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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팬픽 - 성지현 (12.마지막회) 운동선수 팬픽




                                     부제 : 2016 신(新) 오셀로





 “ 내가 그동안 너한테 이혼하잔 소리 한두번 했었냐 ? 그래도 난 나이 40에 어

  린 너를 아내로 얻은 미안함 때문에라도 혹시 네가 싫으면 관대한 마음으로 널

  보내줄 생각도 했었어. 근데 그때는 겉으로 거짓 미소를 흘리며 싫다고 하던 니

  가 감히 뒤에서 날 죽일 흉계를 꾸며 ? ”

 “ 여보, 지금 대체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시는거에요 ? ”

 다른것은 몰라도 사랑했던 어린 아내 지현이 그것도 정부와 짜고 자신을 죽일 흉계를 꾸몄다는것이 현우를 도저히 견딜수 없을 정도로 미칠 지경으로 만들어놓은 것이다. 그래서 그야말로 이성을 잃은 상태일수밖에 없는 현우. 하지만 지현 입장에선 남편의 이런 행동이 도무지 이해가 안 갈 따름이다. 아이를 가졌다는 그것도 다른 사람이 아닌 사랑하는 남편 현우의 아이를 가졌다는 이 기쁜 소식을 전해주고자 한달음에 집에까지 달려왔건만 대체 이 무슨 황망한 노릇이란말인가.

 “ 여보, 대체 왜 그러세요 ? 제가 대체 뭘 어쨌다고 그러시는거에요 ? 전 지금

  대체 당신이 무슨 말씀을 하고계신건지 하나도 못 알아듣겠어요. ”

 “ 이 뻔뻔스런 계집...그래도 끝까지... ”

 도저히 지현의 이야기를 더 들어줄수 없는 지경인 현우는 조금전 스마트폰으로 받은 문제의 영상을 바로 지현에게 보여준다. 하지만 지현 입장에선 도무지 영문을 알 수 없는 영상이기에 되려 황망해질 지경이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된것인지 알 수 없어 지현은 그 자초지종을 남편에게 물으려 한다.

 “ 여보, 대체 이게 무슨...이게 대체 뭐에요 ? 그리고 이런 영상을 어디서 받으셨

  어요 ? 여보, 이거 저 아니에요...허억...대체 무슨 그런 말도 안 되는 오해를. 여

  보 진짜 저 아니에요. 대체 무슨 오해를 하고 계신거에요. 이 영상 전 진짜 모르

  는 일이라니까요. ”

 그제서야 사태가 파악이 된 지현은 더더욱 기가막힐 따름이다. 무엇보다 남편이 지금 자신에 대해 어떤 오해를 하고 있는것인지를 그제서야 깨달은 지현으로선 더더욱 황망하기만 할 따름. 너무나 억울하고 분하기 짝이 없는 일인지라 대체 무슨 말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꺼내야할지 판단조차 제대로 안 될 지경이다. 하지만 현우는 여전히 풀리지 않는 분노를 쉴새없이 지현에게 쏟아붓는다. 그야말로 그녀에 대한 배신감으로 인한 분노가 극도로 머리끝까지 치솟은 그런 한 남자의 모습이다.

 “ 날 보고 변태라느니 색광이라느니 그런말을 입에 담는게 당신이 아니라구 ? 바

  로 몇 달전 나와 함께 침실에서 있을때 당신 입에서 내뱉은 말도 모른단말야 ?

  그리고 저 배드민턴 유니폼은 어떻게 해명할건데 ? 남자와 관계를 즐길때 배드

  민턴 유니폼을 입고 하는 사람 바로 당신 아닌가 ? ”

 “ 여보 그건 진짜...전 그냥 당신이 그걸 좋아하니까... ”

 “ 에잇~! 이 천하의 뻔뻔스러운 계집. ”

 사실 다른건 몰라도 배드민턴 유니폼 문제는 지현으로선 진짜 억울하기 짝이없는 일이다. 원래 그것은 현우가 애초에 그런것을 요구했기 때문에 이따금 지현이 그런 옷차림으로 관계에 응해준것이다. 어린시절부터 여자 운동선수, 특히 운동복을 입은 여자한테 묘한 성적매력을 느끼던 현우였고 바로 그런걸 좋아하기 때문에 관계를 가질때 요구한 사람이 바로 자신 아닌가. 헌데 사진속의 여자가 지현이든 아니든 - 혹시 현우처럼 운동선수 페티쉬가 있는 남자라면 모를까. - 다른 사람과 할때 굳이 저런 옷차림을 하고 있을 이유는 없지 않은가. 그럼에도 현우는 이미 영상속의 여자를 성지현일것이라 단정짓고 지금 이러고 있는것이다.

