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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달샤벳 수빈 (2) 걸그룹 팬픽 1 (카라,달샤벳)



 종관과 수빈이 결혼식을 올린것은 아이들과 함께 상견례를 가진지 두달여 정도가 지나서의 일이다. 상견례때 수빈이 종관의 아들 영식이 군대도 다녀오지 않았고, 심지어 대학도 진학하지 못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이해할수 없다는 반응을 보이긴 했지만, 수빈의 그와같은 태도를 종관이 크게 문제삼지는 않아 그것이 두 사람 사이에 크나큰 트러블이나 갈등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아 두 사람의 결혼준비는 대체로 무난하게 진척이 된 것이다. 신혼여행은 동남아로 떠났고, 두 사람 다 이혼의 아픔이 있는 처지에서 하게 된 두 번째 결혼이고 신혼여행인지라 누구보다도 남다른 감회로 동남아 휴양지의 호텔에서 서로를 보듬고 있었다. 무엇보다 수빈은 이 세상 그 누구도 부러울것이 없다는듯한 가장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미소를 띠고 종관의 품에 안겼다. 수빈이 종관에게 말을 건넨다.

 “ 사장님... ”

 “ 허허허...사장님이라기 보단 이제 여보라고 해야하는것을. 뭐 어쨌든 좋아요 여

  보. 그래 내게 무슨 할말이라도 있소 ? ”

 수빈도 어쨌거나 이미 앞서 결혼생활을 해본 경험도 있고 또 나이도 이미 서른을 넘긴 여인이건만 그래도 여전히 여보소리는 입에 담기가 쑥스러운 것인지, 아니면 종관에겐 그래도 아직은 ‘여보’보담은 ‘사장님’이란 호칭이 더 익숙해서 그런것인지 아직은 그를 ‘사장님’이라 부르고 있고, 그런 수빈에 비해 그래도 ‘여보’라는 호칭이 자연스럽게 잘 나오는 50살의 종관이 수빈에게 말을 건넸다. 수빈의 말이 이어진다.

 “ 제가 누차 드리는 말씀이지만... ”

 “ ...... ”

 “ 제가 사장님을 택한것은 무엇보다도... ”

 입술을 한번 지그시 깨물어보고는 하던말을 이어가는 수빈. 종관은 다시금 사랑스러운 손길로 수빈을 안아본다.

 “ 제 아이...하나밖에 없는 제 딸 유빈이를...이 세상 누구보다 남부러울것 없는

  그런 아이로 키우고 싶어서... ”

 “ ...... ”

 “ 그런 집안...그런 가정환경에서 자라기에...그래도 사장님은 누구보다 모범적인

  가장이고 한 아이의 아버지가 되어줄수 있을것 같은 그런 믿음과 신뢰가 느껴졌

  기에 사장님을 택한거에요. ”

 이혼의 아픔이 있는 여성이 한번의 결혼실수 때문인지 그래서 오히려 자신의 아이에게 더더욱 집착하고 그 아이를 더 잘 키우고싶은 간절한 마음을 더 절실히 내비치는 경우를 실제로 흔히 볼 수 있다. 그리고 수빈은 그렇게 되기 위해선 무엇보다 딸아이 유빈에게 한 사람의 듬직한 아버지이지 한 집안의 가장이 되어줄수 있을만한 그런 신뢰할만한 남자를 절실하게 원했던것인지. 결혼 이전에도 이미 종관에게 몇차례 부탁했던 당부의 말을 신혼여행지에서 다시금 입에 담고 있는 것이다. 종관이 그런 수빈을 바라보며 너털웃음을 지어보인다.

 “ 허허허...수빈이... ”

 “ 네, 사장님. ”

 종관의 품에서 여전히 마냥 행복한 미소가 피어오르고 있는 수빈. 종관의 말이 이어지고 있다.

