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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선수 팬픽 - 성지현 (10) 운동선수 팬픽




                                     부제 : 2016 신(新) 오셀로





 “ 선배, 저 이제 어쩌면 좋아요 ? 남편의 저에 대한 오해 어떻게 하면 풀수 있을

  까요 ? 저 이제 어떡해요 선배. 흑흑흑흑~~~!!! ”

 지현은 수진을 만나 그렇게 울며불며 하소연을 하고 있었다. 지현 입장에서 그래도 이런일을 만나서 상의할만한 사람이 대학선배인 수진밖에 없었던 것이다. 한편 상황이 막상 이렇게 되니 수진도 난처해졌다. 사실 헝겊의 문제도 그렇고 이번일도 모두 자신이 주도해서 꾸몄던 일이 아닌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내막은 까맣게 모르는채 오히려 자신을 찾아와서 애원을 하는 지현의 모습을 보니 수진도 조금은 양심의 가책이 느껴질 지경이다. 정말이지 지현이 이 아이를 순진하다고 봐야 하는것인지 멍청하다고 봐야 하는것인지 헷갈릴 지경이기까지 한 수진. 일단 그녀의 하소연을 듣기만 하다 조심스럽게 지현을 바라보며 이야기를 꺼낸다.

 “ 지현아...이건 순전히 내 생각이긴 하지만 말야 차라리... ”

 “ 무슨 좋은 대책이라도 있어요 선배 ? ”

 “ 차라리 너 이참에 성호 선배랑 다시 시작하는걸 생각해 보는건 어때 ? ”

 “ 뭐...뭐라구요 ? ”

 하지만 수진의 그와같은 말은 지현을 더 기가막히게 만들 뿐이다. 바로 그 신성호가 남편이 출장간 틈을 이용 무단으로 자기 집에 쳐들어온 일 때문에 사태가 이렇게 더 꼬여져버린것 아닌가. 헌데 수진은 오히려 신성호 선배와 다시 시작하는건 어떻겠냐고 말하니 지현 입장에선 어불성설일 따름이다. 사실 ‘다시 시작한다’는 표현 자체가 어폐가 있다. 지현과 성호의 사이야 어디까지나 성호의 일방적인 짝사랑에 불과했을뿐 두 사람이 정식으로 교제를 한 사실 자체가 없지 않은가. 지현은 학창시절엔 성호를 그저 자신에게 잘 해주는 좋은 선배 그 이상으로 생각해본적이 없다. 게다가 최근 두차례에 걸쳐 연거푸 자신을 겁탈하려 든 신성호 였음을 생각하면 이제 그에 대해선 넌덜머리가 날 지경이다. 헌데 그런 자신보고 성호선배와 다시 시작하라니. 지현 입장에선 망발이라 여겨질수밖에 없는 말이다. 지현은 당치도 않다는듯 말한다.

 “ 선배 지금 대체 무슨 말을 하는거에요 ? 저 결혼한 유부녀라구요. 엄연히 남편

  이 있는 여자한테...그것도 뭐요 ? 누구랑 다시 시작하라구요 ? ”

 “ 지현아...사실은 말이다... ”

 수진은 말하고 싶었다. 성호가 지현으로 인해 그간 얼마나 가슴앓이를 해왔는지. 지현이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는것, 그리고 결국 그 사람의 아내가 되어 버렸다는것. 그것이 신성호 선배를 얼마나 고통스럽고 괴롭게 만든 일이었는지 알기나 하냐는. 그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었는데 하지만 지현의 태도는 사뭇 단호하기까지 했다.

 “ 말 같지도 않은 말 하려거든 선배도 앞으로 저 볼 생각 하지 말아요. 세상에...

