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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티아라 보람 (7) 걸그룹 팬픽 2 (티아라)



                                    부제 : 신들의 만찬 성도희 외전



“ 엄마, 엄마 !!! 신문에 이상한 기사가 났어요 !!! ”


이른아침부터 인주가 신문 하나를 들고 보람의 방으로 뛰어들어가며 호들갑을 떨고 있었다. 얼굴은 사색이 되어있었다. 무슨 일이기에 아침부터 이 야단인가 의아해하며 신문을 건네받았을때, 보람의 얼굴빛도 하얗게 질렸다. 신문에는 다음과 같은 기사제목이 대문짝하게 나 있었다.


“ ‘한국관’ 2대명장 전보람. 정치권과의 검은 돈거래 현장 전격 포착. ”

“ 한국관은 요정인가 ? 희롱당한 성접대 여직원 증언 확보. ”


사진에는 얼마전 보람이 서울시내 한 호텔 레스토랑에서 만났던 윤민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그리고 전직 정치권 인사에게 돈봉투를 건네는 현장이 찍혀있었고, 한편 최근 한국관에서 열렸다는 구(舊) 정치권 인사들에 대한 술자리와 그 자리에서 희롱을 당한 여성의 증언과 인터뷰등이 실려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일들이 신문에 대대적으로 보도되었다는 사실 자체가 보람에게 충격이었다. 신문을 든 두 손이 부르르 떨리고 있었다.


“ 헌데...대체 누가 이런걸 기사로... ”


헌데 이런걸 누가 다 사진으로 찍고 증언까지 확보했단 말인가. 누군가 작정하고 철저하게 전보람 뒤를 밟지 않고서야 일어날 수 없는일 아닌가. 잠시 누구짓인지 궁금해하던 보람과 인주 모녀에겐 바로 떠올려지는 인물이 있었고, 거의 동시에 그 사람의 이름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 설마... ”

“ 임병남...그 사람이... ? ”


참여연대로부터 임무를 부여받고 한국관에 접근했던 임병남. 하지만 얼마안가 인주에게 정체가 발각나 한국관에는 출입금지 조치가 취해졌고, 그후 한동안은 한국관에서는 얼굴을 볼수없던 병남이었다. 그래서 한동안 마음을 놓고 있었는데, 그 병남이 생각지도 못한곳에서 뒷통수를 쳤던것이다. 실제 병남은 지금까지 은밀하게 한국관 2대대표 전보람의 뒤를 밟아오고 있었던것이다. 그 과정에서 호텔 레스토랑에서의 돈봉투 전달현장 포착, 그리고 술접대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한 여성의 증언까지 확보가 가능했던것이다.


“ 이런 천하의 쳐죽일 !!! ”


이런 폭로를 한게 바로 임병남 짓이란걸 바로 짐작할수 있었던 보람은 치를 떨었다. 분노의 손길은 애꿎은 신문에게로 번져 바닥으로 내려친 신문만 공연히 북북 찢고 있었다. 분노서린 눈에는 핏발이 서리고 있었다. 인주가 그런 보람을 진정시킨다.


“ 엄마...엄마...괜찮으세요... ”

“ 일단...좀 앉자... ”


인주가 보람을 거실 소파까지 부축해 가서 그곳에 앉히고, 보람은 머리가 아픈듯 이마를 손으로 짚어본다. 인주가 보람에게 약을 가져온다.


“ 전보람 명장님, 주요 일간지등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돈거래 현장사진이 사실입

니까 ? ”

“ 전명장님, 지금 인터넷엔 한국관의 술접대 자리에서 성희롱을 당했다는 여직원

의 인터뷰 내용이 일파만파 퍼지고 있습니다. 이에 대한 해명을 부탁드립니다. ”


보람이 한국관에 출근했을때는 이미 기자들이 쫙 깔려있었다. 보람은 손을 내저으며 전혀 사실무근이라 답한다.


