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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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페라 > 미스코리아 - 제3막 - 오페라 대본


제  3  막

제  1  장  카나다 은영의 집. 현재


            17년후 현재로 돌아와서 카나다 은영의 집이다. 한국으로 출장(?)을

            갔던 태원이 두어주쯤전 돌아와 집에있다. 밤늦은 시간. 소파에서 휴

            식을 취하는 태원에게 은영이 애교있게 다가온다


은영 : 여보, 우리 주말에 간단히 드라이브라도 다녀오는건 어때요. 당신이 너무 일에

      바빠서 그동안 함께할 시간 없었소

태원 : (진짜 피곤하고 짜증나는 듯) 흥미없소. 난 지금 쉬고싶어

은영 : 그럼, 언제 한번 패션쇼라도 다녀와요. 기분전환겸. 아, 그보다 우리 백화점에

      서도 한번 패션쇼 행사 가져봅시다

태원 : (진짜 짜증스러워 손 내저으며) 글쎄 난 흥미없대두. 그리고 난 원래 패션쇼

      싫어해

은영 : 갑자기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

태원 : (기왕 이렇게 된 것 작심한 듯) 나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소

은영 : 두주전에 다녀오셨잖아요. 한국 출장을 또 가신다는 말씀인가요 ? (진심으로

      이해 안가서)

태원 : 출장이 아니라 아예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단말이오. 조만간 백화점 사장 자리

      도 내놓을 생각이오. 그리고 이곳 카나다 생활 하나하나 정리한뒤 내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소

은영 ; (너무 황당하고 기가막혀) 여보, 대체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오늘이 무슨 만

      우절도 아니고 몰래카메라도 아니고 지금 장난하시는건가요 ?

태원 : 장난이 아니라 한번쯤 하려던 이야기. 기회를 잡지 못했을뿐이오. 하지만 이제

      더 늦출수 없어 결심을 했소. 솔직히 지난 17년 이곳생활 하루하루 지옥같았네

      백화점 사장자리 애초부터 나한테 맞지않는 옷이었고, 솔직히 먼 타국생활 하

      루하루 답답하고 적응 안 됐네

은영 : 여보, 대체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한번도 이런 말씀 없으셨잖아요

태원 : 당신이 상처받을까봐 말 안한 것 뿐이야. 당신은 늘 이곳이 고향같다 노래부

      르지만 상처입은 고향떠나 이곳 타향이 차라리 고향같다 하지만, 내게는 타향

      은 타향일뿐 고향이 진정 내 고향일세. 내 원래 살던 나라로 돌아가고싶네

은영 : 여보, 대체 이게 무슨 말. 나 당신 말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태원 : 귀를 먹었거나 말귀를 못 알아듣는 사람이 아니라면 내 말 진담이란걸 알아주

      시오. 거듭 말하지만 나 이곳생활 정리하고 한국으로 돌아갈거요. 조만간 백화

      점 사장자리도 내려놓고 이곳생활 정리할거요

은영 : 대체 갑자기 왜 그래요 ?

태원 : 애초부터 내가 원하지 않았던 결혼. 내가 바라지 않았던 결혼생활이었네. 나

     원래 젊은시절 기자로서 한국에서 하고픈 일 있었지. 이루고픈 꿈과 야망 있었

     네. 그런데 그 모든 꿈 접고 당신과 결혼으로 한국으로 떠나 이곳에서 살아야

     했지. 그러나 단 하루도 이곳생활 편할날이 없었소. 내게 맞지 않는 옷, 내게 맞

     지않는 풍토속에서 하루하루 지옥같았네

은영 : 대체 이게 무슨말. 17년동안 아무런 말 없던 사람이 왜 갑자기 이런 말을 하

      나. (진심 울상이 되어) 여보, 대체 왜 이러시는거에요 ?

태원 : (단호하게) 이혼합시다

은영 : (순간 충격) 뭐라구요 ?