 “ 날 죽이고 싶다고 ? 그것도 독약을 흥분제라 속여 조금씩 먹여서...내가 고통속

  에 몸부림치며 죽어가는걸 보고싶었어 ? 아니 !!! 미안하지만 난 그렇게 못 죽어.

  난 그래도...당신에 대한 미안한 마음때문에라도 당신이 정 내가 싫다고 한다면

  그냥 관대하게 당신을 보내줄 생각까지 하고 있었는데...차라리 이혼하자는 말을

  이미 몇차례 입에 담았었는데...겉으로는 거짓 미소만 흘리던 네 X은 감히 뒤에서

  정부와 짜고 이런 흉계를 꾸며 ? 감히 니가 !!! 감히 니가 나를 !!! ”

 “ 아악~~~!!! ”

 그리고는 다시 지현에게로 달려들어 현우는 그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지현은 발버둥치고 있지만 혼신의 힘을 다 쏟아붓고 있는 현우인지라 그에게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지현은 찢어져라 비명을 지른다.

 “ 살려줘요 !!! 누구 없어요 !!! 사람살려요 !!! ”

 “ 이 천하의 간부(姦婦) !!! 이 천하의 갈보년 !!! 이 천하의 음탕한 화냥년 !!! ”

 “ 아니에요...정말 아니라니까요 여보. 살려주세요 !!! 아아악~~~!!! ”

 지현은 어떻게라도 자신의 억울함을 하소연해보려 하지만 지금 현우에게는 그 어떤 말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다. 지현의 목을 더더욱 있는 힘껏 조르며 현재 임신 초기상태인 아내를 더욱 힘껏 조르고 있다.

 “ 감히 네가 날 어떻게 죽이고 싶다구 ? 저 영상을 누군가 내게 보내주지 않았다

  면 감쪽같이 그것도 모르고 정부(情婦)와 짜고 나이많은 남편을 죽이려 하는 마

  누라로 인해 진짜 고통스럽게 죽어갈뻔 했군. 하지만 미안하게도 그렇게 죽진 못

  하겠어. 이 정현우 그렇게 호락호락 죽지 않아. 내가 독약을 먹고 고통스럽게 몸

  부림치며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구 ? 미안하지만 그렇겐 안 돼 !!! 그전에

  니가 먼저 내 손에 죽어줘야겠어 !!! ”

 “ 여보 제발...제발 저 아니에요. 제발 오해를 풀어주세요. 흑흑~~~!!! 전 정말

  아니에요. 저 정말 아니라니깐요. ”

 “ 누가 저런 영상을 몰래 찍어서 내게 보내주었는진 모르겠지만 진짜 상급이라

  도 주고픈 마음이군. 그래, 어차피 당신을 죽이면 나도 살인죄로 처벌받게 될

  테고 그럼 뭐 언론사 정치부장이고 뭐고 그런 자리도 다 날아가버릴테니...만

  약 그렇게 되면...차라리 저 고마운 영상이나 보내준 사람이나 찾아서 내 재산

  의 한 절반쯤은 떼어서 그자에게 주라고 해야겠군. 그렇게 유산이나마 물려주

  는게 하마터면 정부와 짜고 놀아나는 젊은 마누라로 인해 끔찍하게 죽어갈 몸

  을 면하게 해준 사람에게 내가 해줄수 있는 유일한 보답이겠지. 하지만 넌 오

  늘 내 손에 죽었어. 성지현 너 이 X !!! 너 오늘 내 손에 한번 죽어봐 !!! ”

 “ 아악~~~!!! 누구 없어요. 제발 사람좀 살려요 !!! ”

 현우의 손에 목이 졸린 지현은 발버둥치고 있었지만 점차 숨이 가빠지고 있었다. 정신이 몽롱해지고 있었다. 결국 숨이막혀 지현은 더 견딜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말았고 고통스럽게 비명과 신음소리를 내는가 싶더니 발버둥치던 지현의 팔,다리가 조금씩 잦아들고 있었다. 현우는 지현이 숨이 끊어진것인가 확인해보려 했다. 헌데 그때였다.

 “ 지이이이~~~!!! ”

 집 벨소리가 울린것이 그때였다. 대체 이 시간에 누굴까. 인터폰을 받아보려는데 놀랍게도 벨을 누른것은 임도균의 아내 이수진이었다.

 “ 아니...저 여자가 이 시간에 무슨일로 ? ”

 수진이 도균의 아내고 지현의 대학선배라서 그동안 그녀를 만나러 자주 찾아왔던것. 그리고 얼마전엔 자신에게 할말이 있다며 지현에 대한 오해를 풀고 둘이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던 그 일을 기억하고 있는 현우. 하지만 어쨌든 지금은 무척이나 곤란한 상황이라 현우로서도 고민이 되었다. 어찌해야하나. 아무도 없는척 문을 열어주지 말까. 하지만 이미 그럴수 있는 상황은 넘어선듯 했다. 수진은 문을 열어달라고 밖에서 거듭 애원하고 있었고 현우는 결국 뭔가 체념한듯 하며 문을 열어주었고 수진은 부리나케 현관으로 들어섰다.