“ 돈봉투 전달현장 아닙니다. 윤실장님과 이인섭 전 의원에게 건네드린것은 한국

관이 앞으로 추진할 사업과 관련된 기획안과 그 외 각종 서류들입니다. ”

“ 성접대 및 희롱을 당했다는 여성에 대해서도 한말씀 해명을 부탁드립니다. ”

“ 전혀 그런사실 없습니다. 얼토당토않은 사실입니다. ”


보람은 특히 전직 정치권 고위인사들에대한 술접대나 성접대등은 전혀 없었다며 완강히 부인했다. 하지만 기자들은 쉽게 물러서지 않은채 계속 질문공세를 퍼부었다.


“ 피해여성 인터뷰 내용을 보면...17세의 국악예고생이고, 한국관에서 국악공연이

있다는 연락을 받고 나갔는데, 애초의 약속과는 달리 나이많은 어른들에게 술접

대를 하는 자리였으며, 바로 그 자리에서 전직 대령이라는 칠순노인으로부터 성

희롱및 성접대 요구를 당했다는 겁니다. 어디까지가 사실입니까 ? ”


보람은 절레절레 고개를 흔들며 손을 내저었다.


“ 하늘에 맹세코 그런 사실 없습니다. 이 ‘한국관’이 어떤곳입니까. 6.25 직후 저

희 어머님 이미영 여사께서 전쟁후 폐허가 된 그 서울 한복판에서도 그래도 한식

의 전통은 이어가겠다며 세우시어 그 딸인 저 전보람까지 2대째 내려오는 전통

한식당이며 지금은 ‘한국 전통문화 복합공간’으로 새로이 발돋움하고 있는곳입니

다. 그런곳에서 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성접대라뇨 ? 전혀 그런 사실이 없으며 만

약 눈꼽만큼이라도 그런 사실이 있었다간 이 전보람이 천벌을 받아 죽을겁니다.

전혀 그런 사실 없습니다. ”


보람은 계속 완강히 부인해나갔다. 기자들의 질문공세는 계속 이어졌다.


“ 그럼 어째서 이런 기사들이 나온겁니까 ? 관련 사실을 모두 부인하시는 겁니까

? ”

“ 이건 정권이 바뀐뒤 그 세력이 많이 위축되었고, 특히 그동안 대중정서와 너무

동떨어진 여러 가지 운동으로 민심과 여론에서 멀어진 모 시민단체가 이미지 전

환과 여론 관심용으로 허위로 퍼트린 사실입니다. 전혀 사실이 아니며, 관련 시민

단체는 물론 이런 허위사실을 유포한 인사에 대해서도 반드시 그 법적 책임을 물

을것입니다. ”

“ 참여연대에 법적으로 대응하실 생각이란 말씀이십니까 ? ”

“ 네, 법적으로 반드시 대응해야죠 !!! 반드시 이런 허위사실을 유포해 한국관과

이 전보람의 명예를 훼손한 그런 작자들은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게 할 것 입

니다. ”


보람은 미동도 하지 않은채 그 자리에 우뚝서서 강경한 어조로 기자들의 물음에 하나하나 답하고 있었다. 하지만 너무 힘을 주어서였을까. 순간 지친듯 잠시 몸이 휘청거렸다.


“ 명장님...명장님... ”


그 모습을 본 한국관 직원들이 놀라 보람에게 달려왔고, 보람은 그네들의 부축을 받으며 한국관 안으로 들어간다.



한국관 앞에선 연일 참여연대롤 비롯한 진보성향의 각종 시민단체들이 연합으로 주도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처음엔 20여명으로 시작된 시위가 그 다음날엔 50명, 며칠만에 무려 백명이 넘어서고 있었다. 한국관의 더럽고 추한 이면이 밝혀진 것에 대한 깨어있는 시민들의 분노가 그만큼 컸던것이다. 시위를 주도하며 구호를 제창하고 있는 사람은 다름아닌 임병남이었다.


