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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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팬픽 - 류화영 (8)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화영은 여전히 성훈과의 잠자리는 힘들어하고 있었다. 성훈이 관계를 제대로 해주지 못해서 힘들어하는게 아니라 성훈이 너무 열정적이고 저돌적이라 그것을 감당하기 힘들어 하는 것이다. 성훈은 그야말로 홀아비생활 15년동안 - 게다가 불치병을 앓던 전처 은영과 1년을 살때도 정상적인 성관계를 해본적은 거의 없다고 봐도 과언 아니니 - 제대로 해보지 못한 욕구와 욕정을 어린 아내 화영을 통해 한꺼번에 발산시키고 싶은 그런 작정이라도 한 사람 같았지만, 화영은 어쨌든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얼마 지나지 않은 스무살 어린 나이에 집단 성폭행을 당한 그런 충격이 있기도 하고, 게다가 함께 사는 쌍둥이 언니 효영도 가끔은 좀 음흉하고 몹쓸짓을 하려든적이 있어 성관계나 애무행위 자체에 대한 적잖은 트라우마가 있는 그런 여자이기도 하다. 헌데 그런 화영이 그것도 15년동안 못한것을 작정하고 해보려고 덤비는 40대의 성훈을 어찌 감당해낼수 있을까. 그나마 이제 화영도 성훈과 함께 산지 1년이 조금 넘다보니 나름 요령이 생기고 이전에는 제대로 못하던 표현도 좀 할수있는 용기와 넉살도 생겼는지 모처럼만에 일찍 들어와서는 관계를 원하는 성훈을 피하려 들고있다.

 “ 싫어요. 피곤해요. ”

 “ 아니 왜 ? 어디 아프기라도 해 ? ”

 “ 참 나... ”

 사람속도 모르는채 엉뚱한 소리만 하고 있는 남편으로 인한 짜증까지 생겼음인지 화영은 성훈을 흘겨보기까지 하고, 여전히 그런 아내의 속을 이해할수 없는 성훈에게 화영은 바짝 다가와 묻는다.

 “ 당신 그러지말고 솔직하게 말해봐요. ”

 “ 솔직하게 ? 아니 대체 뭘 ? ”

 도대체 무슨 문제가 있어서 이러는것인지 성훈은 여전히 화영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의아해하고 침대에 걸터앉은채로 그 옆에 마주앉은 성훈을 보며 화영의 말은 이어진다.

 “ 당신...현우는 대체 어떻게 생각하는거에요 ? ”

 “ 뭐라구 ? ”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인가. 남편과의 잠자리를 피하는 아내 입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자신의 아들 현우 이야기. 성훈은 어리둥절하면서도 일단 대수로운일은 아니라고 여겨서인지 그런대로 덤덤하고 솔직하게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 현우를 어떻게 생각하다니 ? 현우야 어디까지야 내 아들인데...내가 아들을 아

  들로 생각하지 않으면 뭘로 생각하겠나. 허허 참... ”

 그것도 현우는 되려 성훈의 친아들 아닌가. 혹 현우가 화영의 전남편 아들이라도 돼서 자신의 의붓자식이라도 되는 경우라면 모를까, 오히려 자신의 친아들인 현우에 대해 새엄마인 화영이 이와같이 말하니 성훈으로선 그 의도를 더 알 수 없어 의아해하는데 화영은 그녀대로 사뭇 심각하게 말을 건넨다.

 “ 저한테는 뭐...한 10남매쯤 낳아달라면서요 ? ”

 “ 그야 그랬었지. 이야기했잖나. 어쨌든 손 귀한 우리집안의 3대독자인 나이기

  도 하고 현우 저 아이도 외아들이니...기왕이면...꼭 열명을 채우지 못하더라도

  기왕이면 자손창성하고 번창하는 그런 모습을 보고 싶다는 그런 뜻으로 한 말

  아닌가. ”

 무엇보다 집안을 가급적 명문가로 일구고 싶다던 자신의 아버지 뜻을 이어받아 자신이라도 그 바램과 소망을 조금이라도 이루고 싶다는 고백까지 화영에게 했던 그런 성훈. 하지만 오히려 화영은 그런 성훈에게 핀잔이라도 주듯 말한다.

