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whaedra.egloos.com

포토로그



2017 대선 종합 감상기 정치,시사



 2017 제19대 대통령 선거에서 문재인 후보가 당선되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파면으로 치러지는 보궐선거라서 새 대통령은 인수위 기간없이 바로 대통령 임기가 시작되기 떄문에 ‘당선자’라는 꼬리표는 개표가 아직 완료되기전까지 한 두어시간 정도만 따라붙었을뿐 선관위로부터 당선증을 수령받은 즉시부터 바로 ‘문재인 대통령’이 된다.


 돌이켜보면 최순실 사태에서부터 시작된 지난 6개월 반 정도의 시간이 참 어떻게 흘러갔는지 꿈같기만 하다. JTBC의 태블릿 pc 폭로로 밝혀진 최순실의 실체, 그리고 촛불집회 이어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을 더 이상 수행할수 없는 마비상태가 왔고, 결국 국회는 대통령 탄핵을 의결했다. 헌재에서 본격 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재판이 시작되고, 특검수사가 진행되고 최순실등 사건 관련자들이 구속되고, 그리고 급기야 헌재는 대통령 파면을 결정하고, 주요정당들은 사실상 조기대선을 기정사실화하고 연초부터 대선을 준비하더니 3월말로 접어들면서 각 정당 대선후보가 확정되고 그리고 한달간의 대선기간을 거쳐 급기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기에 이른 것이다.


 무엇보다 30년동안 익숙해있었던 연말 겨울철 대선 대신 날이 한창 따뜻해진 5월에 치러진 대선이다보니 분위기 자체가 달라 어색함마저 있었다. 앞으로의 대선은 개헌이나 헌정중단 사태등 정치일정 자체가 완전히 바뀌는 초유의 사태가 또다시 오지 않는한 3월 초순경에 대선을 치르게 될듯하다.


 특히 이번 대선은 ‘TV토론’이 이전에 비해 자주 열렸고 화제가 되었다는 점에서 이전의 다른 대선과 성격이 많이 달랐다. 아무래도 급하게 치르는 선거이다보니 상당수 유권자들이 TV토론을 본격적인 후보검증을 해볼수 있는 자리로 생각한 듯 하고, 바로 직전 대선의 경우엔 유력후보가 워낙 TV토론 자체를 기피 ‘TV토론’ 자체가 웬만해선 열리지 않는 좀 이상한 대선이었기에 바로 비교가 되는 느낌도 있었던 것 같다. 중앙선관위 개최 3차례 토론만 열렸던 18대 대선과 달리 이번엔 그 세차례 토론에 지상파등 주요 방송사들이 개최하는 토론회까지 TV토론만 대략 6-7차례 열렸다. 그러고보면 주요 후보들의 지지율 변동도 TV토론 과정과 결과에 제법 영향을 미쳤던 것 같다.


 사실 과거 우리나라 역대 대선은 TV토론보다는 찬조연설이나 선거광고가 더 화제가 되었던적이 많았다. ‘DJ와 춤을’이란 파격적인 광고를 내보냈던 97년의 김대중, 2002년 노무현의 눈물, 순대국밥집 아줌마가 등장한 2007년의 이명박, 커터칼 테러사건이 바로 떠올려져 유권자들의 마음을 흔든 2012년 박근혜의 ‘상처’까지. 반면 이번에는 TV광고는 딱히 눈길가거나 화제가 된 것은 없었다. 안철수의 포스터나 TV광고 방식이 좀 이채로와 일시적으로 화제가 되긴 했지만 결과적으로 안철수의 이채로운 포스터와 광고는 지지율 상승에 별 효과를 주지 못한셈이다.


 문재인 후보의 경우 워낙 지지율이 탄탄했기 때문에 막판에 터진 이런저런 악재에도 불구하고 지지율에 큰 변동은 없었다. 근본적으로 5년전 대선때 출마 48퍼센트를 득표하는 득표력을 보여준 후보인데다가 ‘문빠’로 불리는 탄탄한 고정지지층 거기에 최순실 사태로 보수정권에 실망한 대다수 유권자들이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인 문재인에게 자연스럽게 지지가 쏠리는 바람에 막판 이런저런 네거티브나 악재는 문 후보의 지지율을 크게 흔들지 못했다. 그런걸보면 ‘막판 악재가 터진 후보가 이겼다’는 속설은 이번에도 통한셈이다. 송민순 회고록, 문준용 의혹, 모 방송사의 세월호 오보까지 문의 지지율을 크게 흔들 수 있을 것 같은 막판 악재가 제법 터졌음에도 문재인은 당선되었다. 92년 초원복국집, 2002년 정몽준 단일화 철회, 2007년 BBK, 2012년 국정원 댓글의혹사건등의 계보(?)를 이어 이번에도 막판 악재가 터진 후보가 이겼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들은 호사가들끼리 정치판 돌아가는 일에 대해 이야기나눌 때 흥미삼아 나눌법한 수준의 이야기들이고 선거결과와 관련 진짜 중요하게 좀 집고 넘어가봐야할 문제는 따로 있다.