태원 : (태원의 아리아 ‘내 3,40대가 무의미하게 흘러가버렸네’가 시작된다) 내 3,40

      대가 무의미하게 흘러가 버렸네.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20년 시간중 거의 모

      두를 허비했네. 젊은시절 내 이루고픈 꿈과 야망 당신과 결혼으로 모두 접어야

      했네. 나 원래 내 조국땅에서 하고픈일, 이루고픈 일 있었으나 그 모든 것 접

      고 떠나온 시간. 흘러간 17년 세월. 내 인생의 중요한 시기가 전부 허망하게

      흘러가버렸어. 이렇게 어느덧 나이들어가는 나. 더 이 시간을 허비할수 없다는

      생각을 했네. 내 중요한 3,40대가 다 흘러가버렸어. 내 첫 선택을 후회하네. 당

      신과의 결혼을 후회하고 있네. 시간은 되돌릴수 없지만 선택은 되돌릴수가 있

      어. 내 남은 인생 내 자유를 보장받고 싶네. 내 소중한 3,40대를 무의미하게

      흘려버린 지난시간. 이제 다시 처음부터 시작하고 싶네. 더 늦기전에 내 진정

      한 자유를 찾고싶어

은영 : 여보, 대체 이게 무슨말이에요. 우리 행복했잖아요. 아이 셋 낳고 참 행복하

      게 살았는데

태원 : 당신에게 행복한 시간이었지만 나에겐 불행이었어. 당신과의 결혼 자체가 나

      에겐 불행. 내 젊은 꿈 모두 포기하고 내게 맞지 않은 옷 입고 내게 맞지 않

      은 풍토속에서 지옥같은 시간 보냈네. 그러다 오랜만에 잠시밟은 고향땅. 가

      슴이 탁 트이는 기분이었네. 지옥에서 탈출한 기분이었네. 그래서 결심했네.

      나 남은인생 자유를 찾으리라

은영 : 여보, 그럼 차라리 잠시 별거라도 하며 생각할 시간 가져보도록 해요. 아이들

      생각해서라도 이건 아니죠. 당신에게 잠시 자유줄테니 휴직이라도 하고 잘 생

      각해봐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아니에요

태원 : 별거를 하더라도 똑같은 이야기 반복될거야. 당신에겐 이곳이 고향, 내게는 타

      향. 내게는 내 태어나고 자라난 공간이 영원한 고향일세. 나 원래 그곳에서 이

      루고픈 꿈 있었네. 그 모든걸 버리고 당신을 택해야했네. 진심으로 후회하고

      있어. 나의 선택을. 지나간 시간을. 시간은 돌이킬수 없지만 선택은 돌이킬수가

      있지. 공연히 생각할 시간 갖자 해봐야 평행선 같은 이야기만 반복될걸 나는

      알아. 시간낭비 할것없이 속전속결 해치우고싶네. 당신이겐 이곳이 고향, 나에

      겐 나 살던곳이 고향. 그곳에서 남은 30년 자유롭게 살고싶네. 아, 생각하면

      할수록 내게 남겨진 시간이 너무나 짧아

은영 : (순간 뭔가 집히는게 있는지) 여보, 당신 설마 여자 생긴건 아니죠 ?

태원 :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은채) 내 남은 30년을 자유롭게 살고싶을뿐이야. 지난

      17년이 지옥같았어. 더 이상 이 지옥같은 시간 보내고 싶지 않아. 남은 30년

      인생 자유를 찾고 싶네. 내 하고픈 것 마음대로 해보고 싶네. 이제 제발 나를

      자유롭게 놔줘

은영 : (생각지도 못했던 태원의 이런 고백에 너무 기가막혀 혼절할 것 같은 지경이

      다. 다시한번 태원에게 애원해보는데) 여보 그러지말고 다시 생각해봐요. 이혼

      은 그래도 아니에요. 그래요 우리 별거하는셈 치고 한국에 가서 1년이라도 좋

      고 2년도 좋으니 시간을 드릴께요. 그리고나서 다시 생각해봐요. 아이들을 생

      각해서라도 다시 생각해봐요

태원 : 1년이 지나도 2년이 지나도 달라지는 것 없어. 그 자체가 시간낭비일뿐이야.