“ 더러운 뒷돈거래 !!! 한국관은 해체하라 !!! ”

“ 한국관이 요정이냐 ? 전보람은 사퇴하라 !!! ”


병남의 구호제창 아래 시위대가 이를 따라하고 있었고, 시위대의 그와같은 소리는 한국관에서 다소 떨어진곳에 위치하고 있는 보람과 인주모녀의 거처에까지 들릴 지경이었다. 보람은 거실 소파에 앉아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손으로 이마를 짚어보고 있었고, 인주는 초조하게 옆에서 그런 보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 엄마... ”


인주의 부름에도 보람은 말이 없었다.


“ 벌써 일주일째에요. 시위가 벌어진지가...엄마...어떡하실거에요 ? ”


헌데 한참동안 말이없던 보람이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선다. 어떤 행동을 취하려는것인가 생각하고 있던 인주에게 헌데 보람은 뜻밖의 말을 건넨다.


“ 내가 시위대를 좀 만나봐야겠어. 좀 나가보자꾸나. ”

“ 엄마...어쩌시려구요 ? ”


안된다며 인주는 막아서려했지만, 보람의 태도는 단호하기만 했다.


“ 피한다고 능사는 아니지 않느냐 ? 직접 마주쳐서 이야기하는것도...나쁘진 않겠

지. 비켜라 인주야. 가서 시위하는 사람들과 대화나 좀 해보게. ”


그리고 마침내 시위대 앞으로 나가갔다. 한국관 2대 대표인 전보람 명장이 직접 그 자리에 왔다는것만으로도 화제거리가 될수있는 상황이었다. 뜻밖의 상황을 접한 시위대들은 저마다 휴대폰을 들어 그녀의 사진을 찍기도 헀고, 현장을 취재하러 나온 기자들도 몇몇 있었다. 보람은 병남 앞으로 나아갔다.


“ 당신이...임병남인가 ? ”


이미 면식이 있는 사이기 때문에 보람도 병남도 피차 상대방을 알아보았다. 병남이야 이미 오래전부터 보람의 뒤를 밟아 그와같은 한국관의 비리들을 밝혀낸것이니, 보람을 알아보는건 당연한 일이었고 보람 역시 그의 얼굴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 당신이...당신이 우리 한국관에...우리 한국관에 이런짓을 해 ? ”

“ 전보람 명장님. 피하실일이 아닙니다. 이미 이렇게 모든 사실이 백일하에 드러나

지 않았습니까 ? 이제 모든 사실을 밝히고 검찰에 나가 조사를 받으싶시오. 그리

고 이 모든 문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명장자리에서 물러나시기 바랍니다. 그러시

는것만이 한국관을 환골탈태시키는 길입니다. ”


이미 검찰에서도 한국관의 뒷돈거래와 성접대건에 대한 수사에 들어갔다. 보람에게도 출두요구서가 전달되었지만, 보람은 현재 검찰출두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보람은 노기띤 얼굴로 병남을 바라보고 있었다.


“ 명장님,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하십시오. 그리고 검찰의 출두요구에 응하십시오.

“ 임병남...이 나쁜 놈 ! ”


하지만 보람은 그와같은 병남을 여전히 노기띤 얼굴로 바라보고 있었다. 분노로 치를 떨고 있었다. 그러다가.


“ 임병남 이 천하의 나쁜자식 !!! ”


그러고는 병남의 뺨을 세게 후려쳤다. 병남으로서는 황당하고 기가막힌 일이었다. 뿐만 아니었다. 백명도 넘는 시위대가 몰려온 자리고 취재기자도 있지 않은가. 보람의 병남의 뺨을 때리는 장면은 곧 시위대의 휴대폰 카메라에 찍혔고, 기자들도 현장을 찍었다. 보람은 병남의 뺨을 때린뒤 자신의 거처로 돌아갔지만, 보람이 병남의 뺨을 때린 동영상은 이미 시위대의 휴대폰과 취재기자들의 카메라에 담겨져 인터넷에 일파만파 유포되는 중이었다.


