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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프로듀스 101 최유정 (9.마지막회) 걸그룹 팬픽 (프로듀스 101)



 “ 이야~~~!!! 바다가 날 부른다 !!! ”

 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유정이 운전한 차로 이들 3자매는 일단 부산 해운대까지 무사히 도착할수 있었다. 아직 본격 피서철은 시작되기 전이라서인지 생각했던것 만큼 해운대 백사장이 그렇게까지 북적거리진 않았다. 하지만 여기저기 타 지역에서 이곳까지 피서를 온 사람들이 그래도 제법 있었다. 일단 세정이나 소혜나 처음엔 가까운 수영장 정도는 가는걸로 생각해서 수영복과 갈아입을 속옷 정도는 간단히 챙겨온 상태다. 어차피 백사장 여기저기 자리는 대개 예약을 하거나 돈을 내야 하는것일테니 그 정도 눈치는 이들 3자매도 채고 있는듯 그런곳보다는 조금 떨어진곳에 자기들 나름대로 간단한 텐트를 치고 그 옆에 차를 세워 이곳에서 지내며 피서를 즐기기로 했다. 세정,유정,소혜 모두 바다로 뛰어들어 한바탕 수영도 하고 물장구도 치고 그러면서 한여름 오후의 즐거운 시간을 한껏 만끽하고 있었다.

 유정 3자매가 서울을 출발한것이 영기와 수미가 모두 출근하고 시간이 좀 지난 그래도 정오는 되기까지 시간은 한참 남은 조금 늦은 오전 정도의 시간이었기 때문에 부산에 도착했을때는 좀 늦은 오후시간 정도였다. 물론 여름이라 해가 기니만큼 저녁때가 되어도 아직 물놀이를 즐기기엔 그리 무리가 안 따를만큼 주위는 밝은 편이었다. 그래서 3자매는 땅거미가 완전히 질 무렵까지 신나게 바다에서 물놀이를 즐기고 날이 제법 어둑어둑해진 무렵에는 백사장에 나란히 앉아 한여름밤의 바닷가 풍경을 한껏 만끽하고 있다. 유정이 문득 언니와 동생을 바라보며 입을 연다.

 “ 언니... ”

 “ 응, 왜 ? 유정아. ”

 갑자기 무슨말을 하려는 것인지. 특히 언니 세정은 어쨌든 아빠,엄마한테 아무런 말씀도 드리지 않고 이렇게 멀리까지 온것이라 슬슬 걱정이 되기도 한다. 지금쯤 아빠,엄마도 모두 퇴근하셨을 시간인데 간단히 전화라도 드려야하는것 아닌지 하는 생각도 들고. 헌데 유정은 생판 좀 엉뚱한 소리를 꺼낸다.

 “ 언니, 우리 이렇게 해운대까지 와보는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지. ”

 “ 응 ? 그래 뭐...그렇지 뭐. ”

 사실 이들의 부모인 영기와 수미는 아이들이 어릴땐 그래도 여름에 애들을 데리고 간단한 서울 근교 야외에 물놀이 같은것을 가거나 한적도 종종 있고 영기의 경우엔 이종사촌동생들과 아직 왕래가 있던 시절에는 그 집 식구들과 자기네 아이들까지 데리고 놀러가고 한적도 있긴 하다. 하지만 그때도 이렇게까지 멀리 피서를 온 적은 없는지라 이들 3자매가 해운대를 밟아보는것은 진짜 태어나서 처음이다. 그래서일까. 아니면 무슨 다른 이유에서일까. 묘한 상념에 잠긴 표정인 유정.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그냥...나 기분이 묘해. ”

 “ 기분이 묘하다니 ? 왜 ? ”

 이번에 물은것은 동생 소혜. 유정은 그런 동생의 어깨를 한번 토닥토닥 두드려준뒤 말을 이어간다.

 “ 그냥 웬지...묘한 느낌...웬지 이런데 언젠가 한번은 와봤어야 하는것 아닌가...

  이상하게 그런 생각이 들어. ”

 “ 그건 또 무슨소리야 ? ”

 세정이나 소혜나 둘 다 유정의 이 말이 너무 뜬금없이 들려 그와같이 묻고 유정은 뭔가 괜시리 울적하면서도 착잡한듯한 묘한 표정이 되어서는 말을 계속 이어간다.

