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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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 팬픽 - 류화영 (6)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 무슨...일이에요 ? ”

 아직 겨울방학이라 2층 자기방에 있던 현우가 1층으로 내려온게 그때였다. 화영 입장에선 효영이 워낙 갑작스레 집안으로 들어선 것인데다가 현우에게 소개하기도 오히려 애매하고 어색할것 같아서 말을 하지 않은것인데, 하지만 이 정도의 소란이 1층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현우 입장에서도 궁금해지지 않을수 없었을것이다. 헌데 1층으로 내려온 현우로 인해 화영은 더더욱 당황한 기색인것과 달리 오히려 효영은 넉살좋게 현우에게 인사를 청한다.

 “ 어머...니가 그러고보니 정검사님 아들인가보구나. ”

 원래 효영,화영 자매와 정성훈 검사의 인연이 화영의 성폭행사건을 효영이 검찰에 고소하고 나서부터. 따라서 그 사건 수사와 재판이 진행중일때는 화영은 물론 효영도 정성훈 검사를 자주 만나 면담도 했고, 또 화영의 경우엔 그때도 정검사의 집까지 와본적이 있다. 다만 그렇더라도 효영이 성훈의 구체적인 가족사항까지는 알지 못할터인데, 하지만 성훈에게 대략 중,고등학생 정도 된 아들이 하나 있다는 이야기쯤은 얼핏 들었을것 같고, 2층에서 이 시간에 간편한 실내복 차림으로 내려오는 고등학생 정도 되어보이는 소년을 보자 바로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었나보다. 화영이 ‘주책떨지 말라’는듯 살짝 손짓까지 해보이는데 효영은 그런 화영의 태도에도 아랑곳없이 이미 현우에게 악수까지 청하며 자신을 소개한다.

 “ 안녕, 난 니네 새엄마의 쌍둥이 언니야. 그러고보니 초면이구나. 만나서 반갑

  다. ”

 “ 네 ? 아...네에 안녕하세요. ”

 현우는 화영에게 위로 쌍둥이 언니가 있다는 이야기까진 들어보지 못한것 같고, 처음 그녀가 성훈의 집에 의탁할 때 성훈은 그냥 자신이 사건을 맡았던 일의 피해자인데 사정이 있어 잠시 우리집에 머물러야 할 것 같다며 말했었고, 지난 1년 가까이는 현우와 화영의 사이가 아직 어색할때라서 화영에게 쌍둥이 언니가 있는지 그런 구체적인 사안까지는 현우가 들어본적이 없다. 다만 화영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눌때 어릴때부터 고아원에서 자라 외롭게 자란 몸이란 말은 했던것 같은데, 여하튼 현우 입장에선 좀 헷갈리기도 하고 얼떨떨한 상황이라 여전히 화영과 효영을 번갈아 바라보며 어리둥절해하는 모습이다. 안되겠다 싶은지 화영이 쌍둥이 언니 효영을 제지한다.

 “ 언니, 그만좀 해. 괜히 쓸데없이... ”

 “ 어머, 얘 봐라 ? 웃기는 애네 ? 내가 뭘 어쨌다구 ? ”

 효영의 넉살로 봐선 현우한테 그저 ‘새엄마의 쌍둥이 언니’ 정도가 아니라 아예 ‘이모’라고 말하고도 남을 기세같다. 하지만 그런 효영의 태도가 화영 입장에선 더더욱 불편하고 당혹스러운 모습이고 효영은 현우에게 손짓까지 하며 같이 앉자고 권한다.

 “ 이리와. 뭐 내외할 사이도 아닌것 같은데...뭐 그렇게 어색해하니. 그러지말고 이

  리와 앉아보래두 ? ”

 효영의 거듭되는 권유에 결국 얼떨떨해하면서도 자리에 마주앉게 되기까지 한 현우. 살짝 효영의 인상을 살펴보기도 한다. 화영의 쌍둥이 언니라더니 헤어스타일은 단정한 생머리의 화영과는 달리 약간 날라리 같은 모습이고, 얼굴이나 눈은 화영보다는 약간 작은 느낌이다. 여하튼 화영과 ‘쌍둥이’라고 하니 그녀와 마찬가지로 효영 역시 현우와는 다섯 살 차이밖에 나지 않을것이고 ‘이모’라고 해야하는것인지 뭐라고 해야하는것인지 그 조차도 혼란스럽고 헷갈릴 지경인 현우이기도 하다. 그러고보면 현우의 친엄마 은영의 경우엔 현우가 태어나자마자 세상을 떠났고, 그 뒤로 성훈이 은영의 집안 식구들과는 거의 왕래가 없었으니 현우는 ‘외가친척’이란 개념도 별로 없이 살아온 그런 학생이기도 하다.

