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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론 - 고종석 선생님의 경향신문 칼럼에 부치는 글 정치,시사



 고종석 선생님께-.


 편지를 쓰기위해 막상 컴퓨터 앞에 앉고보니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게 좋을지 생각보다 많은 고민이 되었습니다. 어떤이는 그런 말을 하더군요. 보통 편지 형식으로 칼럼이나 수필같은 글을 쓸때는 그 글이 편지를 보내고자 하는 당사자에게 읽혀지기를 바라기보다는 그보다 많은 대중들이 읽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쓰는 경우가 많을 것이라고요. 실제 제 기억에도 가령 어릴때 독후감 숙제 같은것을 제출하는 친구들을 보면 자기가 읽은 책속의 주인공에게 편지 형식의 독후감을 쓰는 경우를 종종 본적이 있습니다. 또 글짓기 지도서 예문에도 그런 사례는 이따금 소개가 되기도 하지요.


 하지만 실제로 동화나 소설속 주인공이 그 편지를 받아볼 가능성은 없으니 독후감을 그런 편지형식으로 쓸때는 당사자에게 보내기 위함이라기 보다는 그보다 많은 이들에게 - 정확히는 그때는 독후감 검사를 할 선생님께 보여드리기 위함이겠지요 - 읽히기 위한 목적이겠지요.


 허나 저같은 경우엔 어떤 정치이슈나 방송,연예가 이슈 같은게 터졌을때 그 당사자에게 종종 이런 편지를 써보낸 경험이 있습니다. 그럴때는 보통 해당 연예인의 소속사나 해당 정치인의 사무실 주소를 어렵게 알아내서 보내곤 했었는데, 그러나 적어도 제가 파악하기론 선생님께선 그런 소속사나 사무실이 있으신 분도 아닌걸로 알고 있으니 그렇다고 개인적인 집주소를 알아보려 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래서 블로그에 이렇게 공개적으로 올리는 방식을 취하기로 하였습니다.


 일단 그전에 고선생님과 저의 관계(?)를 확실히 밝히는게 좋을것 같군요. 선생님도 대체 어디서 뭐하는 자가 나한테 이런 편지를 보내는 것인가 분명 궁금해 하실것이라 믿기 때문입니다. 근데 그 부분을 밝히기가 좀 난감하네요. 이 애매함이 인터넷이란 온라인 매체가 생기고 나서부터 많이 생긴 사회현상중 하나이기도 한데 가령 인터넷 동호회라던가 카페,사이트 또는 블로그라던가 트윗같은 SNS를 통해 오래전부터 그 사람의 글이나 게시물을 지켜보긴 했지만 실제로는 직접 만나본적도 한번 없는 그런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이따금 그런 사람을 오프라인 모임에서 만나는 경우도 있긴 한데 이럴때는 그 상대에게 대놓고 말을 놓아도 되는건지 어찌해야 하는것인지 애매한 경우가 종종 발생하곤 합니다. 또 유명인사들의 경우에는 자신의 블로그나 트윗을 많은 팬과 대중이 지켜보곤 하겠지요. 하지만 그 유명인사가 그 많은 팬들의 답글을 일일이 다 체크해보진 못할거라 생각합니다.


 저 역시 그저 꽤 오래전부터 고종석 선생님의 글과 트윗을 지켜본 수많은 필부중의 한 사람일 따름입니다. 선생님의 글 내용을 보면서 진보성향의 작가 또는 칼럼리스트면서도 어느정도 온건성향인듯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내용중엔 어느정도 공감하는 이야기도 있었고 그렇지 않은 부분도 있었습니다. 어찌되었거나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저는 선생님 글을 몇 년전부터 지켜본 사람이지만 선생님은 제가 누군지도 모를것이란 점입니다.