      속전속결 해치우고 싶네. 백화점 경영자 자리는 다른 유능하고 능력있는이에게

      넘기고 이곳생활 하나하나 정리하고 그리고 당신과 이혼하겠네. 그리고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겠네 (단호하게 그와같이 노래 부르고 절박하게 자신을 막는

      은영마저 거세게 밀쳐버리고 퇴장해버린다. 이런일은 처음 겪어보는 일이라

      은영도 충격이 이만저만 아니다. 그런 가운데서도 뭔가 수상하다는 의심이 들

      기 시작한다)

은영 : 이상해, 이상해. 뭔가 이 불길한 예감. 그이는 17년동안 단 한번도 하지 않은

      말을 오늘 하였네. 이곳 생활 지옥같았다고 ? 다 정리하고 떠나고 싶다고 ?

      한번도 그런말 하지 않다가 왜 갑자기 이런말을. 이상해 이상해. 내가 지금껏

      얼마나 그이를 사랑했는데, 얼마나 그이를 아껴주었는데 왜 이제와 이런말을

      할까. 내가 그동안 그이를 얼마나 사랑했는데 그이가 왜 내게 이런말을. 이상

      해. 뭔가 수상해. 이 뭔가 불길한 예감. 엄마를 닮아 나도 무슨 예지력 같은

      거라도 있는것일까. 아니면 단순한 여자의 직감일까. 이상해. 이상해. 뭔가 불

      길한 예감. 이 수상한 생각이 자꾸 드는 불길한 예감은 뭘까

                                      (암  전)


제  2  장  한국. 서울의 한 모텔방


            한국으로 다시 돌아온 태원. 이제 카나다에서 백화점 경영주 자리도

            내놓고 그곳에서의 생활도 모두 청산하고 한국으로 돌아온 것이다. 아

            직 은영과 정식 이혼서류에 도장을 찍은 것은 아니지만 형식적인 절

            차만 남아있는 상황. 따라서 태원은 너무나 자유롭고 홀가분한 마음으

            로 마음껏 자신의 애인인 소연과 즐기고 있다


태원 : 아, 이 기쁜 황홀감. 아, 이 훨훨 날듯한 자유로움. 이제 이전보다 더 자유롭

      게 소연이 널 안을수 있네. 이제 이전보다 더 부담없이 소연이 널 사랑할수

      있네. 아...언제봐도 귀엽고 깜찍한 너. 날 흥분시키고 달아오르게 만드는 여

      자는 이 세상에 오직 소연이 너뿐이야. 아, 왜 이제야 내게 딱 안성마춤인 여

      자를 만났을까. 밤마다 시간이 지옥같았던 나, 밤마다 대해를 헤엄치는 기분

      이었던 나. 이제야 내게 맞는 개울물에서 자유로이 물장구 치고있네. 아, 넌

      진실로 내게 딱 알맞은 날 제대로 달아오르게 하는 흥분시키는 여인이야

소연 : (소연의 마음도 이제 태원에게 완전히 기울어있다. 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뭔

      가 미심쩍고 꺼려지는게 있는데) 아저씬 정말 진심으로 날 사랑하나요 ? 내

      가 그렇게 마음에 들어요 ? 도대체 내가 얼만큼이나 좋아요 ?