  아니 어떻게...남편하고 관계가 회복되길 원하는 사람 앞에서 어떻게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릴 입에 담는거에요 ? ”

 “ 지현아... ”

 수진은 안타까운 목소리로 그녀의 이름을 불러보기까지 한다. 생각해보면 그녀가 성호에게 모멸감과 모욕감을 안겨주었다고 생각하고 있기에 그에 대한 복수로 지현을 골탕먹이고파서 꾸몄던 일들이 아닌가. 그걸 생각해보면 수진으로선 자신의 소기의 목적은 어느정도 달성했다고 볼수도 있을것이다. 하지만 사태가 생각보다 더 심각하게 그리고 자신이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번져가고 있다는 점에서 수진은 조금 무섭고 두려워지기까지 했다. 이러다 정말 큰일 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고. 수진의 애초 의도는 그냥 현우와 지현 부부 사이를 조금 이간시켜서 지현이를 골탕이나 좀 먹이자는 그 정도의 생각이었다. 하지만 이제 지현의 남편 입에서 이혼말까지 나올 지경이라지 않는가. 그리고 바로 그런 오해가 벌어질 수밖에 없는 일 대다수가 모두 자신이 개입되어 벌인 일이니 양심의 가책도 느껴지고 이러다 정말 큰일 나는것 아닌가 싶어 무서워지기까지 하는것이다. 아무래도 이쯤에서 멈춰야 하는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기 시작하고 있다. 한편 지현은 그녀대로 수진을 바라보며 힘주어 말한다.

 “ 저...진심으로 남편 사랑해요. 헤어질 생각 추호도 없고요. 더욱이 지금와서 성호

  선배랑 다시 시작하라는건 정말 말도 안 되는 거고요. 대체 저보고 뭘 다시 시작

  하라는거에요 ? ”

 지현이 성호와 연애를 한 사실 자체가 없으니 다시 시작하라는 소린 분명 말이 안 되는 소리다. 수진 입장에선 여하튼 성호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에 그를 위한답시고 입에 담은 말이지만 지현 입장에선 얼토당토않은 말 같잖은 소리로 여겨질뿐. 아무래도 안되겠다 싶은지 수진은 진지하게 운을 떼며 지현을 바라본다.

 “ 지현아...기왕 이렇게 된 것 나 뭐 하나만 묻자. ”

 “ 뭘요 선배 ? ”

 “ 너 도대체...정현우 그 사람 어디가 그렇게 좋은거니 ? 어디가 그렇게 좋아서

  그 사람을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거야. ”

 생각해보면 대학시절에도 수진이 지현을 넌지시 떠보듯 지금 사귀는 그 남자 어디가 좋냐는 물음을 한적이 있다. 헌데 그때 지현은 아저씨(현우)랑 관계를 갖는 그 느낌 자체가 좋다고 하지 않았던가. 게다가 그날 지현은 너무 노골적이고 직설적으로 성관계를 가질때의 느낌 자체를 표현 두 사람의 대화를 엿들었던 성호를 그야말로 절망스러운 감정의 수렁속으로 빠트려버리고 말았다. 헌데 지현은 그럼 단지 그런 점 때문에 현우를 여전히 좋아한다는 말인가. 그 부분에 대한 의문은 수진으로서도 여전히 남아있는 부분이라 다시금 궁금함을 담아 말한것이다. 지현은 입술을 한번 지그시 깨물어보더니 말을 이어간다.

 “ 사실 아저씨가 처음에 저한테 다가올때는...아저씨 나이도 좀 많고 해서...좀 두

  렵기도 했어요. 하지만... ”

 “ ...... ”

 “ 아저씨를 점차 알아가면서...아저씨에 대해 차츰 동정심이 생겼어요. 이 사람

  생각보다 상처도 많고 외로운 사람이란걸 알게 되었어요. ”

 언제였던가. 현우는 지현에게 그런 고백을 한적이 있다. 이도령처럼 진실한 사랑을 갖기엔 자신이 너무 매력없는 남자란걸 스스로 알기 때문에 이도령보다는 변학도처럼 살고 싶었다고. 돈과 권력을 손에 쥔 뒤 그 다음 자신이 취하고 싶은것을 마음대로 취할수 있는 변학도 처럼 살고 싶었노라고. 하지만 나이 40이 넘어서 뒤늦게나마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고 싶다며 그래서 선택한것이 성지현이란 고백을 했었다. 그런점을 생각한다면 현우도 나름대로 젊은 시절에 이성으로 인해 적잖은 상처를 받은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현우의 그런점이 지현을 안타깝게 만들었다고 봐야하는걸까. 지현의 말은 이어진다.