 그러고보니 공교롭게도 편지를 쓰게된 경위와 제 소개를 하다가 본의아니게 서론이 길어졌네요. 요즘 세상에 행여 글이 지루하게 느껴지지 않았기를 바랄따름입니다. 이제 곧 본론으로 들어가서 제가 선생님께 이와같은 편지글을 쓰게된 이유는 선생님께서 경향신문에 기고하신 ‘박정희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편지글을 접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느정도 예상은 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박정희 대통령의 과오를 열거하신 선생님 글을 보고 주제넘으나마 한말씀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선생님께서 칼럼에서 열거하신 박정희 대통령의 과오들 다는 아니지만 대다수는 인정합니다. 3선과 유신으로까지 이어진 장기집권, 민청학련,인혁당 사건같은 반정부 인사들에 대한 무자비한 탄압 그리고 간간이 있었던 권력층의 부정부패 사건이나 스캔들등도 박대통령이 결코 자유로울수 없는 과오들이었다 인정합니다. ‘그럼 뭐 그대신 경제성장을 이룬 대통령이지 않느냐는 그 말이라도 하고싶은거요 ?’ 하고 물으신다면 솔직히 그렇다고 말씀드릴까 합니다. 어찌보면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논쟁이 벌어질때마다 있어온 그에대한 명암인 경제성장과 독재라는 양면성중 전 적어도 전자에 점수를 더 높이주는 사람이니까요. 헌데 어쩌면 선생님 정도 되신 분이라면 이미 그런 논쟁 수도없이 겪어보셨을것이고 따라서 저같은 사람 조차도 공연히 그 문제에 한마디 끼어드는것 성가시게 느끼실수도 있겠다는 생각 문득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럴지언정 조금은 이야기를 들어주십사 하며 이야기를 계속 이어나가볼까 합니다. 저도 뭐 박정희 대통령을 독재자라 욕하는 사람들의 이야긴 많이 들어보았습니다. 다만 선생님의 경우엔 제 입장에서 좀 이해 안가는 면이 있습니다. 보통 박정희 대통령을 독재자라 욕하는 사람은 저와 엇비슷한 60-70년대생이거나 그 이후에 태어난 세대들입니다. 반면 저희 부모님이나 삼촌,고모쯤 되는 세대라면 대개는 박정희 대통령을 찬양하지요. 헌데 적어도 전 산업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한 이후에 태어나고 자란 세대가 박대통령을 비난하는 심리는 어느정도 이해합니다. 배고픔이 무엇인지 모르는 세대에게는 민주나 자유 같은것을 억압한 대통령을 그리 고운눈으로 보는게 쉽지 않은 일일테니까요. 하지만 적어도 제가 알기로는 선생님은 적어도 보릿고개가 무엇인지를 알만한 세대인 것으로 아는데 그런분이 박대통령을 독재자라 비난한다는것은 좀 고개가 갸웃거려져서입니다.


 문득 일전에 보았던 어떤 통계가 기억납니다. 10.26이 일어난 직후 전국에 차려진 박대통령 분향소를 찾은 국민이 대략 2천만을 상회한다고 합니다. 70년대 후반 우리나라 인구가 약 3,500만 정도였다고 하니 그중 60퍼센트 가까이가 박대통령의 죽음을 진심으로 애통해하며 추도했던 셈이군요. 그러나 박대통령의 서거에 눈물흘렸던 국민이 60퍼센트나 된다고 해서 그분의 죽음에 눈물 흘리지 않은 나머지 40퍼센트를 비난하고픈 생각은 없습니다.


 어떤이들은 그런말을 하기도 합니다. 박대통령 시절의 경제성장은 그 시절 희생한 노동자,농민의 땀과 눈물 덕분이지 대통령이 잘해서 그런게 아니라구요. 또 어떤이는 그런말도 하더군요. 그 시대(60-70년대)는 전 세계 경제가 대체로 성장세였던 시기니 경제성장을 못 이루었으면 그게 이상한것이라고요. 죄송하지만 전 그 두가지 견해 모두 수긍할수 없습니다.


