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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팬픽 - 마마무 화사 (8.마지막회) 걸그룹 팬픽 7 (마마무,EXID)




                                     부제 : 평행우주와 다차원 소녀





 “ 그리고 제 꿈하곤 완전 다른 이야기네요 뭐. ”

 화사는 전식이 들려준 그 아버지의 고향친구의 친척 할아버지쪽 집안 이야기라는 사연이 자신과는 전혀 상관없다는 듯 거듭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다.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제 꿈은 여하튼 제가 서른 안팎정도의 나이의 여성으로 어린아이들을 무진장 구박

  하는 그런 내용이었어요. 뭐...무슨 어린 의붓자식들 구박하는 젊은계모...뭐 그런식

  의...그 무슨 스토리텔링이라 하던가...그런식의 이야기를 지어내는것까진 가능할지

  몰라도...거긴 뭐 그냥 어릴 때 아버지가 재혼을 하셔서 젊은 새어머니가 들어오셨

  다는데 그 젊은 새어머니와 불화가 심했다는 이야기라면서요 ? 그럼 뭐 제 꿈하곤

  이야기가 전혀 다르네요. ”

 “ 뭐 꼭 다르다고까지 할건 없지 않나요. ”

 “ 다르지 그럼 뭐가 안 달라요 ? ”

 “ 그 평행우주 이론이란게 결국 이런거라면서요. 똑같은 상황인데 다른 세상에선 전

  혀 다른 결말이 나올수도 있는...가령 여기선 내가 로또복권에 당첨이 되지 않았는

  데 다른 세상에선 당첨이 되었을수도 있고, 다른 세상에선 내가 시험에 떨어졌는데

  여기선 시험이 붙을수도 있고...그런식이라면서요. 그러니...가령 똑같이 구한말이나

  일제 강점기 배경의 비슷한 구성의 새엄마 이야기인데 구체적인 내용은 전혀 다른

  뭐...그런것일수도 있잖아요. 그러니...화사씨 그러지말고 저희가 한번 그분 집안을

  찾아가보는건 어때요 ? 사실 저도 어릴땐 별 관심없이 들어서 구체적인 내용을 제

  대로 기억하고 있진 못해요 그러니. ”

 “ 아니, 그럼 본인도 제대로 기억 못하는 이야길 갖고 지금 이 난리를 치고있는거에

  요 ? ”

 듣자하니 더 기가막히다는듯한 반응을 보이는 화사. 전식은 그런 화사의 반응에 더더욱 안타까와서 무슨 말을 덧붙이려 하지만 화사는 거듭 일고의 가치도 없다는듯한 반응을 보인다. 그녀의 말이 이어진다.

 “ 그리고 지금 그 전식씨 아버님 친구분의 친척집을 찾아가 뭘 어쩌게요 ? 내가 전

  생에 당신들 새어머니였던 것 같다. 그래서 내가 가끔 그런 이상한 꿈을 꾸었던 것

  같다. 그런소리라도 해요 ? ”

 만약 정말 나이많은 노인들 앞에 웬 새파랗게 젊은여자가 찾아가 그런 소리를 한다면 그야말로 미친여자라며 앰뷸런스 부르기 딱 좋을만한 그럴 상황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전식의 아버지 세대(아버지 친구의 친척)에게 할아버지뻘 되는분들 이야기라지 않는가. 전식과 화사가 아직 젊은 나이긴 하지만, 그 정도의 나이계산도 하지 못할정도로 어리석은 사람들은 아니다. 만약 정말 전식 아버지 친구의 친척 할아버지뻘 되는분들에게 그런 사연이 있다손 치더라도 그럼 일단 전식이나 화사에겐 증조할아버지뻘 되는 세대의 이야기고, 그러면 대충 나이계산을 해봐도 이미 다들 100살을 훨씬 넘겼을 사람들. 무엇보다 일제 강점기 초엽(1910-20년대쯤)에 열 살 남짓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라면 그 당시 그 정도 나이였을 사람들이 지금껏 생존해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여하튼 이미 100년도 더 넘는 시절의 이야기 아닌가. 따라서 친어머니가 되었든 새어머니가 되었든 그런분들의 윗세대라면 더더욱 이미 이 세상 사람이 아닐것이고. - 혹 정말 화사가 그때 그 새어머니라는이의 환생쯤 된다면 몰라도 – 따라서 그런 사연을 지금 취재해보러 간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되는 이야기고 설사 간다고 해도 이야기를 잘못 꺼내면 진짜 사람꼴이 우스워질수도 있는 그런 상황이 만들어질 것이다. 무엇보다 화사는 자신의 꿈과 전식이 어린시절 얼핏 들었다는 그 사연은 전혀 내용이 달라 거듭 아니라는 듯 손사래를 친다.