 “ 그런말을 자꾸 입에 담는것을 보면...이전의 남편은 꽤나 가정에 소홀하고 무책

  임한 남자였나보군. ”

 피차 이혼의 아픔이 있는 처지에서 이전에 부부인연이었던 사람의 일을 입에 담는것, 사실 다소 불편한 화제가 될수도 있다. 하지만 어쨌든 종관 입장에선 수빈의 입에서 믿음직한 가장이니 한 아이의 아버지니 하는 말을 자주 입에 담는것이 결국 전 남편은 그렇지 못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져서인지 그와같은 질문을 건넨것이고, 수빈은 새삼 지난 아픔이 다시금 떠올려져인지 인상을 살짝 찡그려보았다가 그래도 종관이 궁금해하는 부분을 그런대로 담담한 어조로 들려준다.

 “ 뭐 어쨌거나...한때 결혼해서 얘까지 낳았던 사이인데...사랑했던 사이가 아니었

  다고 말하진 않겠어요. 하지만... ”

 “ ...... ”

 “ 맞아요. 한마디로 무책임한 남자였어요. 그리고...뭐 이런 이야긴 요즘은 그리 큰

  흠도 되지 않는 이야기긴 하지만...결혼전에 이미 아이가 생긴 상태였거든요. ”

 “ 허어...그랬었구먼. ”

 혼전임신이야 수빈 말마따나 요즘은 그리 크게 놀랄만한 이야기거리는 안 되는지라, 종관은 다만 수빈에게도 그런 전력이 있긴 했구나 하는 그 사실만을 처음 안것에 대한 다소 뜻밖의 반응 정도만 보이고 있고, 수빈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 제가 임신을 한 사실을 알고...그 남자...무책임하게 도망치려 하더라구요. 그래

  도 어쨌거나 제가 그 남자에게 거의 집착을 하다시피 매달려서...결국 결혼은

  성사 시켰죠... - 헌데 지금와 생각해보면 그때 제가 보여준 집착은 단지 그 남

  자에 대한 집착이라기 보다는...제게 아이가 생긴것에 대한...한마디로 아이에 대

  한 집착의 열망이 컸었던것 같아요. 어쨌든 아이 아빠인 이상...이 남자를 포기할

  수는 없다. 뭐 그런 마음이었다고나 할까요. ”

 “ ...... ”

 “ 하지만 어쨌든 막상 결혼을 해서도 그 남자는 이러한 결혼생활 자체를 불편해

  했고...어찌보면 자신의 인생이 저로인해 발목이 잡혔다는 생각이 들었나봐요. 그

  래서...언제부터인가는...술을 마시면 폭행으로까지도 이어지고... ”

 새삼 그때의 아픔이 떠올려져서인지 흐느끼기까지 하는 수빈. 다만 오늘같은 좋은날 눈물을 보여주긴 그래서 얼른 눈물을 닦고, 종관은 다소 놀란듯한 얼굴로 수빈에게 묻는다.

 “ 폭행이라니 ? 임신을 했었다면서...그런 여자를 남편이 되어가지고 폭행했다는

  말인가 ? ”

 “ 맞아요... ”

 어차피 이미 다 지난일이니만큼 새삼 그 시절의 분노가 더 이상 일어나진 않는것인지 의외로 무덤덤하게 대답하는 수빈. 하지만 밀려드는 회한은 어쩔수 없는것인지 한숨을 내쉰다. 그리고 말을 이어간다.

 “ 그러다 결국...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도 않아 갈라서게 된 거에요. 그 사람

  은 양육권도 별다른 망설임없이 포기해 버렸구요. ”

 “ 허허 참...세상이 정말 무책임하고...진짜 변명이나 옹호의 여지가 없는 인간말종

  이로구먼... ”

 어쨌든 지금은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인 수빈이 한때 그런 몹쓸 남자와 함께 했었다는 생각을 하니 그녀에 대한 안타깝고 딱한 심정이 더욱 일어나 수빈을 다시금 꼭 안아보는 종관. 위로의 손길로 그녀의 어깨와 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 준다.