태원 : (그런 소연의 손을 부여잡고 마치 맹세라도 하는듯한 아리아 ‘양심에 손을 얹

      고’를 부른다) 이 양심에 손을 얹고 맹세할수 있네. 이 가슴에 손을 얹고 맹세

      할수 있어. 지나치게 이쁘거나 섹시한 여자, 지나치게 공주같은 여자 원래 내

      스타일이 아니었지. 여군이나 운동선수 또는 운동선수 유니폼 입은 여자 동경

      하던 나. 이제 이 양심에 손을 얹고 분명히 말할수있네. 이전의 선택은 내가

      원하지 않은 선택. 하지만 지금의 선택은 내가 원하는 선택. 내 남은 30년 인

      생을 함께하고픈 동반자. 이 세상 그 어떤 언어나 단어로도 충분한 표현이 안

      되는 너. 넌 진실로 내게 딱 맞는 내게 알맞은 여인이야. 지난 17년 시간은

      내게 지옥. 지난 17년은 내가 원하지 않았던 선택. 하지만 이제 남은 인생 30

      년 내 진정 바라는 것을 선택하고 싶네. 소연이 넌 그렇게 내가 앞으로 30년을

      함께하고픈 여인이야. 하늘만큼 땅만끔 사랑한다고 날 애끓게 만든다 말하고

      싶네. 머리부터 발끝까지 귀엽고 사랑스럽지 않은곳 없는 너. 나 진정 너랑 영

      원히 함께 하고 싶어. 이 양심에 손을 얹고 맹세할수 있네

소연 : (하지만 소연은 여전히 갈등되는 듯 그런 태원의 애정행각을 계속 받아들이면

      서도 뭔가 양심에 꺼리는게 있는 듯 혼자만의 감정을 노래한다) 난 원래 결혼

      ,연애,사랑 이런데 관심 없었네. 어차피 남자들은 날 편한 친구로만 대할뿐 여

      자로 느끼는 사람은 없었다 했었어. 헌데 뜻하지 않게 나이많은 아저씨가 날

      사랑한다네. 선머슴 같은 날 귀엽고 깜찍하다네. 자신에게 알맞은 안성마춤의

      여인이라네. 나 정녕 이 사람을 사랑해도 되는걸까. 이 사람 마음 진심인 듯

      하지만 여전히 꺼려지는 이유. 이 내 가슴속 여전히 미심쩍은 생각이 드는 이

      유는 뭘까

태원 : (다시금 절실하게 애원) 소연아 나랑 살자. 나랑 결혼해다오

소연 : 정말 그래도 되는건가요 ?

태원 :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니. 그 사람하곤 이제 형식적인 이혼서류 절차만 남

      은거야. 한국과 카나다 거리가 멀어 시간이 좀 걸릴뿐 도장만 찍으면 난 이

      제 자유의 몸. 얼마든지 훨훨 네게 날아갈수가 있네

소연 : 아저씬 정말 제가 좋은가봐요

태원 :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듣겠니. 내 남은 30년 인생 자유롭게 즐기고픈 대상이 너

      라니까. 아무런 거리낌없이 아무런 망설임없이 자유롭게 즐길수 있는 그런 대

      상이 있다면 그게 소연이 너야. 이제 더 이상 저 지옥같은 카나다 저 적응안

      되는 타향살이 그만하고, 내 고향에서 너랑 영원히 행복하게 살고싶네. 누구

      눈치 안 보고 어떤 양심의 거리낌도 없이 널 영원히 내품에 안고싶네

소연 : 내겐 진정 사랑이나 결혼따윈 인연이 없을줄 알았네. 날 좋아하는 남자가 없

      다면 그냥 내 스스로 내 삶을 개척하면서 혼자 살길 바랬지. 헌데 뜻하지 않

      게 찾아온 인연. 아저씨가 자꾸 내게 이렇게 절실하게 원하니, 그 뜨거운 진심

      이제 나도 더 이상 거부할 수가 없네. 아저씨의 절실한 마음. 이젠 동정이 가

      네. 지나가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으면 이렇게까지 내게 매달리는걸까. 정녕 아

      저씨에게 알맞은 여자가 나같은 여자라면 나도 이제 아저씨 마음을 받아들일

      거야.