 “ 거꾸로 된거 아니에요 ? 오히려 당신이 진짜 현우를 걱정한다면 그러면 안 되

  는것 아니냐구요. ”

 “ 뭐라구 ? ”

 “ 오히려 당신이 진짜 현우를 걱정한다면...어려서 엄마잃고 혼자자라 외로움까지

  타는 그런 당신 아들 현우를 진심으로 원한다면...오히려 저보곤 아이는 낳지 말

  자...뭐 그렇게 나와야 정상인것 아니냐구요 ? 제가 아이를 낳으면 전 제 아이에

  집착하느라 자연스레 이미 다 컸고 저랑 나이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현우에게

  소홀해질것 같으니까...그걸 걱정해서라도 저한테선 아이가 생기는건 원하지 않는

  다던가 뭐 그렇게 나와야 정상인거잖아요. 헌데 당신 태도는 그 정 반대라서 하

  는 소리에요. ”

 “ 뭐야 ? ”

 화영도 이제 어쨌든 성훈과 결혼 현우의 새엄마가 된지도 1년 가까이가 지났고, 무엇보다 현우와 점차 마음이 트이면서 진심으로 그를 걱정하는 마음도 생겨서일까. 가령 요즘 세상에 인터넷을 통해 새엄마나 재혼관련 카페나 블로그를 통해 정보를 얻었을수도 있고, 그런 경로를 통해 일반적으로 재혼가정의 경우 특히 새엄마가 생긴 경우에는 후처와의 사이에 새 아이가 생길 경우 혹여 전처소생에게 소홀해질까봐 아이가 생기길 원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더라던가 그런 정보를 접해봤을수도 있다. 그러니 그런 정보까지 그 사이 접해본 화영이라면 남편 성훈의 태도는 오히려 정 반대같아서 더더욱 이해할수 없는 그런 입장이 될수도 있는것 아닌가. 되려 자신을 통해 10남매쯤 낳고 싶다느니 가문과 자손을 번창하게 하고싶고 명문가를 일구고 싶다느니 하면서 나름 성훈의 야심과 바램까지 노골적으로 자신에게 드러냈던 남편 성훈을 그래서 화영은 더더욱 이해할수 없는 상태가 되어있는 것이다. 하지만 성훈은 그런 화영의 모습에 오히려 기가막혀한다.

 “ 아니, 근데 참...이 사람이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 대체 그리고...뭐

  전처소생이 있는데 애를 낳으면 뭘 어쩐다구 ? 그 참...사람이 대체...어디서 무

  슨 소릴 듣고와서 이러는거야 대체 ? ”

 어찌보면 그런대로 인생의 연륜과 경험이 있거나 생각이 깊은 여자 - 자신이 아이를 가지면 전처소생 자녀에게 소홀해질수 있으니 아이를 낳지 말자는 식으로 말한다던가 - 가 할법한 소리를 아직 20대 초반의 그런대로 철이 없다고 볼수도 있는 어린 화영이 하니 좀 어울리지 못하는 느낌마저 들어서일까. 성훈은 성훈대로 어린아내 화영의 이런 이해할수 없는 태도가 기가막혀 화까지 낼 지경이고, 화영은 그런 성훈을 밀쳐내기까지 하며 말한다.

 “ 어쨌든 저 당신하고 관계는 갖고픈 생각 없어요. 현우를 생각해서라도...이러면

  안 되는거잖아요. ”

 “ 아니, 당신 정말 ? ”

 정색까지 하고 이런식으로 나오는 화영을 보니 성훈도 이제 진짜 화가난다. 사실 성훈 입장에선 요 며칠사이 바쁘고 피곤해서 집에 와서도 그냥 잠들거나 해서 제대로 아내와 관계를 가져보지도 못했었다. 그러다 모처럼만에 작심하고 관계를 가져보려 한 것인데 관계는 커녕 어린아내에게서 계속 이런식의 이야기가 나오니 성훈도 화가 난 것이다. 처음엔 공연한 앙탈쯤으로 여기고 적당히 달래면 되려니 생각했는데 화영이 진짜 뭔가 작심이라도 한듯한 여자처럼 이렇게 나오니 성훈은 불쾌감마저 느끼고 있는것이다.

 “ 아니, 대체 당신 왜 그래 ? 도대체 뭐가 불만인거야 ? ”

 “ 말씀드렸잖아요. 현우를 생각한다면 당신이 이렇게 나오면 안 되는거라구요 !!!