“ 엄마...어쩌시려구 그러셨어요 ? 요즘이 어떤 세상인데...인터넷에 그 동영상 찍

혀 퍼지는것 순식간의 일이에요. 대체 어쩌시려구... ”


그래도 일을 좀 수습해보려고 엄마 보람이 시위대와의 대화를 시도해보려 나간줄 알았는데, 사태를 더 악화시켜 놓았으니 인주도 기가막혔다. 이미 보람이 병남의 뺨을 후려치는 동영상은 인터넷 곳곳에 유포되었고, 그 밑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수많은 비난댓글과 악플이 주렁주렁 달려있었다. 인주는 눈앞이 캄캄해질 지경이었다.


“ 인주야... ”


하지만 다음날. 무슨 다른 생각이 들었는지 보람이 딸 인주를 불렀다. 무슨일인가 의아해하며 인주가 보람을 바라본다.


“ 오늘...엄마랑 어디 좀 가자. ”


보람이 딸 인주를 차에 태우고 운전을 해 간곳은 뜻밖에도 보람의 엄마이자 한국관의 설립자이며 1대대표인 이미영의 무덤이었다. 요즘은 웬만하면 화장을 하는 시절이기도 하지만, 한국관 1대대표 이미영의 무덤은 공동묘지 한쪽 특별한 묘역에 비교적 위풍당당하게 자리잡고 있었다. 보람은 엄마 미영의 무덤앞에 큰 절을 올린다. 인주가 뒤이어 외할머니가 되는 미영에게 절을 올리고 술을 한잔 따른다. 그리고나서 보람이 인주의 손을 잡아본다.


“ 인주야... ”

“ 네, 엄마. ”

“ 너...저기 뒤에있는게 뭔지 아니 ? ”


보람이 가리킨곳은 미영의 무덤 뒤쪽의 조금 넓은 터였다. 하지만 조금 평평하고 둥근 원형으로 터를 닦아놓은곳일뿐 그 외 아무것도 보이진 않았다. 인주도 명절날 엄마와 함께 외할머니 묘역을 찾아올때마다 늘 눈에 들어오곤 하던곳이긴 했지만, 별것도 없는 그냥 빈 공간이라 그다지 큰 신경을 쓰고있진 않았다.


“ 저곳은...엄마가 죽은뒤 묻힐곳으로 미리 자리를 만들어놓은곳이고, 그리고 그 옆

자리는...바로 앞으로 한국관을 이어갈 3대 한식조리명장이 될 하인주 네가 묻힐

공간이야. ”

“ 예 ? ”


인주는 순간 놀랐다. 물론 사람이야 태어난 이상 언젠가는 죽게 되겠지만, 자신의 무덤은 물론 딸 인주의 자리까지 미리 마련해 두었다는 사실이 아직 어린 인주에게 좀 놀랍다면 놀랍다는 소리였기 때문이다. 보람이 그런 인주에게 말을 건넨다.


“ 인주야... ”

“ 네, 엄마. ”

“ 너...이 한국관이 어떻게 세워진것인지 그 사연을 아니 ? ”

“ 잘...몰라요. 외할머니가 전쟁 끝나고나서 만든 한식당이라 하셨잖아요. 헌데 그

것 말고...또다른 비화가 있는건가요 ? ”

“ 네 외할머니의 아버지...그러니까 엄마에게 외할아버지가 되지. - 생각해보니 촌

수 따지기가 좀 복잡하구나. 모계혈통이 되다보니까...아무튼 엄마의 외할아버지는

6.25 이전까지 꽤 돈이 많은 부자셨어. 일제시대때 사업을 하며 돈을 많이 버셨

던 분이니까. ”

“ ...... ”

“ 그런 외할아버지도 6.25때 공산당 침략을 맞아...그 많던 재산을 모두 빼앗기고

하지만...그럼에도 끝까지 놓지 않으셨던 쌈짓돈이 있으셨지. 그걸 전쟁의 와중에

도 잃지않고 지켜오셨던거야. ”


1952년생인 전보람도 6.25를 직접 겪지는 않은 세대다. 휴전이 되기 1년전에 태어난 사람아닌가. 허니 그런 사람에게 무슨 6.25에 대한 기억이 있을수 있겠는가. 따라서 그녀 역시 엄마나 외할아버지로부터 들은 전쟁때 이야기가 된다. 여하튼 보람의 말은 계속된다.