       (그리고 뜨겁게 끌어안는 두 사람. 그리고 이대로 마치 성관계라도 가질듯한

       자세로 침대위에서 격렬한 몸동작을 한다. 그럴때쯤 암전)


제  3  장  태원의 집


            태원이 한국에 들어와서 새로이 마련한 그의 집이다. 태원이 한국으로

            돌아온지는 이미 몇 달이 지났고 소연과는 더더욱 깊은 관계가 되어

            있다. 현재 태원의 집은 불이 꺼져있는 상태인데 태원이 소연을 안아

            올린채 그런 집안으로 들어서고 있다. 태원은 이제 자신의 집도 마련

            했고 은영과의 이혼절차도 다 마무리했다는 생각에 어떤 만족감과 승

            리감에 잔뜩 도취되어있다. 소연을 안은채 무대에 등장하며 잔뜩 승리

            와 행복 그리고 만족함에 가득한 얼굴


태원 : 이곳은 내가 새롭게 마련한 보금자리. 내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 마련한 보금

      자리. 아 ! 나 이곳은 내가 새롭게 사랑을 시작할곳. 이 자유롭고 행복한 공

      간에서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리라. 17년의 지옥은 어두운 과거로 떨쳐버리고

      내 진실로 사랑하는 여인과 이곳에서 남은생을 함께하리라. 내 진실로 내게

      알맞은 여인을 품에안고 영원토록 행복하게 살리라

       (소연을 안고 집안으로 들어선 태원이 집의 불 켜는데, 헌데 그때 집에 와

       있는 은영과 은영모. 태원 놀라고 충격에 어쩔줄 모르고 태원에게 안겨있

       던 상태인 소연도 황망해서 바로 내려온다. 태원의 뒤쪽으로 살짝 피하며

       어쩔줄 모르는 소연의 모습. 은영은 분노와 배신감에 부르르 몸을 떨며 태

       원에게 다가와 그의 뺨을 때린다)

은영 : 나쁜자식 ! 설마했는데 어쩜 이렇게...

태원 : (그러나 차라리 잘 되었다는 심정으로) 어차피 이렇게 된 것 모든 것 다 말하

      겠네

은영 : 뭐라구 ?

태원 : 어차피 나 이제 당신과는 이혼한 사이. 소연과 사랑하는데 아무런 걸림돌 없

      네. 이제와 하는 이야기지만 처음부터 당신은 내 스타일 아니었어. 내게 맞는

      여자 아니었어

은영 : 뭐라구 ?

태원 : 그때 차마 하지 못한 고백있었지. 17년전엔 차마 하지 못한 고백. 당신 오빠

      들 앞에선 겁이나고 두려워서라도 차마 하지 못했던 고백. 난 사실 원래 선머

      슴 같은 스타일 여자를 좋아했었네. 여군이나 운동하는 여자를 좋아했었지.

      운동선수 유니폼 입은 여자에 매력 느꼈지. 오히려 너무 예쁘고 공주병 같은

      스타일은 내게는 질색. 이제와 하는 말이지만 당신은 내가 딱 질색하는 스타일

      의 여자였던거야

은영 : (듣자니 기가막혀) 뭐...뭐...뭐라구 ?

은영 모 : (이 상황이 너무나 어이없고 기가막혀 탄식하듯 노래부른다) 내 불길한 예

       감이 한번도 틀린적이 없네. 내 불길한 예감이 한번도 빗나간적이 없어. 나는

       점장이나 무당도 예언자도 아니네. 종교생활을 하는 사람도 아닐세. 그냥 평

       범한 여자이지만 오래전부터 아주 가끔씩 떠오르고 한 불길한 예감, 불길한

       예지력. 결혼하는 커플은 못 맞춰도 이혼하는 커플은 꼭 맞췄네. 국가적으로

       중요한 사건이 날때도 꼭 그 불길한 예감 있었네. 이 불길한 예감 처음부터

       있었는데 그때부터 적극 만류해야했던 것을

은영 : (하지만 지금 은영 모의 이런식의 노래는 불난집에 부채질하는 격이라 은영

      을 더 화나게 만든다) 엄마는 좀 가만히 계세요 !!!

