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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송논쟁과 장렬왕후에 대한 이야기 조금만... 잡담, 고민나눔



보통 여야 정치권이나 보수,진보간 관념론적 싸움을 비판하면서 종종 비교하는게 조선시대 예송논쟁입니다. 한마디로 지금의 이념싸움이 조선시대 상복 몇년 입어야 하냐로 싸웠던 예송논쟁과 뭐가 다르냐는식의 비판인데, 저도 물론 정치권의 이념싸움 비판하면서 이를 예송논쟁에 비유한적이 종종 있습니다.


헌데 예송논쟁과 관련해서 한가지 좀 짚고 넘어가야할 문제가 있네요. 사실 우리나라 역사관 대다수는 이제 일제시대 식민사관에서 많이 벗어나있다고 보는게 맞을겁니다. 다만 예송논쟁 하나만은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그 시각이 크게 달라진것은 없는듯 하군요. '밥먹고 할짓없어 겨우 그거갖고 죽자사자 싸웠나 ?' 물론 예송논쟁도 지금은 일제때에 비해 연구가 더 자세히 진행되어 그런 논쟁이 벌어지게 된 정치적 배경이라던가 당시 당파들의 노선 같은 문제들도 많이 고려되어 논의되곤 합니다만 그래도 ‘예송논쟁’ 그것을 바라보는 시각 하나만큼은 일제시대나 연구가 더 깊이 이루어진 지금이나 달라진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밥먹고 할짓없어 겨우 상복 몇 년 입어야 하는지 그 문제로 싸웠나 ?’ 예송논쟁을 바라보는 시각만큼은 일제시대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것은 없는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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헌데 한가지 아쉬운점은 예송논쟁을 논하면서 그 시대를 그 시대의 가치관,윤리관에서 이해하려는 시각이 하나 빠져있다는 점입니다. 예송논쟁의 논점은 장렬왕후가 상복을 몇년 입는게 가한가였다. 헌데 실상 소현세자나 봉림대군은 모두 장렬왕후에게 친아들이 아닌 의붓아들이고 장렬왕후는 인조가 병자호란 끝나고 인렬왕후가 죽고 맞아들인 29살이나 어린 '나이어린 후비'였습니다. 그리고 장렬왕후에 비해 소현세자는 12살, 봉림대군(효중)은 다섯살이나 나이가 많았습니다.


한마디로 나이많은 의붓아들과 어린 계모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고 결국 그 장렬왕후보다 나이많은 효종과 효종비가 먼저 세상을 떠나면서 장렬왕후가 상복을 입는 문제가 불거진것입니다. (* 사실 어느정도 공부를 한 지식인이나 사회적 지위가 있는 분들중에도 예송논쟁이 벌어진 이 시대적 상황을 정확히 이해 못하시는 분들이 많아서 ‘대비가 죽었는데 상을 몇 년 치러야 하는가’하는 문제로 싸운걸로 예송논쟁에 대해 잘못 알고 계신분들이 많은데 대비가 죽어서 상을 치르는게 아니라 나이어린(즉 왕에게 계모가 되는) 대비보다 나이많은 아들(왕)과 며느리(왕비)가 먼저 세상을 떠났는데 그때 아직까지 살아있는 나이어린 대비가 아들 또는 며느리의 상복을 몇 년 입어야 하는가 하는 문제로 싸운겁니다)


하지만 정작 당시 벌어진 예송논쟁 논점을 보면 소현세자와 봉림대군중 누굴 적장자로 봐야하는지가 논란의 핵심이었을뿐 장렬왕후가 소현이나 봉림보다 '나이어린 계모'란 점은 전혀 논의가 되고있지 않습니다. 다시말해 장렬왕후가 계모건 아니건 의붓아들보다 나이가 많건 적건 그 자체는 전혀 고려대상이 아니었던것입니다.


한마디로 조선시대 윤리관으로는 '계모'도 어머니니 자녀는 '계모에게도 효를 다 해야한다'는것이고 마찬가지로 계모도 의붓아들을 자식으로 여기고 보살펴야 한다는게 조선시대 효의 기본 가치관이었던 것입니다.


실제 우리가 흔히 음식디미방 저자로 알고있는 장계향 여사도 친정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집안에 아들이 없으니 집안 대 이을 아들이 있어야 한다며 아버지에게 자신(장계향)보다도 열살어린 계모를 들여 자손을 보게한 일화가 있습니다. (아마 요즘 같으면 자기 엄마가 돌아가셨는데 아빠보고 그것도 자기보다 나이어린 여자한테 새장가 들라고 할 여자는 한 사람도 없을것입니다.) - 한마디로 이건 '아들로 가문의 대를 이어야한다'는게 중요한 가치였던 그 당시 인식과 가치관으로 판단하고 이해해야할 문제인것입니다. (근데 장계향 여사를 여중군자로 칭하며 종종 소개되는 일화가 저것(열살어린 계모를 들인것)을 언급하는걸 보면 그때도 그런일이 그리 흔히 볼수있는 일은 아니었던것 같네요. ^^;;


장렬왕후 이야기로 돌아가서 한마디로 조선시대 윤리관으로는 '계모도 어머니니 의붓자녀라도 계모에게 효를 다해야 한다'는 것이고 마찬가지로 계모도 의붓자녀를 자식으로 여기고 보살펴야 한다는것입니다. 예송논쟁도 바로 그와같은 효와 윤리의식을 기본바탕으로 깔고 시작되는것이다. (한마디로 장렬왕후가 소현이나 봉림보다 다섯살이 어리건 열살 어리건 그건 문제될일이 없고, 중요한건 계모건 무엇이건 어머니가 된 입장에서 자식 또는 며느리가 죽었는데 상복 몇년 입는게 가한가 그게 주된 핵심논쟁 사항이었다는 것입니다.(


다시 정리해서 말하자면 조선시대의 효와 윤리관으로는


(1) 계모도 어머니니 자식은 비록 의붓아들이라도 계모에게 그 효를 다해야 하는것이고

(2) 마찬가지로 계모 역시 비록 의붓아들이라도 자식으로 여기고 정성으로 보살펴야 한다.