 ”

 “ 아니, 뭐야 ? ”

 “ 어쨌든 오늘은 싫어요. 전 피곤해서 밖에서 잘래요. ”

 그리고는 아예 베개까지 집어들고 방에서 나가버리는 화영. 성훈은 기가막힌듯 그 런 화영의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본다.





 “ 현우야... ”

 그윽한 목소리와 함께 방문을 연 화영은 베개를 품에 안은채 현우에게 다가오고 있었다. 이 시간에 무슨일인가 싶어 아직 잠이 들지는 않았고 침대에서 뒤척이고만 있던 현우는 뜻밖에 방안으로 들어선 젊은 새엄마 화영으로 인해 살짝 당혹스럽기까지 했다. 일단 궁금함을 담아 화영에게 말을 건넨다.

 “ 왜...웬일이세요 이시간에 ? ”

 “ 그냥... ”

 살짝 물기젖은 목소리로 말꼬리를 흐린 화영은 어느덧 현우 옆에 다가와 눕는다. 그러면서 말을 건넨다.

 “ 그냥 현우 옆에서 자보고 싶어 들어왔어. ”

 “ 저...저랑요 ? ”

 아마 일전에도 성훈이 늦게 들어온 날 화영의 방에서 그녀가 무섭고 힘들다고 해서 현우가 함께 자준적도 있긴 하지만 오늘은 성훈도 있고, 무엇보다 젊은 새엄마 화영의 이런 태도가 현우에게도 당혹스럽기도 하고 뭔가 심상찮아 보이기도 해 어쩔줄을 모르고 있다. 화영이 그런 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 왜 ? 싫어 ? ”

 “ 아...아뇨 뭐...싫다기 보담도... ”

 얼떨떨한 모습으로 현우는 일단 그래도 젊은 새엄마 화영과 함께 자는것이 싫지는 않은지 어느덧 손까지 내밀어 살포시 자신의 손을 잡아보기까지 한 화영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다. 잠시 좀 묘한 침묵이 흐르다 화영이 다시 현우에게 말을 건넨다.

 “ 현우야...사실 나... ”

 “ ??? ”

 “ 나 사실 현우에게 삐졌어. 속상해. ”

 “ 네 ? ”

 난데없이 이건 또 무슨소리인가. 이 밤늦은 시간에 느닷없이 2층 현우의 침실로 들어와서는 의붓아들인 현우와 함께 자고싶다고 말한 화영이 그리고는 이번엔 난데없이 현우에게 삐졌다고 말하는것이다. 현우는 아직 화영의 의도를 알 수 없어 여전히 어리둥절하기만 한 가운데 화영의 말은 계속 이어진다.

 “ 아빠한테...왜 말 안 했어 ? ”

 “ 네 ? ”

 “ 그거...아빠한테 좀 말해달라고 했잖아. ”

 “ 아...네에...그거요 ? ”

 일전에 다름아니라 모처럼만에 현우와 화영의 대화가 트였던 날 현우에게 침실에서 함께 자자고 했던 화영은 실은 남편이면서 현우의 아버지인 성훈과 관계 갖는것이 너무 힘들고 아프다며 그 은밀한 고백을 현우에게 했었다. 그리고 그 하소연을 차마 성훈에겐 할수 없으니 현우에게 대신 말해달라고 애원까지 했는데. 하지만 아무래도 현우 입장에서도 아버지 성훈에게 꺼내기 쉽지 않은 이야기라서인지 그게 벌써 몇 달이 지났음에도 아직 성훈에게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아니 꺼내지 못한게 아니라 그 사이 벌써 까맣게 잊고 있었는지도 모르는 일. 실제 현우는 화영의 말에 그날밤 그녀와 나눈 대화가 떠올라져서 살짝 얼굴이 화끈거리는 가운데에서도 미안하다는 마음에 화영에게 위로하듯 말을 건넨다.

 “ 죄송해요 새엄마...그리고... ”

 화영은 물끄러미 현우를 바라보고 있다.

 “ 다...다음에 꼭 말씀드릴께요. ”

 더듬거리기까지 하며 가까스로 그런 말을 입에 담은 현우. 하지만 분위기가 분위기라서인지 현우의 가슴은 몹시나 두근거리고 있다. 그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있는 현우. 한편 화영은 화영대로 뭔가 야속하기도 하고 간절하기라도 한듯한 말투로 현우에게 말을 건넨다.