“ 전쟁이 끝나고...기력이 쇠해지신 외할아버지가...어머니한테 그 쌈짓돈을 쥐어주

시며 니가 이 돈으로 서울에서 전통 한식을 이어가는 한식당을 만들어보렴. 그

유언을 남기고 돌아가셨던거야. - 쌈짓돈이라지만 식당을 하나 차릴 정도의 돈이

니 꽤 거액이었다는 소리가 된다 - 그리고 어머니가 외할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세운것이 지금의 한국관이지. ”

“ ...... ”

“ 그렇게...엄마의 외할아버지 유지를 받들어, 엄마의 어머니인 그러니 인주 네

외할머니 이미영 여사께서 세우신게 한국관. 그리고 그 외동딸인 이 전보람이

2대째 운영해온 한국관이지. ”


한국관이 세워진 그와같은 내막을 들려주며 감회가 서리는지 보람의 눈에도 눈물이 고인다. 보람은 이번엔 이어서 3대독자 집안으로 시집을 와 5년동안 자식이 없어 시댁식구들에게 시달렸던 사연이며 그리고나서 인주를 낳게된데까지의 사연을 이야기해준다. - 물론 병실에서 옆자리 산모와 아이를 바꾼 사실까지는 말하지 않은채, 인주가 진짜 자신의 친딸인것처럼 이야기한것이다. -


“ 다른건 몰라도...인주 넌 내게 소망이었고 보석같은 존재야. 아무리 아들을 낳으

라 시댁으로부터 강요를 받았어도. 딸을 낳고나니...솔직히 엄마는 기뻤단다. 이제

야 한국관 3대를 이어갈 한식조리명장감이 태어났구나 하는. ”


보람의 눈에 눈물이 고이고있다. 엄마의 그와같은 고백을 듣는 인주 역시 숙연해질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 다른건 몰라도...그러니 이 한국관은 다른 사람에게 안 빼앗겨. 그러니 인주 네가

정말...이 한국관을 잘 이끌어갈 정말 보석같은 훌륭한 한식조리명장이 되어야 해

! 무슨말인지 알겠지 ? ”

“ 네, 잘 알겠어요 엄마. ”


엄마의 딸을 위하는 지극한 마음에 감동을 받으며 인주는 보람의 품에 안긴다. 딸 인주를 품에 안은 보람의 눈에선 하염없는 눈물이 쏟아지고 있엇다. 여러 가지 착잡한 감회가 모두 고루섞인 눈물이다.



며칠후, 보람이 검찰에 출두했다. 검찰청사 건물앞에 도착한 그녀에게 기자들이 몰려들었다.


“ 전보람씨, 지금까지 시민단체가 폭로한 사실을 모두 완강히 부인해오다가 이제

와서 출두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 ”

“ 혐의사실을 모두 시인하시는 겁니까 ? ”

“ 한국관 2대 대표 및 한식조리명장에서 사퇴할 용의가 있으신지요 ? ”


기자들의 쏟아지는 질문. 하지만 보람은 고개를 흔들며 손을 내저었다.


“ 모든 것은 검찰조사에서 밝힐 예정입니다. 그러니 너무 성급하게 추축하진 말아

주셨으면 합니다. ”

“ 그럼 혐의사실은 모두 여전히 부인하시는건가요 ? ”

“ 검찰에서 모든 것을 밝힐 예정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아십시오. ”


그리고는 보람은 검찰청사 건물안으로 들어섰다. 기자들의 카메라 셔터 누르는 소리가 수도없이 들려왔다.