 “ 무슨 뭐...전생에 와본것 같다느니...그런 의미는 아니고...그냥 웬지 내가...해운대

  를 언젠가 한번은 와봤어야 하는것 아닌가...자꾸 이상하게 묘하게 그런 생각이

  드는거 있지. 이상해...나한테 해운대에 뭐 그리 특별한 인연이 있을리는 없을텐데

  이 해운대란 곳이 내게 주는 느낌 자체가 묘해. 이 참 이상하고 묘한 기분. 대체

  이런 기분은 뭘까 ? ”

 유정이 어디 데려온 자식은 분명 아니고 영기와 수미 사이에 나온 아이인것만은 분명하다. 물론 그것은 유정의 언니 세정이나 동생 소혜도 마찬가지고. 그런데 무슨 전설의 고향 같은데 나오는 이야기마냥 ‘마치 전생에 여기 살았던것처럼 낯설지가 않다’던가 그런 의미도 아니고. - 게다가 이들 3자매의 부모인 영기-수미 내외는 크리스찬이니만큼 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란 3자매가 그런식의 말을 입에 담는것은 그리 자연스러운 모습도 아닐것이다. - 여하튼 유정의 말은 해운대란 지역이 자신과 마치 어떤 특별한 인연이라도 있는것 마냥 그리 낯설지가 않은 이상하고 기묘한 기분이 든다는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돌이켜 생각을 해봐도 유정에게 해운대에 그런 각별한 인연이 있을리는 만무하다. 유정에게 어떤 출생의 비밀이라도 있는것이 아닌 다음에야. 언니 세정이나 동생 소혜는 괜한 기분탓일거라 생각하고 그런 유정을 살짝 위로한다.

 한편 3자매가 그렇게 해운대의 여름밤을 만끽하고 있을때 영기와 수미의 집은 발칵 뒤집혀 있었다. 재수생인 세정이야 당연히 집에서 공부하고 있어야하고 아직 학생인 유정이나 소혜는 학교에서 돌아와있어야 할 시간. 그런데 3자매가 모두 밤늦도록 들어오지 않고 있는것 아닌가. 게다가 아이들 스마트폰으로 연락을 취해도 도무지 연락이 닿지가 않았다.

 “ 여보, 이상해요. 스마트폰도 전부 꺼져있고. ”

 사실 스마트폰은 다 꺼두란 주문은 이미 유정이 한 대전을 지나 부산으로 향해갈때쯤 유정이 언니와 동생에게 당부해두었다.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그 생각은 하지 못하고 있었는데, 여하튼 엄마,아빠 몰래 저지른 일상탈출이 아닌가. 헌데 엄마든 아빠든 전화라도 오면 큰일이다 싶은지 스마트폰은 다 꺼두라고 유정이 주문한 것이다. 유정의 경우는 아예 한술 더 떠 스마트폰은 아예 집에 놓아두고 오기까지 했다.

 “ 여보...혹시 우리 애들 ? ”

 무엇보다 유정이나 소혜가 오늘 학교에 가지 않았다는 사실은 영기와 수미 내외는 그제서야 확인할수 있었다. 그러고보면 유정과 소혜는 아직 방학도 하기 전이건만 학교도 빠지고 이런일을 저지른것이다. 적어도 영기나 수미의 학창시절 사고방식으로는 도저히 일어나기 힘든일. 그래서 수미는 더더욱 불길한 생각이 들어 남편 영기에게 말했다.

 “ 혹시 얘네들 납치라도 당한것 아닐까요 ? 아니면 ? ”

 “ 닥쳐 !!! ”

 하지만 영기는 불길한 소리 말라며 소리를 버럭 질렀다. 정말 그런일이 벌어져서는 안된다는 심리에 그만 그와같이 말한것이다. 하지만 진짜 이해가 가지 않는 일이다. 유정이와 소혜는 그렇다치고 세정이는 또 대체 어찌된건가. 물론 재수생이라고 해서 하루종일 집에만 틀어박혀 공부만 하라는 법이 있는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세정이 오전에 학교에 가야하는 유정이나 소혜와 함께 움직였을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어찌되었거나 3자매가 모두 아무런 연락도 없고 연락도 되지 않는 상태에서 밤늦게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 일은 적어도 이들 부부에겐 전례가 없는 일이라 밤이 깊어가면 갈수록 더더욱 불안하고 초조해 어쩔줄 모르고 있다.

 “ 여보, 아무래도 경찰서에 실종신고라도 해야겠어요. 저 너무 불안해서 못살겠어

  요. ”

 하지만 수미는 그전에 혹 집의 어떤 사각지대 같은데 아이들이 갇혀서 못나오는것은 아닐까 그런 생각도 들어 다시한번 집안을 잘 찾아본다. 영기-수미 내외의 집이 2층집으론 상대적으로 그리 큰 평수는 아니지만 그래도 차고라던가 창고등 혹여 아이들이 실수로 갇힐만한 사각지대 공간은 얼마든지 있다. 설마 어린애들도 아니고 중학생,고등학생씩이나 된 애들이 그런데 갇힐일이 있겠냐만은 혹시 모른다는 생각에 수미는 집안 구석구석을 한번 더 살펴보기로 한다. 헌데 그러던 수미가 더더욱 기겁을 해서 지하에서 달려온다.

