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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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팬픽 - 성지현 (11) 운동선수 팬픽




                          부제 : 2016 신(新) 오셀로





 “ 어떻게 요즘 뭐 진척된 일이라도 있어 ? ”

 하루는 도균이 귀가후에 수진에게 그와같이 물었다. 애초에 자신이 좌천된 문제와 관련 신문사 선배이자 한때는 상사격이었던 정현우 정치부장에게 앙심을 품고 그에게 골탕을 먹이기 위해 현우의 젊고 예쁜 아내 성지현과의 관계를 벌려놓으려고 아내 수진과 함께 음모를 꾸몄던 도균이 아닌가. 그리고 수진이 바로 그런 의도를 갖고 지현에게 접근을 시도했고, 거기다 있었던 헝겊 실종사건에 그리고 지현을 대학시절 짝사랑하던 성호를 개입시켜 두 사람 사이의 오해가 더 불거지게 만들었던 두 사람이 아닌가. 무엇보다 지금까지의 일들을 주도해서 꾸민 사람은 도균보다는 그 아내 이수진이다. 그래서 이후 혹시 더 일이 진척된것이 없나 궁금해서 도균이 그와같이 물은것인데 하지만 수진은 이전과 같지 않은 편치않은 모습으로 도균을 바라본다.

 “ 진척되기는 무슨... ”

 “ 왜 ? 뭐 잘 안 되는일이라도 있어 ? ”

 아내의 반응이 심상찮자 뭔가 일이 잘못 꼬인것이라도 있나싶어 그와같이 묻는 도균. 딴에는 그동안 수고한(?) 아내를 격려라도 하고픈지 한번 안아주기까지 하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간다.

 “ 무슨 문제가 생긴게 있으면 솔직하게 이야기해봐. 내가 얼마든지 도와줄터이니

  ... ”

 “ 참...용렬한 인간... ”

 수진이 그런 남편을 살짝 쏘아보기까지 한다. 아내의 이와같은 태도에 도균은 뭔가 심상찮음을 직감하게 되고 결국 정색을 하고 아내에게 묻는다.

 “ 당신 왜 그래 갑자기 ? ”

 “ 여보... ”

 그런 도균을 한번 수진은 그와같이 불러보고 그리곤 이건 정말 아니라는듯한 말투로 간절하게 남편에게 애원한다.

 “ 우리 이제 이 짓 그만하자. 이쯤에서 나 멈췄으면 좋겠어. ”

 “ 뭐...뭐라구 ??? ”

 혹시 일이 중간에 잘못 꼬여 무슨 문제라도 생긴것은 아닌가 싶어 도균이 그와같이 물은것인데 막상 수진에게서 나오는 반응은 전혀 다른 이야기가 아닌가. 도균은 좀 놀랍기도 하고 아내가 대체 왜 이러나 싶어 의아하기도 해 말을 건넨다.

 “ 당신 대체 왜 그래 ? 갑자기 왜 그러냐구 ? ”

 “ 여보 그러지말구 제발...나 불안해 죽겠어. 이건 분명 범죄행위야. 이제 그쯤 괴

  롭혔으면 되었잖아. 우리 그러지말고 이쯤에서 접으면 안 될까 ? ”

 “ 무...무슨 말 같지도 않은 소리야 ? ”

 아내의 이와같은 반응에 결국 펄쩍뛰는 도균. 지현과 수진의 관계야 그렇다 치더라도 자신은 이래저래 정현우 부장과 악연으로 얼룩진 사이 아닌가. 그런 정현우는 유력 언론사 정치부장까지 되어 으스대고 다니고 자신은 한직으로 좌천된 지금을 생각해본다면 정현우란 X을 진짜 어떻게 해버려도 시원찮을것 같은것이 지금 도균의 심정이다. 그래서 무엇보다 아내가 자신의 음모에 흔쾌히 응해준것을 고마워할 지경이기까지 했는데 갑자기 돌변한 아내의 태도를 보자 도균으로선 매우 당황이 될 지경이다. 아내의 이와같은 변심을 이해할수 없어 도균의 말이 이어진다.

 “ 당신 대체 왜 그래 ? 이제와서 왜 이러는거야 ? 그리고 멈추라니 ? 대체 뭘 멈

  추라는건데 ?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마. 이건 전쟁이나 다름없는거야. 정현우 그

  X이 죽거나 내가 어떻게 되거나 그 둘중 하나로는 끝나야 결론이 나는 일이라구.

