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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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보수의 출현은 정녕 불가능한가 정치,시사


 최순실 사태를 거치면서 두드러진 사회현상중 하나가 바로 ‘보수의 몰락’이다. 특히 박근혜 대통령이 여전히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박사모라든가 태극기 집회파의 일부 과격하고 엽기적인 언행등은 젊은세대와 중도층으로부터 보수진영 그 자체에 대한 혐오감까지 더 불러 일으켜와 이젠 어디가서 ‘나는 보수’라고 자신의 정치성향을 드러내기조차 힘든 그런 사회 분위기가 되어버렸다. 실제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자신이 보수라고 밝히는 비율이 이전에 비해 꽤 줄어들었다는 결과도 있다.


 보수는 원래 그 사회의 기본 전통이나 질서는 지켜가면서 급진을 배제하고 점진적 개혁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그러나 냉전시대의 자유진영에선 보수의 기류가 자연스레 ‘반공’이 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우리사회는 6.25에 남북분단의 현실까지 있는 상황인지라 보수는 그 반공의 색채가 더 강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인지 진보진영에서는 우리나라 보수진영을 ‘진정한 보수’라 인정하지 않고 ‘친일,수구,부패,독재,기득권세력’의 후예라며 경멸하는 시각이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한때 이러한 보수의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해 전향한 운동권 출신이라던가 일부 젊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뉴라이트 운동’이 있기도 했으나 이 역시 중간에 여러 가지 내부사정으로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뉴라이트 운동이란게 생긴 것 자체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당시 오히려 한나라당,민주당(잔류파)등 보수진영이 정치개혁을 추진하려는 대통령을 몰아내는 모양새가 되어 대다수 국민들이 보수에게서 등을 돌린것에서 ‘보수의 몰락’이란 위기감을 느끼고 시작된 것이다. 헌데 지금 상황은 노무현 대통령 탄핵으로 빚어진 ‘보수의 몰락’때보다 더 심각한 지경이다.


 흔히 보수의 혁신,개혁을 말하지만 이 또한 구체적인 방법론에 들어가면 딜레마에 빠진다. 보수가 거듭나야한다는 원론에는 동의하지만 대체 무엇을 어떻게 혁신해야 하는지에 대해선 다시 생각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반공보수적인 색채를 더 강화할것인지 아니면 개혁보수로 거듭날것인지에 대해서는 또 생각이 다른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한편 진보진영에선 종종 ‘합리적 보수’니 ‘소통하는 보수’니 하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이 개념의 기준또한 모호하다. 만약 자신들 마음에 들면 ‘합리적 보수’,‘소통하는 보수’가 되고 마음에 안 들면 ‘수구꼴통’이나 ‘반공극우’가 되는 기준이나 잣대라면 이 또한 곤란한 일이다.


 사실 보수가 그동안 줄곧 내세웠던 핵심가치는 반공외에 또 하나가 ‘박정희’였다. 경제성장을 위해 민주주의를 잠시 유보했던 시절. 하지만 그때 기반을 세운 경제성장의 바탕이 있기에 오늘날의 번영이 가능했다는게 지금껏 보수가 내세울수 있는 논리요 바탕이었다. 하지만 박근혜 정권의 실패가 결국 그 선친인 박정희에 대한 비난으로까지 이어지게 되어 이제 더 이상 박정희를 내세우기도 어려워졌다.


 한 10여년전부터 보수진영이 미래비전으로 내세웠던 것은 ‘선진통일강국’이었다. 하지만 이 또한 일반인이나 젊은 세대들에겐 막연하고 허황해 보이기까지 하는 개념이다. 헐벗고 굶주리던 시절엔 민주화보다 ‘잘살아보세’가 더 가슴에 구구절절 와닿는 메시지가 될 수 있었지만, 양극화가 이루어지고 금수저니 흙수저니 하는 말이 나돌만큼 ‘신 계급사회’가 도래했다고 탄식하는 세태에선 그 무슨 ‘선진통일강국’ 같은 개념은 공허한 이야기로 들릴뿐이다. 오히려 저마다 다들 어떻게하면 내 자식 더 좋은 학교 보내고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직장에 취직하여 그나마 정리해고 같은 것 당하지 않고 편하게 잘 살수 있을지 그것을 걱정하는 시대엔 무상복지나 무상교육같은 어떻게든 생활비 조금이라도 덜 들게 해주겠다는 정책이 가슴에 와닿을 수밖에 없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가 개혁보수의 기치를 내걸었지만 대선이 끝난 현재로선 유승민 후보나 바른정당의 앞날을 장담하기 어렵다. 개혁적 보수, 공화주의 이런것들이 유승민 후보가 주로 내건 비전이었지만 역시 막연하긴 마찬가지다. 생각해보면 대통령 탄핵 국회의결 직후 여론조사에선 비박신당이 친박신당보다 지지율에서 다소 우위에 있어 성공가능성이 있어보였는데, 막상 비박진영이 새누리당을 탈당하고 바른정당이 창당된후엔 오히려 대선이 가까워지면서 전통적 여권 지지층은 다시 자유한국당으로 결집해 바른정당의 현실은 실로 안타깝게 되었다.