은영 모 : (아랑곳없이 계속 노래한다) 내 불길한 예감이 한번도 빗나간 적이 없네.

      처음부터 있었던 불길한 예감. 웬지 저 사람은 아닐 것 같다는 예감 처음부

      터 있었네. 그때 적극적으로 만류하지 못했던 것 이제 후회하도다. 아이들이

      사람하나 살리는 셈 치고 이 결혼 허락해 달라는 설득에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허락하고 말았지. 그때 적극적으로 반대하지 못한 것 후회하도다. 그

      때부터 이미 들었던 불길한 예감. 적극적으로 아이들 말리며 반대하지 못한

      것. 나 뒤늦게 후회하도다. 아, 나 뒤늦게 후회하고 있네. 이뤄지는 커플은 못

      맞춰도 깨지는 커플은 꼭 맞추던 젊은시절 부터의 이 절묘한 예지력. 이 절묘

      한 예지력이 그때도 발동했던 것을. 아, 나 그때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것

      후회하도다. 나 그때 이 결혼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것 이제야 후회하네.

      내 불길한 예감이 또다시 적중했도다. 슬프게도 또다시 적중했도다

은영 : (버럭) 엄마, 불난집에 부채질하는것도 아니고 제발 가만 좀 계시라니까요 !!!

태원 : 어쨌거나 이렇게 된 것 모두다 고백하리. 17년전 당신 오빠들 앞에선 무서워

      서 차마 고백하지 못했던 것 이제야 고백하네. 오히려 선머슴 같은 스타일의

      여자, 걸크러쉬 같은 여자 동경하던 나. 운동하는 여자를 좋아하던 나. 운동하

      는 여자의 땀냄새에 흥분되곤 했었지. 그때는 차마 하지 못했던 나의 커밍아웃

      이제야 고백하네. 여기 이 소연이 같은 여자가 진정한 내 사랑, 내 스타일이야

은영 : (들을수록 기가막혀) 그럼 차라리 그때 말하지. 왜 이제와 이러는거야. 17년

      생활이 지옥 같았다구 ? 당신 꿈 당신 포부 모두 포기하고 선택해야 했던 결

      혼이라구 ? 백화점 사장은 당신 능력으론 안 되는 일이라구 ? 외국에 있으면

      서 늘상 한국생활 그리웠다구 ? 게다가 뭐 ? 이제와서 성적 취향까지 안 맞

      아 ? 이게 대체 말이 되는 소리야

태원 : 17년 동안 못한 고백. 차마 무섭고 두려워 하지못한 고백. 이제와 하는것뿐.

      당신의 세 오빠들 앞에선 차마 무섭고 겁이나 하지못한 고백 이제와 자유롭

      게 하는것일뿐

은영 : 그럼 그때 말하지. 그때 다 말하고 헤어졌으면 됐잖아

태원 : 다 잊어버렸나 ? 당신이 나 얼마나 집착했는지, 나 그때마다 말했네. 당신에

      게 사랑 느끼지 못한다구. 당신에게서 이성을 여성을 느껴본적 없다구. 모두

      말했지만 그때마다 당신은 내게 집착하듯 매달렸었어. 세 번이나 자살시도하

      며 내게 집착하던 여자. 그래, 내가 그때 너무 모질지 못한 것 후회하고 있네.

      당신 어머니 말마따나 나도 뒤늦게 후회하네. 그때 좀 더 모질고 야멸차게 거

      절하지 못한 것 뒤늦게나마 후회하고 있었어

은영 : 이 배신감을 나 어찌하면 좋을까. 난 진심으로 이 몸과 영혼을 다해 이 사람

      을 사랑헀도다. 그런데 이제와 저 사람은 내가 싫다네. 17년 생활이 지옥같았

      다네. 처음부터 나는 자신의 성적 스타일이 이나있다네. 자신에게 알맞은 여자

      가 아니었다네. 그 화려한 조건들, 우리 오빠들이 제시한 화려했던 조건들에

      넘어간 저 사람이 이제와서 후회한다네

태원 : 더 솔직히 말하면 김은영 당신같은 여자는 재수없어.