 “ 근데...고등학생이니 ? 지금 이 시간에 집에 있는것을 보니...방학때인것 같고...

 ”

 “ 네, 이제 고등학교 2학년 올라가요. ”

 일단 효영의 물음에 모범적인 소년처럼 또렷한 목소리로 그와같이 대답한 현우. 효영은 그런 현우의 인상을 살피기라도 하듯 위아래로 쭉 훑어보기도 한다. 그리고는 야릇한 미소와 함께 말을 건넨다.

 “ 그래, 아직 학생인데...제법 튼실한것 같구나. 꽤 건강해 보이는데 ? ”

 “ 언니 !!! ”

 화영이 순간 발끈하면서 효영을 제지한다. 튼실하다느니 건강하다느니 하는식의 표현 뭐 잘못된 말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야릇한 미소와 눈빛과 함께 그런 말을 건네니 의미가 좀 미묘하게 느껴지기라도 한 것일까. 하지만 효영은 효영대로 그런 동생의 반응이 어처구니없다는듯 피식 웃어보인다.

 “ 얘도 참...내가 뭘 어쨌다구 그래. 내가 뭐 나쁜말이라도 하기라도 했니 ? 난 정

  검사님 아들이 그런대로 호감이 가서 느낌 그대로 말해본것 뿐이야. ”

 실제로 초면인 현우가 그런대로 마음에 들기라도 한것일까. 효영은 그러면서 살짝 다가와서는 손길로 현우의 얼굴과 볼을 쓰다듬어보기까지 한다. 화영이 안 되겠다는듯 효영을 제지한다.

 “ 언니, 이제 그만해. 그리고 내가 점심 차려줄테니 그것 먹고 이만 돌아가. 왜

  아침부터 아무 연락도 없이 갑자기...쓸데없이 찾아와서는 여러사람 당황하게 만

  들고 그래 ? ”

 “ 나 원...얘도 참...대체 왜 이리 수선인지 몰라. 그래도 밥은 차려준다는걸 보니

  모처럼 찾아온 하나뿐인 언니 박대할 생각은 아닌가보구나 ? 그래, 니가 차려준

  다느니 성의를 봐서 먹긴하마. 그리고 현우 ? 너 이름이 현우라고 했지 ? 그래

  만나서 반갑다. ”

 그리고는 다시한번 귀엽다는듯 현우의 머리를 쓰다듬어보기까지 하는 효영. 어쨌든 그런대로 호의의 표현으로 느껴져서인지 현우도 아직은 그렇게까지 불편해하는것 같진 않다. 이렇게 화영의 쌍둥이 언니 효영과 현우의 대면까지 이루어진 상황에서 화영이 차려준 점심을 먹고나서 그쯤에서 집을 나서는 효영이 현우를 보고는 한마디 한다.

 “ 아, 참 현우야. ”

 “ 네 ? 네... ”

 뭐라고 호칭을 불러야 하는지. 어쨌든 새엄마 화영의 언니라니까 ‘이모’라고 부르기라도 해야하는것인지. 그러나 화영을 ‘새엄마’라고 부르는것까진 몰라도 그 언니한테까지 이모 호칭은 쉽게 나오지 않아서인지 현우는 여전히 ‘네 ? 네...’ 하는식의 대답만 반복하고 있다. 효영이 그런 현우에게 바짝 다가와선 말한다.

 “ 연락처나 한번 적어줘라. 그냥 가끔 연락이나 좀 하고 살고 싶어서. 휴대폰 전

  화번호 가르쳐줄래 ? ”

 “ 언니 !!! ”

 효영의 그런 태도가 화영은 자꾸 신경쓰여 제지하려들고, 하지만 효영은 되려 그게 뭐 어떻다고 그러느냐며 반문하고, 효영의 의도를 어찌 받아들이고 있는것인지 현우는 결국 효영과 휴대폰 번호까지 교환한뒤 효영은 화영과 현우의 집을 나선다. 화영은 여전히 쌍둥이 언니 효영의 그와같은 갑작스러운 방문이 편치않은 그런 기색이다.





