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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다발, 처음부터 예고된 막장의 길 방송,연예


 막장 드라마란 보통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불륜이나 극단적인 애정관계,고부갈등 기타 자극적,선정적인 상황설정과 사건전개가 지속되는 작품들을 이르는 말이지만, 예능에서의 막장은 경우가 좀 다르다. 오락프로란 근본적으로 재미를 추구하기 위해 만드는 장르이기 때문에, 지나치게 무례한 언행이나 막말 또는 비위생적이거나 보기 불편한 장면을 연출하는 그런 경우를 제외하곤 웬만하면 쿨하게 봐주는 아량도 필요하다. 그렇다면 오락프로에서 막장은 어떤 경우를 두고 막장예능이라 이름붙일수 있을까. 굳이 하나 실례를 들자면 MBC에서 지난 여름부터 방송하고 있는 ‘꽃다발’ 같은 경우를 한번 막장예능의 범주에 넣을수 있지 않을까 싶다.


 꽃다발은 원래 걸그룹들이 다수 출연 자신들의 다양힌 끼와 재치를 보여준다는 기획의도하에 지난해 여름부터 시작되었다. 하지만 이 프로는 시작부터 뭔가 좀 어긋나는 억지웃음을 보여주고 있었다. 가령 ‘숫자로 말한다’는 코너의 경우 무슨 성형을 몇 번 했느니 실제 나이나 몸무게가 어찌 된다느니 다른 일반 예능토크쇼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신변잡기나 사생활 폭로가 주를 이루는듯 싶더니, 나중엔 무슨 숨을 얼마동안 참을수 있다느니, 괴성을 얼마나 오래 지를수 있다느니 하며 가면 갈수록 재미도 없이 출연자들의 가학적이고 보기 불편한 모습들이 계속 되었다. 그나마 이 코너를 통해 몇몇 신인급 걸그룹 멤버가 자신의 춤 실력을 과시 뜬것이 건질수 있었던 수확이라면 수확이랄까.


 애초에 시작되었던 코너들이 별다른 호응을 못 얻는듯 하자 얼마안가 꽃다발은 컨셉을 바꾸기 시작한다. 때마침 가을도 되었고하니 계절에 맞춰 ‘걸그룹 체육대회’니 ‘걸그룹 백일장’이나 하는 마치 장기자랑대회를 보는듯한 아이템들이 한동안 편성되었다. 하지만 이러한 코너에서 신인급 걸그룹들이 나와 장기자랑이나 개인기를 보여주는 모습. 미안한 이야기지만 마치 ‘여고생 학예회’를 보는듯한 수준이었다. 기껏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 정도 연령대의 신인 걸그룹 멤버들의 어설픈 개그나 콩트,개인기를 보느니 차라리 과거 7,80년대에 하던 ‘비바청춘’이나 ‘1318 힘을내’ 같은 청소년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을 보는게 났겠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그나마 걸그룹 퀴즈쇼는 글자그대로 ‘걸그룹은 무식하다’는 속설(?)을 그대로 확인시켜주는 현장이 되어 나름 뜻 깊었다(?).


 워낙 프로 자체가 헤매다 보니 ‘꽃다발’은 이번엔 아예 컨셉 자체를 바꿔 솔로가수 몇몇의 조합을 엮은 ‘솔로시대’니 중견 여배우 몇분을 섭외 ‘중년시대’니 하는 그룹(?)까지 만들어 퀴즈나 토크를 벌이는 형식을 만들어 놓았다. 얼마전엔 한 술 더떠 방송에 자주 출연하는 외국인 여성 몇 명을 모아 ‘미수다’란 그룹까지 결성(?)했다. 헌데 이런식으로 다양한 계층(?)의 여성들을 모아 토크쇼나 퀴즈를 벌이는 형식이라면 이게 얼마전까지 KBS에서 하던 ‘스타골든벨’이나 역시 MBC에서 토요일 밤에 하는 ‘세바퀴’와 뭐가 다를까. 한마디로 걸그룹 멤버들이 다수 나와 자신들의 다양한 끼와 재치를 보여준다는 애초의 취지는 사라지고 어설픈 스타골든벨 내지 세바퀴 아류 작품으로 전락해 버린 것이다.


 꽃다발은 그동안 그 외에도 모 케이블의 공개오디션 프로를 연상케 하는 광고모델섭외나 캐럴음반 취입권이 상품으로 주어지는 걸그룹 공개 오디션을 하기도 했고, 남자 아이돌을 다수 섭외 걸그룹과의 짝짓기 미팅게임을 벌이기도 했다. 한마디로 그동안 다른 오락프로에서 써먹은 소재란 소재는 총 망라한 그야말로 오락프로 소재의 버라이어티장이 되어버린 것이다.


