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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탄핵, 그리고 그 이후 정치,시사



 결국 박근혜 대통령 탄핵이 가결되었다. 찬성 234표, 반대 56표 그리고 기권 2표에 무효 7표. 우연치고는 묘하게도 숫자도 외우기가 쉬워 매번 글을 쓰기전에 인터넷 기사검색을 하며 확인을 해볼 수고조차도 덜게 해 주었다. 애초에 종편 정치평론가들이나 정치권의 전망은 잘하면 200표를 조금 넘는 수준, 조금 많이 나와봤자 210-220표 정도를 예상했고, 비박들중 결심을 못한 사람들이 많은것 같다며 심지어는 아슬아슬하게 200표에 못 미쳐 부결될 수도 있다는 전망까지 나왔던것을 생각하면 예상외로 찬성표가 많았던 셈이다. 이른바 비상시국회의에 참석한다는 비박계 인사가 보통 35명 정도로 알려진것을 감안한다면 그보다도 27표나 더 새누리당에서 찬성표가 나왔다는 이야기다. (야당 총합 172표)


 특히 좀 눈길가는게 7표의 무효표다. 사실 일반적인 민생법안 표결 같은때는 실수인지 고의인지 한두표 정도의 무효표가 나오기 마련이다. 국회의원이 문맹도 아니고 최소한 고등학교는 나온 사람이 대다수일것을 감안하면 좀 아리송한 일이기도 하다. (* 한편 종편에 종종 패널로 출연하는 전직 국회의원들의 증언에 의하면 쟁점법안 표결 같을때 의도적으로 가,부란에 제대로 표기를 하지 않고 장난을 치는 사람이 꼭 한두사람 나온다고 한다. 그리고 이런 경우엔 끝까지 자기 의사를 결정하지 못하다가 그렇게 의도적으로 무효표를 만든 경우일 가능성이 많다고 한다.) 그리고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 쟁점법안이나 인사 표결때도 여당에서든 야당에서든 반란표가 한 10여표 안팎 정도는 종종 나오곤 했다는것이 공공연하게 알려진 일이다.


 이번 일곱표의 무효표는 일부 언론 보도에 의하면 ‘가’를 쓰고나서 ‘O’표시나 점을 찍은 경우 또는 가,부 둘을 다 쓰거나 백지를 낸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전의 저와같은 일화로 미루어볼때 아무래도 탄핵에 찬성할것인지 말것인지 끝까지 마음의 결정을 내리지 못한 사람들이 역시 의도적인 무효표를 만들었을 가능성이 높다. 헌데 흥미로운것은 그렇게 가정한다면 결국 친박에서 중도나 비박으로 돌아선 새누리당 의원들이 더 많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일단 야당이야 모두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이니만큼 특별히 고민하는 사람이 있었을 가능성이 별로 없다. 그렇다면 결국 여당의원중 탄핵에 찬성이냐 반대냐를 끝까지 고민하다 저런 무효표를 만든 사람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 아닌가. 그리고 혹 야당에 한 몇 명이라도 이탈표가 있었다면 그것은 오히려 찬성표에 새누리당 표가 더 있었다는 계산이 되니 결국 어느쪽으로 봐도 친박에서 중도나 비박으로 돌아선 사람이 더 많다는 이야기밖에 안 된다. - 결국 탄핵결과에서 새누리당 친박중 중도나 비박으로 돌아선 사람이 최대 70명을 넘을수도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새누리 찬성표 62표+기권 2표+무효 7표+α(야당 이탈표 가능성)


 어찌되었든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었다. 아직도 일부 보수층에선 박근혜 대통령은 결백하고 야당이나 좌파,언론에 부당하게 음해당한 부분이 많다고 생각하는것 같으나 적어도 최태민,최순실과의 40년 끈질긴 박근혜와의 인연은 이미 공공연하게 알려질만큼 알려진 것이었고, 무엇보다 그 최순실이 지난 3년 10개월동안 국정을 농단하도록 방치해둔것 만으로도 박대통령은 혹 법적 책임은 피해갈수 있을지 몰라도 도의적으로 책임져야할 부분은 매우 크다.