 그렇게 연초부터 집안에 들이닥쳐서는 뭔가 묘한 분위기를 잔뜩 풍기고 돌아간 효영. 그 효영이 현우에게 연락을 취해온것인 한 두어주쯤이 지난 어느날이었다. 아직 1월말로 개학을 하기까진 좀 남아있는 때이기도 한데, 조금 느닷없이 뜻밖에 걸려온 효영의 전화에 현우는 의아해하면서도 그리 큰 거부반응이나 의심 같은게 들 일은 없어서인지 순순히 효영이 만나자고 한 약속장소로 나가보았다. 현우가 사는 동네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곳에 위치해있는 커피숍이었다.

 “ 어서와 현우야. ”

 커피숍안으로 들어서는 현우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이며 손짓을 하는 효영. 효영이 사는 집에서 현우네까지 거리가 어느정도 되는지는 모르겠지만 근처에 언제 이런 근사한 커피숍을 봐두었는지 그것도 좀 신기하고 의아한 일이기도 하다. 여하튼 효영과 마주하게 된 현우. 일단 어색한 표정을 지우며 정중하게 인사를 건넨다.

 “ 아...안녕하세요 ? ”

 “ 그래, 편히 앉아라 뭐. 긴장할것 없대두. ”

 그리고는 음료수부터 주문하는 효영. 현우에게도 뭘 마시고 싶냐고 권하기도 한다. 어째 남자를 다루는 모습이 그런대로 능수능란하다는 느낌도 들고. 주문한 음료수가 나오고 효영은 미소띤 얼굴로 현우에게 말을 건넨다.

 “ 난...현우랑 친하게 지내보고 싶어서 그래. 그래서 만나자고 한거야. ”

 “ 네 ? 아...네에... ”

 ‘친하게 지내고 싶다’라. 어쨌든 현우에게 새엄마가 되는 화영의 쌍둥이 언니임을 생각해본다면 친하게 지내는게 뭐 그렇게 문제가 되거나 무리가 따르는 일은 아닐것이다. 하지만 나이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20대 초반의 젊은 여성 효영 앞이 현우는 여전히 긴장되고 어색한것일까. 새엄마 화영과는 그래도 그사이 그런대로 친숙해지긴 했는데, 그 언니 효영 앞에선 또 느낌이 들어서인지 긴장을 풀기가 쉽지 않다. 효영은 여전히 예하 그 특징이기라도 한 것인지 미소띤 얼굴로 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 새엄마한테서 이야기 들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랑 너희 새엄마는 어릴때부터

  고아원에서 함께 자랐어. 그러니까 우리 둘이 쌍둥이 자매인데, 태어나자마자 얼

  마되지않아 고아원에 맡겨졌다고 하더구나. 그러고나서부터 함께 쭉 그렇게 자라

  온 것이고... ”

 “ 아, 네에... ”

 화영이 고아출신으로 나름 외롭게 자라온 처지라는 그런 하소연은 이전에 현우한테 한적이 있기는 하다. 그러니 화영의 그와같은 자라온 성장내력은 이제 현우도 대충 알만큼 아는 상태라 봐야할것이고 그런 화영의 쌍둥이 언니가 효영이라니 동생에 대해서 제법 남다른 감정을 가지고 있을만한 그런 언니겠구나. 그 정도 짐작은 현우도 들법하다. 효영이 그런 현우를 바라보며 다시 말을 건넨다.

 “ 하지만 현우야. ”

 “ 네...네 말씀하세요. ”

 아직 효영에 대한 호칭을 정하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여전히 현우는 제대로 된 호칭하나 일관되게 정하지 못한채 ‘네...예...’ 같은식으로 얼버무리거나 둘러대듯이 호칭을 붙여야할 부분에서 적당히 넘어가고 있다. 그런 현우의 심리를 대충 아는것일까. 효영은 생긋이 미소를 한번 지어보고는 말을 건넨다.