 신혼여행지에서의 첫날밤을 보낸 종관과 수빈. - 재혼커플이라도 어쨌든 두 사람에겐 첫날밤은 첫날밤인 것이다. - 그리고 다음날 두 사람은 동남아의 해변가를 거닐며 함께 이야기를 나누게 된다. 종관은 나름대로 밀려드는 여러 가지 회한과 감회라도 있는지, 뭔가 아련해진 표정으로 이야기를 꺼낸다.

 “ 수빈이... ”

 “ 네...사장님. 아니, 여보... ”

 아무래도 ‘여보’라는 호칭을 붙이기가 아직은 쉽지 않은지, 수빈은 ‘사장님’이라 불렀다가 바로 실수임을 깨닫고 여보로 정정하기를 몇차례고 반복하고 있고, 종관은 그런 수빈이 나름대로 귀엽게 느껴지기라도 하는지 어깨를 한번 토닥토닥 두드려준다. 그리고 하고싶은 이야기를 계속하는 종관.

 “ 나도 지금은...여하튼...‘중소기업’이라고 하기엔 조금은 큰 그런 업체를 운영하

  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

 “ ...... ”

 “ 어떤 의미에선 나 역시 선친께서 못 다 이룬 뜻을 이어가고 있는 그런 사람이기

  도 해. ”

 “ 그건 갑자기 무슨 말씀이세요 ? ”

 종관의 말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지 수빈이 그와같이 묻고 종관은 그런 수빈에게 하던 이야기를 계속 들려준다.

 “ 뭐 어쨌든...나도 1960년대생이니 소위 말하는 486 세대이긴 하지만... ”

 “ ...... ”

 “ 남들은 다 대학에서 데모하던 그 시절에 조금은 남다른 길을 갔던 그런 이유가

  있어. ”

 “ 어떤 이유가 있었던건데요 ? 그리고 남다른 길이라뇨 ? ”

 종관의 말이 그런대로 호기심은 가는지 수빈은 관심의 귀를 기울이고 있고, 종관의 말은 계속된다.

 “ 내 아버지는...대기업에서 30년 넘게 복무하다 퇴직하신 그런분이셨고...내가 대

  학 입시를 한창 준비하던 그때는...그 기업의 부장으로 재직하실때였지. 그런데

  어느날... ”

 “ ...... ”

 “ 그런 말씀을 내게 들려주시더군. 넌 이 다음에 대학에 가서 쓸데없이 데모나

  하는 그런 선배들에 휩쓸려 다니지말고...이 나라와 사회의 미래에 한조각 일익

  을 담당할수 있는 그런 길을 가거라. 그런 말씀을. ”

 자신의 학창시절,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추억이라도 밀려드는지 종관은 계속 감회어린 표정에 잠겨있고, 그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 뭐...내가 대학입시를 준비할때가 80년대 초,중반 무렵이니...그때는 진짜 대학

  가가 운동권들로 인해 한창 시끄러워지기 시작할 무렵이었어. 그러니 아버지께선

  나름대로 나에 대한 걱정도 되고하니 겸사겸사 그런 말씀을 하신것이기도 하지만

  ... ”

 “ ...... ”

 “ 그러면서 아버지가 나더러 기계공학을 전공할것을 권하시더군. ”

 “ 기계공학이요 ? ”

 “ 응. 사실 우리 아버진 우리나라 굴지의 대기업이신 OO기업에서 첨단기술 분

  야쪽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시고 그쪽에 쭉 관심을 가져오신분이야. 그리고 그

  런쪽에 나름대로의 개발과 아이디어도 종종 내시고 한 그런 분이시거든. ”

 “ ...... ”

 “ 헌데...아버지께서 정작 그 기업에 몸담아 일하시면서 이루지 못한 그 부분에

  대한 남다른 아쉬움이 있으신 모양이야. ”

 “ 이루지 못한 부분이라면 ? ”