 “ 무엇보다...제가 아저씨를 한번 지켜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싶었어요. 아저

  씨 곁에서 끝까지 아저씨를 지켜드리는 생의 동반자가 되어드리고 싶다는 생각

  을 했던거고...그래서 제가 아저씨를 선택한거에요. 그리고 그 마음은 지금도 변

  함없어요. ”

 ‘ 미안하다...지현아... ’

 차마 직접 말하진 못하고 있었지만 수진은 속으로 그렇게 말하고 있었다. 막상 지현으로부터 그녀의 진실한 고백을 듣고나니 자신이 후배한테 너무 몹쓸짓을 한것 같다는 생각에 양심의 가책을 느끼는것이다. 지현의 손을 살짝 잡아본 수진. 속으로 이와같이 말하고 있다.

 ‘ 미안해 지현아...내 바보같은 질투심이 널 힘들게 만들었구나. ’

 지현이 성호 선배를 모욕했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그 복수를 하겠노라 다짐하며 벌인일.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자신이 너무 바보같은 일을 저지른것 같다는 후회가 생기는것이다. 아무래도 일이 더 크게 벌어지기전에 이쯤에서 멈춰야겠다는 생각을 하고있다. 수진은 속으로 말하고 있다.

 ‘ 미안해 지현아. 언니가 잘못했어. 다 내 바보같은 질투심 때문에 이렇게 된거야.

  하지만 이제 그만 괴롭힐게. 그리고 너랑 정현우씨 진심으로 행복하게 잘 살기를

  빌어줄게. ’

 수진은 속으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아무래도 일이 더 커지기전에 이 바보같은 음모는 그만 꾸며야 할것 같다는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 연극이 정말 돌이킬수 없는 엄청난 비극이 되기전에 이쯤에서 상황을 수습해야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수진은 자신이 직접 현우를 만나보기로 했다. 자신이 저지른 일이니만큼 자신이 잘못된 부분을 수습하는 수밖에 없겠다고 판단을 한 것이다. 그러기 위해선 우선 현우와 지현 부부를 먼저 화해시켜야겠다는 생각에 그를 만나 설득하기로 한 것이다. 현우 입장에선 도균의 아내이기도 한 수진이 자신을 직접 만나보고 싶다고 한것 자체가 뜻밖의 일이라 의아함과 궁금한 마음으로 수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와같이 물었다.

 “ 그래, 절 만나보고 싶다고 하신 이유가 뭔가요 ? 대체 무슨 하실말씀이 있으

  시기에 ? ”

 현우와 수진이 이전에 면식이 전혀 없는 사이라고는 할 수는 없지만 수진의 경우엔 근 한두달여 동안 지현과의 접촉이 잦았을뿐 직장생활을 하는 현우와 마주하게 될 일은 상대적으로 그리 많지 않았다. 다만 아내로부터 여하튼 자신의 대학 선배인 이수진이란 여자가 지금 김도균의 아내가 되어있고 요즘 종종 만난다는 이야기 정도만 전해들었을뿐이다. 무엇보다 지금은 현우와 지현의 관계가 많이 악화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그런 상태에서 현우가 지현이 만나는 대학 선배까지 신경쓰거나 할 일은 거의 없었을테니까. 따라서 두 사람은 그리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어색하다면 어색하다고 말할수도 있는 관계. 현우는 혹시나 하는 생각에 운을 다음과 같이 뗀다.

 “ 혹시...김도균 그 사람과 관련된 문제라면 저를 만나도 별 소용 없을겁니다. ”

 수진이란 여자가 아내뿐만 아니라 자신에게까지 접근을 시도하는 이유가 결국 자신의 남편인 김도균을 좀 잘 봐달라는 그런 의도가 아닌가 지레 짐작되어 그와같이 말한것이다. 수진 입장에선 일단 그럴 의도로 만나자고 한것은 아니지만 도균의 이야기가 언급되자 그동안 꾸민 일들이 있기에 공연히 뜨끔해지기도 한다. 현우의 말이 일단 계속 이어진다.