 솔직히 대통령 한 사람의 지도력이 아니라 노동자,농민의 땀과 희생 덕분에 경제성장을 이룬것이란 말은 좀 어이없다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그런식으로라면 이순신 장군의 명량해전이나 왜적을 격퇴한것도 이순신 장군 한 사람의 공이 아닌 그 밑에서 싸우다 전사한 수많은 병사 아무개,아무개씨들을 일일이 다 기려야 하는건가요 ? 을지문덕의 살수대첩이나 강감찬의 귀주대첩도 그 구심점 역할을 한 장군만 기리는게 아니라 그때 함께싸운 무수한 무명의 병사들 다 기려야 하겠네요 ? 하지만 그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바로 그 시절 이 나라의 경제와 국가가 나아가야할 정책기조를 제대로 잡은 그 현명한 판단력이 있었기에 박대통령의 공을 높이 치하하는것입니다. 국토의 3면이 바다인데다 남북분단의 현실 때문에 섬이나 다름없어진 나라 게다가 3분의2가 산인 국토에 인구는 많고 게다가 북한 공산집단의 침략위협에 늘 시달려야하는 나라. 모든 것이 불리하기만 한 그 여건에서 과연 이 나라가 나가야할 방향이 어떤것인지 그 정책기조를 제대로 잡는것이 단순히 박정희 개인이 아닌 다른 사람이 대통령이었다고 한들 할 수 있는 일이었을까요 ? 아닌말로 5.16이 일어나지 않고 2공화국이 지속되는 상황이었다면 또는 윤보선씨가 대통령이었다면 혹은 김영삼이나 김대중이 60-70년대에 대통령이었다면. 과연 수출입국이나 중화학공업 육성 또는 새마을 운동같은 농촌부흥책. 그런것들을 제대로 추진할수 있었을지 저는 솔직히 고개가 갸웃거려집니다.


 바로 그와같이 이 나라 경제가 나아가야할 방향을 제대로 잡았고 또 그런 묘안과 현안을 가진 경제인재들을 제대로 발탁해 중용했기에 박대통령의 공적을 높이 평가하는것입니다. 물론 대통령 한 사람이 잘났다고 되는일은 아닐것입니다. 하지만 그와같은 정책방향을 제대로 잡을수 있는것 또한 아무나 할 수 있는일이 아니기에 박정희가 그때 그 자리에 있었기에 그 시절 모든 것이 불리한 여건속에서 이 나라가 제대로 경제성장의 방향을 잡을수 있었구나. 그것을 알기에 박정희 대통령을 높이 평가하는 것입니다.


 ‘경제성장을 위해 민주주의를 잠시 유보하는것은 온당한 일인가 ?’. 한 20년전까지만 해도 솔직히 전 이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는 것이 망설여졌습니다. 하지만 근래 들어서는 적어도 그것이 차선정도의 대안은 된다는 답을 할수 있을것 같다는 확신이 들기 시작하더군요. 얼마전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박근혜 대통령이 유엔을 방문한 김에 세계 각국 지도자들을 초청 새마을 운동에 대한 이야기를 듣는 행사자리를 마련했습니다. 박대통령을 정치적으로 반대하는 입장에선 그저 반기문 총장이 박대통령에게 잘보이고 싶어 그런 이벤트를 마련한것 같다고 평가절하하고 있지만, 그러나 반기문씨가 아무리 유엔 사무총장의 자리에 있다 하더라도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런 자리를 강제로 마련하는것은 결코 쉬운일이 아니었을것입니다.


 정작 주목해야할 점은 결국 ‘한국형 발전모델’이 아직은 발전도상에 있는 나라들에게 롤모델 내지는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러고보니 정말 그렇더군요. 과문한 탓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러고보니 이른바 2차대전 이후 세계 열강으로부터 독립한 나라중 한국 정도의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가 정말 그리 많지가 않은것 같습니다. 대략 동아시아권 정도는 한국에 준하는 수준의 경제발전을 이룬 나라가 몇나라 있는것 같습니다만 그 외 중동이라던가 아프리카 또는 중남미 여전히 민주주의가 덜 성숙했거나 독재와 군사쿠데타가 여전히 빈번히 일어나는 그런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생각해보니 미국이나 서유럽처럼 이미 민주주의나 자본주의를 하고있던 나라들은 굳이 민주주의를 유보시킬 이유가 없었을 것입니다. 이미 다른 나라들에비해 앞서있는 마당에 굳이 경제성장을 위해 민주주의를 유보시킬 이유가 없을테니까요. 하지만 앞으로 가야할길이 길고 먼 신생 독립국가들의 입장에선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솔직히 민주주의는 진짜 돈이 많이 드는 제도더군요. 평균 2년마다 한번은 전국단위 선거를 치러야하는 정치체제에서 30년 가까이를 살다보니 그 문제점을 진짜 뼈저리게 느낍니다.