 ”

 도균은 정말 나름대로 정현우에게 품은 앙심이 상당한것 같다. 그래서인지 진짜 정현우가 어떻게 되기 전까지는 이 음모를 쉽게 끝내지 않을 생각인듯하고, 하지만 수진은 그래서 더더욱 불안해저 이젠 남편을 사뭇 경멸하는듯한 모습까지 되어 그를 비난한다.

 “ 참 용렬하고 못났어 당신은... ”

 “ 뭐...뭐라고 ? ”

 “ 대체...당신 능력이 부족해서 좌천된걸 누굴 탓하는거야. 그리고 대체 누굴 해꼬

  지 하겠다는거야 ? 나 아무리 봐도 정현우 부장이란 사람 그렇게 우리가 함부로

  해꼬지 하고 음해해도 될만한 그런 사람은 아닌것 같더라. 그리고 무엇보다...지

  현인 내게 대학시절 아끼는 후배이기도 했어. 그런데...생각해보니 내가 내 못난

  질투심 때문에 지현이한테 차마 못할짓을 저지르고 있는거잖아. 됐어. 난 더 이

  상 못해. 그러니까 그렇게나 알고있어 당신도. ”

 “ 야, 이수진 ? ”

 말하는걸로 봐선 아내의 태도는 이제 완전히 자신에게서 돌아선듯 하다. 이제 더 이상 도균의 음모에 동참하고 싶지 않은 단호한 모습을 보이기까지 하는 아내를 보자 그는 기가막히고, 하지만 도균이야 어차피 이 음모를 쉽게 접지 않을 사람이기 때문에 이제 사뭇 아내를 위협까지 해본다.

 “ 너...이제와서 무슨...니가 그런다고 니가 저지른일들이 다 없어질것 같아 ? 정

  신차려. 너 어차피 이젠 공범이야. 근데 이제와서 발을 빼겠다고 ? 허허허...겁

  이 나니까 살찍 발을 빼시겠다 ? 이 X이 지금와서 대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

  릴 지껄이고 있어. ”

 “ 난 당신처럼 그렇게 비양심적인 철면피는 아니니까 그러지 !!! ”

 “ 뭐...뭐야 ? ”

 이제 대놓고 남편을 욕하기까지 하는 아내를 보자 도균은 진짜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어 오른다. 자신에 대해 철면피니 뭐니 하는 말까지 입에 담는 아내를 보니 진짜 기가막힌 도균. 하지만 그래도 도균 역시 쉽게 물러날 사람은 아니라서인지 수진이 지금까지 저지른 일들을 하나하나 언급하며 거듭 그녀를 협박하듯 나오기까지 한다.

 “ 너...이거 분명히 하자. 물론 배후에서 널 조종한 사람은 나지만...흉계를 주도한

  것은 결국 너였어. 그 문제의 헝겊 없애버린 사람도 너고...그 신성호인가 뭔가 하

  는 친구를 개입시켜 부부 사이를 갈라놓으려 한 사람도 너라고. 근데 이제와서

  뭘 어쩐다구 ? 좋아...만약 내가...당신이 한 짓들을 정현우한테든 그 마누라인 성

  지현인가 하는 X한테든 다 불어버리면 너 어떻게 될거 같냐 ? ”

 “ 어디 마음대로 해 봐. 그런다고 내가 눈 하나 깜짝할줄 알아. 나 어쨌든 이미

  각오할만큼 각오한 사람야. 당신과 이런 못된 흉계는 더 이상 꾸밀 생각은 없으

  니 당신 마음대로 해... ”

 “ 이 X이 정말...X을라고 환장을 했나 ? ”

 하지만 이제 확실히 마음이 돌아선듯한 아내를 더 어떻게 설득하거나 할수도 없는 일인지라 도균은 도균대로 잔뜩이나 부아가 치민 상태에서 아내에게 경고하듯 말을 건넨다.