 “ 뭐 아무래도...대기업 간부라는것은...조직생활이다보니...그 조직 내부에서 아무

  래도 소통관계의 막혀있는 부분이라던가 시스템 운영과정에서의 모순...그런것들

  이 더러 있기도 한 그런곳이 아닌가. 그러다보니... ”

 “ ...... ”

 “ 아버지께서 개발하신 기술이 끝내 그 회사에서 빛을 보지 못하고 퇴직하신 그

  런 아쉬움이 있으시더라구. 그래서...나더러 아버지께서 못 다 이루신 그 뜻을 좀

  이루었으면 한다는 그런 바램을 몇 번 말씀하셨어. ”

 종관의 지난시절 아버지와의 추억과 남다른 사연에 대한 이야기. 그로인해 종관은 아무래도 회한과 감상에 젖을수밖에 없겠지만, 이제 막 종관과 결혼한 재혼상대인 수빈 입장에선 그와같은 이야기가 어떻게 들리고 이해될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수빈은 별다른 대꾸가 없는 가운데, 종관은 자칫 자신의 이야기가 지루해지고 있는것은 우려가 되어 마무리라도 하듯 대충 매듭을 짓는다.

 “ 여하튼 그래서...난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아버지가 대기업 간부로 재직하시면

  서...개발하신 신 기술...그러나 받아들여지지 않은...그것을 마저 이루기 위해...

  한마디로 아버지의 못다이룬 뜻을 마저 잇기위해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는 창업

  에 나선것이야. 그리고 오늘날 이만한 기업을 일구고있는 사업가가 되어있는것

  이고. ”

 “ 아, 네에... ”

 종관의 말에 수빈은 그런대로 맞장구를 쳐주고, 종관은 자신이 혹 괜한 이야기를 들려준것은 아닌가 싶어 사과의 말도 입에 담는다.

 “ 허허허...여자들이 이런 이야기 별로 안 좋아한다는거...내가 그래도 모르는 사람

  은 아닌데...그것도 젊은 여자 앞에서. 내가 괜한 이야기를 한 것 같군. 아무튼 내

  가 어쩌다 젊은 시절에 창업의 길을 나서게 되었고...어떻게 해서 이만한 업체를

  이루는 기업가... - 뭐 대기업이라 할 수는 없고 중소기업이라고 하기엔 다소 큰

  계열사 개념의 업체도 한두개 거느리고 있는 그 정도 규모의 회사긴 하지만말야

  ... ”

 “ ...... ”

 “ 여하튼...내가 어쩌다 그러한 창업의 길에 접어들었는지...그 동기를 좀 들려주

  고파서 한 이야기야. 그러니 너무 언짢아하진 말아줘. ”

 “ 아...아니에요 사장님. 뭐 그런대로 들어둘만한 이야기긴 했어요. 사장님이 어떤

  분인지 좀 더 이해하는 그런 계기도 되었고요. ”

 그와같은 말로 그런대로 종관의 기분을 만족시켜주는 수빈. 그리고 이번엔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 그런데요 사장님. ”

 “ 왜 ? ”

 “ 그런거 아세요 ? 사실 여자들은요... ”

 “ ??? ”

 “ 무슨 거창하게 미래에 대한 꿈이나 비전같은게 있다던가 또는 무슨 거창한 학

  문이나 예술 같은데 평생을 몸바쳐 일한다던가...그런거 솔직히 별로 안 좋아해

  요. ”

 “ 안 좋아한다구 ? ”

 “ 네. 솔직히 그래요...사실 그런 사람들의 삶일수록 대개 경제적으로 열악해지거나

  또는 일에 바빠 자기 가족을 돌보는 일에 소홀해지게 되는 그런 경우가 대다수잖

  아요. ”

 “ ...... ”

 “ 여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건 결국 그거에요. 한 가정을 온전하게 지켜주는 모범

  적인 가장. 남편으로서 또는 아이들의 아빠로서 가정을 온전하고 건실하게 책임

  져주는 남자. 그것이 진정으로 여자들이 원하는 바거든요. ”

 “ 허허...듣고보니...내가봐도 여자들은 대체로 그런면이 있는것 같더군. ”

 “ 그리고 저 역시 그러한...이 세상 대다수 보통 여자들중 한 사람일 뿐이에요.