 “ 지현이...지현이는 지금 어디있죠 ? ”

 소위 말하는 여자의 직감이라도 되는것일까. 아니면 남편 도균의 근래의 동태가 아무래도 심상찮게 여겨져서 지현이 걱정되어서 한달음에 현우와 지현 부부의 집으로 달려와본 것일까. 아니면 나름 작심이라도 하고 두 사람 앞에서 양심선언이라도 하려는 그럴 요량이었나본데 하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한편 현우는 현우대로 전혀 예기치 못한 수진의 들이닥침에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차라리 잘되었다 싶었는지 체념한 얼굴이 되어 있었다. 아니 그보다는 집안으로 들어서자마자 바로 거실에 쓰러져 있는 지현을 목격한 수진이 너무나 놀랐다. 아직 지현이 죽은것이라곤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수진은 그녀에게로 달려가 흔들어 깨워보려 했다.

 “ 지현아...지현아 정신좀 차려봐. 너 대체 어떻게 된거야 ? 너 대체 왜 이래 ?

  지현아...지현아... ”

 “ 이미 늦으셨어요. 한발 늦게 오셨네요. ”

 “ 네 ?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

 아직 사태파악이 되지 않는 수진은 너무나 놀라고 의아해서 현우를 바라보고 있는데 현우는 이미 모든 것을 체념한듯한 얼굴로 오히려 태연자약한 어조로 수진에게 모든 것을 자백하고 있다.

 “ 차라리 잘 되었네요. 사실 처음엔 그쪽이 하필 이 순간에 우리집으로 찾아온것

  을 보고 ‘문을 열어주지 말아야 하는것 아닌가’ 생각하긴 했지만 어차피 이렇게

  된것 솔직하게 다 말하리다. 차라리 잘 되었네요. 내가 재판정에서 내 문제를 해

  명이나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그 증인이나 되어주세요. ”

 “ 아니, 대체 지금 무슨 말씀을 하고 계신거에요 ? 그나저나 지현이는 대체 왜 이

  꼴이 된거고요. ”

 설마 진짜 지현이가 죽었을까. 수진은 그러진 않을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하지만 현우는 이내 곧 문제의 스마트폰 동영상을 수진에게 내어 보여준다.

 “ 다 보고 판단해 주시구료. 제 정부와 짜고 남편을 독살하려 한 그런 흉계의 음

  모를 꾸미는 마누라는 남편인 내가 어떻게 해야하는지...어떻게 하는것이 정상적

  이고 합리적인 일일지 판단을 해달라는 말이에요. 그리고 법정에서 꼭 좀 증언해

  주시구려. 내가 아무런 이유없이 아내를 살해한 그런 불의한 흉악범이 되지 않도

  록, 그런게 아니라 부정을 저지르고 그것도 모자라 제 간부와 남편을 독살하려고

  그런 음모를 꾸민 천하의 사특한년을 내가 저렇게 징벌한것이라고...물론 사람을

  죽인점에 대한 그 마땅한 형벌이야 받아야겠지만 그럴수밖에 없었던 부득이한 이

  유를 법정에서 저를 대신해서 좀 증언해 달라는 말입니다. ”

 “ 이봐요, 대체 누가 누굴 죽였다구요 ? 그리고 대체 뭐가 어떻게 되었다는 ? ”

 일단 수진은 현우에게서 건네받은 스마트폰 동영상을 확인해보았다. 그리고 쓰러진 지현이 이미 숨이 끊어진 상태임도 확인하고 그리고는 너무나 큰 충격에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고 만다.

 “ 살인마... ”

 “ 너무 그렇게 말하지 마시구료. 그 동영상을 보고도 그런말이 나오나요 ? 입장바

  꿔 생각해보시구료. 당신이라면 만약 당신 남편이 자신의 내연녀와 짜고 당신을

  그런식으로 살해하려 든다면 과연 가만 있을수 있었을지... ”

 “ 그래서 더 화가나는거야 나는 지금. ”

 “ 뭐요 ? ”

 이게 밑도끝도없이 갑자기 무슨 소리인가. 아니면 지현의 대학선배인 이수진이란 여자가 자기 학교 후배의 너무 끔찍한 죽음에 충격을 받아 그만 자신도 모르게 헛소리를 내뱉은것인지. 현우로선 여전히 영문을 모르는채 그녀를 바라보는데 수진은 마치 어떤 고전비극의 운명의 암시를 지닌 조연배우라도 된양 혼잣말을 내뱉기 시작한다.

