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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과 원칙의 관점에서 판단해 본 두 당의 속사정 정치,시사



                                    부제 : 자유한국당 류여해 사태와 국민의당의 속사정


 정치에 관심 가진지가 어느덧 20년 세월인데, 솔직히 정치판 돌아가는 모습과 속사정을 보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이 안 될 때가 많다. 정치인들이 흔히 내세우는 그 흔한 정의...운운하는 개념까진 둘째치더라도 무엇이 합리적이고 순리를 따르는 행동인지 참 이해도 안가고 판단도 안 될 때가 많다. 그만큼 우리나라 정치권 각 정파간은 물론 정당내 계파간 갈등과 속사정도 복잡하기 때문이다.


 요즘 한국에 속사정이 무척 시끄러운 정당이 두 개 있다. 공교롭게도 이 둘 다 현재 ‘야당’이다. - 한국 현대사를 쭉 살펴보면 솔직히 정권을 잡은 여당보다는 정권을 잡지못한 야당 그중에서도 규모가 작은 야당일수록 속사정이 시끄럽고 복잡할때가 더 많았다. -.-


 정파간,계파간 이해관계가 너무 첨예하게 대립해서 어느쪽 말이 맞는지 또는 누가 조금이라도 합리적이고 순리적으로 일을 처리하고 있는지 정히 판단하고 싶다면 한번 ‘법과 원칙’의 관점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법은 어쨌든 하나의 큰 조직(가령 국가라던가)이 순조롭게 돌아갈수 있도록 만든 제도고 그래서 국가가 아니더라도 하다못해 군소규모 종교단체나 소규모 동창회,동아리 같은데에도 그 조직을 운영하기 위한 규율이나 규칙,회칙이 다 있기 마련이다. - 정당의 경우엔 그것을 당헌,당규라고 한다. 적어도 명색이 정치논객이라면 자신이 지지하는 정파의 정치논리를 앞세우기 보다 한번쯤은 이런 법과 원칙의 관점에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해보려는 노력도 필요하다.


 한 정당은 최근 당무감사 결과와 관련 최고위원 지위에 있는 여성인사가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놓게 되어 한바탕 난리가 났다. 사실 이 당무감사 결과로 당협위원장을 내려놓아야 하는 이들은 현역중진 몇몇을 포함 무려 58개의 원외 당협위원장에 이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최고위원이기도 한 여성 당협위원장의 눈물과 반발이 계속 눈길을 끌고 있는 것은 이 최고위원이 지난 한 반년간 정치권에 몸담으면서 보여온 행보 때문일 것이다.


 그전에 일단 ‘당무감사’는 당헌,당규대로 원칙에 의거 진행되었다. ‘지금 상황에서 갑자기 웬 당무감사냐 ?’는 반론도 없지는 않지만 지방선거를 6개월 정도 남겨둔 시점에서 조직강화란 측면에서 충분히 할만한 일이었다. 거기에 좀 더 구체적인 정치적 속사정을 논하자면 아무래도 바른정당에서 돌아온 복당파와 관련된 당협위원장 조정문제 그리고 여전히 확실하게 마무리되지 않은 ‘친박청산’ 과 같은 정치적 속사정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류여해 최고위원이 이례적으로 홍준표 대표를 극렬하게 비난하고 나오자 급기야 당 윤리위는 류 최고위원의 징계여부까지 거론하고 나왔다. 이유는 ‘당 품위 손상’. 당협위원장 교체대상이 되었다는 이유만으로 당대표를 극렬 비난하고 나오는 것이 가장 큰 이유겠지만 그간 류 최고가 종종 보여준 여러차례의 ‘막말논란’도 부차적인 이유가 될듯하다.