 “ 좋아, 그래. 그럼 앞으로 당신은 빠져. 내가 당신 없으면 정현우 그 X 없애버리

  는 일 나 혼자선 못할것 같나. 그러니 당신은 웬만하면 그냥 입 꾹 다물고 아무

  것도 모르는체 그냥 있는게 좋을거야. 만약 서툰짓 하는날엔 니가 지금껏 한 짓

  나도 정현우에게든 그 마누라X한테든 다 불어버릴테니 그렇게나 알라구. 어차피

  너하고 난 이미 공범이야. 이제와서 발을 빼려 해도 소용없는 일이라구. 알기나

  해 ? ”

 “ 고소를 하든 뭘하든 당신 마음대로 해 !!! 난 어쨌든 이런 말도 안 되는 흉계

  더 이상 당신이랑 꾸밀 생각 없어. 지현이의 행복을 위해서라도 이건 진짜 못

  할 짓이라구 !!! ”





 수진의 마음이 완전히 돌아선것을 안 도균은 그녀에겐 쓸데없는 소리 함부로 하고 다니지 말라며 입단속을 시킨 뒤 은밀히 또 다른 두 사람을 만났다. 사실 도균은 원래 애니매이션 매니아로 십여년전부터 인터넷에서 가입해 활동하던 관련 카페가 하나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온라인상으로 친분을 나누며 오프라인으로도 종종 만나왔던 두 회원이 있었다. 그러니 온라인만으로의 친분만으로 감안하면 어느새 십년 넘게 이어져오고 있는 회원이기도 하다. 카페는 애니매이션에 대한 관심에서부터 시작되어 애니매이션 더빙을 맡는 성우들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진 ‘애니매이션+성우’ 매니아들이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카페였는데 도균은 그곳에서 ‘네프라이트(* 세일러문에 등장하는 악당)’란 아이디로 활동해오고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친분을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무한상상’과 ‘체리요정’이란 아이디의 두 회원을 만난 것이다. 10여년전 김도균이 네프라이트란 아이디로 이 카페에 가입했을 무렵엔 그도 아직 20대 중반 정도의 청년이긴 했지만 그보다도 몇 살이 더 어린 ‘무한상상’과 ‘체리요정’은 그때는 스무살 전후의 대학생과 고등학생이기도 했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덧 십여년전의 일이고 지금은 두 사람 모두 서른을 넘긴 나이. 특히 ‘체리요정’의 경우엔 어느덧 결혼 세 살난 아이가 있는 아이엄마기도 하다. 여하튼 그 두 사람을 은밀히 만난 도균은 뭔가 상의할일이 하나 있다며 두 사람에게 뭔가를 전해 주었다.

 “ 이게 뭐에요 네프라이트님 ? ”

 도균으로부터 건네받은것은 A4 용지 두장 정도 분량으로 된 그리고 대본형식의 글이었다. 얼핏보면 무슨 꽁트의 한 장면 같기도 하고 무슨 에로영화의 한 장면 마냥 좀 야릇하고 묘한 느낌을 주는 그런 내용이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은 두 사람 모두 서른을 넘긴 사람이니 그 정도 내용을 갖고 특별히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할 일은 없을것이고 도균은 그와같은 내용을 보여주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실은 제가 이번에 팟캐스트를 한번 만들어 보려고 해서요. ”

 “ 팟캐스트를요 ? ”

 그 말에 ‘무한상상’과 ‘체리요정’은 좀 뜻밖이기도 하고 살짝 구미가 당기는 듯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두 사람은 애니매이션과 성우 매니아이긴 했지만 그런쪽으로 뭐 특별히 직업을 갖는다던가 하는 그런 생각은 없는 그야말로 ‘아마츄어 전문가’쯤 되는 사람들이다. 다만 체리요정의 경우엔 어릴때부터 목소리가 무척이나 맑고 고운편이고 또 가끔은 유명한 배우 성대모사 같은것을 잘 하는 편이기도 해서 주위에서 ‘얘, 너 이 다음에 크면 성우 같은거 한번 해봐라’는 권유를 받기도 하던 그런 여자였다. 하지만 실제로 성우에 대한 도전 같은것은 해본적은 없고 여하튼 국내의 이런저런 유명한 여자 성우 목소리 성대모사 같은것은 무척이나 잘 하는편인 그런 여자였다. 여하튼 그런 두 사람에게 ‘팟캐스트’를 해볼 생각이라며 꼬드기고 있는중인 도균. 좀 더 구체적인 취지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팟캐스트를 정치나 이런쪽보다는...원래 제 관심분야가 애니매이션이나 이런쪽