 “ 어쨌든 김도균 그 사람이 복리후생국으로 좌천된것은 인사국에서 결정한 일이

  고 제가 거기에 무슨 관여하거나 한 일은 없으니까요. 따라서 지금 제게 애원하

  신다고 될 수 있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 제가 무슨 김도균 그 사람에 대한 인사

  권한을 가진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도 아니니... ”

 “ ...... ”

 “ 여하튼 이래저래 김도균과 저는 악연으로 얽혀있는 사이입니다. 헌데 그런 도균

  의 아내되시는 분이 또 하필 제 아내의 대학 배드민턴 선배라니 제 입장에선 그

  저 기묘한 인연이다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따름입니다. ”

 하지만 남편 문제를 상의하러 현우를 만나려 한것은 아니니만큼 수진은 일단 이 이야기는 한귀로 흘려듣는다. 그리고 자신이 진짜 하고싶은 이야기를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꺼낸다.

 “ 저...제가 정선생님을 직접 만나뵙자고 한건 그런 의도는 아니구요. ”

 현우에 대한 호칭을 뭐라고 할까 잠시 망설여지기도 했는데, 어쨌든 현우는 수진보다도 나이가 십여살 정도 많은 사람이고 정치부장이란 그의 사회적 지위 또한 남편에게도 여하튼 직장상사격이니 그 정도의 호칭이 나을것 같다는 판단하에 일단 ‘선생님’이라 부르기로 한다. 수진의 말이 계속 이어진다.

 “ 다름아니라...지현이와의 사이 오해가 좀 풀려졌으면 하는 바램에서 선생님을 만

  나 뵙고 싶다고 한 겁니다. ”

 “ 저와 지현이 사이의 오해요 ? ”

 물론 지금 지현과의 관계가 이런저런 안 좋은 일들로 복잡하게 꼬여있는 상황이긴 하지만 그런일을 다른 사람도 아니고 아내의 대학선배이면서 자신과는 악연인 도균의 아내이기도 한 여자가 이런 문제를 입에 담으니 현우도 좀 불편한 기색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수진은 나름 진정성을 담아 간곡하게 현우를 설득해보려 한다.

 “ 기왕 이렇게 된것 저희들 사이 모두 숨기지 않고 말씀드리겠지만...그 신성호란

  사람 아시죠 ? 그러니까 정선생님 사모님께도 그리고 제게도 대학시절 선배가

  되는 사람이고요... ”

 그러고보니 현우는 얼마전 출장을 갔다가 예정보다 하루 일정이 앞당겨져 귀국했을때 아내가 웬 낯선 남자와 집안에서 그러고 있는것만 목격했을뿐 그 남자의 구체적인 신상은 물론 이름도 여태 알지 못한다. 수진이 그런 언급을 하자 이제야 그 남자 이름이 신성호였나 그리 생각할뿐이다. 여하튼 수진은 나름 지현과 성호와의 관계를 해명코자 이런 말을 입에 담는것이다. 그녀의 말이 계속된다.

 “ 신성호 그 사람은...그냥 저 혼자만의 일방적인 감정이었으니 선생님께서 신경

  쓰실 문제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려고 한 겁니다. 대학시절에 사실 성호 선배

  가 지현이를 짝사랑한것은 맞아요.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신성호 그 사람의

  일방적인 감정이었고 지현인 그때 이미 선생님과 한참 사귀고 있을때에요. ”

 현우는 별다른 대꾸가 없다. 성호와 지현의 구체적인 관계가 어떠했던지간에 그런 이야기가 수진의 입에서조차 언급되는것이 불편할 따름이다. 수진은 진정성을 담아 거듭 간곡하게 애원하듯 말을 이어간다.

 “ 그리고 무엇보다 지현이는 지금 진심으로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것만은

  진짜 제 명예를 걸고 보장할수 있어요. 그리고 저 역시 두 사람 큰 문제없이 무

  탈하게 행복하게 잘 사시길 바라고요. ”

 “ ...... ”

 “ 지현인 제게도 대학시절 아끼던 후배이기도 했어요. 그러니 그런 지현이가 행복

  해지는게 선배인 제게도 좋은일인거죠. 다른것은 몰라도 지현이의 선생님에 대한

  마음만은 진심이니만큼 그걸 의심하진 말아주셨으면 해요. ”