 “ 나 아직은 어색하지 ? ”

 “ 아뇨...뭐 꼭 그렇다기 보담도... ”

 이런 상황에서 과연 어찌 대꾸를 하는것이 좋을까. 아직 어린 현우라서인지 그에대한 판단도 제대로 서지 않는듯하고, 이 겨울에 식은땀까지 나는 느낌을 받으며 현우는 두근거리는 가슴을 가까스로 진정시키고 있다. 효영이 그런 현우에게 손을 잠깐 뻗어본다.

 “ 현우야...손좀 잠깐 이리 줘볼래 ? ”

 “ 예 ? 손이요 ? ”

 갑자기 손을 뭐 어쩌겠다는것인지. 현우는 당혹스럽고 의아한 가운데서도 별다른 의심없이 일단 두 손을 효영에게 내밀어본다. 효영은 그런 현우의 손을 잡아본뒤 여기저기 만지작거려보기도 하고 자신의 볼에 갖다대보기도 한다. 효영의 그런 행동에 현우의 얼굴이 순간 화끈거려오는데 효영은 그런 현우의 손의 감촉(!)의 느낌이라도 평하듯 이와같이 말한다.

 “ 손이 참 보드랍구나. ”

 “ 네 ? ”

 “ 현우는 손이 참 보드라운것 같아. 난 손이 보드라운 남자가 좋더라. ”

 “ 어...저...그...그게... ”

 아무리 그래도 이런식의 표현은 좀 야릇하게 느껴져서인지 현우는 뭐라고 대꾸도 제대로 하지 못한채 일단 그런 효영에게 자신의 손을 맡긴채로 있다. 효영은 일단 그쯤에서 현우의 손을 놓아주고는 다시금 그의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 현우야...우리말야... ”

 “ 네, 네 말씀하세요. ”

 “ 우리, 그냥 친구로 지내보면 안 될까 ? ”

 “ 네 ? 치...친구요 ? ”

 친구라니. 다섯 살차이나는 젊은 새엄마 화영의 쌍둥이가 되는 효영. 그런 효영을 ‘이모’라고 불러야 하는것인지 아직 현우는 그에대한 판단도 제대로 서지 않고 있지만 효영은 아예 그런 이모고 뭐고 그런 생각 하지말고 ‘친구’로 지내자는것이다. 가령 어쨌든 다섯 살차이나는 사이니 그냥 친한 ‘누나,동생’ 그런 사이도 아닌 ‘친구’란 표현을 대뜸 써버린 효영. 대체 이제 고등학교 2학년에 올라가는 몸인 소년 정현우에게서 뭘 원하는것인지. 현우는 여전히 머릿속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효영의 말은 이어진다.

 “ 나 그냥...친구가 필요해서 그래. 그러니 현우가...나랑 가깝게 좀 지내주면 안 될

  까 해서...안 되겠니 현우야 ? ”

 “ 어...저...그...그게... ”

 고아로 자라나서 친구도 별로 없었고, 그런 화영에게 세상에서 그나마 유일하게 의지가 되었던것이 쌍둥이 언니 효영이었다는 그 정도의 이야기까진 현우도 대충 알고는 있는데, 대관절 화영과 효영 사이에는 무슨 또 그 이외의 비밀이 있는것일까. 일단 효영도 화영과 마찬가지로 그렇게 쌍둥이 동생과 함께 고아원에서 자라면서 그런대로 친구도 별로없이 외롭게 지냈고, 그러면서 쌍둥이 동생 화영을 유일한 낙이자 의지처로 삼고 살아왔을것이란것. 거기까지는 충분히 추정이 가능하다. 헌데 그런 효영이 지금 이렇게 현우를 불러나오게 해가지고 대관절 뭘 원하는것인지. 효영은 여전히 야릇한 미소를 흘리며 현우에게 말을 건넨다.

 “ 그냥 가끔 이렇게 만나서 차도 마시고...식사도 가끔 하고...또 영화 같은것도 보

  고 놀이동산 같은데도 가고... ”

 무슨 현우를 엔조이 상대로라도 삼고 싶다는것인지. 현우와 효영의 현재 사이를 이모-조카쯤의 사이로 본다면 어쨌든 화영이 현우의 아버지 성훈과 혼인신고까진 한 상태니 그런 화영의 언니 효영은 법적으로는 그런 친척관계가 형성이 되었다고 보는게 맞을것이다. 그런데 지금 효영이 현우에게 바라는것은 웬지 그런 단순한 의미가 아닌것 같다. 대체 효영은 지금 현우에게 무엇을 원하고 있는것일까.