  이었기 때문에...그런쪽으로 좀 더 오락적인 기능이 강화된 그런 팟캐스트를 한번

  해보고 싶어서요. 그리고 기왕이면 가끔 좀 야한 이야기도 좀 하고. 그리고 그 대

  본은 바로 그걸 염두에 두고 만들어본 꽁트에요. ”

 “ ...... ”

 “ 보시다시피 그와같은 꽁트를...그러니까 좀 야한 내용인 셈인데...여하튼 그런걸

  한번 만들어보고 싶어 두분을 부른거에요. ”

 “ 그러니까 이를테면 저희랑 이런 동영상을 만들고 싶으신거다...뭐 그런 말씀이

  신거네요. ”

 “ 네, 맞아요. 이를테면 그런 셈이죠. ”

 무한상상의 물음에 바로 그렇다고 대답을 한 도균. 하지만 무한상상은 뭔가 좀 미심쩍기라도 한듯 대본을 좀 더 유심히 살펴보며 도균을 번갈아 바라보고 있었다. 한편 체리요정의 경우엔 원래 도균에 대한 빠순이 비슷한 팬심을 카페에서 오래전부터 갖고있던 사람이기도 하고 또 천성이 좀 순진한 면도 있어 도균의 제안을 별 의심없이 받아들이고 있는 중이다. 여하튼 도균이 건네준 꽁트(?) 대본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았다.

 ‘ 지현 : 오빠, 나 오빠와의 이 순간 얼마나 기다려왔는지 모르지 ?

  성호 : 사랑한다 지현아, 널 진심으로

  지현 : 나도 그래 오빠.

  성호 : 널 놓친것을 얼마나 후회하고 있었는지 아니 ? 내가 그동안...니가 그 나

        이많은 남자의 품에 있다는걸 상상만 하면 내가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로웠

        는지 네가 내 사람이 아니고 다른 남자의 아내라는것을 생각하면 그게 얼

        마나 날 아프게 만들고 고통스럽게 만들었는지 넌 짐작조차 못할거다.

  지현 : 오빠, 나 진심으로 지금이라도 오빠한테 달려가고 싶어. 오빠품에 안기고

        싶어. 내 맘 알지 오빠 ?

  성호 : 지현아...

  지현 : 오빠...

  성호 : 왜 지현아 ?

  지현 : 그 변태자식 오빠가 X여주면 안 돼 ?

  성호 : X여달라니 ? 정현우 그 자식 말하는거니 ? 지금 그 니 남편 X ?

  지현 : 응, 오빠

  성호 : 어떻게 죽여줄까 ?

  지현 : 나 진짜 밤마다 미치겠어. 그 변태X식...진짜 여자한테 할줄아는게 그것

        밖에 없는 X인가봐. 완전 변태에 색광이라니까

  성호 : 진짜 몹쓸 X이로구나. 그 정현우란 X 말이다

  지현 : 오빠가 죽여줘...어디서 그 변태X식 죽일수 있는 약이라도 하나 만들어줘

  성호 : 약을 만든다...어떻게 만들까 ?

  지현 : 그 변태X식 몰래 조금씩 조금씩 먹여서 그 온 몸에 독이 퍼져 죽게 만들

        생각이야. 그 미친 변태X식이 X스에 미쳐 발광하다 서서히 죽어가는 모습

        을 보고싶어. 오빠, 그러니까 우리 이렇게 하자

  성호 : 어떻게 ?

  지현 : 독극물을 탄 한약을 지어다줘. 난 그럼 그것을 ‘흥분제’라 속이고 매일 밤

        잠자리에 들기전에 남편에게 먹일게. 그럼 그 미친 변태 X식은 그게 진짜

        흥분제인지 알고 먹어댈거야. 그게 제 죽을 약인지도 모르고말야

  성호 : 그거 괜찮은 생각이다

  지현 : 그 X 몸에 서서히 독이 퍼져 X스에 미친 그 변태자식이 그렇게 고통스럽

        게 온 몸을 쥐어짜며 죽어가는걸 내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말거야. 그러니

        오빠 그런 독약 꼭 좀 구해다줘

  성호 : 그래, 지현아. 니가 원한다면 꼭 구해다줄게. 우리 그 미친 변태X식 꼭

        죽여버리자. 그리고 그 미친 X식이 죽고나면 넌 내 품에 안기는거야

  지현 : 사랑해 오빠.