밤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보람은 검찰조사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올수 있었다. 피곤한지 집에 들어서자마자 몸을 휘청이는 보람. 인주가 놀라며 보람에게로 다가온다.


“ 엄마...엄마 괜찮으세요. ”

“ 응...어...그냥 나 좀 부축해다오. ”


보람은 인주의 부축을 받으며 자기방으로 들어가고, 보람이 옷을 갈아입는 동안 인주가 물과 약을 가져온다.


“ 엄마 괜찮으세요 ? ”


하지만 딸의 질문에 대답없이 깊은 한숨만 내쉬는 보람.


“ 검찰에서 모두 다 말씀 하신거에요 ? ”

“ 인주야... ”


하지만 보람은 인주의 물음엔 대답없이 딸을 물끄러미 바라보기만 한다.


“ 엄마... ”


불안한 눈빛으로 보람을 바라보는 인주. 보람의 말이 이어진다.


“ 엄마 피곤해서 좀 쉬고싶구나. 그러니 좀 나가다오. ”


그 말에 인주는 방에서 나가고 보람은 침대에 눕는다. 밤이 깊어간다.


며칠후, 인주가 시내에서 병남을 만났다. 만나서 이야기나 좀 하자는 인주의 연락을 받고 병남이 약속장소로 나오게 되었다.


“ 오랜만에 보는군요 하인주씨. ”


씨익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병남의 표정엔 어떤 빈정거림 같은게 담겨있었다. 인주가 그런 병남을 쏘아본다.


“ 당신...도대체 뭐하는 인간이야 ? ”

“ 뭐하는 인간이냐니 ? 보시다시피 시민단체에서 일하는 사람이지. ”

“ 당신네들...내가 절대로 가만두지 않을거야. 그리고 무슨일이 있더라도 한국관과

우리 엄마는 내가 지켜낼거야. 이야기를 들어보니 당신들 한국관 경영권을 우리

에게서 회수하거나 아니면 아예 한국관 문을 닫게할 작정이라던데...절대 호락호

락 넘어가지 않을걸. 한국관. 이젠 내가 지켜내. ”


인주의 사뭇 결기서린 말에 하지만 오히려 병남이 비웃는다.


“ 거...참 용기가 가상하시군. 비리와 타락의 온상 한국관을 자기 목숨을 걸고 지켜

낸다 ? 허허허...참 대단하고 가상한 용기시군. 그 가상한 용기에 세상이 얼마나

박수쳐줄까 ? ”


그와같이 말하는 병남에게 인주는 컵에 담긴 물을 끼얹고만다. 병남은 좀 놀라긴 했지만, 천천히 얼굴에 묻은 물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말한다.


“ 비리와 부패의 온상 한국관은 문을 닫는게 마땅해. 그리고 한국관을 지켜내겠다

? 허허허...참 가상한 용기시군. 자기가 지금 무슨 말을 하고 있는건지 알고는 있

나 ? 정치권 및 고위인사들과의 더러운 뒷거래. 그리고 고위층이나 사회 지도층

인사들에 대한 성접대. 그런짓을 하며 군사정권동안 성장해온 한국관을...그걸 전

통이랍시고 지켜내겠다고 ? 그걸 자랑스러원 전통이라고 ? 허허...이 아가씨야...

뭘 좀 생각을 하고살어. ”

“ 당신... !!! ”


인주의 눈에 핏발이 서린다. 얼마전 병남의 뺨을 후려갈긴 보람처럼 그녀 역시 병남을 한 대 치기라도 할것같은 기세다.


“ 당신...도대체 언제부터 우리 엄마 뒤를 밟았던거야 ? 우리 엄마 전보람 명장님

의 뒤를 언제부터 밟았던거냐구 ? ”

“ 그거야... ”


병남은 뭘 그런 당연한걸 다 묻느냐는듯 자연스러운 표정으로 대답한다.