 결국 2차대전이 끝나고 제국주의 열강 침략의 시대가 저물고 신생 독립국가들이 저마다의 길을 가기 시작한지 어언 70년, 중간에 약 40년간에 걸친 냉전시대가 있기도 했지만 여하튼 그 시간을 지나고보니 한국형 발전모델이 아직 후진 상태로 있는 나라들에게 적어도 롤모델 내지는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경제성장을 위해 잠시 민주주의를 유보시킨 나라’ 그 대한민국이 바로 60년대 후반까지도 북한은 물론 어느어느 아프리카 나라에도 뒤처지던 경제수준을 불과 몇십년만에 이제 OECD에도 가입하고 G20에도 들게되는 그리고 한류를 일으키는 그만한 국제적으로 절대 무시할수 없는 위상을 가진 나라로 성장했기에 그것이 발전모델이 되어가고 있는것입니다. 그리고 그 기반을 닦은 사람이 박정희 대통령이라고 평가하기에 한국형 더 정확히는 경제성장을 위해 민주주의를 잠시 유보시킨 박정희형 발전모델이 벤치마킹 대상이 되어가고 있는것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전 박정희 대통령을 세종대왕급으로 추앙하거나 그 무슨 반신반인 어쩌구 하면서 아첨하는 것은 거부합니다. 오히려 그런식의 지나친 아첨이나 추앙이야말로 박정희 대통령을 반대하던 선생님 같은 분들에게 거부감만 더 불러일으켜 결국 박대통령의 공적을 제대로 평가하는데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게 만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전 박정희 대통령을 세종대왕 보다는 태종 이방원이나 고려시대 광종에 비유하곤 합니다. 두 사람 다 쿠데타로 집권했거나 집권후 피의 숙청을 한 과오가 있으나 그 대신 집권후에 왕조의 기반을 닦는 공을 세운 상반된 평가를 받는 왕조개국 초기의 임금입니다. 그런면에서 확실히 공과가 뚜렷하고 집권과정이 정당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공통점이 있습니다.


 솔직하게 커밍아웃 하자면 사실 지난 대선때 박근혜 후보를 찍지는 않았습니다. 비록 우리나라 경제성장의 기반과 토양을 닦은 박정희 대통령의 치적은 인정한다 하더라도 그 딸까지 대통령을 하는것은 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에서였습니다. 박정희 대통령을 단순히 ‘공이 많은 대통령’ 정도가 아닌 옛날 임금이나 신처럼 추앙하는 일부 극우파에 대한 견제심리 때문에라도 박근혜 후보를 찍지는 않았습니다. 적어도 2012년 12월 18일 자정 무렵까지의 저의 심리가 대체로 그랬습니다. ‘아무리 그래도 박근혜가 국회의원 한두번 하는 정도까진 몰라도 대통령까지 되는것은 아니지 않나’ 하는 생각이었고 하지만 다음날 막상 투표함 뚜껑이 열리고 박근혜의 당선이 확실시 되어가자 현실을 겸허히 인정하기로 마음먹었었습니다. - 헌데 요즘은 또 오히려 문재인 새정련 대표의 형편없는 리더쉽가 그 주변 친노 측근들의 폐쇄성을 보며 ‘저런사람(문재인)’이 대통령 되지 않은게 천만다행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으니 이또한 아이러니군요. 한마디로 문재인이 좋아서 찍은게 아니라 박정희 대통령을 세종대왕급으로 까지 추앙하는 세력에 대한 견제심리가 작용한 투표였습니다.  


