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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있어서 헌법재판소는 과연 무엇인가 정치,시사



 두산백과사전은 헌법재판소에 대해 ‘헌법에 관한 분쟁이나 의의(擬議)를 사법적 절차에 따라 판결하는 기관’이라 정의내리고 있다. 한편 헌법재판소 홈페이지에선 헌재의 기능에 대해 위헌법률심판,탄핵심판,정당해산심판,권한쟁의소송등으로 규정하고 있다. 그리고 이와같은 헌법재판소는 1987년 9차 헌법개정으로 신설된 기관이다. 사실 9차 개헌 이전까지도 ‘헌법재판관 회의’라는 헌법재판에 관한 기구는 있었으나 대체로 유명무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허나 일반국민 대다수에게 ‘헌법재판소’의 이미지가 제대로 각인된 것은 역시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문제 그리고 행정수도 이전 위헌판결이 헌재에서 판결이 내려지면서 부터일 것이다. 그리고 이후로도 가령 미디어법 논란이라던가 정치적으로 여야간 첨예하게 대립하는 법안 문제를 헌법재판소에까지 가져가는 경우가 몇차례 있었다. 그러다보니 무엇보다 헌재는 위헌법률을 심판하고 심지어 대통령 탄핵 문제까지 결정하는 그만큼 최고의 권위가 있는 기구로 그리고 헌법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堡壘)라도 되는 듯 인식되게 되었다.


 하지만 헌법재판소를 그 만든 기본취지를 다시 생각해보면 헌재의 진정한 의미는 좀 다른 각도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사실 위헌법률을 심판한다던가 하는 문제는 반드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한다는 의미보다는 사회적 약자,소수자 보호란 성격과 의미가 크다. 무엇보다 헌재 자체가 민주화가 이루어지는 과정에서 그 필요성이 요구되어 만들어진 기관임을 생각하면 그 의미가 더더욱 그렇다. 아주 쉽게 중학생이나 초등학교밖에 나오지 못한 노년의 촌부(村夫)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자면 ‘거 살다보면 법적으로 억울한 일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고, 부당한 법률이나 제도로 인해 손해보는 일도 이따금 있지 않소 ? 그럴 때 돈없고 힘 없는 사람들이 ‘여보시오, 이런 법률이나 제도는 헌법취지에 맞지 않는 것 아니오 ? 좀 살펴봐주시오’ 이렇게 억울한 사람이 하소연이라도 한번 해보라’고 만든 것이 헌재를 만든 진정한 목적이자 의의인 셈이다. 헌재를 ‘헌법을 수호하는 최고이자 최후의 보루(堡壘)’로 인식하는데는 그 의미가 대체로 비슷하다고 할 수 있을것이나 그 관점은 지금 대다수 국민들이 대통령 탄핵문제나 또는 수도이전,미디어법 논란 같은 정치적 사안을 거치면서 인식하게 된 헌재의 의미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는 말을 하려는 것이다.


 특히 90년대에 더러 있었던 그런대로 사회적 이슈가 되었던 사안들의 헌재판결 내용을 보면 헌재의 궁극적 취지가 결국 ‘사회적 약자 보호’에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깨닫게 된다. 가령 동성동본 금혼법 헌법 불합치 판정(97년 7월)이나 병역가산점 위헌 판결(99년 12월)등이 대략 그런것들이다. 한편 양심적 병역거부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법률(병역법 88조 등)과 관련한 위헌소원에 2001년과 2008년 그리고 2011년 세차례 모두 해당 병역법이 헌법취지에 위배되지 않는다며 ‘합헌’ 판정을 내린바 있다.