 “ 내가...그러잖아도 이 일이 엄청난 비극으로 치닫게 될까봐...혹 세익스피어 비극

  과도 같은 끔찍한 결말이 될까봐 차마 그것이 두려워 차마 그렇게까지 일을 만들

  수는 없어서 그래서 중간에 발을 뺀건데...근데 이미 한발 늦어버리고 말았구나.

  이미 이 집은 오셀로의 비극 마지막 장면과도 같은 그런 음습한 공간이 되어버렸

  어. 아...너 가련한 후배 성지현. 넌 마치 오셀로의 비극을 재현하는 데스데모나가

  되어 너무나 가련하게 이 저주받은 집 거실바닥에 쓰러져 누워있구나. 이렇게 영

  원히 깨어나지 않는 모습으로 말이지. ”

 “ 이봐...대체 지금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거야 ? ”

 하지만 어차피 수진도 지금 제정신이 아니긴 마찬가지다. 다만 어쨌든 이 일의 자초지종은 제대로 알려야 할것같아 혼이라도 나갈것만 같은 심정은 가까스로 수습해서 현우를 바라보며 말을 건넨다.

 “ 그...헝겊의 행방에 대해선 안 물어봐요 ? ”

 “ 헝겊 ? ”

 “ 당신이 소싯적에 어떤 이상한 무당에게서 받았다는 헝겊 말이야. 뭐 무슨...청상

  과부의 영혼이 깃든거라며 ? ”

 “ 이봐요 ? 그쪽이 그 헝겊에 대해 어찌알아 ? ”

 아직까지 그 헝겊을 지현이 내버린걸로만 알고있는 현우는 수진의 입에서 그 일이 언급되자 어리둥절해하고, 수진은 작심한듯 결국 모든 것을 자백해버린다.

 “ 바보야. 그 헝겊 사실은 내가 내버린거야. 딴에는 그래도 내 남편 직장상사의 아

  내가 되어있는 저 가련한 아이에게 조금은 잘보이고파서 그러면 좌천된 내 남편

  승진의 길이나 트일까 하는 요량으로 오만 아양을 떨면서 이 집 청소를 했는데,

  그때 웬 하나 쓰잘데기 없는 낡은 헝겊이 하나 발견되었어. 그것을 내가 그래서

  하나 쓸데없는 지저분한 물건이라 여기고 아무 생각없이 내버렸는데...그러고보니

  이 집에 두 멍청이가 있구나. 그걸 무슨 착각을 했는지 지가 버린줄만 알고 울며

  불며 하던 저 멍청한 여자아이와 그리고 헝겊을 내다버린 당사자가 정작 누구인

  지 여지껏 까맣게 모르는 그 멍청한 작자와 두 멍청한 것들이 아주 제대로 된

  한편의 비극을 만들어냈구나. 정말 용렬한 작자 같으니. 분수에 넘치는 마누라를

  얻은것도 모르고 그게 과분한줄도 모르고 함부로 까불어대다 이런 엄청난 짓을

  저지르다니... ”

 “ 아...아니 도대체 ? ”

 일단 헝겊을 진짜 내다버린 사람이 이수진이란 사실을 안것만으로도 현우는 현기증을 일으킬 지경이다. 하지만 수진은 모든 것을 작심한 사람처럼 그보다 더 엄청난 일들을 모두 자백하기 시작한다.

 “ 그러고보니 이 비극에서 딱 한 사람 역할이 빠졌네. 캐시오가 빠졌군. 근데 미안

  해. 캐시오와는 비교도 안되는 진짜 멍청한 X이 따로 있으니까. 그...젊은시절 한

  때 가졌던 짝사랑의 열병에서 헤어날줄 모르는 멍청한 인간은 내가 꾸며놓은 덫

  에 제대로 걸려들어 사태를 이 지경으로 치닫게 만들어 버렸으니까. ”

 “ 그게 대체 무슨 소리야 ? 그쪽이 지현이한테 남자를 소개시켜 주기라도 했단 말

  인가 ? ”

 “ 어디부터 어떻게 설명해야할까 ? 뭐 하지만 너무 조급해할거 없어. 당신은 법정

  에서 내가 당신의 억울함을 대변해줄 유일한 증인이라도 되어주길 바랬지만, 난

  그보단 내가 신성호 그 멍청한 X을 꼬드겨 무슨짓을 벌였는지부터 자백해야 할

  테니까. 캐시오는 그야말로 이아고의 모함을 제대로 받은거지만 신성호 그 멍청

  한 X은 캐시오의 발끝에도 못 미치지. 나같은것이 부추긴것도 모르고 대놓고 지

  현이를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건드리려 들었으니...그러다 선생님(김대현

  코치)이 겨우 주선해서 마련해준 직장도 짤리고...여하튼 그 멍청한 백수건달X

  도 일이 이 지경이 된걸 알면 어떤 표정을 지을까 ? 진짜 궁금해지는군. ”