 이런 상황이라면 아무래도 류 최고가 잘못하고 있다고 보는게 합리적인 것 같다. 당무감사는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둔 시점에서 조직관리 차원에서 이루어졌다. 당무감사는 당헌,당규에 분명히 명시된 당 지도부로서의 ‘조직관리’ 행위다. 물론 ‘불량 지역구’가 되어서 당협위원장 자리를 내놓아야되는 당사자 입장에선 당사앞에서 머리라도 깎고 단식투쟁이라도 하며 항의라도 하고픈 심정이겠지만, 그렇다고 무작정 이렇게 떼를쓰며 당 지도부를 비난하는 식으로 나와선 곤란하다. 류 최고를 친박이나 태극기 집회파와 별반 다를것이 없다고 단정짓는것은 지나침이 있으나 그녀의 지금까지 몇차례 있었던 막말파동등은 일반 대중들의 눈에 자유한국당이 여전히 태극기 집회파와 별반 다를바가 없다는 인식을 심어줄 우려가 있다는 점에서 당에 부담이 되는 존재가 되어버린것 같다. 이러한 당 속사정이 이번 류최고 ‘당협위원장 탈락->최고위원 징계’로 이어지는 신속한 수순과 관련이 있는것 같다


 자유한국당 류여해 사태가 그냥 커피라면 지금 국민의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동은 T.O.P 급이다. 그러고보니 국민의당-바른정당의 통합 또는 합당문제가 정치권의 큰 화제이자 이슈가 된지도 벌써 여러달 된다. 허나 당내 반발이 만만치 않아 바른정당과의 합당이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안철수 대표가 승부수를 던졌다. 이른바 ‘전당원 투표’로 이 문제를 당대표 신임 문제와 연계시켜 결론을 내리자는 것이다.


 전 당원 투표라...사실 ‘제왕적 총재’ 시스템이 우리 정치를 3류정치에 머물게 해왔고 따라서 그와같은 정당구조의 모순을 개혁하기 위해 ‘유권자 중심’ 또는 ‘당원중심’의 정당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정치권과 학계,언론계를 중심으로 나온지가 벌써 20년 세월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정치판 한 20-30년 지난 시간을 돌이켜보면 정당의 통합,합당,해산이 무슨 ‘전 당원 투표’를 거쳐 결정을 본 일은 거의 없다. 대개는 ‘제왕적 총재’를 비롯한 당 핵심 지도부 몇몇에 의해 통합이든 합당이든 결정이 되곤 했었지 당원들에게 직접 그 의사를 물어본 사례는 없다. 따라서 ‘전 당원 투표’는 일단 정치를 잘 모르는 일반 유권자들 입장에서 볼 때 귀가 솔깃해지는 ‘신선한 제안’임에 틀림없다.


 헌데 ‘정당법’에서 제동이 걸린다. 우리나라 법은 정치권 문제와 관련해서도 정당법,정치자금법,선거법등 여러 가지 법 제도가 있다. 우리나라 정당법 3장 19조에는 ‘정당이 새로운 당명으로 합당하거나 다른 정당에 합당될때에는 합당하는 정당들의 대의기관 또는 수임기관의 합동회의로 결의한다’고 되어있다. 현재 각 정당의 소위 ‘대의기관’이나 ‘수임기관’은 주요 정당들의 사정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일단 원내 제3당인 국민의당(2016년 2월 창당)의 경우엔 ‘당원 대표자 회의’를 ‘대의기구’로 하고 있다. 그리고 이 ‘당원 대표자 회의’는 ‘당 중앙위원,국회의원,지방의원,전직의원이나 시도지사,장,차관 출신중 당원인자,중앙당 당직자,정책연구원 관계자등(그외엔 국민의당 당헌 12조 참조)’으로 구성된다.


 헌데 여기서 정당법의 역사를 살펴볼 필요가 있는데 일단 정당의 통합,합당과 관련 대의기구나 수임기관의 의결을 거친다는 조항은 원래 ‘7대 국회’인 69년에 처음 제정되어 지금까지 그 조항이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다. 다시말해 저런 조항을 만든 것 자체가 그 당시의 정치현실을 어느정도 감안해서 만든 조항이라 이해해야 하는 것이다.