 한편 헌재의 판결들은 알고보면 정치권 밥그릇 챙기기만 도와준 면도 적잖이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선거구 인구편차에 관한 위헌,헌법불합치 판정이다. 사실 선거구 개편 문제는 매 선거때마다 인구증감문제에 무엇보다 지역의 이해까지 걸린 문제라 여야간 신경전이 치열하게 벌어지곤 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그 선거구가 한때 도농(都農)간 인구편차가 1:4를 넘은적도 있다. 이를 헌재가 95년에는 1:4로 2001년에는 1:3으로 조정할 것을 명했고, 2014년에 와서는 바야흐로 선거구 인구편차를 1:2까지 조정한 것을 명하기까지 했다. 사실 선거구 1:2 조정은 2001년 당시 헌재가 도농간 인구편차가 1:3이 넘는 당시까지의 선거구가 위헌임을 판결하며 판결취지대로라면 1:2로 조정하는 것이 맞으나 정치현실을 감안 일단 1:3까지 조정하며 이후 1:2로까지 맞출 것을 권고했었다. 하지만 이와같은 선거구 조정은 사실상 지역구 수를 늘리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이라 결과적으로는 국회의원 선거구를 늘리는 정치적 명분만 만들어준 셈이다. 실제 2001년 판결 이후 정치권에선 한동안 조심스레 헌재 권고안(1:2로까지 맞출 것)대로 하려면 의원정수를 20-50명 정도 늘려야 하는 것 아니냐하는 의견이 조심스레 나오기도 했었다. 그러나 1:2로 조정해야했던 지난 2016년 총선을 앞두고는 그래도 국민의 시선이 무서웠던지 차마 의원정수는 늘리지 못하고 선거구만 253개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물론 농촌선거구에서는 불과 1만몇천표만 얻어도 당선되는데 도시에선 3만표 이상을 얻고도 낙선하는 경우가 수두룩하게 발생한다면 이건 상식의 눈에도 불합리해보이는게 사실이다. 헌데 중요한 문제는 정작 일반 대다수 국민들은 별다른 관심도 없던 도농간 선거구 인구편차를 헌재가 여러차례 위헌판정을 내리며 1:2로 조정하라는 권고안을 내는 바람에 결국 국회의원 선거구 늘리는 명분만 만들어 주었다는데 있다.


 주로 이런일을 하던 헌법재판소가 근 12년 상관에 두차례 ‘대통령 탄핵사태’를 거치면서 대다수 일반국민의 눈에는 헌재는 위헌정당도 해산하고 심지어 대통령의 탄핵여부까지 결정하는 최고의 권위있는 법률기관이자 헌법가치 수호의 최후의 보루인 것으로 인식하게 되었다. 헌재가 국민들의 주목을 받은데는 대통령 탄핵문제뿐만 아니라 2년전의 통진당 해산심판이라던가 또는 미디어법 논란 같은 문제도 정치권이 결국 헌재에 위헌판결 여부까지 물으러 가면서 헌재에 정치적 공방거리의 결론여부를 끝끝내 안겨주곤 했던데 있다. - 당연히 정치권에서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봐야할 문제를 헌재에까지 가져가 마치 운동경기 심판 보듯이 헌재에 판결을 맡기곤 했던 것 자체가 우리 정치권의 무능과 무책임을 보여주는 적나라한 실체다.


 헌재의 이런 측면을 아는 사람의 입장에서 이번 박대통령 탄핵사태와 관련 헌재결과에 승복을 주장할 수밖에 없는 작금의 현실이 여러 가지로 사람 마음을 착잡하게 만든다. 여하튼 대통령 탄핵문제를 비롯한 여러 가지 중요한 정치쟁점(수도이전,통진당 해산문제,미디어법,국회선진화법 논란 기타 등등)이 헌재의 판결로 결론이 나는 것으로 가닥이 잡혀지면서 일반대중 대다수에게 헌재의 판결이 그만큼 권위가 있는 것으로 인식된 것 만큼은 그나마 다행으로 봐야할 것 같다.


 하지만 이 시점에서 그래서 더더욱 꼭 좀 한번 집고 넘어가고 싶었던 것이 헌법재판소가 존재하는 이유와 근본취지다. 자칫하다간 헌재가 대통령 탄핵이나 위헌정당 문제를 판결하고 중요한 정치쟁점을 여야가 끝까지 합의를 못볼 때 최종 심판이라도 봐주는곳 정도로 인식되어갈 것 같은데 헌재를 만든 근본취지도 결국은 사회적 약자 보호에 있음을 좀 알아둘 필요가 있다. 일반 국민들이 살아가면서 어떤 부당한 법률이나 제도로 인해 불이익이나 억울한일을 당할 때 그런 법률이나 제도의 위헌여부라도 판가름해 달라고 마지막 하소연이라도 할수있게 만든게 헌재설립의 근본취지이지 정치권에서 해결 못 본 문제 최종적으로 판정내려주는 것이 헌재의 기본기능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히 알아둘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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