 “ 그냥 이렇게...내가 가끔 만나자고 하면 만나줘. 무슨말인지 알겠지 ? ”

 “ 괘...괜찮으시겠어요 ? ”

 효영의 의도가 웬지 짐작이 갈것 같기도 하고 또 그런것 같지만도 않아 현우의 혼란스러움은 계속되는데, 부르르 떨리는 현우의 손과 발이 순간 더 당황하는 상황이 생긴다. 효영이 살짝 구두를 벗어서는 자신의 발을 들어 현우의 성기부분으로 가져간다. 그리고는 현우의 그것을 만지작거리고 있는것이다.

 “ 헉~!!! 왜...왜 이러세요 ? ”

 결국 당황한 현우가 뒷걸음질치려고까지 하는데 그 바람에 현우의 의자가 뒤로 젖혀지기도 한다. 그 소리가 제법 커서 주위의 다른 손님들이나 종업원들이 놀라서 쳐다보기도 하고. 종업원 한두명이 무슨일인가 싶어 현우와 효영이 있는쪽으로 다가와보기까지 한다. 일단 현우와 효영은 별일 아니라는듯 손을 내저으며 종업원을 돌려보내는데 효영이 그러면서 어느새 현우에게 바짝 다가와 앉아있다.

 “ 헉...왜 왜 이러세요 ? ”

 “ 현우야...우웅... ”

 “ ...... ”
“ 나...현우랑 친하게 지내보고 싶어서 그래. 그러니...그렇게 해주면 안 될까 ? ”





 그런일이 있고나서 효영은 현우에게 그 뒤로도 종종 연락을 취해와 만나자고 했다. 효영의 현우를 대하는 태도가 다소 당혹스러운 면이 있기는 하였으나 현우도 막상 그런 효영의 태도가 그리 싫지만은 않은것인지 대체로 순순히 효영의 제안에 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화영이 현우의 그와같은 최근의 행동을 미심쩍게 생각하긴 했으나 현우는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둘러댔다. 1년여 한 집에 살면서 지켜본바에 의하면 현우가 딱히 그리 자주 어울리거나 만나는 친구가 있었던것 같진 않은데 언제 그렇게 자주 만나는 친구가 생겼다는 것인지 좀 의아하긴 했지만 화영은 아직 거기까진 의심을 하지 않고 있었다. 늘 만나는 커피숍에서 다시 마주대하게 된 효영과 현우. 헌데 오늘은 무슨 다른 생각이 들어서였는지 효영이 현우에게 함께 나가자고 한다.

 “ 어딜...가는건데요 ? ”

 “ 현우에게 보여주고 싶은것이 있어서 그래. ”

 처음 효영이 현우에게 만나자고 했을때 친구(!)가 되자고 했던가. 어쨌든 새엄마의 쌍둥이 언니니 ‘이모뻘’은 된다고 해야할판인데, 비록 나이차이가 다섯 살밖에 나지 않지만 여하튼 그런 관계에 있는 두 사람이 ‘친구’라니. 이건 좀 아닌것 같다는 생각이 현우도 들고 있긴 하다. 효영의 말로는 이렇게 가끔 만나서 차도 마시고, 밥도 먹고, 영화도 보고, 놀러도 가고 이야기도 나누는 그런 친구가 되자고 했는데 그쯤되면 그냥 친구가 아니라 ‘연인’사이로 봐도 과언이 아닐 그런 사이가 아닌가. 대체 효영의 현우에게 바라는 진정한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어 현우는 여전히 혼란스럽기만 한데 그런 현우를 효영이 데리고간곳은 현우가 사는곳에선 제법 떨어진곳에 있는 달동네마을이었다. 그 달동네마을 중간쯤에 있는 단칸방으로 현우를 데리고 간 효영. 보니까 방 하나와 부엌겸 거실 그리고 작은 화장실 정도가 딸린 그런 방이었다. 사실 그런 단칸방치고는 그래도 평수가 제법 넓은편이라서 TV도 있고 컴퓨터와 옷장도 있는 상황에서 공간이 제법 있기는 한데, 하지만 이런 집을 와본 경험이 없는 현우의 입장에선 당혹스럽기도 하고 충격으로 받아들여질수도 있는 그런 집이다. 현우를 바라보며 효영이 말을 건넨다.