  성호 : 정현우 그 미친 X태자식이 그렇게 X지고 나면 우리 어디론가 멀리 떠나

        자. 어디 저 멀리 남태평양 범죄도 없고 고통도 없는 그런 낙원의 섬나

        라라도 찾아가서 우리끼리 행복 일구며 영원히 고통없이 살자. 사랑해 지

        현아. ’

 대충 그와같은 내용. 헌데 도균(네프라이트)의 말로는 이걸 팟캐스트용 영상으로 만든다지 않는가. 아무리 봐도 수상쩍어서인지 무한상상은 다시금 의심스러운 부분을 캐묻는다.

 “ 근데 대체 정현우는 누구에요 ? ”

 대본의 두 사람 지현과 성호라는 사람의 대화내용에 수도없이 언급되는 정현우란 이름. 아무래도 그게 미심쩍어서인지 그와같이 무한상상이 묻고 하지만 도균은 이미 그 정도의 예상질의는 충분히 대비해 두었는듯 태연하게 답한다.

 “ 그거야 전부 가공인물이죠. 제가 지어낸 인물들입니다. 꽁트라니까요 ? ”

 “ 근데 무슨 꽁트내용이 이래요 ? ”

 무슨 야동도 아니고 재미있는 코미디 꽁트 내용도 아니고 대충 보니 어떤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남녀가 무슨 흉계를 꾸미는듯한 그런 내용이 아닌가. 그리고 이런걸 그것도 팟캐스트 첫 방송용 꽁트로 준비한다니 아무리 생각해도 납득이 잘 가지 않아서인지 무한상상은 거듭 그 부분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다. 하지만 무한상상과 달리 체리요정은 원레 네프라이트 팬이라서인지 별다른 의심없이 도균의 제안에 응하기로 한다.

 “ 뭐...첫 방송이니까 일종의 티저 같은것일수도 있는거잖아요. 무한상상님은 너무

  의심이 많으신거 같아. 전 뭐 그런대로 괜찮은것 같은데요. ”

 하지만 무한상상은 끝내 의심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모습이라 결국 무한상상은 포기하고 대신 체리요정이 카페에 공모를 해서 성우 겸 연기 알바를 할 사람 하나를 급히 구했다. 출연료를 그런대로 심심찮게 주겠다고 해서 연영과 학생 한명을 바로 구해서 그와같은 영상과 대화내용 녹음에 들어갔다. 도균등이 가입해있는 애니매이션 카페에 실제 애니 제작사 관계자로 있는 사람이 한명 회원으로 있어 녹음과 촬영은 그의 도움을 받아 할 수가 있었다.





 “ 당신 요즘 뭐하고 다녀 ? ”

 한편 수진은 수진대로 요즘 남편 도균의 동태가 수상쩍다는 느낌이 들어서일까. 하루는 귀가를 한 남편에게 추궁이라도 하듯 그와같이 물었다.

 “ 당신 혹시 지금도 지현이와 그 남편 해꼬지할려고 그런 음모 꾸미고 그러고 다

  니는건 아니지 ? ”

 이젠 확실히 지현의 편으로 돌아선 수진이 아닌가. 그래서 더더욱 다른것은 몰라도 지현이를 괴롭히거나 음해하는 일이 있을 경우 절대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듯 단호한 태도로 나오고 있는것이다. 하지만 도균은 그런 아내를 외면하며 냉소적인 말투로 말한다.

 “ 당신은 이제 관여하지 말라고 했지. ”

 “ 그래, 안 해. 누가 한 대 ? 나도 더 이상 그따위 말도 안 되는 못된 흉계에 가

  담하고 싶진 않다고. 하지만 만약 당신이 그런 음모 계속 꾸미고 다닌다면 그걸

  그냥 방조할수는 없는 일이기에 하는 소리야. 당신 만의하나 지금도 또 지현이와

  지현이 남편 사이 갈라놓고 음해할 요량으로 그런 흉계 꾸미고 다니면 나 진짜

  당신에 대해서 무슨 조치라도 취할테니 그렇게나 알아. ”

 “ 아니, 그런데 이 X이... ”