 무엇보다 정치가 현실임을 감안하면 현재로선 바른정당의 미래는 그리 밝지가 않다. 국민의당과 통합을 한다거나 자유한국당으로 복귀하거나 하지 않고 바른정당 혼자만의 독자노선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지금으로선 그리 높아보이지가 않다. 무엇보다 생각보다 유승민 후보의 정치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실감할 수밖에 없었다. 개혁적 보수 운운하며 추상적인 비전만 앞세웠을뿐 4선의 중진답지 않게 정치적 전략을 세우는데는 많이 부족해보인다. 유승민 후보는 이번 대선에서 6.8%, 220만표를 득표하며 4위를 하긴 했지만 내용을 보면 수도권과 영남에서만 다소 약진했을뿐 그 외 대다수의 지역에선 정의당 심상정후보에게 근소히게 밀려 5위에 그쳤다. 보다 냉정하게 분석해보면 유승민 후보가 얻은 220만표의 반 이상은 유후보의 득표력이었다기 보단 딸 유담양이 얻은 표 같다.


 분명한 것은 지금 이대로는 보수의 미래가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반공과 박정희 프레임에서 벗어난 새로운 보수로 거듭나지 않으면 젊은세대와 중도층의 외면은 계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어디가서 ‘나는 보수성향’이라고 당당하게 말도 못하는 지경이 된다면 이게 어디 사람사는 꼴이라고 할수 있겠나. 보수는 기존의 전통질서와 가치를 지켜며 점진적 개혁을 추구하는 사상이다. 그럴진대 산업화와 민주화의 긍정적 가치는 계승하고 수구,부패,독재같은 부정적 유산은 떨쳐버릴 때 진정 새로운 보수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박정희 시절의 고도성장 같은 산업화 시절의 낡은 프레임이 아닌 이 시대의 젊은 세대들에게 제대로 어필할수 있는 새로운 비전을 보여주어야 한다. 솔직히 선진통일강국 같은 식의 비전은 너무 공허하고 막연하다. 금수저,흙수저 운운하는 신 계급사회의 현실에서 젊은세대들에게 새로운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줄수 있는 보수이어야만이 진정 새로운 보수로 거듭날수가 있을것다.







 




 



덧글

  • fdg 2017/05/16 07:25 # 삭제 답글

    이글루스만 봐도 가능하겠습니까.그나마 이글루스 연령대를 생각하면 좀 젊은보수들일텐데도 그 꼬라지인데 하물며 60 70대 보수라면?
  • Q 2017/05/16 07:43 # 삭제 답글

    보수는 없어요. 그냥 죽는거죠 뭐.
  • 존다리안 2017/05/16 07:54 # 답글

    문제는 오늘날 우리나라에 "지켜야 할 전통적 가치"가 있느냐는 거죠.
    서구 각국,심지어 일본조차도 보수정당들은 각자의 사회에서 제기하는
    전통 가치를 지키려 하는 분위기인데 그게 근현대와 나름 이어지는
    터라 보수의 기치 유지가 가능한데 한국에 현대와 이어지는
    보수의 기치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유교가 그런 보수의 기반이 될 수 있기에는 너무
    현대에 안맞는 면이 많지 않습니까?
  • 앢윾 2017/05/16 08:31 # 삭제 답글

    지금까지는 헌재의 편파성을 문제 삼으면서 버틸수 있었지만 1심, 2심, 3심에서 유죄판결 나오기 시작하면 보수진영도 결국엔 받아들일 수 밖에 없을테고 박근혜의 몰락과 함께 애국보수의 박정희 신화도 좆망테크탈것 같네요
  • aaa 2017/05/16 08:34 # 답글

    노무현 때 "진보가 다시 살아날 수 있을 것인가?" 하던 것과 똑같은 담론일 것 같네요.

    그 때와 비슷하게 갈 거라고 봅니다.
  • 홍준표 안철수 퇴출 2017/05/16 09:33 # 답글

    우파의 본래적 이념에 충실하면 될 거 같습니다.
    특정 정치인이나 특정 국가를 편들지 않고...
    거기다 미군철수 자주화를 더한다면 압도적인 이념의 우위에 설 수 있습니다.
    사실 민족주의니 자주노선이니 하는 것들은 우파적 이념이 아닙니까?
    이제 자주우파가 나올 때가 되었습니다.
  • 신냥 2017/05/16 10:17 # 답글

    잘 찾아보면 어딘가에 움트고 있을지도 모르지요~
  • 炎帝 2017/05/16 10:25 # 답글

    우리나라 보수... 라기보단 수구의 문제는 이렇게 비유할 수 있다고 봅니다.