 “ 무엇보다 제 꿈하곤 전혀 달라요. 그...중세유럽 배경의 꿈도 있었는데 그것과 대

  비해봐도 전혀 앞뒤가 안 맞는 이야기가 되잖아요. 그리고 또 나머지 악몽들은 어

  떻게 설명할건데요 ? ”

 하긴 그렇다. 화사가 이따금 무슨 연작시리즈 형식처럼 꾸곤 한다는 평균 두편내지 세편 정도의 꿈(그리고 종류별로 나누면 크게 그렇게 세가지 종류로 분류할수 있는 꿈) 그 전체를 통털어서 염두에 두고 판단해야할 문제인데 그걸 생각하면 혹 어디서 일제때든 구한말이든 엇비슷한 사례나 사연을 찾아본다 하더라도 화사의 전체 악몽의 문제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되어버린다. 그러나 전식은 여전히 뭔가 아쉬운 미련이 남은 듯 다시금 화사에게 말을 건넨다.

 “ 제 이야긴 어쨌든 화사씨 그 이상한 악몽의 실마리를 풀 수 있는 어떤 연결고리

  나 인연의 끈 같은게 되지도 않을까...그래서 말씀을 드린거에요. 왜 불교엔 그런

  말도 있다잖아요. 옷깃만 스쳐도 인연이라고 그러니...어찌보면 화사씨와 제가 이

  렇게 2년 가까이 한집에서 생활하게 된것도... ”

 “ 그래서 뭐요 ? 저와 전식씨가 이렇게 한집에 살게된 인연이...그것도 전식씨 집안

  도 아니고 전식씨 아버지 친구분의 친척집안 인연으로...내가 그 집안 전생에 새어

  머니였기 때문에 이렇게 전식씨와 한집에 살게되었다구요 ? 그거야말로 진짜 억지

  논리네. ”

 사실 전식이나 화사나 평소 기독교든 불교든 그런 종교문제엔 별 관심이 없던 사람들이다. 다만 전생이니 인연이니 그런식의 이야기들을 20년 넘게 살아오면서 한두번정도 귀동냥으로 들어보긴 했을터이고, 따라서 평행우주니 뭐니 하며 이상한 악몽을 꾼다는 화사의 문제를 고민하다보니 이야기가 자연스레 그런쪽으로까지 확산이 된듯하다. 허나 화사는 거듭 아니라는 듯 그리고 신경쓰고 싶지 않다는 듯 손을 내젓는다.

 “ 이제 그만하고 나가줘요. 어쩄든 저 이제 정신과 상담까지 받아야하는 처지에요.

  그런데 무슨...이제보니 이 아저씨가 나보다 더 정신이 이상한 사람같아. ”

 “ 아니...뭐...뭐라구요 ? ”

 정신과에서 ‘장기간 상담치료가 필요한 사례자’로 판정까지 받은 사람한테서 ‘당신이 더 정신이 이상한 사람 같다’는 소리를 들으니 기분이 진짜 이상해진다. 여하튼 전식 입장에선 화사의 그 이상한 꿈 문제 실마리를 풀수도 있는 어떤 인연의 끈이나 연결고리가 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꺼내본 이야긴데 오히려 화사로부터 이런 면박을 당하니 할말을 잃는다. 화사는 정말 피곤한것인지 아니면 전식과 더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아서인지 자리에 누운채 이제 진짜 더 이상 어떤 반응이나 대꾸가 없다. 저녁도 먹지 않았으니 배도 고플터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사는 전식이 두어차례 무슨말을 더 건네보기까지 하는데도 여전히 반응이 없다.