 보자보자하니 그냥 들어줄수 없는 지경이 되어서일까. 도균은 뭐라고 한마디 하려다가 일단 참기로 한다. 비록 아내가 이 흉계에서 빠지긴 했어도 그대신 다른 방식의 음모가 하나 차근차근 그런대로 무난하게 진행중이지 않는가. 헌데 괜히 아내 앞에서 쓸데없는 소리 늘어놓다 일을 틀어지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판단해 그쯤하려고 하는것이다. 피곤하다면서 도균은 침실도 함께 쓰지않고 일부러 각방을 쓰는 중이다. 수진은 수진대로 그런 남편을 더 두고보기 힘든듯 그의 근래의 동태를 계속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한편 어느덧 한해가 저물어가는 연말이 되어 있기도 했다. 현우가 지현와 결혼한것이 봄의 일이니 두 사람이 결혼한지 대략 한 8개월 정도가 지난 상태이기도 하다. 날씨는 어느덧 몹시 추워져 있는때. 오늘따라 눈발까지 조금씩 흩날리는 가운데 퇴근을 서두르고 있는 현우에게 누군가 다가오고 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김도균이다.

 “ 선배님, 지금 댁으로 가시는 길인가요 ? ”

 “ 나야 뭐 집으로 가는 길이지...헌데 뭐 특별히 내게 할말이라도 있나 ? ”

 무엇보다 입사 초기부터 이런저런 악연으로 얼룩져있는 두 사람의 관계. 그래서인지 현우는 도균과의 만남은 늘상 불편해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별히 할 이야기가 없으면 그만 이쯤에서 가주었으면 하는 그런 마음뿐인데, 도균이 살짝 또 그런 현우의 속을 긁는다.

 “ 선배님, 사모님과는 요즘 잘 지내시고 계신거죠 ? ”

 “ 우리 집사람하고 ? ”

 “ 선배님...제가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저 사실 진심으로 선배님 존경하고 걱정해

  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모르시겠지만 저 선배님 진심으로 존경한다니까요. ”

 “ 맘에도 없는 소리 하지도 말게. 존경은 무슨...자네가 어디 날 그렇게나 생각할

  사람인가. ”

 두 사람간 악연이 그와같을진대 현우 입장에서 도균의 존경 운운하는 말은 진심으로 받아들여질수 있는 말이 아니다. 도균과의 불필요한 대화는 빨리 마무리 짓고 싶어서 발걸음을 재촉하기까지 하는데, 오늘따라 도균은 귀찮다 싶을 정도로 현우를 거듭 따라잡는다.

 “ 선배님, 자꾸 그러시지 마시고...사모님 단속 잘 하시라니까요. 제가 선배님을 곁

  에서 지켜본지도 어느덧 10년이 넘지만 선배님 가만보면 은근히 순진하세요. ”

 “ 순진하다구 ? ”

 “ 요즘 여자들이...교활하고 흉측한 여자들이 얼마나 많은지 아십니까 ? 제가 선

  배님보다 나이도 다섯 살이나 어리고 후배지만, 저도 어느덧 40이 다 되어 가는

  사람입니다. 근데 요즘 여자애들은 우리때하고도 완전히 달라요. 보통 영악하고

  교활한게 아닌 그런 여자들 세상에 수두룩하다니까요. 겉으로는 자기 남자친구나

  애인 또는 남편 앞에서 순진한 웃음을 흘릴지 몰라도 뒤에서 어떤 뒤통수를 칠지

  모르는 그런 간교한 여자 진짜 많다니까요. ”

 “ 거 참...자네가 아마 그런 간교한 젊은 여자들한테서 뒤통수 맞은적이 많았나보

  군. 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 그 참...집으로 가는 방향도 나하고 정 반대인 사람

  이 왜 자꾸 따라붙고 그래. 자넨 OO번 버스 타려면 저쪽으로 가야하지 않나 ?

  거 눈도 오는데 괜히 길막히기전에 빨리 버스타고 집에나 가 보라구 !!! ”

 “ 선배님... ”

 하지만 도균은 그를 어떻게든 떨쳐내려는 현우에게 오늘따라 거듭 달라붙으며 아내를 너무 믿지 말라느니 요즘 젊은 여자들 믿을수 없다느니 그런 말을 계속 입에 담아 현우의 속 마음을 또 한바탕 잔뜩 흔들어놓는다. 도균의 그런 말들이 있었기에 속이 편치 않아진 현우는 대체로 울적해진 모습으로 그래도 굵어져가는 눈발을 바라보며 심란한 마음을 달래며 귀가를 서두르고 있다.