    코끼리를 어릴때부터 말뚝에 묶어두면, 그 코끼리가 성체가 되어서도 그 말뚝을 뽑을 생각을 안한다고 하죠.
    만약 나이가 많이 든 코끼리에게 누군가가 너 진작에 그 말뚝 뽑고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라고 말한다면 뭐라고 답할까요?

    당연히 그럴리 없다고, 주인 무시하지 마라고 하겠죠.
    그걸 인정해버리면 그 이쑤시개나 다름없는 말뚝에 꼼짝 못한 자신의 인생이 한심하게 느껴질테니까요.

    새로운 보수가 제대로 생겨나려면 일단 그 이쑤시개나 다름없던 말뚝에 얽매여 있었다는 것부터 인정하지 않으면 안될것 같습니다.
  • 그런거 모르겠고 2017/05/16 10:31 # 삭제 답글

    보수라는건 빨갱이 국가에서는 공산당이 보수당이에요 상대적인거죠
    세월이 지나면 이념의 스펙트럼 기준이 바뀌어서 어떻게 될 지 모릅니다.
  • 케더 2017/05/16 10:56 # 답글

    반공 박정희에 더해 친재벌 친대기업도 보수의 가치였죠.
    이번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거치면서 이것도 보수의 가치라고 대놓고 말하기는 어려워졌습니다만...

    그래도 친재벌, 친대기업은 살짝 포장만 바꾸면 '성장'이라는 가치로 대체할 수 있겠죠
    향후 보수가 자신들의 가치라고 내세울 만한 것은 '성장'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 2017/05/16 11:22 # 삭제 답글

    지금 일베나 이글루스 밸리 꼬라지를 보면 가능성없음. 그냥 한국 보수는 망할 운명임
  • 콩키스타도르 2017/05/16 12:29 # 답글

    보수의 가치는 기독교윤리가 기본이죠, 근면성실 사유재산권보호, 개인자유의 보호. 좌파의 가치와 상반됩니다. 박정희도 그린벨트처럼 사유재산따윈 개나 줘버린 정책을 쓴거보면 자유주의자 아님.
  • 파파라치 2017/05/16 12:39 # 답글

    단순히 보수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권이 리더십을 상실하고 여론에 영합하면서 나타난 결과입니다. 진보라고 뭐가 있어서 정권을 거머쥔게 아니라 보수의 실패에서 반사이득을 얻은게 고작이니까요. 보수 진보를 탓하기보다 왜 정치가 이렇게 망가졌는가라는 문제의식이 필요합니다.
  • 홍준표 안철수 퇴출 2017/05/16 13:07 # 답글

    건국 정당성과 지금의 국가 정당성을 분리해야 합니다.
    건국전후의 괴로반동학살을 옹호하는 한 우파의 미래는 없습니다.
    소련의 붕괴 이후 우파는 자신감을 가져도 됩니다.
  • 훼드라 2017/05/16 15:04 # 답글

    fdg / 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보수 혁신이 불가능하다는걸 알기에 그런 절망감을 담아 쓴 글이에요

    q/ ^^ (그냥 패스할까 하다가)

    존다리안 / 그래서 반공 보수 기독교단들이 청교도윤리를 대안으... -.-

    앢윾 / 근데 박-최의 비리 실체는 아무래도 좀 더 두고봐야할것 같다는...둘 다 악착같이 잡아떼고 철저히 증거인멸한걸로 볼수도 있지만...그렇게 생각하기엔 실제 드러난 실체도 소위 그 몇몇 재단에서 돈받은거랑 인사 몇군데 최가 관리한것 그 이상 드러난게 별로 없잖아요 -.-

    aaa / 맞아요 저도 그렇게 봅니다

    신냥 / 그러길 바랍니다

    염제 / 비유가 절묘하네요. 좋은 말씀 잘 봤습니다 ^.^

    그런거 모르겠고 / 저도 정치논객 초창기 시절엔 그렇다 들었는데...그후의 과정들을 쭉 살펴보면 딱히 그런것 같지도 않더라구요

    케더 / 어쨌거나 너무 형편없이 몰락하진 않았으면 합니다

    ㅅ / 그렇게 되는건가요

    콩키스타도르 / 박정희 경제정책은 되려 좌파적이었단 말은 오래전부터 있었죠 뭐. 사실상 계획경제였고

    파파라치 / 저도 그렇게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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