 얼마후 화사와 윤준식 작가의 만남이 다시 이루어졌다. 길전식이 윤준식 작가의 경우엔 자신이 평소 준식의 인터넷 소설을 즐겨보는 팬의 입장이었을 뿐이기 때문에 사적으로 자꾸 연락해서 화사와의 만남을 주선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난색을 표했는데, 그래서 차라리 화사가 직접 윤준식 작가에게 이메일을 보내보기로 했다. 생각해보면 불과 얼마전 길전식이 화사의 꿈과 유사한 그런 이야기를 자신의 아버지 친구분의 친척집안 이야기를 어릴 때 어렴풋이 들은적이 있다며 혹시 어떤 단서나 실마기라 될련지도 모르겠다는 이야기를 꺼냈을땐 오히려 화사가 ‘자신의 꿈과 전혀 다른 내용’이라며 일축해버렸는데, 그러고나서 다시 윤준식 작가에겐 개별 면담을 신청한 것을 보면 화사의 심경도 여전히 많이 복잡한듯하다. 화사는 현재는 정신과의사 최명기에게 ‘장기간 상담치료’를 받고있는 중이다.

 “ 근데요 화사씨... ”

 화사의 현재 근황과 그동안 있었던일을 대충 듣고난 준식이 운을 뗐다. 화사가 가끔 꾸는 이상한 꿈이 자신의 ‘평행우주속 또다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다는 것은 일전에 익히 들은 이야기인지라 그것과 연관지어 어떤 하고픈 이야기가 있는것인지 준식이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간다.

 “ 상식적으로 생각할 때 만약 전생이나 평행우주 그런게 진짜 존재하더라도 인간이

  전생을 기억한다거나 할 수는 없어요. 다음생을 미리 본다던가 그럴수는 더더욱 없

  고요. 평행우주속 자신의 모습을 안다는 것은 더더욱 불가능한 일이지요. 헌데 만

  약 화사씨 꿈을 화사씨의 전생이나 평행우주속 ‘또다른 나’라고 가정한다면... ”

 “ ...... ”

 “ 화사씨는 전생이나 평행우주속 자신의 모습을 (비록 꿈속에서일지언정) 이따금씩

  엿볼수 있는 평행우주속 자신을 보는 매우 특별한 존재가 되는거에요. 굳이 말하자

  면 ‘다차원 소녀’쯤 된다고나 할까요 ? ”

 “ 다차원 소녀요 ? ”

 ‘다차원 소녀’. 별명치고 그런대로 싫지는 않은지 화사가 살짝 솔깃해진다. 그런 화사를 바라보며 준식의 말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 그 이야기는 이미 했었죠. 창작활동을 하다보면 간혹 내가 마치 세상을 창조하는

  신과 비슷한 그런 위치에 있는 것 같은 착각이 들때가 있다고요. 만약 소설이나 드

  라마 또는 영화나 만화속 세상을 ‘2차원적 존재’라고 한다면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

  들은 그 ‘2차원 공간’의 삶을 창조하는 ‘3차원의 창조주’가 되는거에요. 그러니

  그런식의 논리대로라면 3차원적 존재를 창조하고 그 삶을 관장하는 존재는 3차

  원보다 한단계 높은 4차원 또는 5차원적 존재가 되겠죠. ”

 다차원론에 대해서도 이미 일전에 준식으로부터 다소 길고 장황한 설명을 들은바 있어서 지금은 굳이 더 이상의 설명이 필요없을 정도로 이해가 되는지 화사는 고개를 끄덕인다. 그런 화사를 바라보며 준식의 말은 계속되고 있다.

 “ 허나 거듭 말하지만 3차원 존재인 인간이 4차원이나 5차원의 세계를 알수 없어요.

  흔히 말하듯 인간은 ‘한치앞의 미래’도 내다볼수 없고 하물며 다음생이나 심지어

  평행우주속 또다른 나를 안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죠. 마찬가지로 만약 1차원이

  나 2차원 공간에 또다른 생명체나 세상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그들은 3차원 존재인