 그러나 전 박정희 대통령을 세종대왕급으로 까지 추앙하는것도 반대하지만 박정희 독재를 김일성 독재와 동급이라 평가하는것도 동의하지 않습니다. 헌데 아주 극좌파나 친노 강경파쯤 되는 사람도 아닌 어느정도 온건 진보에 속한다고 보이는 분들 - 다시말해 선생님 같은 분들 - 조차도 종종 그런식으로 말씀하시는것이 절 당혹스럽게 만듭니다. 물론 통일주체국민회의에 전부 자기 사람들 심어놓고 99퍼센트 찬성하게 하여 대통령으로 추대하는 방식은 북한 노동당 100퍼센트 찬성하게 하는 방식과 닮은꼴인것 인정합니다. 하지만 유신시대의 대통령 선출 방식이 그와같았을 지언정 유신체제 자체를 북한 김일성체제와 동일시 하는것은 인정할수 없습니다. - 차라리 대만의 장개석 시절 총통제와 유사하다고 한다면 어느정도 수긍하겠습니다. - 비록 대통령 추대는 사실상 99퍼센트 찬성케 하는 방식이었지만, 그 시절 야당도 존재했고 총선도 치렀습니다. 유정회란 기형적 제도를 만들어 여당이 압도적 다수가 되게하는 꼼수를 쓰긴 했지만 그 시절 있었던 1978년 10대 총선에서 야당인 신민당은 여당인 공화당을 1.1% 앞서는 득표를 했습니다. 유정회가 무조건 원내 3분의 1을 차지하는 기형적 의회제도였을때라서 그렇지 정상적인 총선이라면 꼼짝없이 여소야대 정국이 되었을 총선결과였을겁니다. 헌데 이런 시대를 어떻게 1당독재인 북한 김일성 체제와 동일시한단 말입니까.


 사실 전 무엇보다 작금의 정치과잉,이념과잉의 시대에 깊은 절망을 느끼고 있는 사람입니다. 연예인들의 사소한 시사적 발언까지도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종북이니 뭐니 자기들 멋대로 이념의 딱지를 들이대는 시대, 자신들과 생각이 조금만 다르면 상대방을 수구니 친일이니 좌빨이니 종북이니 하며 색깔론으로 공격하는 이 시대가 저같은 중도층에겐 참 세상살기를 버겁게 만들더군요.


 아주 원론적으로 제 소박한(?) 바램을 이야기하자면 극좌와 극우를 배제하고 합리적이고 온건한 보수와 진보가 정책경쟁을 해 나가는 정치체제를 바라고 있습니다. 하지만 말이 쉽지 그 조차도 현실로 옮기는것이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생각해보면 우리사회 보수,진보 이념 자체가 워낙 뒤죽박죽 혼재되어 사람들이 그 개념에 대한 제대로된 이해도 없이 상대방을 함부로 공격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이

런 글을 쓰는 저 조차도 어떤 사이트에선 탈북자나 북한인권을 이야기했다고 극우로 몰리고, 또 어떤 사이트에신 유신이나 5공시절을 비판했다고 좌빨로 몰린 경험이 수두룩하니 가만보면 사람들이 그 사람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알아보지도 않고 무조건 자기 마음에 않들면 함부로 수구니 좌빨이니 그런 이념의 색깔론을 들이대는것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이 정치과잉의 시대를 극복하고 풀어나갈만한 해법은 발견해내기가 그리 쉽지 않습니다. 소박한 바램 한가지를 더 덧붙이자면 보수는 반공을 진보는 사회주의에 대한 마지막 남은 미련을 벗어던지는것도 이 정치과잉의 터널을 조금이라도 빨리 헤어나게 하는 한가지 방법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무엇보다 서로가 상대의 주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인정하는 자세 그게 결여된것 같아 그게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애초에 화두로 꺼냈던 박정희 이야기로 돌아가겠습니다. 절더러 박정희 대통령을 평가한다면 ‘우리사회 오늘날 경제발전의 기초를 닦은 대통령인것은 인정하지만 독재와 인권탄압은 잘못된 것’이라 말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문득 80년대에 출간된 박정희 시대를 그린 ‘다큐소설’에서 소설속 한 가공인물의 대사가 떠올랐습니다. ‘박정희씨를 근대화의 아버지로까지 추앙하는것은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박대통령이 유신까지는 가지않고 3선으로만 마무리했다면...’ 박정희 대통령을 지지하는 입장이건 비판하는 입장이건 조금만 자신의 생각을 온건하게 돌리고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자세를 가져본다면 어떨까 하다 저 대사가 문득 생각났습니다. 박정희를 세종대왕급으로 추앙하는것도 박정희를 김일성하고 동일시하는것도 따지고보면 양 극단입니다. 그렇다면 경제발전과 독재의 명암이 뚜렷한 그분을 어떻게하면 조금은 더 공정하게 평가하는 길이 될까요. 그러다 문득 저 말이 떠올랐던것입니다.