 정작 중요한것은 앞으로의 정국이다. 헌법재판소법에 의거 헌재는 대통령 탄핵을 포함한 그 어떤 심리건도 180일 이내에 판결해야만 한다. 이번 대통령 탄핵에 관한 주심을 맡은 강일원 재판관은 사안의 중대성과 국민적 관심사임을 감안 빠른시일내에 결론을 내리겠다고 말했지만 신속히 진행하겠다는 의지만 있다고해서 되는일이 아니다.


 솔직히 필자는 잘하면 헌재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안을 기각할수도 있겠다는 전망을 조심스럽게 하는중이다. 일단 헌재의 대통령 탄핵안 심리에 걸리는 기간은 최장 180일이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때는 탄핵사유가 노무현 대통령의 공직자 선거중립 의무 위반등 5가지에 불과했지만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경우 헌법위반 행위만 8가지 법률위반행위도 5가지가 되어 장황하기까지하다. 무엇보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때는 핵심쟁점인 이른바 노대통령이 ‘민주당 찍으면 한나라당 도와주는것’ 운운한 열린우리당 지지호소 발언이 헌법위반이고 탄핵사유가 되는지에 초점이 맞추어졌지만 이번엔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에서부터 세월호 7시간 문제까지 포함되어 탄핵사유를 심리하기위해 검토해야하는 분량이 제법 방대하다.


 게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의혹은 현재 특검이 진행중이다. 특검도 결국 검찰수사의 연장선일진대, 아직 수사가 진행중인 상황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섣불리 결론을 내릴수 있는지 하는 여부도 의문이다. 그래서 헌재의 판결은 아무래도 특검이 마무리되는 내년 4월정도가 되지 않을까 하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오는 중이다. 만약 4월에 헌재판결이 내려진다면 애초에 정치권에서 나왔던 대통령 조기퇴진 시점과도 어느정도 일치한다.


 무엇보다 지금 헌재 재판관 구성원은 바로 2년전 통진당 해산 결정을 내릴때 8:1로 통진당 해산을 인용한 재판관 그대로다. 이중 두명인 박한철 재판소장과 이정미 재판관이 내년 1월과 3월 각기 그 임기가 만료되는것이다. 그러니 헌재의 결론이 언제 나느냐에따라 헌재 재판관 구성원에 두명의 결원이 생긴 상태에서 7명으로 판결을 내려야하는 상황이 올 가능성이 높다. 헌데 2년전 통진당 해산을 8:1로 인용할 정도로 보수적인 성향인 현 헌재 구성원이 그것도 두명의 결원이 생긴 상태에서 7명중 6명의 인용으로 6:1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결정을 과연 내릴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 다만 헌재 판결시기가 언제냐에 따라 결국 2017 대선 시기도 결정되는 것이니만큼 이 부분은 어느정도 정치적 판단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또 한가지 중요한 문제는 지금의 이 혼란스러운 정국을 어찌 수습해야 하는가 하는 문제다. 대통령 탄핵이 국회에서 가결되었음에도 주말 촛불집회는 어제도 계속되었다. - 만약 탄핵이 부결되었을시 저 촛불민심이 어찌되었을까를 생각하면 아찔하기까지 하다. - 주최즉은 아마 이달말까지도 저 촛불집회를 계속할 생각인가본데 취지는 헌재 판결 이전에 대통령 조기퇴진을 압박하고 무엇보다 헌재가 대통령 탄핵을 기각시킬지도 모르는 우려 때문에 헌재 또한 압박하는 목적도 있는것 같다. 하지만 이제 촛불집회 주최측이 단순히 대통령 탄핵이나 퇴진 그 이상의 무엇을 노리고 있는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가기 시작한다.


 물론 지금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맞물려 개헌 이야기도 함께 나오고 있고, 이 참에 우리사회의 구조적 모순 (최순실 국정농단 같은 사태나 정경유착이 여전히 지속되는) 을 근본적으로 좀 바꾸고 개혁해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적잖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런 문제는 앞으로 차분히 점진적으로 정치권과 사회 지도층 그리고 우리사회 전반이 차분히 논의해야할 문제이지 촛불로 우리 사회 전체를 불사르기라도 할 기세로 덤벼들기만 해서는 곤란하다. 지금은 혁명을 말해야 할때가 아니라 사회의 안정적 수습방안을 마련해야 할 때다.