 “ 다음에 언제 ? ”

 막연히 ‘다음’이라고 한게 신뢰하기 힘든 말로 받아들여져서일까. 사뭇 현우를 보채듯이 그와같이 묻고 있는데, 그러니 현우는 더욱 당황이 될 지경이다. 대체 이런 말을 현우가 어찌 성훈에게 할수있단 말인가. ‘아빠...새엄마 밤에 너무 힘들고 아프시대요. 그러니 좀 적당히 해주시면 안 돼요 ? 아니면 살살 다뤄주시던가...’ 이런말을 현우가 아버지 성훈에게 하라고 ? 아무리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이야기이고 어찌보면 좀 상식에 어긋난 말 같기도 하다. 여하튼 현우는 어쩔줄을 모른채 엉거주춤한 자세로 화영을 바라보고만 있는데 화영은 그런 현우의 태도가 사뭇 야속하기라도 한듯 거듭 그를 보채고 있다.

 ‘ 아니...근데 이 사람이... ??? ’

 그 시간에 성훈은 방안에서 그도 그 나름대로 다소 당혹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 중이었다. 그렇게 한 10여분전 성훈과 따로 자고 싶다며 베개를 안고 방을 나간 화영이 여태 들어오지 않고 있는것이다. 거실에서 자고있는 것인가 그런 생각도 들었는데, 막상 거실로 나와보니 화영은 보이지 않았다. 그럼 대체 지금 어디에 있단 말인가. 사실 어느덧 겨울은 다 지나고 봄으로 접어드는 무렵인지라 이제 날은 좀 풀린 상태이긴 하다. 하지만 그래도 밤과 이른 새벽에는 제법 쌀쌀하기도 해서 밖에 있다거나 한다면 감기걸리기 딱 안성마춤인 때이기도 하다. 사실 1층에 여분의 방이 두 개정도 더 있긴 하니 성훈은 혹시나 싶어 그 방으로 가보기도 했지만 화영은 그곳에도 보이지 않았다. 조금전의 일을 그저 부부간에 흔히 있을법한 사소한 다툼이나 사랑싸움 정도로 여겨서인지 성훈은 어린 아내를 적당히 달래서 방으로 들여보내 다시 잠을 청할 생각으로 있다. 헌데 1층 어디에도 아내 화영이 보이지 않자 성훈은 당혹스럽기도 하고 걱정도 되는것이다.

 “ 아니, 대체 이 사람이 어디로 간거야 ? 밖에 외출이라도 했나 ? ”

 하지만 베개를 품에 안고 방을 나가는것을 분명히 본 성훈이니 그런 모습으로 게다가 잠옷차림으로 그냥 외출을 했을 가능성은 거의없다. 만약 외출을 하려거든 하다못해 웃옷이라도 갈아입기 위해 방으로 다시 들어왔을터. 하지만 그런일도 없으니 성훈 입장에선 별의별 생각이 다 들 지경인데 그러다 혼자 손을 내저어본다.

 “ 에...에이 설마...그런건 아니겠지...내가 갑자기 무슨 말도 안되는 생각을... ”

 혹시나 싶어 잠깐 이상한 생각을 했었다. 화영이 2층으로 올라갔을 가능성을 생각해보긴 했는데 2층엔 다름아닌 고등학생 아들인 현우가 있지 않은가. 그런데 그 2층에서 현우의 젊은 새엄마 화영이 함께 잔다. 딱 이상한 생각이 들기 안성마춤인 상황 아닌가. 하지만 일단 아무리 그렇기로 그건 아닐것이다 싶은지 성훈은 스스로 고개를 흔들며 고개를 좌우로 흔들어본다. 하지만 어쨌든 화영이 2층에 있을 가능성은 일단 없지 않을것이기에 혹시나 하는 마음에 2층으로 올라가본다.

 “ 현우야... ”

 “ 네, 말씀하세요. ”

 그 시간 화영은 다시금 뭔가 간절한 바램이 있는지 현우에게 말을 건네고 있고 어느덧 현우의 품에 다정스레 안긴 상태인 화영의 말이 이어진다.