 “ 여보 !!! 큰일났어요 !!! 큰일났어요 !!! ”

 집 건물 안에서 차고쪽으로 향하는 계단으로 내려가본 수미. 헌데 그제서야 차가 없어진 사실을 안 것이다. 그러고보니 어찌된 영문인지 문도 열려있고, 그래서 수미는 이것 진짜 큰일이구나 싶어 황급하게 남편에게 말한다.

 “ 차가 없어요. 아무래도 도난을 당했나봐요. ”

 “ 뭐...뭐라구 ? ”

 아이들이 연락이 안 되는것은 그렇다치고 차까지 도난을 당했다니. 이렇게되면 혹시 차 도난(?)과 아이들 실종이 어떤 연관이 있는지 그런 의심까지 해봐야할 지경 아닌가. 정말 무슨 우리집과 원한관계라도 있는 사람이 있어 아이들을 모두 납치하여 차까지 훔쳐 달아나기라도 헀단 말인가. 하지만 사업을 하는 영기나 변호사 사무실 일을 돕는 수미나 지금껏 그렇게까지 남한테 원한살일은 한적이 없는것 같은데. 그래서 이 상황이 더더욱 납득이 안가고 그래서 불안함은 한층 더해가기만 한다. 영기도 더 이상 이대론 안 되겠다는듯 결국 결단을 내린다.

 “ 경찰에 연락해서 애들 실종신고도 하고 차량 도난신고도 하고 그럽시다. 이거

  진짜 도저히 그냥 넘어가선 안되는 너무나 엄청난 사건이에요. ”

 아이들 실종에 차량 도난까지. 정말 이런일이 실제로 벌어졌다면 보통 큰 문제가 아닐것이다. 따라서 영기와 수미 부부는 바로 경찰에 연락을 취했고 바로 아이들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집안에선 어떤 난리가 벌어진지도 모르는채 세정,유정,소혜 3자매는 해운대에서 마냥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첫날에는 사실 오후 늦게야 해운대에 도착했기 때문에 일단 도착 직후에는 아무 생각없이 바다로 뛰어들어 한바탕 철없이 즐기기도 했지만 이어 자신들이 텐트라도 치고 묵을만한 장소를 찾아야했기에 그러는데 시간을 보내는등 제대로 즐겼다고 하기는 좀 어렵다. 하지만 그 다음날인 이틀째는 바다에서 수영도,물놀이도 한껏 즐기고 이런저런 볼것,즐길거리도 한껏 즐기면서 그야말로 세상 모든 걱정,근심,시름들을 다 날려버린것만 같은 한바탕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이 되어서야 이제 3자매는 슬슬 집에 돌아갈 걱정을 하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유정의 말도 있어 스마트폰을 모두 꺼놓은 상태였던 세정과 소혜. 그래서 더더욱 걱정이 되어 유정에게 말했다.

 “ 유정아, 이젠 집에 돌아가야 되지 않아 ? ”

 인근의 빵집에서 간단하게 빵과 음료수로 아침을 때운뒤 일단 어영부영 오전시간을 보내고 있던 3자매. 헌데 이제 슬슬 걱정이 되는 세정이나 소혜와는 달리 유정은 아직 해운대를 떠나고 싶은 생각이 없는지 백사장 한가운데 벌러덩 누워 휴식이라도 취하는지 잠이라도 청하는지 한동안 미동도 하지 않고 있었다. 하는수없이 유정과 소혜도 나름대로 인근에서 노닥거리고 시간을 보내기도 하고 그렇게 오전시간을 보내고 점심때도 지나서야 유정은 이제 그만 서울로 돌아가자고 언니와 동생에게 말했다.

 “ 유정아. ”

 서울로 돌아오는길에 뒷좌석에서 동생에게 말을 걸어보는 유정. 일단 어쨌든 불법으로나마 운전면허는 취득한 유정이라서인지 초보운전답지않게 비교적 큰 사고없이 안전하게 운전을 하고 있는것만은 분명했다. 다만 세정은 세정대로 걱정도 되고 궁금하기도 해서 동생에게 말을 건넸다.

 “ 너 근데 처음 이렇게 운전대 잡아본 소감이 어때 ? 좋아 ? ”

 “ 좋지. ”

 하지만 그 말투가 좀 묘했다. 단순히 기쁘거나 즐거워하는 그런 느낌이라기 보단 약간 다른 고민이나 갈등이라도 담겨있는듯한 묘한 말투이기도 했다. 얼마를 말없이 그렇게 운전을 계속하던 유정이 다시 입을 열었다.

