,연예대상 탈 생각 없느냐고 묻는 것 만큼이나 바보같은 질문이다. 누구나 기왕이면 자신이 몸담고 있는 분야에서 최고의 실력자나 권위자가 되고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심리이니까. 하지만 현실적으로 차기나 차차기의 대권꿈을 꾸며 구체적으로 그 시나리오를 짜두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역대 대통령마다 구속되거나 검찰수사를 받는 비운을 겪거나 그렇게까진 아니더라도 측근이나 가족,친인척 비리로 임기말이나 퇴임후 한바탕 곤욕을 치르는 반복되는 불행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하는 문제다.


 과연 현직 대통령은 혹은 차기나 차차기에 탄생할 대통령은 그런 비극을 겪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을까 ? 우리나라 정치인들이나 정치권의 도덕윤리 수준이 갑자기 높아지는 기적이 발생할 리가 없는이상 앞으로도 우리가 똑같은 전직대통령의 불행의 반복을 지켜보지 말라는 보장은 분명히 없다. 혹 요행이 한 정파의 정권재창출이 지속적으로 가능해져 자기네들끼리의 어떤 밀약같은 것으로 똑같은 불행의 반복을 보장하지 않는 안전루트 같은것이라도 만들어 놓는다면 모를까 만약 10년후든 15년후든 다시 새로운 정파가 집권했을시 정치보복의 차원에서라도 이전 대통령들을 손보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80년대 중반 미국 대통령 선거 TV 토론의 한 장면이 화제가 된적이 있다. 젊은 야당 대선후보가 세대교체론을 주장하자 고령의 현직 대통령이 ‘상대후보가 경험이 부족하다는말은 하지 않겠다’고 응수 화제가 되었던일. 저 일화가 화제가 된 것은 저와같은 응수보다는 여야의 대선후보가 TV에 나와 자유롭게 정책토론회를 벌이는 미국의 대선풍경 그 자체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 우리도 심지어 주요정당 대표를 뽑을때에도 늘상 경선과 TV토론 과정같은 것을 거치기 때문에 그와같은 장면 자체를 굳이 부러워할 이유는 없어졌다. 그러나 80년대부터 무려 30년 세월 흐른 지금도 여전히 변하지 않고 반복되는 것은 다름아닌 퇴임한 전직대통령들의 불행의 반복이다. 이전에는 장기집권을 꾀하다 하야나 암살등으로 임기를 마쳐야했단 불행한 대통령이 있었다면 지금은 퇴임후 집권시의 비리나 문제 때문에 조사를 받다가 자살하거나 검찰조사를 받거나 구속되는 지경에 이르는 대통령이 있는 불행의 수위만 2퍼센트 낮아졌을뿐 반복되는 전직대통령의 불행의 역사 그 자체는 변한 것이 없다.


 생각해보니 87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었던 필자도 88년 그 당시 5공청산 열기가 뜨거워졌을때는 그와같은 전정권 청산 문제는 오직 전두환씨 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특별한 사례일것으로만 생각했다. 그러나 어느덧 30년이 지난 지금 생각해보니 필자가 지금까지 지켜본 전직대통령중 구속당한 사람이 구속 안된 사람 숫자보다 더 많다. -.- 하지만 그보다 위인 부모,삼촌,선배세대는 장기집권을 꾀하다 망명을 가거나 암살당하는 대통령을 지켜봐야했고, 지금 20대인 90년대 태생의 경우는 ? 그들의 경우 기억할수 있는 시대가 대략 노무현 정권 후반부정도부터라 생각한다면 지금 20대의 기억에 남아있는 ‘전직대통령의 모습’이라고 해봐야 별다를 것 없을것이라 생각하니 그게 더더욱 기가막히다.