 한편 그 시간 지현은 산부인과를 찾았다. 요 근래 몸 상태가 좀 이상해 아무래도 확인차 병원을 찾은것이다. 사실 근래들어 현우는 지현과 그런대로 관계가 회복되어가는 중이기도 했다. 막상 그런 일들을 겪고나서 이혼말까지 먼저 입에 담기도 했던 현우였지만, 그래도 그 이혼을 실천에 옮기기엔 생각만큼 용기가 나지 않는것일까. 결국 실행에는 옮기지 못하고 어정쩡한 부부관계가 계속되는 가운데 계속 이렇게 어색하게만은 살수가 없어 현우도 어쨌든 지현과의 관계를 회복시켜 보려 노력한것이다. 어쨌든 나이 40이 넘어서 얻은 어린 아내를 현우도 그렇게 쉽게 놓치고 싶진 않은듯 했다. 그런데 바로 그런 상황에서 지현은 너무나 뜻밖의 놀라운 소식을 접하게 된 것이다. 아마도 하늘이 두 사람을 정히 갈라놓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둘의 인연의 끈을 더 단단히 묶어놓고자 이런일을 만든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들 정도다. 지현은 감격해서 눈물까지 흘리고 있다.

 “ 어머, 선생님. 정말이에요 ? 정말 제가 임신인거에요 ? ”

 “ 네, 6주째에요. 축하드립니다 성지현씨. ”

 임신을 확인하며 축하한다는 말을 산부인과 의사와 간호사가 번갈아가며 전하고 지현은 세상 모든 것을 얻은듯한 뿌듯한 상태가 되어있다. 어서 빨리 이 기쁜 소식을 전하고파 남편이 퇴근해 와 있을 집으로 달려가는 중이다.

 한편 그때 현우는 집으로 들어와 있었다. 퇴근시간에 눈까지 내리고 있어 발걸음을 서두른 탓인지 오히려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 있었던것이다. 헌데 별다른 말없이 집을 비운 아내로 인해 잠시 의아해하고 있는 터. 헌데 그때 스마트폰으로 의문의 영상이 하나 도착해있었다.

 발신인도 정확치 않은 의문의 동영상. 뭔가 싶어 그것을 열어보았다. 헌데 거기엔 웬 한쌍의 남녀가 침대위에서 격렬한 정사를 벌이는 모습이 찍혀 있었다. 일단 침대와는 거리가 좀 있어서인지 두 남녀의 모습을 바로 확인할수는 없었다. 무엇보다 침대에 누운 상태에서 관계를 갖는 남녀 얼굴을 바로 확인하는것은 쉽지 않을것 아닌가. 다만 아래쪽의 여자가 키가 좀 크고 늘씬한 그런 체구라는 느낌이 들었다.

 헌데 잠시후 영상에는 관계를 마친 남녀가 옷을 갈아입는 모습이 펼쳐지고 있었다. 헌데 순간 현우의 눈이 휘둥그래졌다. 여자는 다름아닌 배드민턴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침대에 나란히 앉은 두 남녀. 이런 대화를 주고받고 있었다.

 “ 오빠...나 차라리 미치겠어. 오빠가 정현우 그 X을 죽여줘. ”

 “ 정현우를 X여 달라구 ? ”

 “ 응, 오빠. 그 인간 완전 변태고 색광이야. 날 밤마다 도대체 견딜수 없게 만들어

  놓는다니까. 그 작자와 보내는 밤이 정말 지옥같고 치욕스럽고 더러워서 싫어.

  그러니 오빠가 남편을 죽여줘. 정현우 그 자식을 X여줘. ”

 “ 어떻게 죽일까 ? ”

 “ 한약을 지어서 거기다 독약을 타서 매일 밤마다 먹이자. 흥분제라고 속인 다음

  에 그것을 매일 잠들기전에 남편에게 조금씩 먹이는거야. 그럼 그 변태,색광 X

  은 그게 실은 독약인지도 모르고 흥분제인줄로만 알고 실컷 처먹겠지. 하지만

  그 미XX은 그 약을 먹으면서 고통스럽게 죽어갈거야. 난 그 변태,색광X 밤마다

  날 그렇게 힘들고 미치게 만든 그 X식이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모습 반드시 내

  눈으로 보고 말거야. ”