 ‘제왕적 총재’가 존재하던 시절에야 일반 유권자들은 물론이고 현실정치에 몸담고 있는 대다수도 ‘전 당원 투표’니 당의 대의기구니 이런것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었다. 당의 공천권이야 당 지도부가 쥐고있고, 대선후보도 그냥 당 총재가 대선후보로 선출되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했으니까. 물론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정당간의 통합이나 합당 역시 당 지도부 몇몇이 모여 일방적으로 결정하곤 하던 시절이었지 무슨 당원이건 대의기구건 그런 의결을 거치거나 동의를 구하는 과정 자체가 없었다. - 참고로 1992년 당시 원내 제3당이던 통일국민당(총재 정주영)에선 대선후보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열 때 14대 경기 구리시 초선의원이었던 정주일 의원(작고한 코미디언 고 이주일씨)이 지지자들과 함께 단상으로 뛰쳐올라와 ‘왜 당헌대로 대선후보를 선출하지 않고 체육관 선거하듯 후보를 선출하느냐 ?’고 항의하는 작은 소란이 있기도 했었다. (* 그냥 웃기려고 소개하는 일화가 아님을 유념해주기 바란다)


 안철수 대표가 오전에 전격 ‘전 당원 투표’ 제안을 하자 오후에 애초 합당 반대파 의원들의 소집 요구로 열리기로 예정된 ‘의원총회’는 난리가 났다. 의원총회는 과반수 미달 여부 때문에 결국 성원이 되지 못했고, 이런 상황에서 의원 총회 내지는 간담회 성격으로 열린 회의는 원내 대변인이 그 결과를 발표하려 하자 통합 찬성파인 한 의원이 ‘성원이 되지못한 회의니 결의가 아니지 않느냐 ?’며 제동을 걸기도 했다. 원래 의원총회는 오래전부터 주요 원내정당들이 정책,입법활동과 관련한 당론을 정하거나 국회에서의 원내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의 장으로 활용되어 왔으나, 엄밀히 말해 ‘의원총회’가 당의 미래(합당,분당,해산 등)를 결정하는 권한은 없다. 다만 정치개혁이 20년 넘게 논의되어 오면서 ‘유권자 중심 정당’ 못지않게 이야기되어 온 것이 ‘의회중심(정당의 경우엔 원내중심)’ 정당으로의 개혁이었으니만큼 ‘의원총회’ 결의사항이 중요한 정치적 압박 수단이 될수는 있다.


 대체로 보면 안철수 대표가 ‘정당법 위반’ 논란 여부가 있는 사안임에도 ‘전 당원 투표’를 제안한 것은 나름 정치적 승부수를 건 것으로 평가할수도 있을 것 같다. 원내에선 사실상 통합 찬성파와 반대파가 반반으로 갈린것이나 다름없으나 막상 현장에서 당원이나 지지자들을 직접 만나보니 ‘바른정당’과의 통합에 ‘전 당원 투표’로 가면 나름 이길 자신이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듯하다.


 사실 통합 반대파들을 보면 대체로 그 면면이 충분히 이해가 갈 것 같다. 일단 정치성향으로 봤을 때 오히려 친노친문 진영보다도 더 개혁성향이라 ‘바른정당’하곤 애초에 맞지 않는 사람들도 있고 호남에서 자기 개인의 정치적 미래를 보장받기 어려운듯한 이들도 보인다. 동교동계 원로들 같은경우에는 김대중 선생을 40년 모신 사람들로서의 체면과 정치적 위신도 생각해봐야하는 문제다.