 이제 성난 촛불민심의 파도를 가라앉히고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가야할 때다. 최순실 사태와 그로인한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 문제는 일단 국회가 대통령 탄핵을 가결시킴으로 한 고비를 넘겼다. 그리고 이제 남은것은 헌법재판소의 판결이다. 흔히 민주주의는 과정과 절차를 중시하는 제도라고 한다. 그렇다면 이제 촛불을 가라앉히고 차분히 헌재의 심리과정과 절차 그리고 결과를 지켜봐야 할때다.


 또 한가지 우려되는점은 자칫하다가 우리가 ‘대통령 탄핵’에 너무 익숙해져 버리는것 아닌가 하는 문제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때만 해도 대통령 탄핵 자체가 헌정사상 처음 겪어보는 일이니만큼 그 충격파가 이만저만 아니었다. - 왕조시대엔 왕을 반정으로 쫒아낸적은 있어도 왕을 탄핵한적은 없으니 ‘단군이래 처음 겪었던 일’이라 해도 무방할것 같다. 그러나 12년만에 또다시 대통령 탄핵을 겪으면서 이러다 우리가 대통령 탄핵 자체에 익숙해져 가는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된다. 이러다 자칫 이후의 대통령때는 툭하면 ‘대통령 탄핵’ 이야기가 나오는 정치공세거리로 전락해버리진 않을지 고민해봐야 하는 문제다.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을 기각했던 헌법재판소의 판결문을 다시 읽어보면 탄핵기각 이유에서 ‘대통령이 헌법이나 법률을 위반해서 오는 국가의 혼란이 더 클지, 아니면 대통령을 탄핵함으로써 오는 국가와 사회의 혼란이 더 클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탄핵이 함부로 거론되어서는 안되는 매우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란것을 헌법재판소 재판관들이 깊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진다. 결국 헌재는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 ‘헌법위반은 사실이나 탄핵을 해야할 정도로 중대한 사유는 아니다’라는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 탄핵안을 기각시켰다.


 이제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함으로써 오는 국가와 사회의 혼란이 더 클지, 아니면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기각시킴으로써 오는 국가와 사회의 혼란이 더 클지를 좀 진지하고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 노무현 대통령 탄핵 기각때의 판결요지를 다시한번 음미해본다. 과연 이번 헌법재판관들은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함으로써 오는 국가와 사회의 혼란과 탄핵하지 않음으로 인해 오는 국가와 사회적 혼란중 어느쪽에 손을 들어주게 될까.




 




덧글

  • 검투사 2016/12/11 11:17 # 답글

    기실 이명박도 탄핵시켰어야죠.

    아무튼 이제라도 중학교 사회 교과서에도 나오던 "국민소환제"가 도입될 움직임이 보이더군요.
  • 훼드라 2016/12/11 16:44 #

    글쎄요...이걸 국민소환제의 일환으로 봐야하는걸까요...
    오히려 전 대통령 탄핵에 이제 너무 익숙해져갈것 같아 그게 우려됩니다
    이러다 탄핵 자체가 단골 정치공세 메뉴가 되진 않을지
  • 별일 없는 2016/12/11 11:53 # 답글

    일단 민심에따라 움직이니까요.
    근데 당시에 2메가탄핵은 힘들듯
  • 훼드라 2016/12/11 16:45 #

    민심은 천심이라니까
    일단 천심을 믿어볼랍니다
  • 지나가던과객 2016/12/11 18:24 # 삭제 답글

    무효표 7은 1234567이라는 라임을 맞추기 위해서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ㅎㅎㅎ
  • 훼드라 2016/12/11 21:58 #

    우주가 도왔던가...아니면 프리메이슨의 음모던가 ^^;;
  • 국사책을 찢어라 2016/12/12 02:24 # 답글

    한국은 이번 사태로 박근혜를 잃었지만 대신 이재명을 얻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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