 “ 언니...나 말야 진짜 운전 배우면 진짜 해보고 싶은게 뭐였는지 알아 ? ”

 “ 뭐였는데 그게 ? ”

 세정도 동생 소혜도 둥금해져 동시에 유정에게 말했다.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통일되면 이렇게 차 운전해서 북한땅도 가보고 더 나가서 중국 러시아...진짜 차

  운전해서 유럽까지 한번 가보는거야. 근데 아쉽게도 그럴수가 없다는게 진짜 아

  쉬워. ”

 안타깝게도 통일이 되지 않아 차를 운전해서 북한땅도 거치고 유라시아 대륙을 거쳐 유럽까지 드라이브 해보고 싶다는 유정의 소망은 이 무렵(2021년)에도 이뤄지긴 힘든 꿈인것 같다. 그 안타까움과 아쉬움을 담아 그와같이 말하는 유정을 보며 잠시 숙연해진 세정과 소혜. 유정은 일단 묵묵히 운전을 계속하고 있다.

 “ 언니...그런데말야. ”

 어느덧 차는 서울에 점차 가까워져가고 있고 이제 서울이 진짜 얼마 남지않은 경기도 지역 휴게소에 잠시 차를 세워 휴식을 취하며 유정이 조금 걱정된다는듯 그제서야 입을연다.

 “ 집에는 몇시쯤에 들어가는게 좋을까 ? ”

 “ 뭐어 ? ”

 무슨 걱정을 하고 있는것인지 유정이 그와같이 물은것이다. 무엇보다 지금 집안이 얼마나 발칵 뒤집혀있는지를 아직 모르고 있는 이들 3자매. 이미 이들 부모인 영기와 수미는 딸들에 대한 실종신고와 차량도난 신고까지 해놓은 상태다. 경찰은 탐문수사에 이미 들어갔고 특히 차량행방에 대해선 인근 CCTV 자료를 취합하여 추적중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런줄도 모르고 유정은 유정대로 다른 걱정을 하고 있는것이다.

 “ 낮에 그냥 이대로 들어가면 보나마나 엄마 아빠랑 바로 마주치게 될건 뻔하잖

  아. 그러니 어떻게 들어가는게 좋겠냐구 ? ”

 이런말을 하는걸 보면 유정도 이제 슬슬 엄마,아빠한테 혼날 걱정이 되긴 하나보다. 그리고 이들 3자매가 그렇게 부산으로 떠난게 목요일의 일이고 금요일을 지나 오늘은 토요일이다. 영기의 직업은 중소기업 사장이라 토요일에도 일을 하는 경우가 자주 있지만 수미는 변호사 사무실 일을 하다 얼마전까진 국회의원 보좌관 일을 하기도 했고 근래에는 다시 다른 로펌 사무실에서 일하는 중이다. 그러니 수미역시 토요일에는 출근은 하지 않는다. 그러니 낮에 이대로 집에 들어가면 영기까진 몰라도 최소한 엄마 수미와 마주치게 될것은 뻔한일. 그래서인지 유정이 이와같은 제안을 한다.

 “ 언니, 소혜야. 그러지말고 우리 시내에서 적당히 시간좀 더 보내다 밤늦게 집에

  들어가자. 내 생각엔 그러는게 낫겠어 ? ”

 “ 언니 !!! ”

 이건 좀 아니다 싶은지 이번엔 소혜가 발끈하며 한마디 한다. 2박3일동안 아무런 말없이 무단으로 집을 나와 엄마,아빠 걱정을 끼친것만도 보통아닌 일인데 그것도 모자라 아예 밤늦게 들어가자니 이건 좀 너무하다 싶은지 소혜가 반발하고 나선것이다. 하지만 유정은 그런 소혜를 설득하려든다.

 “ 이대로 그냥 집에 들어가면 우리 다 엄마,아빠한테 혼나. 그러니까 엄마,아빠 잠

  드셨을 그쯤의 시간에 맞춰서 집에 들어가자고. 그게 낫지 않겠어 ? ”

 “ 그런다고 혼 안나냐 ? 아니 뭐 그래...니 말마따나 오늘은 밤늦게 들어가서 안

  들킨다고 쳐. 그 다음날은 어쩔건데 ? ”

 이미 2박3일간 집을 비운것을 자신들의 부모가 바보가 아닌이상 까마득히 모르고 있지는 않을것 아닌가.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에 들어갈 때 영기나 수미한테 들키지 않고 들어가기만 하면 만사가 다 풀린다는 생각이라도 하는것인지. 설사 그렇더라도 다음날 날이 밝아 영기와 수미와 마주치면 ‘그간 어디 가 있었느냐 ?’는 추궁을 당할것은 불을보듯 뻔한 일이다. 하지만 유정은 단 몇시간만이라도 엄마.아빠한테 혼날 시간을 늦추자는것인지 아니면 그런식으로 시간을 벌어 잠시만이라도 다른 거짓말을 할 궁리라도 해볼 생각인것인지 그렇게 말하고 있는것이다. 서울로 들어가면 바로 집으로 들어가지 말고 시간을 좀 보내다 밤늦게 들어가자는 유정의 제안에 마음이 좀 흔들리기라도 했는지 세정도 소혜도 일단 별다른 대꾸는 없이 서로를 바라보기만 한다. 어차피 점심때를 지나 부산을 출발한것이기 때문에 어느덧 저녁때가 다 되어가고 있기도 하다.