그것이 조선시대 효의 윤리관이었고 ‘예송논쟁’은 바로 그와같은 효의 의식 바탕하에 벌어진 논쟁인것입니다. 의붓아들보다 나이어린 계모(대비)가 있어 그 아들이 먼저 세상을 떠난 상황이지만, 어쨌든 그래도 계모도 어머니니 아들에게 어미된 도리를 다 하기 위해 상복을 몇 년 입여야 하는가. 그것이 예송논쟁의 핵심쟁점이었던것입니다. 예송논쟁에 대해 이야기할 때 적어도 이와같은 조선시대 당시의 효에대한 가치관이 좀 고려되어서 판단해야할 문제인것 같아 이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 솔직히 이래저래 장렬왕후만 불쌍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장렬왕후 본인의 의사와는 관련없이 신하들끼리 ‘상복을 몇 년 입어야하오’ 하고 10년세월을 자기네들끼리 치고박고 싸웠으니...







덧글

  • 지나가던과객 2015/11/05 11:32 # 삭제 답글

    예송 논쟁이란게 당시로서는 왕의 정통성과 관련된 것이라서 치열할 수밖에 없지요.

    다른 나라에서도 별 쓸데없는 걸로 논쟁하고 싸운다고 하지만, 당사자들 입장에서는 나름의 명분이 걸려 있는 논쟁이 찾아보면 많을 겁니다.
  • 훼드라 2015/11/05 19:49 #

    예, 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 백범 2015/11/05 11:58 # 답글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인들은 제사지낼 가치가 없습니다. 양반도 아닌 것들이...

    언제부터 백정, 기생, 광대, 노비들이 제사를 지냈다고 휘황찬란한 제사음식 만드느라 남의집 딸들, 며느리들 손목을 날아가게 만들어버리는 것인지 이해가 안 됩니다. 그렇게 제사 지내고 싶으면 자기들 손으로 며칠 전부터 만들던가, 왜 남의 집 귀한 딸들 데려다가 먼길 와라 가라 해가면서 고생시키는지?

    더군다나 한 몇년 전? 2000년대 들어서는 설명절이나 추석명절 전후로 한달 정도 지나면 음식물쓰레기가 왜그렇게 많이 배출되는지도 이해가 안 됩니다. 먹지도 않을 음식 만들어서 냉동실에 쳐박아뒀다가 하다 하다 안되니까 결국 음식물쓰레기로 내버리는 것입니다. 이것도 어지간히 미친 짓입니다. 먹지도 않을 음식을 왜 고생해가면서 만든 뒤에, 냉동실에 썩혀뒀다가 버리는지...

    아무리 제적등본 떼어봤자 1920년대 이상 올라가는 제적등본 있는 집이 거의 없지요. 그러면서 일제 때 불에 탔다는둥, 6.25때 불에 탔다는둥...

    사람들도 이젠 자기 주제를 알고 휘황찬란한 제사음식 보다는, 자기 자신의 격에 맞는 제사상을 차리거나 아니면 명절에 가까운 가족끼리 여행이나 가고 쉬는 날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대다수가 백정, 노비의 자손들인데 족보는 뭐고, 제사는 또 뭔지...
  • 훼드라 2015/11/05 19:51 #

    사실 제가 말하고자한 방점은 '계모에게도 효를 해야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계모도 의붓자식을 아들로 여겨야하고' 그 조선시대 효의 가치관을 말하려 한건데
    제가 말하고자한 방향과 다르게 댓글논의가 진행되는것 같군요.
    따라서 그 부분에 관해선 제가 별다른 언급은 하지 않기로 하겠습니다

    (의도치않게 댓글란만 뜨거워졌네요 ^^;;) - 댓글울렁증 있는사람이라 오늘밤 아무래도 또 소주 몇병 먹고 잠들어야 할듯...-.-
  • 111111 2015/11/05 14:35 # 삭제 답글

    헛소리 오히려 어줍잖은 조선빠 허섭들때문에 과도하게 미화되어서 인식이 개판이 난건데
  • 훼드라 2015/11/06 10:52 # 답글

    bluegazer, 열정페이 ? 그외 ? / 두분 그만해주세요. 그러잖아도 댓글 울렁증에 원래 제가 글에서 의도했던바와 달리 엉뚱하게 논의가 진행되어서 심적부담이 컸던차입니다
    간밤에 술마시고 늦게 일어난뒤 블로그도 이제야 들어와봤는데 댓글이 수십개나 달려있는걸 보고 황당했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본문글과 상관없는 논쟁 계속되는거 원치 않습니다
    이후 두분 공방이 계속되던가 할시 무조건 삭제조치하고 위에 댓글들도 내용에 따라
    일부 삭제 검토하도록 하겠습니다

    제가 본문에서 의도한것과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논의가 진행되지 않았으면 합니다.
    이상입니다
  • ㅁㄴㅇㄹ 2015/11/06 14:01 # 삭제 답글

    어그로끈다고 달려들기보다는 주인장에 대한 예의를 가장 먼저 떠올렸으면 하네요.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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