 “ 여기가 바로 내가 사는 집이야. 그리고 바로 얼마전까진 너희 새엄마랑 함께

  살던집이기도 하고. ”

 “ 네에 ? ”

 효영이 굳이 이런곳까지 자신을 데려와서는 그리고 같이 서슴없이 집안으로 들어서는 모습을 보면서 효영의 사는 집인가보다 대충 그런 짐작이 들긴 했지만, 여하튼 얼마전까진 다름아닌 자신의 쌍둥이 동생이면서 현우의 새엄마 화영과 이런곳에서 한집에서 살았다는것이다. 뭐 현우 짐작에도 화영이 지금 자신과 아버지와 함께 살기전까지는 꽤나 힘들고 열악하게 살았을것이란 짐작은 충분히 하고 있었지만, 막상 그런 집을 이렇게 와보니 현우도 적잖이 놀라고 충격을 받은듯한 모습이다. 다만 이런 단칸방에 그런대로 익숙한 사람들이 본다면 ‘그런대로 괜찮게 하고 사시네요.’, ‘아유 그래도 제법 깔끔하게 사시네요’ 이런 평가를 해줄수도 있을만큼 그런대로 정돈도 잘 되어있고 안정감도 있어보이는 그런 분위기의 집이다. 다만 현우는 아직도 이런 집에 익숙치가 않은지 엉거주춤 그 한가운데 서 있다. 효영이 그러다 천장 무너져내려 앉겠다며 앉으라고 권하고 근처의 가게에 가서 간단한 다과류도 사온다. 그래도 손님이니 간단한 대접이라도 하고픈 심산인것인지. 헌데 효영이 사온것은 과자류는 그렇다치고 음료는 뜻밖에도 맥주였다. 현우는 아직 고등학생 신분인데다가 화영도 보면 대체로 술은 거의 하지 않는 그런 스타일이었다. 헌데 정작 효영은 현우에게 술을 권할듯한 기세라서 현우는 순간 당황을하며 손을 내젓는다.

 “ 녀석...생각보다 진짜 순진하구나. 너무 그렇게 선비질하지말고 한잔 해. 이런때

  아니면 또 언제 기회있다구. ”

 하지만 여전히 그건 아니라는 생각에서인지 현우는 여전히 망설이고 있고 효영은 그런 현우에게 건배까지 해보인다. 결국 하는수없이 간신히 꼴깍꼴깍 맥주를 한두모급 입에 담기까지 한 현우. 효영은 그런 순진하고 순박해보이는 현우의 모습이 재미있기라도 한지 씨익 웃어보이기까지 한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 효영이 제법 의미심장하게 말을 건넨다.

 “ 현우야... ”

 “ 네 ? 네... ”

 여전히 효영에겐 부를만한 마땅한 호칭을 정하지 못해 그런식으로만 말하고 있는 현우. 효영은 일단 그런 불확실한 호칭부분은 별 신경은 쓰지 않은채 그녀는 그녀대로 하고픈 말이 있기라도 한듯 현우를 물끄러미 바라보는 가운데 말을 계속 이어간다.

 “ 한번 솔직하게 말해줄래 ? 너네 새엄마...솔직히 나에대해 뭐라고 하시던 ? ”

 “ 네 ? ”

 현우의 새엄마는 다름아닌 효영의 쌍둥이 동생 화영. 그리고 무엇보다 뭔가 힘들고 견딜수 없는 일이 있다며 어느날 느닷없이 현우 자신의 아버지 정성훈 검사를 찾아와서 같이 살게 해달라고 한 그 화영을 기억하고 있는 현우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일전에 효영이 집을 찾아왔을때도 정작 자신의 쌍둥이 언니 효영을 무척이나 불편해하고 불쾌해하는 기색을 보였던 화영이 아니던가. 그걸 생각해보면 대체 이 화영과 효영 자매사이엔 어떤 문제가 그동안 있었던것인지 궁금해지기도 하는 현우. 효영이 그런 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간다.