 “ 나 지켜줘 현우야. ”

 “ 네 ? ”

 이런말 일전에도 현우에게 화영이 한적이 있다. 정말 현우를 친아들처럼 또는 동생처럼 생각하고 돌봐줄테니 다음엔 현우가 화영을 지켜달라는. 거기다가 남편과의 잠자리에 대한 문제 고백까지 하면서 나왔던 이야기이니 그 의미가 웬지 의미심장하고 이상야릇하기까지 하다. 화영은 어느덧 물기어린 눈빛으로 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 나...니 아빠하고 사이에 아이 낳을 생각 없는 그런 여자거든. 그러니까... ”

 “ ...... ”

 “ 앞으로 오직 현우만 생각하고 현우만 보살펴주며 그러고 살게. 새엄마가 앞으로

  그렇게 할테니까... ”

 현우의 손을 꼭 잡은 화영. 그리고는 간절한 목소리의 애원은 계속된다.

 “ 이 다음에 현우가 크면 나중에 나 나이들고 힘없어지면 그때 현우가 나 지켜달

  라고. 그래줄수 있어 현우야 ? ”

 화영 자신의 성폭행 트라우마 때문이기도 하고 잠자리가 확실히 불편하고 힘들기도 해서 이래저래 10남매를 낳고 싶다느니 어쩌느니 하던 성훈의 바램은 들어줄 생각이 별로 없는 그런 화영인듯 하다. 하지만 그렇다면 아직 20대 초반의 화영이 자신보다 스무살 많은 남편 성훈과 그와같은 결혼생활을 이어가면서 그 이후는 어찌한단 말인가. 그래서인지 나중을 생각해서 현우에게 ‘자신을 지켜달라’는 애원을 하고있는것이다. 하지만 아직 고등학생인 현우 입장에선 화영의 그런 애원이 그 의미가 제대로 와닿지 않아서인지 무슨 말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러자 화영은 현우를 꼭 안아보기까지 하며 현우에게 애원한다.

 “ 사랑해 현우야...내가 정말...니 머리부터 발끝까지 아껴주고 사랑해줄게. 그러니

  까... ”

 “ 너도 그만큼 나 사랑해주고 아껴달라구. 무슨말인지 알겠어 ? ”

 그리고는 현우에게 입을 맞추는 화영.

 “ 사랑해 현우야...그러니까 너도 나 사랑해줘... ”

 


 ‘ 아...아니 저것들이 ??? ’

 성훈은 순간 눈이 휘둥그래졌다. 온 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순간 시야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느낌이 들 정도로 평정심을 잃고 있었다. 현우와 화영이 ‘사랑한다’느니 ‘

아껴달라‘느니 그런식의 대화를 주고받던 그런 순간이었다. 성훈은 두 사람이 있는 침실의 문앞에서 몇발자국 떨어진 위치에서 그 광경을 목격했지만 그래서 더더욱 두 사람의 대화와 상황파악이 100퍼센트 되지 않는 상태였다. 무엇보다 앞서 나눈 두 사람의 대화를 전혀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사랑해...사랑해줘...‘ 이런식의 대화만을 하필 그 순간 우연히 엿듣게 된 것이니 이럴때 받아들이는 ‘사랑’의 의미는 가령 모성이라던가 가족간의 사랑 이런 느낌의 단어일수가 없었다.

 잠옷차림의 젊은 화영과 그리고 역시 간편한 실내복 차림의 현우가 그러고 있는 광경은 더 이상 성훈의 눈에 그런대로 사이가 좋게 잘 지내는 새엄마와 전처소생 아들 그런 관계의 풍경이 아니었다. 17세 이제 한참 혈기왕성해지는 고등학생과 20대 초반의 여성이 이상야릇한 분위기를 연출해내고 있는 그 광경 그 자체였다. 바로 뛰어들어 그 자리에서 어떤 사달을 내버리고 싶은 그런 충동마저 들었지만 순간 현기증까지 일으킨 성훈은 일단 후퇴라도 하듯 두어걸음 뒷걸음질쳤다. 충격이 너무 컸던것일까. 순간 두 팔과 다리에 쫙 힘이빠져 그 자리에 쓰러질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이 상황에서 대체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판단도 제대로 서지않고, 그렇다고 지금 당장 방안으로 들어가 뭘 어떻게 할수있을 그런 힘조차 나지 않아 떨리는 두 다리를 가까스로 움직이며 저벅저벅 1층으로 내려갔다.