 하지만 냉정하게 따져보면 통합반대파는 만약 국민의당이 이대로 둘로 쪼개질 경우 이후 얻게될 실리가 별로 없을 듯 하다. 만약 한 20명 정도 바른정당과의 합당에 합류하고 나머지 반은 소위 ‘평화개혁연대’다 뭐다해서 별도로 원내 교섭단체를 만든다 한들 무슨 정치적 힘을 발휘할수 있을지 미지수다. 좀 더 냉정하게 예상해본다면 결국 통합 반대파의 상당수는 민주당으로 돌아가는 것 외엔 별다른 뾰족한 현실적 대안이 없을 듯 하다. 그나마 호남출신 이런저런 초재선 의원들은 지방선거때 적당히 지분 챙긴뒤 다음 총선때 공천을 보장받는걸로 민주당과 합의를 볼수도 있다치고, 동교동계 같은 경우엔 ‘우린 김대중 선생을 평생 모신 사람들이니 앞으로 원로대접이나 제대로 좀 해달라’고 하면서 어른대접 받으며 남은 정치인생 마무리하면 그만일테지만 정동영이니 천정배니 하는 사람들은 정말 실익이 없다. 지금 민주당으로 돌아간들 대선후보를 할수있겠나, 당대표인들 될수 있겠나. 그렇다고 무슨 정의당이니 뭐니 이런 사람들하고 손잡고 그쪽에서 무슨 우두머리 역할을 하는것도 생각보다 쉬운일은 아닐 것이다. (* 노회찬,심상정은 호구냐 !!!)


 안철수의 승부수는 대체로 이런 정치적 계산하에 나온듯하다. 허나 당내 소속의원들이나 지도부급 인사들의 반발이 여전히 만만치 않은만큼 그 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예부터 이기면 대감되고 지면 역적이라 했는데, 안철수의 정치단수가 그래도 제법 높아졌구나 하는 평가를 받게될지 아니면 안철수가 아직 정치를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비난과 비아냥만 다시한번 더 듣게될지는 일단 지켜볼 문제다.


 





덧글

  • ㅇㅇ 2017/12/21 12:57 # 삭제 답글

    여해 최고위원 꽂아준게 홍씨였다는걸 생각해보면 홍가도 사람보는 눈이 없
  • 훼드라 2017/12/21 15:08 #

    류여해는 좀 사라져줬으면...
  • ㅇㅇ 2017/12/21 17:32 # 삭제

    류씨는 막말을 넘어 기행이었으니까요
    여권 지지자로서 재밌었어요
  • ㅇㅇ 2017/12/21 13:02 # 삭제 답글

    그건 그렇고 내일 유죄나오면 볼만할듯
    가능성은 거의 없다하지만 일억분의일의 확률로 유죄 나오면 류여해 입이ㅋ
  • 훼드라 2017/12/21 15:08 #

    이래저래 자유한국당 상황도 참 답이 안 나옵니다
  • 훼드라 2017/12/21 17:01 # 답글

    류최고를 태극기 집회파와 다를것이 없다는식으로 단정지은게 좀 지나친면이 있어서
    본문 일부 수정하였습니다
  • 카프카 2017/12/21 17:47 # 삭제 답글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훼드라 2017/12/21 21:46 #

    감사합니다
  • 터프한 얼음대마왕 2017/12/21 20:04 # 답글

    1. 류여해는 자기 지분이 없고 토사구팽된 신세니까 주막집 주모처럼 굴죠. 그런데 그럴수록 본인한테 불리하지 않았나 싶군요.

    2. 안철수 vs 호남세력. 기대가 됩니다. 그런데 안철수와 유승민. 서로 색깔이 극명한 두 사람이 합쳐봐야 금방 깨질것 같습니다.
  • 훼드라 2017/12/21 21:47 #

    1. 사실 보수가 지금처럼 지리멸렬해지지만 않았어도 나름 효용가치는 있는 인물이긴 했는데...안타깝기도 하고 솔직히 바라보는 감정이 복잡합니다

    2. 제 생각도 거의 비슷...
  • 2017/12/21 21:59 # 비공개

    비공개 답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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