 80년대에 유명 토크쇼나 교앙프로 진행자들은 방송에서조차 이따금 ‘난 정말 이런 자리에 전직대통령도 한번 초청할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원이없겠다’는 아쉬움을 토로한바 있다. - 그리고 그 당시 토크쇼나 교양물 진행자는 요즘의 유재석,김제동,강호동같은 까불이과가 아니다. -  나름 기자나 리포터,방송인으로 활동하면서 사회 저명인사부터 유명 연예인이나 화제를 불러모은 일반인들까지 수많은 사람들의 인터뷰나 토크쇼 진행 경험이 있었을 그 사람들. 거기에 종종 해외도 나가서 그 나라의 정치판 돌아가는 분위기나 그 나라 퇴임한 전직 대통령이나 수상의 살아가는 모습을 그곳의 매스컴이나 친구,지인을 통해 접해볼 경험도 있었을 그 사람들이 우리나라는 그런 발전한 선진국처럼 전직 대통령이나 총리쯤 되는 사람들도 TV 토크쇼 같은데 불러 편안하게 이야기도 나눠보고 회고록 삼아서 그간 알려지지 않은 현역시절의 비화라던가 자잘구레한 일상의 일등. 정치적 편견을 일절 벗어던진채 편안한 분위기에서 그야말로 사회의 어른이나 원로를 초청 대담나누는 분위기. 그런 장면 하나 (전직 대통령을 모신 자리에서) 만들어보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에 대한 아쉬움과 답답함을 그런식으로 토로하던 심정이 충분히 이해가 갈만하다. - 게다가 앞서 언급했지만 80년대 초,중반이면 그 당시까지 우리가 보유하고 있는 전직대통령이래야 망명해서 해외에서 세상을 떠난 사람과 암살로 생을 마감한 사람이 전부였다. 따라서 생명공학적으로도 전직대통령의 토크쇼 초청 자체가 불가능했던 시대다.


 전직 대통령이 이따금 TV 토크쇼나 예능프로에도 출연 그야말로 국가의 원로나 어른같은 모습으로 대담이나 회고담도 진행하고, 유유자적 동네를 거닐며 동네 꼬마들의 인사도 받으며 그야말로 일선을 떠난 편안한 동네 할아버지 같은 모습으로 일상에서 이웃들과 어울리는 모습. 대체 언제쯤 우린 그렇게 ‘전직 대통령’을 정치적 부담없이 편안한 모습으로 만날 수 있는날이 올까. 이미 필자 생전엔 그런 모습을 보기는 틀린 것 같고 한 21세기에 태어난 세대들이 나이 40-50쯤 되었을때는 그런 풍경을 볼 수 있을까 ?








덧글

  • 나인테일 2018/04/07 19:37 # 답글

    그런 유유자적한 인생의 승자를 꿈꾼 모 전직대통령이 가장 심하게 비명횡사를 한 것도 아이러니;;;
  • 훼드라 2018/04/08 07:47 #

    그러게요
  • 지나가던과객 2018/04/07 20:29 # 삭제 답글

    거기서 YS, DJ는 빼주세요. 자식들이 감옥갔지 본인이 감옥간게 아니잖습니까?
    문제인 대통령이 카터처럼 성공한 후임 대통령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생각하지만, 미래는 모르는 일이죠. ㅎㅎㅎ
  • 훼드라 2018/04/08 07:49 #

    그래서 이미 본문에서 말했잖아요
    제가 지켜본 전직대통령중 감옥 안간 사람보다 간사람이 더 많다고
  • K I T V S 2018/04/07 20:30 # 답글

    과거 장래희망은 대통령, 현재 장래희망 1위는 건물주... 에휴...
  • 훼드라 2018/04/08 07:48 #

    그러네요 정말
  • 광주사태 설문조사 2018/04/08 00:22 # 답글

    박근혜의 반성하지 않는 모습에서 국민들이 더 분노하는 거 같습니다. 나중에 사면을 하더라도 전두환이 김대중에게 그랬던 것처럼 반성문을 두 번 정도 받고 해 주어야 좋을 거 같군요.
  • 훼드라 2018/04/08 07:48 #

    박은 알면 알수록 너무 희귀종인 관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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