  거듭 말씀드렸지만... ”

 “ ...... ”

 “ 제가 원한것은 우리 유빈이를 세상에서 정말 남부러울것 없는 훌륭한 아이로

  키워줄수 있는 ‘최고의 아빠’ 그런 배우자감을 원한것이지 다른건 딱히 바라는

  거 없어요. 솔직히...사장님께서 어떤 뜻에서 그런 기업을 세우셨든...어떤 비전

  이 있든...관심없고요. 좀 서운하게 들리실지 모르겠지만... ”

 솔직히 수빈에게서 그와같이 노골적인 이야기를 들으니 섭섭한 마음이 드는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여하튼 수빈이 자신의 하나밖에 없는 딸을 남부러울것 없는 훌륭한 아이로 키워줄수 있는 그런 아빠를 바란다는것. 그 이야기만은 지금껏 귀따갑게 들어온 소리 아닌가. 따라서 그것만은 분명히 들어주겠다는듯 수빈에게 약속의 말을 다시금 입에 담는다.

 “ 알았어. 내 수빈이와 그 부분에 대한 약속은 지키지. 여하튼...첫 결혼은 젊은시

  절에...어쩌다 천하의 그런 인간말종같은 남자를 만나 불행한 결혼생활을 한 수빈

  인데... ”

 “ ...... ”

 “ 적어도 수빈이의 두 번째 선택만은 이 다음에 결코 후회하지 않게 해줄 그런 남

  편...그런 아버지가 되어주지. 내 수빈이와의 그와같은 약속은 반드시 지키겠네. ”

 “ 고마워요 사장님...아...아니 여보... ”

 겨우 입에 붙었던 ‘여보’란 말이 다시 ‘사장님’으로 되돌아온 실수를 새삼 깨달으며 수빈은 황급히 정정을 하고, 종관은 수빈을 사랑스럽게 꼭 품에 안아본다.



 종관과 수빈은 일주일여 정도의 신혼여행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고, 수빈은 종관과 재혼전 직장생활을 하는동안 잠시 친구집에 맡겨놓고 있었던 딸 유빈까지 데리고 종관의 집으로 들어와 함께 살게 되었다. 그렇게 종관과 수빈 재혼부부의 신혼생활이 시작된 첫날. 아침출근전 식사를 하기위해 부엌 식탁으로 오는 종관. 수빈이 아침상을 제법 정성스레 차려놓고 종관을 기다리고 있다.

 “ 여보, 어서 오셔서 식사하세요. ”

 “ 허허...그래요. 그러고보면 내가 아내가 직접 차려주는 밥을 먹어보는것도 실로

  한 20년 만이군. 그나저나 당신 음식솜씨는 믿어도 되는거겠지 ? ”

 놀리는것인지 아니면 얼마전까지는 직장생활을 했던 수빈인지라 실제로 음식솜씨는 다소 못 미더운면이 있는것인지 한번 그와같이 묻고. 수빈은 그런 종관을 살짝 곱게 흘겨본뒤 미소띤 얼굴로 말한다.

 “ 아이 참...당신도 무슨 말씀을 그렇게하세요. 아무리 그렇기로...어쨌거나 저도

  첫 결혼생활을 해본 경험도 있고 한데...아무렴 그때 집안 살림을 안 돌봤겠어요

  ? 그러니 그런 염려는 마세요. ”