 인터넷에서 언제부터인가 ‘관심종자’란 말이 유행하고 있습니다. 줄여서 관종이라고도 합니다만 이른바 ‘남에게 관심받고 싶어하는 부류’를 그런식으로 부르나봅니다. 저런식으로 불리는것 저도 썩 유쾌하게 받아들이진 않는 사람입니다만, 적어도 하고많은 방식중 하필이면 고종석 선생님의 어제 경향신문 칼럼에 반론하는 그것도 일종의 편지형식으로 이런글을 쓴것 솔직히 ‘관심받고 싶은’ 의도도 어느정도 있다는 점 인정하렵니다. 더 노골적으로 이야기하자면 마치 허공에 삐라 뿌리는것만큼이나 허망한 느낌이 드는 단순히 블로그에나 올리고 마는것 보다는 혹여 고종석 선생님의 사돈의 팔촌이나 친구의 이웃쯤 되는사람 인편을 통해서라도 이 편지글이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조금은 있습니다.


 이 지독한 정치과잉,이념과잉의 시대를 슬프게 살아가고 있는 한 필부가 그래도 좌우간의 소통을 조금이나마 이루는 방법이 없을까 궁리하다 생각해낸 하나의 방도쯤으로 이해해주시고 받아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편지글이니만큼 인사로서 이 글을 마무리할까 합니다. 날도 이제 슬슬 추워지는데 건강에 유의하시기 바라며 선생님 하시는 일에 모쪼록 행운이 깃들기를 바랍니다.


                            멀리 OO에서 준(準)뉴라이트 성향의 40대 초반 필부가 보냅니다.


 




덧글

  • 零丁洋 2015/10/28 00:14 # 답글

    왕조 시대를 살았던 사람은 왕조가 정상으로 인식됩니다. 독재를 비판하는 것은 자유와 민주를 추구하거나 향유했던 세대나 사람에게서 형성된 삶의 기준에 의한 것입니다. 노인들이 박정희를 지지하고 권위주의 시절을 향수하는 것이 본인의 정서에 따른 것일지는 모르나 절대 자유 시민으로서의 의식에 의한 것은 아닐 것입니다.

    고종석이 누군이지는 모르겠으나 지금 우리가 박정희를 말하는 것은 그의 그늘이 크기 때문입니다. 뛰어난 리더쉽으로 산업화의 큰틀을 만들어 낸 공은 인정 받아야 합니다. 그러나 그 공이 그가 파생시킨 문제들의 해결을 훼방하는 논리가 된다면 그가 이룩한 진보적 성과에 역행하는 것이 될 것입니다.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라는 그의 말처럼 그는 철저히 비판됨으로 더욱 위대하지고, 철저히 해체됨으로 진정한 우리의 영웅이 될 것입니다.

    그를 사랑하십니까? 그러면 그가 주장한 선성장후분배에 따라 분배가 이루어지도록 노력하고 그가 산업화를 위해 유보했다는 민주화가 완성될 수 있도록 힘으로 모아야하고 어려운 시절 성과를 위해 방치한 도덕적 문제를 정면으로 직시하여 우리 사회에 도덕적 표준을 확보해야할 것입니다.
  • 코로로 2015/10/28 05:34 #

    민주주의는 도덕관념이 아닙니다
  • 훼드라 2015/10/28 10:52 #

    워낙 진지하고 정중한 댓글이라 어찌 답변을 드려야할지 참 많은시간 망설였습니다
    (일전에 다른분들 댓글에도 한두번 그런말을 한적이 있는데 블로그를 하면서
    댓글 울렁증이 좀 생겨서요...)