 하지만 수진은 그러한 말만 반복해서 입에 담을뿐 문제의 헝겊을 자신이 실수로 내다버린것 그리고 실은 자신이 일부러 성호를 부추겨서 지현과 현우 사이에 끼어들게 한 것이란것은 사실대로 고백하지 못한다. 행여 그런 자백까지 했다간 현우가 어떻게 화를낼지 몰라 그것을 예측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각해보면 수진은 그렇게 대범하지도 뻔뻔스럽지도 못한것 같다. 이렇게까지 겁이 많은 여자가 어쩌자구 그런 음모를 꾸몄던것인지 그게 다 신기해질 지경이다. 하지만 그렇기에 현우와 지현과의 관계가 혹여 더 큰 문제로 번지기 전에 일을 수습해야겠다는 그 간곡함과 절실함을 담아 이와같은 이야기를 하는것이다. 하지만 현우는 말없이 커피 한모금을 입에 머금고는 자기 생각을 이야기한다.

 “ 뭐...수진씨가 후배를 걱정하시는 마음은 충분히 알겠지만... ”

 “ ...... ”

 “ 집사람한테도 말했지만 이건 지현이 문제라기 보단 제 문제라고 보는게 맞을겁

  니다. 애초부터 결혼이 제게 맞지 않은 옷이었던것 같아요. 그래서 이제 떨쳐내

  고픈 마음인겁니다. ”

 “ 아니 저...선생님...그러시면...그러시면 정말 안 됩니다. 그건 진짜 제가 바라지

  않는 일이에요. 그리고 만약 그렇게 되면 지현이는 더 상처받게 될거에요. 지현

  이가 상처받고 불행해지길 원하시나요 ? 그걸 바라진 않으실거 아니에요 ? ”

 수진의 애원이 너무 간곡해지다보니 현우도 사뭇 어떤 단호한 태도를 보이거나 하지는 못하고 있다. 현우도 그 나름대로의 내적인 갈등과 고민이 많았겠지만 지금 이런 상황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것이 자신을 위해 바람직한 일일지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듯 하다. 하지만 현우도 나름대로 답답한 속내는 털어놓아야겠는지 자기 하고픈말을 좀 더 이어간다.

 “ 지현이가 불행해지는것을 바라지도 않지만 지현이와 함께 있음으로 인해 서로

  가 불행해지는것도 원하지 않아요. 지현이가 원한다면 언제든지 떠나보내줄 마음

  이 있습니다. 제가 하고 싶은말은 거기까지입니다. ”

 “ 제발...제발 그러지 마세요. 지금은 선생님이 지현이를 누구보다 절실하게 붙잡

  아 주셔야할때에요. 선생님께서 그러시면 안 돼요. ”

 차마 ‘이 모든게 사실은 나와 내 남편이 꾸몄던 일’이라고까진 자백하지 못하고 있는 수진. 하지만 그렇기에 차마 현우 앞에 자백할수 없는 이야기들이 있기에 어떻게든 두 사람사이에 다시금 신뢰가 생기도록 만들고 싶은것이 수진의 마음이다.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수진은 거듭 현우에게 애원한다.

 “ 다른것은 몰라도 어쨌든 두분 서로 사랑해서 하신 결혼이잖아요. 그 결혼생활이

  불행한 파국으로 끝나길 원하시나요 ? 그렇지 않으실거잖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지현이는 지금 진심으로 선생님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 마음을 알아주세요. 지현

  이는 지금 어떻게든 선생님과의 관계가 회복되길 원하고 있다니까요. 그러니 지

  현이의 그 진정성만은 믿어주세요. 예, 선생님 ? ”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수진의 간곡한 애원은 계속되고 있다.





 얼마후, 현우가 퇴근을 했는데 지현이 다소 이례적인 옷 차림으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사실 지현은 지금 나름 어떤 작심이라도 한듯 사뭇 설레이고도 긴장된 마음으로 현우를 기다리고 있었다. 다름아닌 배드민턴 선수 시절 유니폼 차림으로 있었던 것이다. 이런 복장은 현우와 결혼후 선수생활을 은퇴하면서 그것도 집에서는 잘 안 입던 옷차림새다. 그래서 순간 당황하고 어리둥절해하기까지 하는 현우인데, 지현은 일단 집안으로 들어서는 남편을 보더니 바로 와락 끌어안기부터 한다.