 “ 대체 무슨 소릴 지껄이고 있는거야 ? 이 모든일을 꾸민 사람이 당신이라도 된

  다는 이야기야 ? 그럼 이 동영상은 대체 어떻게 된건데 ? ”

 “ 아직도 모르겠어 ? 이 바보야 ? 이게 진정 현대판 오셀로의 비극이라면 이아

  고의 역할은 당연히 내 남편이 했겠지. 근데 난 이아고의 아내 이밀리아보단

  이아고의 친구 로드리고에 가깝군. 이밀리아는 아무것도 모르는채 오셀로의 질

  투를 유발할 문제의 손수건을 이아고에게 건네주었지만, 난 아예 대놓고 남편

  의 음모에 가담했으니 난 이밀리아보단 이아고와 함께 흉계의 음모를 꾸민 로

  드리고가 되었던거야. ”

 “ 도...도대체 무슨 헛소리를 지껄이고 있는거야 ? ”

 수진의 입에서 줄줄 나오는 이야기가 하나같이 엄청난 소리들인지라 현우는 너무나 큰 충격에 온 몸을 부들부들 떨고있다. 일단 수진은 바로 경찰에 신고를 했다. 현우는 살인죄로 잡혀갔고 문제의 동영상을 조작해낸 사람도 머지않아 잡히고 말았다. 제보를 한 사람도 있다. 바로 임도균과 애니매이션 동호회에서 활동했고 처음에 도균이 음모를 제안했던 ‘무한상상’이란 아이디를 쓰는 회원이었다.

 “ 처음에 네프라이트(임도균)님으로부터 이런 제안을 받았을땐 네프라이트님은 그

  냥 무슨 팟캐스트 영상을 만든다고만 했는데 그러기엔 아무래도 문제의 영상 내

  용이 심상찮아서 일단 전 거절했고 체리요정과 네프라이트의 이후 행동을 예의주

  시해왔습니다. 그랬는데 그들이 이렇게까지 엄청난 짓을 저지르고 말았군요. ”

 결국 도균과 함께 문제의 동영상을 조작한 일당도 모두 잡혀왔다. 체리요정이란 회원과 그리고 동영상을 함께 제작한 연영과 출신 알바생, 그리고 두 사람에게 녹음과 촬영장소를 제공해준 애니매이션 제작사 관계자도 참고인 조사를 받게 되었다. 도균이 붙잡혀오고 현우와 맞닥뜨리게 되자 현우는 눈에서 불꽃이 일며 도균의 멱살을 잡았다.

 “ 임도균...너 이 X같은 자식... ”

 “ 이...이봐요 정현우씨 진정하세요. 이러시면 안 돼요. ”

 하지만 이미 살인죄로 구속된 마당에 이판사판이란 생각으로 현우는 그 자리에서 도균을 당장에 죽여버릴듯이 달려들었다. 그를 죽일듯이 노려보며 욕설을 퍼부었다.

 “ 내가 원래 네 X이 문제가 많은 놈이라 생각했기에 그래서 신임하지 않았던거야.

  그런데 네가 이렇게까지 엄청난 짓까지 벌이다니. 네가...네가 그러고도 인간이냐

  ? ”

 하지만 도균은 진짜 무슨 악의 화신이라도 된양 오히려 그런 현우를 바라보며 냉소하고 있었다. 도균의 눈빛은 그야말로 싸이코패스의 그것을 보는듯한 느낌이었다.

 “ 당신도 어쨌든 질투심에 눈이멀어 젊은 아내를 죽인것은 마찬가지 아닌가. 조금

  만 더 앞뒤좌우를 살펴보셨더라면 이런 끔찍한 사태에 이르기까진 하지 않았을

  것인데... ”

 “ 뭐...뭐라구 ??? ”

 “ 그리고 잘 생각해봐. 만약 당신이 반대로 나같은 입장이었다면 뭐 설마 나 정도

  까진 아니더라도 - 당신같은 멍청한 부류는 그런 치밀하고 간교한 흉계를 꾸밀만

  한 건덕지도 못되니까 말이야 - 최소한 나한테 앙심을 품고 소심한 수준의 해꼬

  지라도 하려 들었을걸 ? 내가 오늘 이렇게 붙잡혀 오고 내가 이렇게 흉계를 꾸미

  는 악마가 된것은 단지 내가 패자였기 때문이야. 소위 루저라고나 할까. 하지만

  반대로 당신도 누군가에 의해 승차가 막히고 직장에서 늘상 밀려나기만 하는 그 

  런 처지가 되었다면 나처럼 되지 않았으리라고 누가 장담할수 있을까. ”

 “ 임도균...이 천하의 X같은 X식... ”