 “ 나더러 혹시...변태라고 하지 않으시던 ? ”

 “ 네 ? 아...아뇨 그런말은 한적 없는데. ”

 사실 현우와 화영이 대화가 트인지도 아직 그리 얼마되지 않는다. 하물며 화영이 자신의 쌍둥이 언니 효영에 대해서 무슨말을 현우에게 할 기회가 있었을까. 다만 1년 가까이 함께 산 새엄마 화영과 한동안 대화도 제대로 나누지 않았다고 한다면 효영이 뭐라고 핀잔이라도 하지 않을까 싶어 일단 그런말은 입에담지 않는다. 헌데 효영은 대체로 소탈하고 털털해 보이는듯한 말투로 자기 감정을 있는 그대로 솔직히 고백한다.

 “ 그래 뭐... ”

 “ ...... ”

 “ 너한테 그런말까진 하지 않은 모양이구나. ”

 그리고는 맥주 한캔을 꿀꺽꿀꺽 마시는 효영. 술을 잘 하지 않는 화영과는 정 반대의 기질이 보이는 효영이기도 하다. 어찌보면 그런대로 모범생 스타일인 화영과 완전히 딴판인 효영의 모습이라고나 할까. 그런 효영이 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계속 이어간다.

 “ 안 했다면 다행이지만...솔직히 난 니네 새엄마...그러니까 내 쌍둥이 동생...진심

  으로 아끼고 위해주고 싶었어. 어쨌든 내겐 이 세상에서 유일한 혈육이자 의지처

  이기도 하고...고아원을 나온뒤론 정말 단둘이 우리만 이 험한 세파를 헤쳐나가야

  할 그런 몸 아냐. 그래서...화영일 진심으로 아껴주고 싶었던게 그게 내 마음이었

  는데... ”

 어찌보면 동생을 끔찍이 위하는 쌍둥이 언니의 모습일수도 있지만 자칫 이런 모습은 어떤 집착이나 스토커 비슷한 형태로 변할수도 있다. 화영도 성훈을 찾아와 무조건 살려달라며 갈곳이 없다며 무섭다고 할때도 바로 그런 애원을 했던것이 아닌가. 회사에서 당한 성폭행 사건을 언니의 도움으로 그렇게 해결하긴 했지만 늑대를 피하니 호랑이를 만난 꼴이라고 해야하나. 오히려 자신에게 시간이 가면 갈수록 더더욱 집착을 하는 모습을 보였던 언니 효영이 화영에겐 무섭고 두려운 대상이었던것 같다. 헌데 그런 효영이 지금 현우를 이렇게 불러세워서는 이런말을 하고있는 것이다.

 “ 그래 뭐...너네 새엄마...너에겐 새엄마이면서 내게는 동생이기도 하지만...화영

  이가 나로 인해 오히려 더 불편하고 힘들어한게 있다면...나도 진심으로 미안하

  게 생각해. 하지만 현우야... ”

 현우를 다시금 야릇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효영. 이게 장난인지 본래 성격인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이쯤되면 효영이란 여자 뭔가 문제가 있는 그런 여자인것만은 분명해보인다. 현우는 다시금 긴장되어 간신히 넘겼던 맥주가 사래가 들릴뻔하기까지 한다. 효영은 그런 현우가 재미있는듯 다시금 묘한 미소를 지어보이고는 말을 이어간다.

 “ 하지만 나도 알고보면 많이 외롭고 힘들었던 그런 몸이야. ”

 “ ...... ”

 “ 그런 내게...한사람쯤 좀 곁에 있어주는 그런 친구가 있었으면 하는 마음...그게

  그렇게 잘못된거니 ? ”

 “ 그...글쎄요 뭐... ”

 지금 이 상황에서 어떤 말을 아니 어떤 판단을 해야할지 몰라 현우는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있다. 그러고보면 일전에 화영도 현우에게 매달리며 자신이 매우 힘들고 외롭다며 자신을 지켜달라는 애원을 하기도 했다. 헌데 효영도 어찌보면 화영과 비슷한 그런 하소연을 하고있는것 아닌가. 쌍둥이는 닮은점이 많다더니 자신의 외롭고 힘든점을 현우에게 하소연하고 있는것 그것 하나만큼은 화영과 효영 이 두 쌍둥이 자매가 확실히 닮아있는것 같다.



- 7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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