 꽃다발은 사실 출발할때부터 기껏 다른 토크쇼에서도 흔히 하던 여성 연예인들의 성형폭로나 신변잡기 사생활 폭로 같은 것으로 시작 진부한 느낌에다 웬지 오래가지 못할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들게 해 주었다. 첫 단추가 그렇게 꿰이더니 정말 막장도 이렇게까지 막장으로 치달을줄은 몰랐다. 도대체가 ‘걸그룹들의 다양한 끼를 보여준다’는 애초의 기획의도는 좋았을지언정 그 기획의도의 그릇안에 어떤 내용물을 담을것인지 최소한의 연구나 회의는 거쳐보았는지 의심이 다 들 지경이다. 그냥 무작정 걸그룹 열풍에 편승 걸그룹이 많이 나오는 프로그램이나 만들어보자 그렇게 무대뽀로 만든 프로는 아니었나 하는 생각까지 든다.


 그동안 오락프로에서 막말이나 가학적 장면으로 비난을 받은 경우도 많았고, 젊은 연예인들 다수 나와서 시답잖은 농담따먹기나 하며 짝짓기 놀이나 한다고 손가락질을 받은 프로그램도 있었다. 토크쇼랍시고 신변잡기나 사생활 폭로의 수위가 너무 지나치다고 지적받은 프로도 있었다. 하지만 최소한 이렇게 대체 뭐하자고 만든 프로인지 당최 알수가 없는 이런 예능프로는 ‘꽃다발’이 처음이 아닌가 싶다. 그나마 어떻게든 방송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를 알려보고자 고군분투했던 몇몇 신인,B급 걸그룹(LPG,시크릿,씨스타,걸스데이,레인보우 등) 멤버들이 안쓰러워보일 따름이다.


 꽃다발이 막장인 이유는 별것 아니다. 한마디로 대체 뭘 하자는 취지의 프로인지 알수도 없고 재미도 감동도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근래엔 무슨 중년시대니 노년시대니 하는식으로 다른 중견 여배우나 솔로가수까지 다수 출연 ‘걸그룹이 다수 출연하는 프로그램’이란 근본적인 성격까지도 실종되어버렸다. 지금의 꽃다발은 그저 스타 골든벨이나 세바퀴의 어설픈 아류작으로 전락해버렸을 따름이다. - 스타골든벨이나 세바퀴에 비교하는것 자체가 해당프로 제작진들에게 누가 되는것 아닌가 하는 생각까지 든다.


 SBS의 영웅호걸이 시청률이 높은 경쟁 시간대 타 방송사 남성 리얼 버라이어티에 밀려 시청률은 낮을지언정 ‘최고의 여자연예인들이 매주 다양한 장소나 집단을 찾아가 가상체험을 하면서 자신들의 인기를 검증해 본다’ 애초의 주제의식을 잃지않고 꾸준히 한 길을 가면서 나름 재미와 감동을 선사하고 있는것과 비교해봐도 대낮에 술취한 여자마냥 휘청거리고 있는 꽃다발의 모습은 대조적이다. 얼마전 종영한 ‘청춘불패’ 역시 일본에 진출한 걸그룹 멤버 몇몇이 빠지면서 멤버교체란 홍역을 앓으면서도 ‘걸그룹의 농촌체험’이란 기본 주제는 잃지 않고 꿋꿋이 1년여의 시간을 달려왔다. 그에 비하면 도대체 MBC의 ‘꽃다발’은 더 이상 봐줄래야 봐줄수가 없는 프로그램이다.


 솔직한 심정 그대로 말하자면 봄이 오기전에 이 말도 안 되는 억지웃음프로 빨리 폐지하라고 권고하고 싶다. 아직도 저 말도 안되는 무대에서 억지웃음이라도 보여주려 넘어지고 자빠지는 어린 신인,B급 걸그룹 멤버들의 모습이 안쓰러워서라도 말이다.




덧글

  • 하늘까시 2011/01/21 12:51 # 답글

    걸그룹을 단체로 보는 프로가 흔하지 않으므로 폐지는 반댈세.
  • 잉여 2011/01/21 15:19 # 답글

    나도 반대. 무슨 생각이냐 대체.
  • 훼드라 2011/01/21 15:36 # 답글

    하늘까시,잉여 / 단순히 걸그룹 보는 재미로 보는 분들이라면 몰라도 이미 프로 자체는 중심을 잃어버린지 오래되었음. 그리고 솔직히 요즘은 걸그룹 별로 나오지도 않잖아요. 기껏 씨스타니 걸스데이니 LPG니 B급 걸그룹 몇몇에 거기에 웃음기 떨어지니까...예능감 되는 애들 몇몇에 중견 여배우 몇몇 그렇게해서 억지로 끌고가는게 보이는데요...재밌는분들한테야 굳이 뭐라할 생각은 없지만 프로 자체는 이미 막장인게 맞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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