 “ 자기...어서와~~~!!! ”

 사뭇 교태로운 웃음소리로 남편을 맞이하고 있는 지현. 현우는 당혹스러워서 여전히 어쩔줄을 모르는데 현우의 일과가 퇴근후면 우선 씻기부터 한다는것을 아는 지현인지라 우선 그러라고부터 한다.

 “ 자기 어서 씻고 옷 갈아입고 나와. 오늘은 내가 자기를 위한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으니까. ”

 “ 아...아니 도대체... ”

 당혹스럽긴 했지만 일단 하루 일과로 찌든 몸을 씻어야겠다는 생각부터 들었기에 일단 욕실에 들어가 목욕부터 한다. 목욕을 다 마치고 나왔을때쯤엔 지현이 거실에 소주와 간단한 마른안주를 준비해놓고 기다리고 있다.

 “ 자기 이리와 어서. ”

 욕실에서 나온 현우를 거실로 끌어당기며 사뭇 유혹이라도 하듯 말하고 있는 지현. 그나저나 대체 왜 이런 옷차림새인지 그것부터 우선 궁금해서 묻는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내일 출근은 안 해도 되니 좀 한가롭고 여유로운 저녁시간이긴 하다. 하지만 아무리 그렇기로 요 근래에 웬만해선 잘 없던 이런 지현의 태도인지라 여전히 어리둥절하기만 한 현우. 지현은 우선 소주를 잔에 따르며 현우를 보며 눈을 찡긋이며 말한다.

 “ 자기 원래 이런 코스프레 좋아하잖아. 그래서 준비한거야. ”
“ 허헛...참 나... ”

 사실 현우가 원래 꽤 오래전부터 운동하는 여자를 좋아하는 그런 성적 취향이 있는 편이긴 했다. 꼭 배드민턴이 아니더라도 탁구라던가 농구,배구 같은 그런 운동선수 유니폼 차림의 여자를 좋아하는 그런 페티쉬가 있는 현우. 지현 역시 남편의 그런 취향을 아는지라 의도적으로 오늘 그와같은 복장을 한듯하다. 실제 지현이 배드민턴 선수 출신이기도 하니 선수시절 입던 바로 그 옷차림새로 지금 현우를 유혹하고 있는것이다. 일단 술부터 간단히 한잔 하자고 거듭 권하는 지현. 그러면서 말을 이어간다.

 “ 자기야아... ”

 “ 허허...참 당신 오늘따라 진짜 왜 그래 ? ”

 사실 근 두달간 몹시나 불화가 심했던 두 사람의 사이 아니던가. 뭐 그런대로 지현이 현우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싶어서 이러는 것일수도 있겠지만 현우는 오히려 지현의 이런 태도를 불편하게 느끼는 모습마저 보인다. 하지만 모처럼 권하는 술만큼은 마다하기 싫은지 간단한 마른안주와 함께 소주를 두어잔 한 현우. 취기가 슬슬 오르고 있다. 그러자 지현이 마침내 현우를 보채기 시작한다.

 “ 자기야아... ”

 “ 허허...참 대체 당신 오늘 왜 그러는건데 ? ”

 “ 나 오늘...자기랑 *스 하고 싶어 ? ”

 “ 뭐...뭐라구 ? ”

 벌써 그게 두달전의 일인데 한참 남편과 성관계를 하고서는 도저히 현우의 그것이 힘에 부쳐 감당이 안 되는지 변태니 색광이니 하며 막말을 퍼부었던 지현이고, 그런 아내로 인해 상처받은 현우가 각방을 쓰기 시작한지 벌써 두달이 지났다. 그 사이 있었던 현우가 젊은 시절 선물 받았다는 무당의 헝겊 분실사건, 거기다 성호의 대쉬문제등 복잡한 일들이 좀 많았는가. 그런것들을 생각해보면 현우는 지금 지현과 그렇게 흔쾌하게 관계를 갖고픈 그런 기분일수가 없다. 하지만 그렇기에 지현은 더더욱 남편과의 관계 회복을 원하며 그를 유혹하고 있는것이다. 마른안주 한점을 젓가락으로 집어서 현우에게 먹여주기까지 하며 그를 거듭 유혹하고 있는 지현. 사실 현우의 지금 마음상태로는 지현이 그 어떤 모습으로 유혹을 하더라도 거세게 뿌리치고픈 그런 마음이건만 어느덧 지현이 권한 술에 알딸딸하게 취했기 때문인가. 아니면 사뭇 집요해 보이는 지현의 유혹을 뿌리치기가 쉽지 않은것일까. 결국 자신도 모르게 지현을 와락 안아보기까지 한다.