 현우는 진짜 도균을 그 자리에서 죽여도 속이 시원찮을것만 같은 살의를 느꼈고 하지만 그러면서도 그래봤자 소용없는 일이란것을 깨닫고는 그 자리에 허탈하게 주저앉고 말았다. 설사 지금와서 도균을 어떻게 한다고 한들 그게 무슨 소용이 있는가. 어차피 지현을 죽인 범인은 자신이다. 자신의 손으로 자신의 아내를 죽여놓고 지금와서 무슨 변명의 말을 더 할수 있을까. 무엇보다 이제 그토록 한때는 사랑했고 예뻐했던 그 어리고 예쁜 젊은 아내는 이제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다. 그것도 현우의 손에 의해 불귀의 객이 되어버리고 만 가련한 여인. 그걸 생각하니 현우는 비통한 심정으로 그 자리에 주저앉아 대성통곡을 한다.





 “ 정현우씨 ! ”

 “ ...... ”

 “ 이제 어떡하실 건가요 ? ”

 담당형사가 현우에게 물었다. 이제 모든 사건의 진상이 다 밝혀졌고, 현우는 이제 더 이상 언론사 정치부장도 아닌 다만 아내를 목을 졸라 숨지게 한 끔찍한 살인마가 되어 구속되어 있을뿐이다. 무엇보다 이게 도균의 간계에 넘어가 오해에서 비롯되어 저지른 끔찍한 일이란 것이 현우를 그 무엇보다 더 괴롭고 아프게 만들고 있었다. 이제와서 후회한들 속절없는 일. 좀 더 침착하게 일의 진상을 알아보려 하지 못한 자신의 못남만을 한없이 자책하고 있을 뿐이다. 한참만에 현우는 무겁게 형사에게 말한다.

 “ 형사님. ”

 “ 말씀해보시죠 정현우씨 ? ”
“ 마지막...마지막 소원이 한가지 있습니다. ”

 “ 마지막 소원이라...그게 뭔가요 ? ”

 “ 딱 하루만...딱 하루만 제게 자유시간을 주십시오. 도망가지 않고 24시간 이내에

  돌아올터이니 딱 하루만 제게 자유시간을 달라는 것입니다. 그러면 제가 그 시간

  이내에 꼭 하고픈게 있으니까요. ”

 “ 네에 ? ”

 현우는 지금 구속된 상태인데 별다른 타당한 이유없이 하루만 자유시간을 달라는 것이다. 법적으로나 절차상으로 사실상 불가능한 일인지라 형사는 난색을 표한다. 하지만 현우가 워낙 간곡하니 그야말로 죽는 사람 소원이라도 도와주는 셈 치고 그 간절한 바램을 들어주기로 마음은 먹었다. 다만 다음과 같은 경고도 있지 않았다.

 “ 그대신 24시간 이내로 반드시 돌아와 주셔야 합니다. 이건 법적으로도 있을수

  없는 일인데 제가 특별히 봐드린겁니다. 그러니 약속을 어기시면 정현우씨 가중

  처벌 문제도 그렇지만 저도 곤란해 질수 있거든요. 그러니 24시간 이내에 돌아

  오신다는 약속만은 꼭 지켜주셔야 합니다. ”

 현우는 절대 그럴일 없다고 철석같이 약속을 하고 허탈한 마음으로 경찰서를 나왔다. 그리고 현우가 간곳은 다름아닌 자신의 집이었다. 불과 며칠전까지만 해도 사랑하는 아내와 단 둘이 살던 집. 하지만 이제 아내 지현은 더 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니고, 현우도 살인죄로 처벌받게 되면 상당기간 이 집으로 돌아올수 없을것이다. 사실 그동안 유치장에 갇혀 있었기 때문에 초췌한 몰골이 되어버린 상태이기도 한 현우. 일단 집안에 들어서서는 털썩 그 자리에 주저앉는다.

 “ 이 다음에 네가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게 되면 이걸 정표로 주어라. 그럼 아마

  네 사랑이 도망가지 않도록 이 헝겊이 널 지켜줄거야. ”

 소싯적에 잠시 세상을 등지고 싶다는 생각에 경남에 있는 그런대로 유명한 무당의 밑에서 하수인 노릇을 할때 그 무당으로부터 건네받은 의문의 헝겊. 무당이 젊어서 나이많은 남자에게 시집가 청상과부가 된 그 원혼들의 해원제를 지낼때 쓰던 헝겊이라고 했던가. 하지만 그 원혼들이 묻어나있는 정표이기에 오히려 사랑하는 사람을 붙잡아 줄수있는 마력을 지녔을지도 모른다고 하던 무당. 그 말을 곧이 들어야 할련지는 모르겠지만 참으로 공교롭게도 그 헝겊을 분실하고 나서 현우와 지현 사이는 걷잡을수 없는 파국으로 치닫고 말았다. 원래 그 헝겊을 내버린 사람은 도균의 아내 수진이고 근본적으로 도균이 꾸민 흉계로 인해 수진이 지현에게 접근을 시도하면서 벌어진 일이긴 하지만 현우는 아무래도 일이 이렇게 되어버린게 그 의문의 마력을 지녔다는 청상과부들의 한이 깃든 의문의 헝겊을 잃은 탓이 아닌가 그 생각까지 들 지경이었다. 다른것은 몰라도 그 마법의 헝겊만은 분실하지 않고 꼭 지니고 있었어야 했던것을. 그 후회까지 드는 중이다.