은영 : (‘재수없다’는 말은 은영이 진짜 싫어하는 말이다. 학창시절부터 친구들이 ‘은

       영이는 너무 예쁘고 공주병 환자 같아 재수없다’는 식으로 흉보고 왕따시키

       던것에 상처받았던 그녀다. 그런말을 남편이었던 태원에게서 들으니 더 기가

       막혀 극도로 분노) 뭐...뭐...뭐라구 ???

태원 : 몇 번이나 말해야 알아듣겠나. 나 너같은 공주병과 여자앤 재수없어서 싫어.

      지나치게 예쁘고 섹시한 여자. 치떨리게 싫어. 넌 나에겐 최악의 조건. 최악

      의 여자였었네. 미스코리아가 아니라 그보다 더한 출신이래도 오히려 내겐 재

      수없는 여자.

은영 : 이...이...이 나쁜자식...(극도로 분개하여 태원을 지금 당장 죽여버릴 듯이 달

      려든다. 태원이 가까스로 그런 은영 밀쳐내고, 소연도 순간 태원이 어떻게 되

      지 않을까 걱정되어 지금까진 어쩔줄 모르고 한쪽 구석에서 쥐죽은 듯 있다

      가 이제야 달려들어선 은영을 말린다. 그렇게 한쪽으로 밀쳐져 나동그라지는

      은영. 하지만 더 화가나고 분해 발악하고 절규한다)

은영 : 이 배신감을 나 어찌하면 좋을까. 이 치떨리는 분노를 나 자제할 수가 없네.

      나 진심으로 목숨바쳐 사랑한 사람. 내 이 영혼 다바쳐 사랑한 사람이. 내가

      싫다네 재수없다네. 17년 생활이 지옥같았다네. 하루하루가 견디기 힘들었다

      네. 자신의 하고픈 꿈 모두 포기해야만 했던 결혼이라네. 타향에 살면서 늘

      고국생활 그리웠다네. 난 내게 상처준 고향이 싫어서 떠나간 타향이건만, 타

      향을 고향으로 느끼며 내게 상처준 고향을 외면했는데 저 사람은 늘 고향이

      그리웠다네. 하나부터 열까지 나하곤 정 반대였던 저 사람. 17년만에 안 이

      뒤늦은 진실. 이 분노, 이 배신감 나 어쩌면 좋을까.

        (은영,은영모,태원,소연 각자의 생각을 노래하는 4중창형 독백 이어진다)

은영 : 이 극도의 배신감을 나 어찌하면 좋을까. 내 진심으로 사랑했던 사람에게 배

      신당했네. 나 진실한 사랑이라 느껴 사랑헀던 사람이 오히려 날 싫다고 하네.

      17년만의 고백이 재수없어서 싫었다네. 아, 내가 세상에서 제일 싫어하는말.

      그걸 내가 사랑했던 사람에게서 들었네. 17년만에 알게된 그 사람의 진실. 그

      사람의 마음. 이제야 자신에게 알맞은 사랑, 자신에게 안성맞춤인 여자를 찾

      아 떠난다하네. 이제야 나를떠나 자유롭게 살고싶다네. 내 진실한 사랑이, 내

      목숨바쳐 다한 사랑이 배신당했도다. 나 진실로 이 몸과 영혼 다해 사랑한 사

      람. 집착이었을지도 모르지만 난 사랑이었네. 그 집착의 사랑이 배신당했도다.

      나 이 분노의 치미는 배신감. 어찌하면 좋을까. 나 용서못하네. 날 이렇게 배

      신한 사람. 내 진실한 사랑을 무참히 짓밟은 사람 나 어찌 용서할수 있을까.