 화영은 현우앞에 서 있었다. 화영이 웃옷의 단추를 하나하나 풀어젖히고 있었다. 화영의 하의가 마저 풀어 내려지고 팬티와 브래지어 차림의 화영. 그런 화영이 현우를 그윽한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다. 화영을 품에 안은 현우가 그녀를 천천히 안아올린다. 그리고 침대쪽으로 서서히 걸어간다. 화영을 눕힌 현우. 두 사람은 뭔가를 갈망하는 눈빛을 주고받고 있다. 뭔가 지금껏 하고싶어도 하지못한 그리고 참아야만 했던 갈망이 담겨있는 눈빛이 오가고 그리고는 뭔가 결단을 내린듯한 느낌의 동작이 있었다. 잠시후 화영이 마저 남아있는 팬티와 브래지어를 천천히 벗어내리고 그리고 두 사람이 격렬한 정사에 들어간다.

 “ 헉...허헉...여보... ”

 화들짝 놀란 성훈이 눈을 떴다. 그리고는 거의 반사적으로 자리에서 일어나기까지 했는데 하지만 사방은 고요하고 어두운 방이었다. 성훈은 ‘휴우...’하고 한숨을 내쉰다. 실은 꿈이었던것이다. 성훈과 화영이 그런 말다툼을 벌이고 화영이 방에서 나가버린뒤 2층 현우의 침실로 들어가고 두 사람의 이상야릇한 광경을 목격한것이 이틀전의 일이다. 그러나 성훈은 너무 컸던 충격 때문에 오히려 정신을 제대로 가다듬을수조차 없는 그런 몸이 되어서일까. 오히려 후퇴하는 패잔병같은 허탈한 모습으로 1층으로 내려가버렸고 그리고 바로 잠을 청했다. 잠이나 제대로 올수있는 정신상태였을지도 모르겠지만 여하튼 그날의 일은 그날밤에는 그럭저럭 넘어가고 말았다.

 하지만 그런일이 있고나서 성훈은 떨떠름한 속마음을 쉽게 떨칠수 없었다. 무엇보다 현우와 자신의 아내 화영의 관계가 뭔가 심상찮다는 의혹이 풍선처럼 가슴속에서 부풀어오르고 있었다. 방금전의 그 해괴한 꿈은 성훈의 의심이 그렇게 머릿속을 한바탕 어지럽게 만들고 있는 상태에서 그런 정신속에 잠을청한 밤에 꾸게된 꿈이었다.

 “ 여...여보... ”

 순간 혹시나 하는 의심이 또 다시 들어 성훈은 좌우를 돌아보며 아내를 찾아보았다. 다행히 아내 화영은 그날밤은 성훈의 옆에서 새근새근 잠이들어 있었다. 성훈은 ‘휴우~!’ 하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오히려 다소 수선스럽기까지 했던 성훈의 동작으로 인해 화영이 잠에서 깨버리고 말았다.

 “ 여보... ”

 잠결에 여하튼 뭔가 소란스럽다는 느낌을 받은 화영이 눈을 떴다. 부르는 소리에 성훈은 아내를 바라보았다.

 “ 깨셨어요 ? 지금 몇시에요 ? ”

 느낌에 아직 한밤중인것 같기는 한데 성훈의 잠자리답지 않은 좀 유난스럽고 수선스러운 모습에 깬것이기도 하고, 그래서 이래저래 지금이 몇시쯤인지 궁금해져서 화영이 물은것이다. 하지만 성훈도 방금 그렇게 괴상한 꿈에서 화들짝 놀라 깬것이니 지금 몇시인지 파악하긴 힘들터. 일단 자신의 상황을 둘러대듯 말한다.

 “ 아...아니 그게...물이나 좀 마시고 오리다 여보. ”

 그런식으로 일단 상황을 둘러대고 방에서 나온 성훈. 화영은 아직 그런 남편의 행동에 별다른 이상한 낌새는 느끼지 못하는지 일단 방에 불은 켜고 시계를 보긴 한다. 그리고 아직 한밤중이고 날이 밝으려면 한참 멀었다는것을 확인하고는 다시 불을 끄고 잠을 청한다.