“ 당신한테 내 정체가 발각나고, 한국관 출입이 금지된 그 이후부터지. 그러면 내

가 당신네들의 뒤를 캐지 못하리라 생각했나 ? 허허허...솔직히 참 얕은 수작이었

지. ”


빙긋이 웃어보이는 병남의 표정. 그 너스레에 인주는 진저리가 처질 지경이다. 무엇보다 자신의 엄마 보람을 짖밟고 능욕하는 그와같은 병남의 태도는 도저히 눈뜨고 보아줄수 없다는듯한 기세다. 병남의 말이 이어진다.


“ 솔직히 나도 놀라긴 많이 놀랐어. 한국관에 비리가 많다는 사실은 그동안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내 눈으로 직접 확인한 현장들. 정말 믿겨지지가 않더군. 설

마 그 정도일줄이야... ”

“ ...... ”

“ 정치권과의 더러운 뒷거래, 그리고 사회 고위층 인사들에 대한 성접대, 게다가

사실상 사기질이었던 한식 세계화 사업까지 ? 그런 더러운 부패의 온상 한국관

은 마땅히 문을 닫아야돼. 당신 어머니나...또 초대 대표 이미영씨에게 부여된 그

무슨 한식조리명장인지 뭔지하는 그 지위도 마땅히 회수되어야하고. ”


당당하게 말하는 병남의 표정을 바라보며 인주는 정말 치를떨고 있었다. 병남의 말은 계속된다.


“ 어쨌든 나야 한국관과 당신네 집안 끝장을 보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한 일

이니, 당신네들도 각오하고 있어. 한국관과 당신 어머니 집안...다 파멸하는 모습

을 보고야 말테니까. ”

“ 나쁜...새끼...!!! ”


인주는 입술과 얼굴을 파르르 떨며 말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철천지 원수처럼 여겨지는 병남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를 더 던지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 임병남. 내가 당신을 절대 용서하지 않을거야. 그리고 무엇보다 우리 엄마한테

털끝이라도 위해가 가는일이 생겼다간 내가 절대 눈뜨고 보지 않을거야. 우리 엄

마 손끝 하나라도 건드렸다간 그땐 당신 내 손에 죽는줄 알아 !!! ”


한편 보람의 검찰조사 결과는 일단 무혐의로 결론이 내려졌다. 돈봉투 전달혐의와 성접대 의혹 모두 무혐의 판정이 내려진것이다. 하지만 여론은 오히려 더 거세게 반발하며 들불처럼 일어났고, 인터넷에는 ‘한국관 해체 및 이미영,전보람 모녀 한식조리명장 지위 회수’를 요구하는 카페까지 생겨났다. 회원수가 삽시간에 수만명이 되었다. 뿐만아니라 ‘한국관’의 인터넷 홈페이지는 워낙 항의 게시물을 올리는 네티즌들이 늘어나 급기에 게시판 기능을 삭제조치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한국관 사태는 이미 쉽게 마무리될수 없는 단계에까지 이르렀던 것이다.


“ 엄마... ”


이제 어쩌면 좋겠냐는 눈빛으로 인주가 집안 침실에 누워있는 보람을 안타까운 눈빛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보람은 현재 며칠째 집밖은 물론 한국관에도 출근을 하지 않은채 칩거중이었다.


“ 엄마... ”


안타깝게 보람을 불러보는 인주. 보람은 그런 딸을 애틋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손을 잡는다. 모녀간 그와같은 안쓰럽고 애틋한 눈빛이 오가고 있는데 밖에서 누군가가 호들갑을 떨며 집안으로 들어서고 있었다. 한국관 직원중 한명이었다.


“ 명장님, 명장님. ”

“ 무슨일인가요 ? ”


인주가 거실로 나와보며 묻는데 직원이 대답한다.


“ 큰일났어요. 지금 참여연대등 시민단체가 주도하는 시위대 수백명이 한국관 앞

으로 몰려왔어요. 그리고 명장님 퇴진과 한국관 해체를 거듭 요구하고 있습니다.


- 마지막회에 계속




덧글

  • 1111 2012/07/07 15:38 # 삭제 답글

    2000년 가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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