 “ 그래 뭐 그럼...시내에서 영화라도 한편 보고 들어가던가 하도록 하자. ”

 결국 큰 딸 세정이 제법 통크고 자신있게 그런 제안을 하고, 그래서 3자매가 모두 동의해서 서울로 도착해선 시내 한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고 자정무렵이나 되어서 집에 도착했다. 집 차고문은 어차피 리모콘으로 자동으로 열게 되어있으니 그것으로 문을 열고 차를 들여보내 세우면 될것이고, 그리고 차고에서 집 건물로 연결되는 통로로 들어가버리면 된다. 그것이 유정 3자매의 계산이었던 것이다. 하지만 밤늦은 시간이 되면 엄마,아빠는 모두 잠들어계셔서 안 들키고 몰래 조용히 집안으로 들어갈수 있으리란 3자매의 기대는 집앞에 도착했을때 이미 여지없이 무너지고 말았다. 집안에 불이 아직도 환히 켜져있는것이 유정과 세정의 눈에 들어온것이다.

 “ 어떻게 해 유정아 ? 엄마,아빠 아직 안 주무시는것 아냐 ? ”

 “ 아니면...아직 불을 끄지 않은것일수도 있지. ”

 “ 우리 엄마,아빠가 얼마나 꼼꼼한 분들인데 전깃불을 켜놓은채 잠이 드냐. 다른건

  몰라도 전기단속,수도단속은 매일 꼬박꼬박 할 정도로 꼼꼼한 분들이신데. ”

 “ 뭐야 그럼 ? 그럼 정말 여태까지 안 주무시고 지금껏 이러고 계셨단말야 ? 우리

  올때 기다리면서 ? ”

 세정,유정,소혜 3자매의 얼굴은 이미 하얗게 질려 있었다.


(* 내용이 너무 길어지는것 같아서 세정,유정,소혜가 그리고나서 영기와 수미에게 어떻게

   혼이 났고 일이 어떻게 수습되었는지 하는 내용은 생략합니다. 세정,유정,소혜 3남매가

   엄마,아빠인 영기와 수미로부터 어떻게 혼이 났는지는 글자그대로 독자들 상상에 맡깁

   니다. ^.*)





 그 아찔하고 가슴 철렁했던 일을 다시금 회상하노라니 영기와 수미 부부는 잠시 한숨을 내쉬기까지 한다. 어쨌든 대체로는 큰 말썽이나 무리한 일을 저지르는 경우 없이 무난하게 자라온 세정,유정,소혜 3자매이긴 하지만 그 셋도 뜻밖에 그런 대형 사고도 친적이 있었던것이다. 수미의 언급에 그 일이 다시 떠올려진 영기가 잠시 상념에 잠기는듯 하다 입을 연다.

 “ 아무리 그래도... ”

 “ ...... ”

 “ 그렇다고 세정이를 사흘씩이나 방안에 가두고 밥을 굶긴건 너무했어. ”

 실제 그때 너무 화가난 수미는 특히 그중에서도 큰딸 세정을 그녀의 방에 가두고 사흘이나 밥을 먹이지 않고 반성문을 써내도록 요구한것이다. 그리고 반성문을 다 써낸 사흘째나 되어서야 겨우 죽을 좀 먹이며 정신을 차리게 만들었던 수미. 그녀 역시 그 일을 떠올리며 말을 이어간다.

 “ 제가 왜 세정이한테 더 화를 냈는데요 ? 유정이나 소혜는 아직 철이 없어서 그

  런짓을 저질렀다 치더라도 언니가 되어가지고 그런 동생들을 말리지는 못하고 부

  화뇌동해서 따라갔다는데 왜 화가 안 났겠어요. 그래도 최소한 큰딸이면 동생들

  과 달리 아빠,엄마 걱정을 조금이라도 한다면 간단한 문자나 전화연락 정도는 줬

  어야지. 그것도 동생이 그러라고 그대로 스마트폰까지 꺼놓고 사흘을 그러고 있

  었다는게 생각만 해도 괘씸하더라구요. ”

 그날의 일과 그때 받았던 분노의 감정이 다시금 되살아나기라도 하는지 입술을 파르르 떨기까지 하는 수미. 영기가 그런 수미를 다소 진정시키며 입을 연다.