태원 : 내 17년만의 커밍아웃. 내 진실로 지금껏 하지못한 내 정체성 고백. 나 이제

      야 내게 알맞은 사람을 찾았도다. 내게 안성마춤인 여인을 찾았도다. 오히려

      너무 예쁜 공주병과는 아주 오래전부터 질색이었네. 재수없었네. 미스코리아나

      슈퍼모델이 아니라 그보다 더한 출신이라도 너무 예쁜 공주는 난 질색이야. 오

      히려 선머슴 같은 스타일을 좋아했네. 발랄하고 활기찬 여자에 마음 끌렸네.

      요즘은 그걸 걸크러쉬라 한다던가. 여군이나 운동하는 여자 좋아했었네. 운동

      선수 유니폼 입은 여자에게 성적매력 느꼈네. 만약 운동선수 유니폼으로 코스

      프레를 한다면 그건 내게 성적낙원이리라. 나 진실로 17년만에 찾은 안성마춤

      인 사랑. 내게 알맞은 여자. 이제 놓칠수 없도다. 누가 뭐라고 해도 난 이제 내

      게 알맞은 여인과 함께 남은 시간을 살고싶도다

은영 모 ; 내 불길한 예감이 한번도 빗나간 적이 없어. 내 슬프도록 절묘한 불길한

      예감이 빗나간적이 없어.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건을 맞춘적도 몇 번 있었고

      깨지는 커플을 맞춘적도 몇 번 있었네. 그러나 난 무당이나 점장이나 예언자는

      아닐세. 종교활동을 하는 여잔 더더욱 아닐세. 다만 평범한 여인이었으나 젊은

      시절부터 떠오르던 어떤 불길하고 절묘한 예지력. 슬프도록 절묘한 예지력이었

      으며 아프도록 기가막힌 예언능력이었네. 깨지는 커플은 항상 맞추었네. 이뤄

      지는 커플은 한번도 없었도다. 깨지는 커플은 항상 맞추던 예지력. 국가적으로

      불행한 사태도 몇 번 맞추었던 이 신비한 예지력. 슬프도록 신기한 예지력으로

      진작에 말리지 못한 것 후회하도다. 내 딸의 결혼이 실패할것만 같다는 17년전

      부터 존재한 불길한 예지력. 아, 그때 적극적으로 말리지 못한 것 뒤늦게 후회

      하도다. 이 슬프도록 절묘한 예지력이 적중할 것을, 그때 진작 말리지 못한 것

      뒤늦게 후회하고 있네

소연 : 나 원래 사랑이나 결혼 연애에 관심 없었도다. 나 원래 결혼이나 연애 같은

      문제 관심없었네. 많은 남자들은 친구들은 날 여자로 느끼지 못한다며 그저 편

      한 친구로만 대했지. 그저 함께 술마시고 웃고 떠들며 엠티같은데서 어울리는

      그저 부담없이 편히 대할수 있는 친구로만 생각했네. 내게 사랑을 여자를 느낀

      다고 한 사람 지금까지 없도다. 그런데 이제와 날 사랑한다는 아저씨. 내게서

      성적 매력을 느낀다던 아저씨. 많은 시간을 고민했지만 나도 이젠 더 이성 거

      부하고 싶지않아. 거절하고 싶지않아. 거절하기엔 이미 아저씨는 내게 너무 깊

      숙히 들어와있네. 거부하기엔 이미 너무 깊숙이 와버린 우리의 사랑, 우리의

      관계. 내게서도 사랑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는게 나 신기하네. 내게서 여자를

      이성을, 성적매력을 느끼는 남자 있다는게 나 신기하네. 처음엔 신기하고 호기

      심이었으나 이제는 사랑일세. 이미 깊숙이 와버린 우리 두 사람, 어차피 돌이

      킬수 없는 관계. 어차피 이제 돌이킬 수 없는 사이라면 나도 이제 선택을 하고

      싶네

        (은영,은영모,태원,소연의 각자 생각 노래하는 4중창이 계속되면서 암전)



- 4막 (마지막)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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