 “ 엄마얏... ”

 좀 갑작스러운 안음이라 순간 당황하긴 했지만 지현은 결국 그런 남편을 이끌고 침실로 데리고 간다. 그리고 현우의 성기 부분이며 팔 다리를 살짝 간질이며 그를 자극시키고 있는 지현. 결국 현우는 더는 못참겠는지 지현을 끌어안고 그녀의 옷을 벗기고는 결국 성관계로 들어간다. 한쌍의 부부의 격렬한 정사가 침대에서 벌어진다.

 “ 하아...여보... ”

 오랜만에 해주는 남편으로 인한 그 짜릿한 절정을 맛본뒤의 지현. 취중이라서 지현을 다루는게 좀 서툴기라도 했던것일까. 되려 이전같은 지현이 감당하기 쉽지 않은 그런 정도의 아픔은 없었다.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만족스러운 표정의 지현은 현우를 다시금 안아본다.

 “ 여보... ”

 현우는 대꾸가 없다. 살짝 술기운이 오른 상태에서 벌인 정사인지라 에너지 소비가 그만큼 컸기 때문일까. 지쳐 쓰러져서 그냥 잠들고픈 그런 마음이다. 사실 지현과 제법 단호하게 각방을 쓴지가 벌써 두달인데, 하지만 지금은 귀찮아서라도 빈방으로 옮겨가지 않고 그냥 여기서 잠들고픈 그런 마음이다. 그러나 현우가 침실에서 자신과 함께 잠든다면 지현 입장에서야 이미 이루고픈 목적은 다 달성한셈. 현우를 붙잡은채 지현의 말은 이어진다.

 “ 여보...전 당신밖에 없어요. 제 마음 아시죠 ? ”

 애틋한 목소리로 그렇게 말하고 있는 지현. 현우를 향한 그의 간절한 마음이 그대로 묻어나있는 그런 목소리다. 하지만 현우는 별다른 대꾸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 여보 전 진짜 제 사랑은...오직 당신뿐이에요. 절 일깨워준 사람도 당신이고...제

  게 사랑을 느끼게 해준 사람도...그리고 *스의 쾌락과 절정을 제대로 맛보게 해준

  그 사람도 당신이에요. 당신외에 다른 남자는 그 누구도 생각할수 없어요. 제 마

  음 아시죠 ? ”

 단순하고 표현력이 좋지 못한 성격의 지현이라서일까. 성관계와 관련된 표현을 은유적으로 말을 돌리지 않고 직설적으로 해버리는 모습은 여전하기만 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그 직설적인 표현속에 남편을 향한 간절한 마음이 모두 드러나 있다고나 할까. 현우는 여전히 말이 없는 가운데 지현은 다시금 남편을 꼭 안아보며 말을 이어간다.

 “ 여보, 전 진짜...당신과 이대로 영원히 함께 하고 싶고요... ”

 “ ...... ”

 “ 당신과 남은 인생을 끝가지 함께 하고픈 그 마음 정말 변함없어요. 당신을 곁

  에서 지켜드리는 당신 인생의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드리고 싶어요. ”

 눈물까지 고인 지현. 그 감정을 주체하기가 쉽지 않아서인지 휴지를 가져와 눈물을 닦기가지 한다. 그리고 애틋한 눈빛으로 다시금 남편을 바라보는데 현우의 시선은 묘하게 지현을 외면하고 있다. 술기운에 성관계까지 갖고나서 많이 지친 까닭일까. 한숨을 깊이 내쉬고 있는 현우. 하지만 지현은 그런 현우에게 다시금 간절한 목소리로 사랑한다는 고백을 입에 담는다.



- 11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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