 “ 하지만 난 그때 그 일을 겪으면서... ”

 “ ??? ”

 “ 유정이 이 녀석이 날 진짜 많이 닮긴 닮았구나 그걸 진짜 느꼈어. 허허...좋은쪽

  으로 안 닮고 나쁜쪽으로 닮은게...그게 문제라면 문제지 말이야. ”

 “ 그건 또 무슨 말씀이세요 장로님 ? ”

 “ 사실 이제와 하는 이야기지만 나 어릴때 전자오락중에서 유일하게 할줄 아는게

  자동차 경주 놀이였어. 하하...심지어 나중엔 진짜 커서는 이런 자동차 운전을 직

  접 해보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는데...하지만 막상 커서는 겁이나서 운전면허는 딸

  엄두조차 내지 못했지만...그 대신 어린시절 즐겼던 오락이 바로 자동차 경주 놀

  이였는데...유정이 이녀석은 아예 전자오락이 아닌 실제 자동차를 몰고 그런 무한

  질주를 해버렸으니...그야말로 이 애비가 진짜 해보고 싶었는데 못해봤던것을 이

  아이가 해버린것이 아니고 뭔가. ”

 “ 예에 ? ”

 좀 뜻밖의 일이라서인지 수미도 다소 놀라는 반응을 보인다. 사실 영기는 게임이나 도박은 물론 술도 거의 하지 않는 편이다. 그건 기독교 신앙을 영접하기 전부터 그랬다. 영기 부모님이야 교회를 다니는 사람은 아니고 무신론자쪽에 가까운 분들이긴 했지만 그래도 대체로 보수적인 경향이 있는 분들이라 게임이나 도박같은 잡기는 일절 손에도 대지 않는 그런 스타일이었고 영기도 대체로 그런 부모님 기질을 그대로 닮은 편이라고 보면 된다. 헌데 그 영기가 어린시절 유일하게 할줄 아는 전자오락이 자동차 경주 놀이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자라서는 의외로 겁이 좀 많아서였는지 실제 운전면허 같은것은 따지 못하고 나이 60이 되도록 지금껏 그냥 이렇게 살아온 영기. 헌데 그 딸인 유정은 그렇게 자동차 운전이 하고파서 고2때 그렇게 언니 이름을 빌려 면허를 취득하고 실제 언니와 동생을 데리고 부산 해운대까지 가보는 무한질주를 시도해봤던 것이다. 영기는 유정이 돌때 ‘이 다음에 커서 5선의원이 되거라’ 하며 자신의 못다한 정치적 욕망을 그렇게 투영시켰는데, 정작 유정은 다른쪽으로 아버지 못다이룬 꿈(?)을 이뤄준 셈이라고나 할까. 다만 수미 입장에선 영기가 그런쪽으론 어쨌든 애비인 자신을 닮았다는 말을 하자 그런 남편을 잠시 어이없다는듯 바라본다.

 한편 유정은 결국 남자친구 진수와 헤어졌다. 진수의 엄마 선애가 알고봤더니 이전 하이텔의 1972년생 크리스찬 동기생 모임이었던 ‘하늘빛 72’에서 영기와 수미에 대해 알던 그런 사람이었고 따라서 영기의 그런 젊은시절 모습을 알고있는 선애가 그런 딸을 며느리로 받아들이는것에 난색을 표했고, 그래서 유정은 고민하다 결국 남자친구인 진수와 헤어지기로 결심한것이다. 아빠한테 상처까지 주면서 이런 결혼은 하고픈 생각 없다는것이 유정의 마음이었던것이다. 그런것을 생각해보면 유정도 나름대로 아버지 영기를 생각하는 마음이 제법 지극한것 같다. 하지만 비록 외면적으로는 이별을 통보했을 지언정 사람 마음을 정리하기가 어찌 그리 쉬우랴. 막상 그렇게 헤어지고 나서는 유정이는 한 며칠을 열병을 앓으며 방에서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가 되어있었다.

 “ 유정아...좀 괜찮니 ? ”

 “ 아...아빠... ”

 걱정이 된 영기가 딸 유정의 방에 들어가보았다. 손수 쑤어본 잣죽을 직접 떠먹여주며 딸을 위로한다.

 “ 유정아... ”

 딸아이가 결국 자기 때문에 사랑하는 남자친구와 헤어진 셈이니 그에 대한 미안함과 죄스러운 마음에 그저 어쩔줄 모르고 있는 영기. 하지만 오히려 그런 아빠를 위로하는듯한 말을 유정이 건넨다.

 “ 아빠, 힘내. 나 아빠 마음 다 아니까. ”

 “ 유정아 ? ”

 대체 뭘 안다는것인지. 영기가 다소 의아해진 가운데 유정의 말이 이어진다.