 최순실 사태로 촉발된 촛불집회 당시 시위규모가 과장되었다느니 어쩌느니 하는 논란이 일시적으로 있었다. 또 한때는 보수쪽에서 박대통령 탄핵에 반대하며 일어난 ‘태극기 집회’ 규모가 더 커졌느니 어쩌느니 하는 주장을 해 촛불집회든 태극기집회든 그 동조세력 규모에 대한 논란은 한동안 계속 되었다. 물론 여론조사 흐름을 놓고보면 박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여론이 대략 70-80퍼센트 정도에 달했었지만 박근혜를 여전히 지지하는 측에서는 ‘여론조사 결과는 믿을수 없다’며 자신들이 진짜 민심임을 주장하기도 했다.


 헌데 시위규모고 여론조사고 할것없이 어느것이 진짜 민심인지를 확인할수 있는 결과가 선거결과고 박대통령 탄핵과 관련한 민심 역시 대선결과를 통해 어느정도 확인이 가능하다. 한때 진보진영 일각에선 ‘촛불민심’이 1,600만이니 1,700만이니 하는 말까지 나왔었다. 바로 그 1600만-1700만에 달하는 촛불민심이 대선결과로 이어져야 한다는게 그와같은 주장의 요지였다.


 이번 19대 대선에서 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1342만표, 아쉽게도 5년전 문후보가 얻은 1469만표엔 127만표 못 미치는 득표를 했다. 하지만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얻은 표가 200만표고 안철수 후보가 얻은표가 699만표다. 이들의 상당수를 박대통령 탄핵과 촛불집회에 동조하는 민심임을 감안하면 이 숫자 도합만으로도 이미 1600만-1700만 촛불민심 숫자를 훨씬 상회한다. 게다가 유승민이 얻은 200만표의 상당수도 박대통령 탄핵에 찬성했을 가능성이 높음을 감안하면 촛불민심 동조파는 더 늘어나게 된다. 반면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가 얻은 득표수는 785만표. 5년전 박근혜 후보가 얻은 1,577만 보수표중 약 800만표 정도가 사라진 셈이다.


 심지어 여전히 박근혜 탄핵에 반대하며 박 전 대통령이 아직도 억울하다고 생각하는 세력의 표심을 대변한다고 나온 어느 후보(새누리당 조원진 후보)는 0.1% 득표에 그쳐 선거때 흔히 보는 수많은 군소후보중 한사람에 머물고 말았다. 이쯤되면 아주 극단적으로는 태극기 집회파는 전체 유권자수의 0.1%정도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가능할 것 같다.


 여하튼 전체적으로 보면 촛불집회파가 이기고 태극기집회파가 패한 결과가 된 선거다. 우연치곤 공교롭게도 민주당 문재인, 정의당 심상정, 국민의당 안철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의 득표율을 모두 합하면 75%에 달하고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24.1퍼센트에 그쳤다. 탄핵정국 당시 여론조사 추이를 살펴보면 대통령 탄핵에 반대하거나 최순실 사태는 잘못되었으나 대통령을 탄핵,파면까지 하는 것은 심하다고 본다는 계층이 대략 20-25퍼센트 정도였는데, 절묘하게도 이번 홍준표 후보의 득표율과 거의 일치한다.


 한가지 또 지적하고 싶은 문제가 있는데 이번 대선에서 과거와 같은 지역주의 투표 경향이 많이 약화되었다고 하는데 반론을 좀 제기하고 싶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일종의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선거결과가 되었을뿐 지역주의 투표경향의 근본적 문제는 크게 변한 것이 없다고 봐야한다. 호남에서 문재인과 안철수 후보의 득표율을 모두 합하면 90퍼센트에 달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여전히 한자리수 득표에 그쳤다. 호남에서 문재인 후보는 싫지만 그렇다고 민정당의 후신격인 자유한국당을 찍기도 싫은 표심이 안철수를 택하는 바람에 과거와 같은 민주당의 90퍼센트 몰표현상이 나오지 않은것일뿐 민정당의 후신격인 정당을 여전히 싫어하는 정서는 남아있다고 봐야한다.