 어쨌거나 첫 결혼에 실패 이혼한 뒤에는 딸 유빈은 친구집에 맡긴채 직장생활을 하며 돈을 벌었다하니, 그동안 자신이 직접 밥을 지어 아이를 해먹이거나 하는 기회는 그리 많지 않았을것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음식솜씨나 살림솜씨는 믿어도 된다는듯 수빈은 사뭇 당당한 자세로 말한다. 한편 종관은 종관대로 자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수빈의 딸 유빈을 흐뭇하고 귀여운듯 한번 쓰다듬어 보기도 한다. 수빈이 사전에 교육(!)을 잘 시킨탓일까. 아직 어린아이에게 여하튼 새로생긴 가족이 낯설기도 할 터인데, 무엇보다 이미 나이 50에 접어들어 머리칼이 희끗희끗한 종관에게 ‘아빠’란 호칭을 스스럼없이 망설이지 않고 잘도 붙인다. 그런 나이어린 유빈이라서 그런지 종관은 아이가 한층 더 귀엽게 느껴지기까지 한다.

 “ 헌데...영식이 이 녀석은...영식이도 불러야지 ? 영식이는 아직 안 내려왔소 ?

 ”

 “ 예 ? ”

 수빈은 정말로 종관의 아들 영식에 대해선 별다른 의식을 하고 있지 않았음인지 종관의 그와같은 말에 매우 어리둥절해지기까지 하며 그와같이 묻기까지 하고, 종관이 그런 수빈을 살짝 책망하기까지 한다.

 “ 허허 참...이거야 원...어쨌든 우리 영식이도 이제 당신한테 자식 아닌가. 당신도

  어쨌든 이제 영식이한테 새엄마인데...그만큼 신경을 쓰던가 했어야지. 무엇보다

  이렇게 완벽한 하나의 가정을 이루어보는것. 당신에게나 나에게나 아주 절박했던

  바램이오 소망이 아니었던가. 허허 참...일단 내가 오늘은 영식이 깨워오리다. 그

  러니 내일부턴 당신이 영식이도 좀 신경을 쓰도록 해요. ”

 아직 첫날이니만큼 수빈도 영식에게까지 신경을 쓰는 문제에 익숙해지지 않아서 그러려니 하고 수빈을 나무라는것은 그 정도로 하고 종관이 2층으로 올라가본다. 영식은 2층 자기방에 있다. 종관이 방문을 열고 아들방에 들어선다.

 “ 영식이...너 이 녀석...뭐하니 거기서 ? ”

 “ 어엇...아버지 ? ”

 뭘 하고 있었던것인지. 설마 이 시간까지 자고 있었던것은 아닐테고. 침대에서 잠옷 차림으로 대충 뒹굴고 있던 영식의 모습을 보자 바로 종관이 책망하는 말을 건넨다.

 “ 허허 참...이 녀석이...오늘같은날 이리도 게으름을 피우면 어떡하니 ? 더욱이 오

  늘부턴 이 애비가 재혼을 해서 새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 첫날이 아니냐. 그러니

  기왕이면 밝은 모습으로 새어머니께도 싹싹하게 잘 해 드리고...그러면 좀 좋아

  ? 대체...첫날부터 이게 무슨꼴이야 ? ”

 여하튼 영식에게도 새어머니가 생긴 첫날인 셈이니 바로 그 부분에 대하 종관이 그와같은 표현을 한것이고. 침대에서 일어나 엉거주춤 서있는 영식의 얼굴을 종관은 다소 걱정스레 살펴본다.

 “ 혹시...어디 아프기라도 한게냐 ? ”

 영식의 안색이 아무래도 좋아보이지 않아서일까. 살짝 이마에 손을 짚어보며 열이 없나 살펴보기까지 하고. 영식은 무안한지 살짝 그런 종관의 손길을 비켜간다. 그러면서 대꾸한다.

 “ 아...아니에요. 아픈데가 있긴요. 아무렇지도 않아요. ”

 “ 그런데 안색이며 분위기가 대체 왜 그래 ? 무슨...언짢은일이라도 있는게야 ?

 ”

 “ 아...아니에요 아버지. 그런것은 정말 아니고요. ”

 그것만은 정말 아닌듯 제법 완강히 부인의 말을 입에 담기까지 하고, 종관이 그런 영식에게 어서 방에서 나와 내려오라는 재촉의 말을 건넨다.