 “ 나 아빠 마음 다 알아. 아빠가 왜 언니나 소혜보다 날 그렇게 유독 예뻐하고 신

  경을 써주었다는건지. 아빠한테 나는 아빠 분신이었던거잖아. ”

 “ 유정아... ”

 대개의 자식들은 부모를 닮기 마련이고 그런걸 생각하면 자식은 자신의 분신이라는 식의 표현도 그렇게까지 무리는 아닌 말일것이다. 실제 유정의 돌상에 다섯명의 정승,판서 복장한 목각인형을 올려놓으며 ‘이 다음에 커서 5선의원이 되라’는 주문을 하기도 했던 그런 영기. 물론 유정이 어찌 자기 돌때 일을 기억할 수가 있으랴. 하지만 유정의 나이도 어느덧 20대 후반. 그만큼 인생을 살아보니 무엇보다 30년 가까이 함께 살아온 아빠 영기의 자신을 향한 마음을 잘 알겠다는듯 그녀는 이와같이 말하고 있는것이다.

 “ 나 솔직히...아빠가 원하는 그대로...그 바램을 다 이루어줄수 있을지 그건 자신

  없어. 하지만 최소한...아빠한테 누가 되는일 아빠가 욕먹는 그런일을 만드는 그

  런 딸은 되고싶지 않은거야. 무슨말인지 알겠지 ? ”

 “ 유정아... ”

 “ 나, 진수오빠 한때 진심으로 사랑했던건 사실이지만 지금은 뭐 그렇게 아쉽지도

  안타깝지도 않아.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멀어진다는 말도 있는데 이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차츰 진수오빠의 흔적도 내 마음속에서 사라져가겠지. 그렇게 시간이

  해결해 줄거라고 난 믿어. ”

 “ 유정아... ”

 그런 유정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영기. 혹시 자신이 지금껏 이 딸아이에게 너무 큰 부담감을 지워주었던것은 아닐까. 그것이 좀 미안해진다. 돌상에 목각인형  다섯 개를 올려놓으며 ‘이 다음에 커서 5선의원이 되거라’고 말하던 영기. 하지만 정작 그런 자신은 젊은시절 아버지 회사나 고작 물려받아 그저 아버지덕에 그런 사업체 물려받아 먹고사는 그런 X 소리나 듣고싶지는 않다며 자신은 그냥 자기 하고 싶은거 하며 살고 싶다고 말하던 그런 청춘을 보냈던 영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와 생각해보면 너무 헛되고 허망한 꿈을 이루고자 아까운 청춘만 날렸던것이 아닌가 그런 후회도 들기도 하는 영기. 다만 결혼을 하고 아이들을 낳으면서 이 애들 때문에 자신의 꿈을 접을수밖에 없었던 그 아쉬움 때문에 그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아이들에게 투영시키고팠던 영기. 종합적으로 생각해보면 딸들에게 너무 많은것을 바랬던 자신이 미안하고 후회되는것이다. 유정은 눈치채지 못하고 있지만 영기는 지금 이 자리에서 왈칵 울음 터트이라도 터트리고픈 그런 심정이다. 유정의 말이 이어진다.

 “ 아빠 나 진짜...아빠한테 누가 되는 일...아빠 욕보이는 일을 만드는 그런 딸이

  되고싶진 않은거야. 아빠, 유정이 마음 알지 ? 그렇기 때문에 진수오빠도 포기

  한거야. 유정이가 아빠의 바램을 있는 그대로 다 이루어줄수 있을련지는 모르겠

  지만 최소한 아빠를 욕되게 하는 그런 딸이 되지는 않을게. 사랑해 아빠. ”

 그 말에 가슴 뭉클해진 영기. 아니 뭉클해진 정도가 아니라 가슴 한켠에서 뜨거운 무엇이 확 올라오는 느낌마저 든다. 다만 딸 앞에서 우는 모습을 보이고 싶진 않았기에 다만 그런 유정을 한번 꼭 안아본뒤 조용히 방에서 나와 유정의 방 바로 앞부분 2층 거실에서 엎드려서는 한바탕 대성 통곡을 한다.

 “ 한영기 장로님. ”

 그리고 다시 며칠이 지났다. 수미가 차 한잔을 내오며 영기를 부른다.

 “ 여보, 수미. ”

 딸 유정의 결혼문제로 한바탕 평지풍파가 지나갔던 집안. 어쨌든 지금 유정은 남자친구 진수에 대한 감정을 정리했고 그로인한 정신적 충격이나 아픔에서도 조금은 벗어나는듯한 모습을 보이고는 있다. 원래 진수가 유정과 사내커플이었기 때문에 그에대한 민망함 때문에라도 다니던 직장도 그만둔 유정. 따라서 지금은 무직인 상태나 다만 전체적인 일상만큼은 정상적인 상태로 돌아오고 있는중이다. 한편 영기는 영기대로 수미를 바라보며 또다른 고백의 말을 입에 담는다.