 대구,경북도 마찬가지다. 홍준표 후보는 50퍼센트 득표에도 미치지 못했지만 문재인 후보도 20퍼센트 득표에 그치고 말았고 안철수 후보가 14.5% 정도를 득표했다. 유승민 후보도 TK에서는 뜻밖의 약진을 했다. 최순실 사태를 겪으면서 이명박,박근혜 정권 실정에 책임이 있는 자유한국당 후보를 찍기는 싫어졌지만 그렇다고 여전히 민주당에 표를 주고싶지도 않은 표심이 안철수,유승민 후보에게로 가서 홍준표 후보가 과거 한나라당,새누리당 대선후보에 비해 저조한 득표를 했을뿐 대구,경북에서 민주당을 혐오하는 정서는 여전히 남아있다고 봐야한다.


 다만 부산,울산,경남은 이제 좀 다르게 봐야할 것 같다. 문재인 후보는 부산과 울산에서 홍준표 후보를 제치고 1위를 했고 심지어 경남에서도 홍준표 후보에 불과 0.5% 차이로 밀려 2위에 그쳤다. 무엇보다 부울경에서의 이와같은 표심은 일시적으로 볼수 없다는데서 시사하는바가 크다. 작년 총선 부산에서 5석, 경남에서 3석의 민주당 당선자가 나온 것을 봐도 그렇고 거슬러 올라가면 2010년엔 김두관 후보가 무소속으로 나와 당선된곳이 경남이기도 하다. 적어도 부울경 정서는 이제 TK와는 다르게 봐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점애서 분명 주목할만한 결과다.


 한편 자유한국당의 경우는 애초 지지율이 10퍼센트도 안 나오던 홍준표 후보가 막판 분전으로 TK외에도 충청,강원 농촌과 노년 보수층의 결집으로 지지율을 24퍼센트까지 끌어올릴수 있었던 것으로 봐야할 것 같다. 실제 홍준표 후보는 강원,충청지역에서 2위를 한 반면 수도권과 대전,제주에서는 안철수 후보가 2위를 했다. 이 부분은 향후 정국과 관련 한번 음미해보며 눈여겨봐야할 부분인 것 같다. 개혁적 보수를 표방했던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막판 지지율이 상승세를 탄듯한 분위기였으나 개표결과를 보면 서울과 영남권에서만 약진했을뿐 그 외 지역에선 심상정 후보에게 근소하게 밀린 5위를 기록했다.





 


 


덧글

  • 토투가 2017/05/12 09:39 # 답글

    경남세력은 원래 민주화진영이엇느데 90년대 보수화된거라 원래 갈길찾아거는걸지도 모르죠
  • 훼드라 2017/05/12 10:37 #

    그렇게 볼수도 있겠네여
  • 레이오트 2017/05/12 09:48 # 답글

    태극기 쪽 세력은 다 홍준표로 간 듯
  • 훼드라 2017/05/12 10:38 #

    맞아요 저도 대체로 그렇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 홍준표 안철수 퇴출 2017/05/12 10:47 # 답글

    홍준표의 정책과 노선에 공감했지만 인성에 실망해서 표심을 돌린 사람들이 많을 겁니다.
    사람에 좌우되지 않고 정책과 노선만 보고 투표할 수 있도록 정치인들의 질이 좀 높아져야 하겠습니다.
  • 훼드라 2017/05/12 14:54 #

    트럼프 흉내...아무나 내기 힘든거고...아무데서나 낼수도(한국과 미국의 정서적 차이 ???)
    없는것 같더군요. 아니, 그보단 최순실 사태 자체가 보수 전체에 대한 혐오감을 잔뜩 키워놓았는데
    홍이 거기에 되려 더 기름을 부어버린 느낌입니다.
  • ㅇㅇ 2017/05/12 11:01 # 삭제 답글

    경남지역은 노무현&문재인의 연고지라 그런거 아닐까요?
  • 훼드라 2017/05/12 14:53 #

    그렇기도 하고...위에 말씀하신분도 있지만 이전부터 부마사태라던가 원래 부산,경남 지역은 야성이 강한 지역이기도 했고...차츰 한동안 잃어버린 야성을 되찾아가는 분위기인듯 합니다.
댓글 입력 영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