 “ 그래, 그렇게 하자. 정현우를 X이자. 그리고 우리 둘이 도망가자. 저 남태평양

  어디 아주 평화롭고 범죄도 없고 세상도 조용한 그런 낙원같은 섬나라에서 우

  리 둘이서 행복하게 살자. 그러자 지현아. ”

 “ 사랑해 오빠. ”

 그와같은 남녀의 대화내용을 보고 현우는 경악하고 말았다. 온 몸에서 불이 일어날 지경이었다. 그의 눈빛은 이미 이성을 잃을 지경이 되어있었다. 다름아닌 자신을 X여버리겠다는 그런 내용을 다름아닌 자기 아내 지현이 그 정부와 나누는듯한 그런 내용의 영상. 영상 전체 분량은 앞서의 정사장면 뒤이어 옷을 갈아입는 모습 그리고 대화내용까지 합해 대략 5-6분 정도의 분량이었다. 그 그런대로 짧지 않다고 할수있는 동영상을 다 본 현우는 이미 눈이 뒤집히고 말았다.

 “ 이 X이 감히...이 X이 감히 나를... ”

 “ 요즘 여자들 얼마나 교활하고 사특한지 아세요 ? 남자 앞에선 아주 순진한척

  온갖 아양을 떨다가도 뒤에서 어떤 못된 음모를 꾸미며 뒷통수를 치는 그런 여

  자 많다니까요. 선배님도 참 순진하시긴...요즘 여자애들이 어떤 애들인데요 ?

  우리때하곤 완전히 달라요. ”

 도균이 아까 퇴근길에 다가와선 했던말까지 떠올려지며 현우는 도저히 참을수 없는 지경이 되어있었다. 지금 만약 지현이 자기 눈앞에 있다면 그 자리에서 바로 요절을 내버리고픈 그런 심정이 되어 있었다. 이를 악물고 테이블위에 놓여있는 종잇장까지 공연히 구겨버리고 있는 현우. 이미 이성은 완전히 잃은 상태가 되어 있었다. 헌데 지현이 집안으로 들어선게 그때다. 지금 집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길없는 지현은 그저 ‘이 기쁜 소식’을 제일먼저 사랑하는 남편에게 전하고픈 마음으로 집안으로 들어서는 것이다.

 “ 여보...여보 기뻐해주세요... ”

 “ 뭐...뭐를 ? ”

 저 생판 모르는채 달려드는 지현의 모습이 그야말로 철판을 수십수백개쯤 깔고있는 혹은 꼬리가 수십개쯤 되는 천년묵은 여우로 보일 지경이었다. 지금 당장 지현을 어떻게 해버리고 싶은게 지금 현우의 심정이건만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지현은 남편에게 당장 임신 사실부터 알리려 했다.

 “ 여보, 기뻐해주세요. 저 아일 가졌어요. 우리 아이에요. ”

 “ 뭐...뭐라구 ??? ”

 “ 6주째라니까요...방금 산부인과에서 확인을 하고 돌아오는 길이에요. ”

 “ 에라잇~~~!!! ”

 하지만 그런 지현의 말이 더 뻔뻔스럽게 들린 현우는 자신에게 안겨드는 지현을 힘껏 밀쳐버리고 만다. 너무놀란 지현은 황망한 얼굴로 현우를 바라보는데 현우는 그런 지현에게 소리를 버럭 지른다.

 “ 아이라구 ? 우리 아이라구 ? ”

 “ 여...여보...왜 그러세요 ? ”

 “ 왜 그러냐구 ? 그걸 몰라서 물어 ? 이 천하의 뻔뻔스러운 갈보X아 !!! ”

 오셀로가 데스데모나에게 하던 그 수준으로 심한 욕설을 열 여덟살 어린 아내 지현에게 퍼부은 현우. 그리고는 그녀의 목을 조르기 시작한다.

 “ 아이라구 ? 그게 어떻게 내 아이야 ? 그게 어떻게 내 아이냐구 ? 오...그래 아

  마...그 신성혼가 뭔가 하는 그 X아이겠지 ? 그래, 안그래 ? 양심이 있다면 어디

  내 앞에서 지금 당장이라도 이실직고 해봐 !!! ”

 “ 여보, 대체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 ”

 “ 이 X이 그래도 끝까지 !!! ”



- 마지막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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