 “ 분수에 넘치는 아내를 얻은줄도 모르고 그 과분함을 고마워할줄도 모르고 함부

  로 까불었다간 어떻게 된다는것이나 잘 알아둬. ”

 이 지경이 되어버린 현장을 처음 목격하고는 수진이 현우에게 쏘아붙인 말. 그것도 현우를 아프게 만들고 있었다. 아니, 사실 따지고보면 현우는 지현을 보내줄 마음까지 한때 먹었던 상태다. 나이 마흔이 넘어 너무 나이어린 아내를 얻은 미안함 때문에라도 혹 자신이 싫거든 제법 관대하게 보내줄 생각에 이혼하자는 말을 진지하게 꺼내기도 했던 그런 현우가 아니던가. 하지만 그럴때마다 되려 그럴수는 없다며 진심으로 현우를 사랑한다고 말하던것은 지현이었고 그 지현을 죽인것은 현우다. 그걸 생각하니 너무나 가슴에 한이되고 맺히는것이다.

 “ 원래 그래서...결혼 같은것은 할 생각이 없던 몸인데. ”

 괜한 자기비하나 겸양이 아닌 현우는 실제로 꽤 오래전부터 자신이 한 여인의 마음을 사로잡을만한 그런 매력을 갖춘 남자는 못 된다는 그런 자각을 하고있던 사람이었다. 그렇기에 이도령보다는 변학도의 삶을 살고 싶었던 현우이기도 했다. 춘향이의 마음을 사로잡을수 있는 그런 이도령이 되지 못한다면 돈과 권력을 먼저 가진뒤 그 돈과 권력으로 자신이 갖고 싶은것 취하고 싶은것을 마음대로 얻을수 있는 그런 변학도처럼 살고 싶었다고. 그 뜻이 제대로 이루어진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나이 마흔에 스포츠부로 좌천된 신문가지의 몸으로 새롭게 만나게 된 인연인 열 여덟살 연하의 성지현. 그리고 적어도 지현을 사랑하던 그 순간만큼은 진심이었노라 말하고픈 현우다. 하지만 이제 그 지현은 더 이상 자신의 곁에 있지 않다. 무엇보다 자신의 손으로 그 지현의 목숨을 거두었지 않은가. 그러니 그야말로 누굴 원망할수도 탓할수도 없는 너무나 비참하고 비통한 처지에 놓인것이 지금 현우의 몸인것이다.

 “ 임도균...너 이 X의 자식... ”

 다만 이런 음모를 꾸민 임도균이란 X은 도저히 용서할수도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생각해보면 처음엔 도균이 입사초기 취재처에서 이런저런 촌지를 받는것을 현우가 알고 상부에 제보 도균이 징계를 받게 했고 그 얼마후엔 현우가 엄청난 오보사태에 휘말렸을때 도균이 앞장서서 현우를 몰아붙여 스포츠부로 좌천이 되게했다. 하지만 무슨 전화위복마냥 스포츠신문으로 좌천이 되었을때 현우는 성지현을 만나 결혼에까지 이르게 되었고 정치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하였는데, 그때와 타이밍을 맞춰 도균은 한직이나 다름없는 자리로 또다시 좌천이 되었다. 그렇게 처음엔 1승1패씩 주고받은 악연이고 세 번째는 정현우의 복귀로 그가 승자가 되는듯 했지만 마지막에는 결국 현우가 도균의 음모에 걸려들어 모든 것이 이렇게 파탄나게 만들었다. 이제 현우는 신문사에서도 해고되었고 다만 사랑하는 아내를 목을 졸라 죽인 끔찍한 살인범이 되어 이 자리에 있을뿐이다. 물론 도균도 지금 관련된 범죄등으로 구속되어 있는 상태지만 적어도 도균은 직접 자신이 사람을 죽이거나 한 일은 없으니 현우보다는 다소 가벼운 처벌을 받을것이다. 그것이 징역 5년이 되었든 10년이 되었든 여하튼 현우보단 가벼운 처벌이 될 것이다. 다만 도균도 지금은 신문사에서 해고된 상태고 아마 수진도 더 이상 이런 남자와 함께 살고픈 마음은 없을듯 하다. 그렇다면 도균은 형을 살고 난 뒤엔 과연 어떻게 될까. 이혼까지 한 몸으로 아마 이런일까지 저지른 사람이 언론계에 복귀하는것은 불가능할듯 하고, 어디 지방 소도시 같은데서 조용히 치킨집이라도 하며 숨어살아야 할 그런 형편이 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현우와 도균중 누가 진정한 최후의 승자인지 그것은 좀 분간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있다.

