훼드라의 세상만사

whaedra.egloos.com

포토로그



진보가 노태우 전 대통령을 재평가하게 된 아이러니 정치,시사

 

                  

 

 

 마침 이 주제의 글을 쓰려 했을 때 우연치고는 절묘하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아들 노재헌씨가 아버지를 대신하여 5.18 망월동 묘역에 참배하고 헌화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이전에도 이미 노재헌씨는 ‘아버지의 뜻’임을 밝히며 몇차례 5.18 묘역을 참배하고 유족회를 방문 사죄의 뜻을 전한바 있다. 이때 노재헌씨는 “유족회가 ‘이제 그만 되었다’고 할때까지 사죄의 뜻을 전하고 싶다”고 말하기도 했다. 

 

 세상이 다 아는 전두환씨의 40년 친구인데다가 함께 하나회를 주도했고 12.12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노태우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전두환과 그냥 한묶음으로 묶여 ‘나쁜X’이 되어버렸는데 노태우 전 대통령은 전두환씨와 분명 달리해서 평가할 부분이 있음을 짚고 넘어가고자 한다. 

 

 무엇보다 박근혜 정권때 진보진영 일각에서 ‘노태우를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우선 최저임금 인상률이 그 어느 정권때보다 높았고, 남북대화 시도나 토지공개념 추진등 오히려 노태우 대통령 시절 추진한 정책이 진보친화적인면이 있었고, 보수진영에서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리더쉽만은 ‘민주적’이었다는 평가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생각해보면 노태우 전 대통령 내외는 전두환씨 내외와 달리 ‘우린 체육관에서 뽑은 대통령이 아닌 국민이 직접 뽑은 대통령’이라며 자신들에게 통치적 정당성이 (전씨측 보다는) 더 있음을 말해왔다는 이야기가 있다. 단지 전씨 내외와 자신들을 비교하며 우월감을 과시하려던 말 정도로 생각할수도 있지만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재위시절과 이후의 행보를 봐도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씨와 확실하게 차별화하려는 모습을 보여온 것이 확연히 드러난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수도 있지만 따지고보면 5공청산과 ‘5.18 진상규명 청문회’도 노태우 정권 시절 이루어진 일이고, 북방정책은 동구 공산권의 붕괴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진 다소 운이 따라준 측면도 있지만 남북한 동시 UN 가입이라던가 남북 총리회담 개최등 남북간 대화의 물꼬를 트려 부단히 노력한것도 노태우 정부 시절의 일이다. 

 

 김영삼 정권들어 이뤄진 전직 대통령 비자금 조사와 ‘5.18 특별법’으로 인해 불행히도 감옥살이까지 해야했지만 전두환씨가 추징금 문제와 관련 ‘29만원밖에 없다’는 납득하기 힘든 궤변만을 늘어놓으며 외면해버린 반면 추징금을 꼬박꼬박 납부 결국 ‘완납’하기에 이른것도 노 전 대통령의 전두환씨와 확실하게 다른 면모를 보이는 부분이다. 그리고 지금 당사자는 몸이 불편해서 병석에 누워있을망정 아들 노재헌씨를 대신보내 망월동 묘역에 참배하고 사죄하는 모습을 보인 점에서 확실하게 전두환씨와 차별화된 면모의 정점을 찍기에 이르게 된다. 

  

 ‘위대한 보통사람의 시대’를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대통령. 그러나 87년 그 당시에는 군사정권의 연장선(노태우 36%)이 되기를 바랬던 사람보다는 민주화 지도자가 대통령이 되길 바랬던 사람이 더 많았기에(김영삼 28%+김대중27%=55%) 노태우 대통령 당선은 아쉬운 마음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래서 그 정서를 반영이라도 하듯 넉달후 치러진 88년 13대 총선에선 민정당이 과반수 획득에 실패 건국이래 최초의 여소야대 정국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그 여소야대 정국을 극복하기 위해 김영삼의 통일민주당, 김종필의 신민주공화당과 ‘범 보수대연합’이란 명분하에 3당합당을 하기도 했고, 동구 공산권 몰락이라는 세계사적 흐름하에서 북방외교에 성공하기도 했고 남북한 유엔 동시가입과 남북 총리회담을 이뤄내기도 한 대통령. 한때 ‘물태우’란 별명이 있기도 했지만 어찌보면 그만큼 ‘민주적 리더쉽’을 보여준 대통령이란 방증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최근 병석에 누워 거동을 못한지 오래인 노태우 전 대통령을 대신하듯 보여주는 아들 노재헌씨의 행보는 그 부친 노태우 대통령이 최소한 민주화 운동의 역사적 가치를 존중하는 마음이 있었음을 느끼게 해준다. 전두환씨와 무조건 한 묶음으로 엮어 무작정 ‘나쁜X’이라고만 매도할수 없는 인물인것만은 분명하다. 

 

 

 p.s : 한가지만 더 덧붙이자면 진보진영에서 ‘노태우 대통령을 재평가할 필요가 있다 

      ’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게 박근혜 정권 중반기 무렵부터라는 점을 유의할 필요 

      가 있다. 우연치곤 공교롭게도 김영삼 대통령 서거직후 일시적으로 YS 신드롬 

      이 일기도 했고, 노태우 대통령 재평가 목소리가 진보진영 일각에서 나오기 시 

      작한것도 모두 박근혜 대통령 시절의 일이다. 오죽했으면 노태우-김영삼 재평 

      가 흐름이 박근혜 정권 시절에 나왔을지 생각해볼 문제라는 이야기다. 막상 박 

      근혜 시절을 겪어보니 ‘차라리 노태우-김영삼 시절이 더 나았다’는 정서가 일 

      어나기 시작했다는 점. 박근혜 정권이 ‘실패한 정권’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이보 

      다 더 확실한 방증도 없을 것 같다. 

 

  


1 2 3 4 5 6 7 8 9 10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