 “ 후우... ”

 하지만 거실로 나온 성훈은 쉬이 방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있었다. ‘물을 마시겠다’는 핑계를 대고 나오기도 했지만 실제 그러고 나와보니 목도 말라지고 화장실 생각도 났는지 일단 화장실에서 볼일을 본뒤 부엌 정수기로 가서 물 한컵을 마시며 목을 축이기도 했다. 부엌 식탁 의자에 앉아 다시금 한숨을 내쉰다.

 “ 현우야...사랑해...아껴줘...나 지켜줄거지 ? ”

 불과 이틀전 현우의 침실에서 화영이 하던 이야기가 성훈의 가슴속에 여전히 떨떠름한 기분으로 남아있다. 화영의 입장에선 여하튼 나름대로 현우를 위해서는 아이를 많이 낳고 싶어하는 남편 성훈의 바램과는 달리 자신의 아이는 낳지 않는게 좋을것 같다는 판단을 해 그런 결심을 현우에게 고백하면서 대신 현우보고 이 다음에 자신을 지켜달라는 그런 의미의 말을 한것이지만 그런 앞의 대화를 모르는 상태에서 딱 그 부분 사랑해달라느니 아껴달라느니 그런 말을 하는것만을 목격하고 들은 성훈의 입장에선 여전히 그 상황과 장면에 대해 의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었다. 무엇보다 자신과의 잠자리가 힘들다며 성훈 입장에서는 어찌보면 느닷없이 현우 핑계를 대며 거부하더니 그리고 방을 나가서는 2층으로 올라가 현우와 그런 장면을 연출해내고 있었던것 아닌가. 대관절 류화영 이 나이어린 계집이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인지 성훈은 한번 의심이 시작되니 그 의심의 크기와 깊이가 형언할수 없이 커져가고 있었다.

 성훈은 마당으로 나왔다. 밤시간이고 무엇보다 아직은 쌀쌀할때이긴 하지만 별로 그런것을 의식하고 싶지않은 그런 심리상태인것 같다. 그래도 추위는 느낀것인지 그 사이 외투 하나를 위에 더 걸쳐입고 나오긴 했다. 그리고 간곳은 마당 한구석에 있는 자신이 종종 심심풀이로 혹은 운동삼아 야구배트 휘두르는 훈련을 하던 그 도구가 있는곳이다.

 성훈은 야구방망이를 들었다. 그리고 나무 받침대위에 올려져있는 타이어를 휘두르는 일을 몇차례 반복하고 있었다. 한때 실제 야구선수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던 그런 정성훈이다. 초등학교 5,6학년 무렵에 일시적으로 했던 생각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집안을 명문가로 일구고싶은 바램이 있었던 성훈의 아버지가 아들이 중학교에 들어갈 무렵 진지하게 그를 불러세우고 설득을 하는 바람에 포기하긴 했지만 검사가 되어있는 지금도 야구에 대한 미련이 한가닥 아쉬움으로 남아있긴 했다. 어느덧 나이 40대 초반을 지나 중반에 접어드는 성훈이 지금와서 야구선수로 데뷔할수는 없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치밀어오르는 어떤 갈망과 바램을 혼신의 힘을 다해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것으로 대신한다.

 “ 에잇~~~!!! 으아아아~~~!!! ”

 단순히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운동이나 훈련이 아니라 오늘은 어떤 스트레스와 마음속 혼란스러움 때문에 그것을 잊기위해 휘두르는 동작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야구배트를 휘두르는 힘은 그 어느때보다 세게 들어가있다. 실제 시합이라면 이렇게 평정심을 잃고 휘두를때 강타는 커녕 헛스윙이 나오기 십상인데, 그만큼 집중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그렇기도 하겠거니와 오늘 그래서인지 성훈의 야구방망이는 과녁인 타이어에 제대로 맞지 못하고 있다.

 “ 에이이잇~~~!!! 으아아아~~~!!! ”

 자꾸 헛스윙 비슷한 동작이 자꾸 나오거나 어쩌다 타이어에 맞아도 그 힘이 너무 떨어지는것 같아 되려 신경질까지 나서 성훈은 한껏 소리를 지른다. 스트레스라도 해소하고 싶어 휘두르는 야구방망이인데 오늘은 그로인한 신경질이 더 나는것 같다. 결국 야구방망이는 괜시리 저만치 내던진 성훈은 아직 어두운 밤하늘을 바라보며 미친듯이 소리를 질러댄다.

 “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으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억~~~~~~~!!!

 ”



- 마지막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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