 “ 내 지금와서 하는 말이지만. ”

 “ ...... ”

 “ 내가 수미 당신을 선택한 진짜 이유가 뭐였는지 아오 ? ”

 수미의 경우엔 하늘빛 72에 가입하기전에 한때 5년동안 사귀던 남자가 있었고 하지만 그 남자가 자신을 버리고 다른 사람에게 가버리는 바람에 한동안 그 충격으로 무척이나 힘든 시간을 보냈다고 했다. 그리고 그 가슴의 상처가 어느정도는 아물어가는 시점에서 만난 상대인 영기. 그런 영기앞에서 수미는 그렇게 고백했다지 않은가. ‘이제 자신과 신앙의 눈높이가 맞는 상대를 만나고 싶다’고. 헌데 그건 그렇다치고 영기 역시 절대 범상치 않은 20대를 보낸 사람의 입장에서 왜 하필 수미를 택한것일까. 그 고백을 이제사 하고있는것이다.

 “ 내 영적 빈곤함을 채우고파서 당신을 선택한거요. 내 영적 빈곤함을 충족시켜줄

  그런 상대를 만나고자 했던것이오. ”

 영적 빈곤함이라. 이런말은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것일까. 어쩌면 신앙적으로 자신이 많이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을것이고 자신에게 신앙생활을 하면서 나름대로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부분도 많았다는 그런 의미로 받아들일수도 있으리라. 아니면 한영기란 인간 자체가 알고보면 그리 완벽한 인간은 되지 못하는 알고보면 생각보다 허술하고 허점투성이기도 한 그런 부족하고 보잘것 없는 남자라는 대충 그런 의미로 해석해도 무리가 되지 않는것일까. 영기의 말이 이어진다.

 “ 여하튼 내 힘든 20대 청춘의 시간을 다 보내고 그 끝자락에 만난 당신. 그런 당

  신으로 인해 내 영적 빈곤함을 채울수만 있다면 그래서 함께 온전한 신앙생활을

  영위해가며 살아갈수 있다면 그것으로 만족하고 싶었던거요. 내게 그 영적 빈곤

  함을 채워줄수 있는 있는 사람. 그것이 이수미 당신이었던것이오. ”

 남편 영기의 말을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것일까. 수미는 일단 별다른 말이 없다. 실연의 상처가 아물어가는 끝자락에서 영기를 만난 수미. 남달랐던 20대 청춘의 방황의 끝에 수미를 만났던 영기. 수미는 ‘신앙의 눈높이가 맞는 사람’을 만나고파 택한 사람이 영기고, 영기는 ‘자신의 영적 빈곤함을 채우고자’ 만난 상대가 수미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자신을 ‘우리 형제님’이니 ‘우리 장로님’이니 하며 지난 35년을 남편을 아니 그 이전 결혼전 교제하던 시절부터 영기를 떠받들듯이 모셔왔던 그런 수미. 하지만 영기는 되려 자신을 필요이상 떠받들며 존중해주는 수미의 태도가 부답스러워 이혼을 생각하기도 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그 영기의 말들을 아로새기며 수미는 말없이 차 한모금을 음미한뒤 남편을 바라보며 말한다.

 “ 영기야... ”

 수미가 남편을 ‘영기야’라고 불렀다. 처음 만났을때부터 ‘영기형제님’ 또는 ‘우리 형제님’이라 불렀던 수미임을 생각한다면 35년만에 처음으로 이런 호칭을 입에 담아본 것이다. 순간 놀란듯 영기의 눈빛이 번득이기까지 한다.

 “ 이제는 영적 빈곤함이 없냐 ? ”

 물음에 영기가 수미의 두 손을 꼭 잡아본다. 그리고 그녀를 무한한 신뢰와 사랑 그리고 애정이 가득담긴듯한 눈빛으로 바라본다. 그리고 30년을 함께 산 아내를 꼭 안아보는 영기. 요즘(2030년대) 참 보기드문 30년을 한결같이 살아온 연애시절까지 를 포함하면 35년의 시간을 오직 한 사람만 바라보며 살아온 아름다운 한쌍의 원앙같은 부부다. ‘이제 영적 빈곤함이 없냐 ?’는 수미의 물음에 아내를 꼭 품에 안은채로 말이 없는 영기. 날은 이제 덥거나 따뜻하다고 말할수 있는 때는 좀 지난 시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간의 애정으로 인해 퍼지는 온기 때문인지 집안에는 훈훈한 기운이 한껏 감돌고 있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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