 현우는 집안 한쪽 구석에 소중히 보관되어있던 웨딩사진을 꺼내놓았다. 사실 결혼후 한동안은 벽에 뿌듯하고 자랑스레 걸어놓았던 사진이었으나 이제 그 신혼기간은 어느정도 지났고 무엇보다 지난 두달여간 지현과 현우 사이가 그런 웨딩사진이나 바라보며 흐뭇하게 행복을 느낄만한 그런 사이가 아니었다. 오히려 두 사람 사이에 그간 있었던 일련의 사건들을 생각해본다면 웨딩사진이 훼손되지 않고 그나마 잘 보존되어 있었다는게 다행이라 해야할 판이다.

 “ 지현아...흑흑흑흑~~~!!! ”

 흐느끼면서 현우는 웨딩사진속에서 환하게 웃고있는 지현을 손으로 어루만져보고 있다. 입을 맞춰보기도 하고 뺨을 부벼보기도 한다. 사실 지현의 시신은 사건 직후 유가족(지현의 부모 등)들에게 인계되어 지금은 장례까지 치른 상태라 그녀의 시신이라도 부둥켜안고 뭘 어떻게 한다던가 그럴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대신 웨딩사진속 지현의 얼굴만을 하염없이 어루만지며 이러고 있는것이다.

 “ 미안하다 지현아...날 원망해라. 내가 나쁜 X이야...내가 죽일 X이야...내가 정말

  내가 너한테 차마 해선 안되는 천하 몹쓸짓을 했구나. 그래 지현아. 날 실컷 원

  망하려무나. 난 이렇게 너에게 속죄하련다. ”

 한참을 그렇게 넋두리처럼 늘어놓다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저린 다리를 주무르며 그런대로 평정심을 되찾은 현우가 어디론가 발걸음을 옮긴다. 부엌 어딘가에 가져다놓았던 독한 양주 하나를 꺼내든다.

 “ 세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처럼 삶을 마치고 싶다는 생각을 꽤 어릴때 한적이 있

  었지. 그게 중학교때던가...고등학교때던가...내 스스로의 못나고 바보스러운 면에

  한없이 좌절하고 절망하던 시간...혹 나중에 내 성인이 되어 사회가 세상이 내가

  더 버틸수 없이 힘들고 버거워지는 그런 시간이 되면... ”

 “ ...... ”

 “ 차라리 세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처럼 비장하게 죽어가고 싶다는 그 생각을 했

  었는데...이제 딱 그 순간이 온것 같구나. ”

 그러더니 현우는 큰 컵을 하나 가져와 독한 양주를 거기에 하나가득 따른다. 그리고 그것을 냉수 마셔대듯 벌컥벌컥 마셔댄다. 양주의 뜨겁고 독한 기운 때문에 사실 단숨에 다 마시지는 못하고 두어번 숨이차서 헛기침을 하긴 했다. 하지만 겨우 정신을 차린 현우는 양주를 마저 다 컵에 따라 담은뒤 이번엔 거기에 극약을 탄다. 그리고 그것을 마저 다 마셔댄다.

 “ 커억~~~!!! 커어어억~~~!!! ”

 고통스럽게 몸부림치는 현우는 구토를 한없이 하고 있다. 온 몸이 쥐어짜듯이 아프다. 하지만 그러는 가운데서도 필사적으로 지현의 웨딩사진이 있는쪽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그녀의 얼굴에 손을 가져다대며 지친듯이 풀썩 쓰러진다.

 “ 세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처럼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을 꽤 오래전부터 했

  었어. 만약 내 삶이 더 이상 내가 버틸수 없을 정도로 지치고 힘들어지면...그땐

  진짜 세익스피어 비극의 주인공처럼 생을 마치고 싶었는데...이제 진짜 그 순간이

  온것 같구나. ”

 약기운이 아직 덜 퍼진것 같아서인지 현우는 집안에 있는 양주병을 하나 더 가져와 그것도 마셔댄다. 웨딩사진 옆에 누운채로 마치 숭늉이나 맹물 마시듯 마셔대고 있는것이다. 독한 양주가 현우 일생의 마지막 동반자가 되어주고 있는것이다. 그렇게 현우는 환하게 웃고있는 지현의 웨딩사진 옆에서 생을 마감하고 만다.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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