    어쨌든 제 근본적인 소신은 좌우 양극단을 배제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는
    그런 사람들이 좀 많아졌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선생님이 남기신 댓글도 어느정도 수긍하는 바 입니다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좋은시간 되시길 ^.^
  • 2015/10/28 12:2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0/28 15:07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2015/10/28 15:09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노송인 2015/10/28 12:26 # 답글

    앞서 내가 30년대 노인의 개인 경험과 살아온 일을 보아도 지금 이 정권의 행태는 민주주의와 북한과의 대결상황에서도 결코 도움이안되고 지금 나라의 경제환경에도 악영향을 준다고봅니다.
    중국. 일본. 미국 등 우리와 관계밀접한 나라와 살아가는데 힘없는 처지가 가중될 우려가 큽니다.
  • 훼드라 2015/10/29 16:08 #

    70년대 20대 젊은시절을 보냈다는 많은 분들중 박정희 시절에는 박대통령을 욕했지만
    시간이 지난뒤 그분을 이해하게 되었다는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80년대 운동권이었지만 이후 동구 공산권의 몰락이나 극좌 운동권의 실체를 알고는
    전향하거나 개량화된 사람들도 많이 있습니다.
    마치 20대때 사회주의자 안 되어보아도 바보고 40대에도 사회주의자라도 바보란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이요.

    박정희가 떠난지 30여년...임시 대통령이었던 최규하를 제외하고도 무려 7명의 대통령이
    거쳐갔지만 시간이 흘러도 역대대통령중 지지도 1위를 그분이 기록하고 있는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요 ?

    혹 어떤 똑똑한이들은 '국민이 미개해서' 그렇다고 할지도 모르지만 옛부터 민심이
    천심이란 말도 있듯 민중은 현명합니다. 또한 현실적입니다.

    민주화 운동가였다는 사람들도 대통령을 했지만 정작 그 재임기간이 오히려 박정희
    시절보다 못했고...민주화 운동을 했다는 사람들이 오히려 비민주,기득권 유지에 연연
    하는 모습들을 보며...시간이 가면 갈수록 민주화 운동의 가치가 조롱의 대상이 되고
    - 심지어 어느 아이돌 가수가 인터뷰에 나와 '저희 걸그룹은 개성을 존중하기 때문에
    민주화(획일화) 시키지 않는다는 말까지 할 정도로요
    그런 모습들이 오히려 독재였지만 경제가 성장했던 그 시절을 그리워하게 되는 귀결
    인듯 합니다

    (물론 선생님처럼 달리 생각하는 분들도 많이 계시지만요)

    세월이 흐른뒤 지금의 이 시대도 어떤 형태로든 평가받는 날이 오겠죠
    어쩌면 그 자체가 역사인듯 합니다. 빛이 있으면 어둠도 있고 찬사가 있으면 비난도
    있고 그 모든게 역사인듯 합니다.
  • 터프한 꼬마눈사람 2015/10/31 16:29 #

    전 반대로 생각합니다.

    국민이 미개하다고 봅니다.

    미개하지않다면 일베 에비 에미여납같은것이 없거나 굉장히 작겠지요.
  • 노송인 2015/10/29 19:49 # 답글

    나는 60년대에 20대였고,70년대에는 30대였습니다.
    지금 필자가 노인들이 대개 박정희를 추앙하고 당시의 형편을 좋게 보는것 같다해서 말 한 것입니다.
    선거권을 행사해서 지금 정권이 됐으니 표로 말하는데 뭘 그러냐하면,
    그도 할말은 없으나 개표과정에 하자가 있다고 문제제기하는 의견도 그냥 듣지는 않습니다.
    아무튼 님이 고종석씨의 글을 탓하는 듯하고 노인들을 일괄해서 박 지지층으로 여기는 듯하기에
    그렇게 여기는 것이 결코 온당한 것이 아니라는 의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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