 “ 그러지말고 어서 내려오려무나. 새어머니가 널 위해서 손수 아침식사까지 차려

  놓았는데...맛있게 잘 먹어드려야 새어머니도 좋아하시지 않겠니 ? ”

 “ 아...아니에요 아버지 전... ”

 헌데 무슨 영문인지 내려와 아침을 들라는 종관의 말에 영식은 손을 내젓고 그리고 종관에게 말을 건넨다.

 “ 전...새...생각없어요 아침. ”

 “ 뭐...뭐라구 ? ”

 아들 영식의 그와같은 말에 종관은 다소 어이없는 표정을 하고. 이번엔 아들 영식을 나무라는 말을 건넨다.

 “ 무슨 그런말이 있어 ? 아무리 그래도 새어머니가 생긴 첫날부터 네가 그런 모습

  을 보여서야 되겠어 ? 어쨌거나 네가 새어머니를 잘 대하고 편히 대해드려야 새

  어머니도 널 맘에 들어하고 좋아하시지 않겠느냐 이 말이야 ! ”

 “ 아...아버지 전 그냥... ”

 “ 전 그냥 뭐 ? ”

 영식의 거듭되는 그와같은 태도에 종관은 짜증까지 밀려오려하고. 언성이 사뭇 높아질듯한 아버지의 모습에 다소 겁이라도 났는지, 영식은 종관의 시선을 피하며 거듭 쭈볏거리는 말투로 말한다.

 “ 전...그냥 여기 있을께요. ”

 “ 뭐...뭐라구 ? ”

 “ 전...그냥 여기가 편해요. 그러니 전 신경쓰지 마시고...어서 1층에서 식사 하세

  요. 진지...드세요. ”

 자신은 신경쓰지 말고 아버지 종관이나 출근준비에 바쁠테니 어서 식사나 하시라는 말을 건네는 영식. 아들의 그런 태도가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고, 심상찮게 느껴져 종관이 말을 건넨다.

 “ 혹시...새어머니가 싫거나 어색해서 그런거야 ? 그래서 그런거냐구 ? ”

 “ 아...아니에요 아버지. 그런건... ”

 “ 그럼 대체 왜 그래 ? ”

 거듭되는 종관의 그와같은 책망에 영식은 더 대꾸할말이 없어서인지 고개를 숙인채 말을 더 잇지 못하고 있고, 종관은 거듭 그런 영식을 나무라는 말을 건넨다.

 “ 어쨌거나...아버지가 재혼해서 새어머니도 생긴 그런 첫날 아니냐 ? 그런데 꼭

  이런식으로 나와야겠어 ? ”

 “ 저...전 그냥 여기가 편해서 그래요... ”

 “ 아니, 근데 이 녀석이 정말... ”

 영식의 거듭되는 그와같은 태도를 보니 종관도 화가나지 않을수가 없다. 다시 한번 뭐라고 책망이라도 하고싶은 심정이지만 아침 바쁜시간이고 종관도 출근을 해야하니 더 이상의 입씨름은 일단 그 정도에서 단념하고 만다. 대신 손으로 자신의 이마를 짚어보고는 한숨을 내쉰다.

 “ 대체 뭐가 그리 못마땅한건지는 모르겠지만...다음부터 이런 태도 삼갔으면 좋

  겠구나. 새어머니도 어쨌든 신혼생활 좋게 시작하고 싶으실테고...너하고도 기왕

  이면 잘 지내고 싶은 마음이실텐데...대체 왜 그러니 ? 첫날부터... ”

 “ ...... ”

 “ 오늘은 일단 이 정도로 하마. 하지만 내일부터 이런 태도는 더 이상 삼가주었으

  면 좋겠다. ”

 그렇게 아들에게 주의를 주고 종관은 1층으로 내려간다.


- 3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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