  우리네 인간을 알수가 없어요. 마치 소설이나 드라마,영화속 등장인물이 그것을 제

  작하는 작가나 감독,제작진을 알수 없듯이 말이에요. - 혼동하지 말 것은 이건 드

  라마나 영화에서 작품을 연기하는 연기자가 제작진을 모른다는게 아니에요. 연기자

  야 당연히 ‘3차원 인간’이니 같은 3차원 존재인 제작진을 언제든 만날 수 있죠. 그

  러나 드라마나 영화,만화속 등장인물이 작가나 감독을 만날수는 없어요. 아기공룡

  둘리나 짱구가 또는 세일러문이나 웨딩피치가 그런 만화를 만든 만화가나 제작진

  을 알거나 만날 수 없는것과 같은 이치죠. ”

 “ 그런데 제가 전생이나 평행우주를 본다면 그건 제가 ‘다차원 소녀’가 된다는 그

  런 말씀이신건가요 ? ”

 “ 하하하... ”

 막상 화사 입에서 직접 그런 이야기가 나오니 괜시리 우습기라도 한지 묘하게 웃어보이는 준식. 그리고 말을 이어간다.

 “ 뭐 가끔 해외토픽이나 세계 미스테리물 같은데서 ‘전생을 기억하는 사람’ 이런 이

  야기가 종종 나오긴 하죠. 허나 물론 그런 사례들의 실체를 증명하거나 입증할 방

  법은 없어요. 누가 아나요 ? 그런 사람들이 정말 무슨 사기를 치거나 아니면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실제 정신적으로 심긱한 문제가 있는 사람일지도요...하지만

  여하튼 화사씨도... ”

 “ ...... ”

 “ 만약 정말 화사씨가 어릴때부터 정기적-비정기적으로 반복적으로 꿔왔던 이상한

  꿈들이 평행우주속 ‘또다른 나’일수도 있다고 가정한다면 그게 꿈속에서 그것도 늘

  그것도 아니고 아주 가끔씩 그런 평행우주속 또다른 세상과 또다른 나를 엿볼수

  있는 ‘다차원적 존재’이겠구나. 그런 논리가 가능해진다는거죠. ”

 정신과 의사는 ‘장기간 상담치료가 필요한 환자’ 같다는 판명을 내린 화사를 지금 윤준식 작가는 ‘다차원 소녀’ 어쩌구 하면서 매우 특별한 존재라도 되는양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음료수와 다과를 들면서 준식과 화사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진다.

 “ 거듭 이야기하지만 혼동하면 곤란한게 어쨌든 평행우주나 다중우주론 또는 다차원

  이론 같은 것은 애초에 우주생성원리를 설명하는 천체물리학 이론에서 모순되거나

  설명 안되는 부분을 보충하거나 보완하는 과정에서 생긴 가설에 불과한거에요.

  다만 어쨌든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 입장에선 상상력의 범위를 무궁무진하게

  넓힐수 있는 노다지를 만난거고요. ”

 “ ...... ”

 “ 가령 화사씨의 그 이상한 꿈중 첫 번째와 두 번째 꿈 가지고도 (만약 그것을 평

  행우주속 화사의 또다른 사는 모습이라 가정한다면) 괜찮은 스토리텔링이 하나 만

  들어지네요. 가령 이런식의 이야기라면 어때요 ? 중세유럽 어느 마을에서 어느 돈

  많은 못된 놀부같은 노인이...그 밑에 이미 장성한 아들도 셋이나 있는데...그런 노

  인과 아들들이 이웃마을의 어떤 화사라는 어린소녀를 납치해갔다. - 옛날에는 약

  탈혼 같은것도 있었다고 하니까요 – 그리고 그 화사란 소녀를 매일같이 심하게 구

  타하고 폭행했는데...나중에 구한말(또는 일제때)에 그 화사와 중년남들이 이번엔

  화사씨가 서른 남짓한 나이의 새어머니로 그리고 그 중세유럽때의 중년남들은 열

  살 남짓한 어린아이들로 다시 만나서 전생의 인과응보로 이번엔 서른살 계모인 화

  사에게 무진장 구박을 당하고 학대를 당한다...뭐 그런식이라면 불교식 인과응보나

  윤회론 같은 것을 대입한 기가막힌 이야기 하나 나오지 않겠어요 ? 전 그걸 말하

  는거에요. ”

 “ 뭐 이야기야 그렇게 만들 수 있다치고...그럼 나머지 두가지 꿈은 어떻게 되는거

  에요 ? 중년남과 사랑하는 이야기와 비슷한 연배의 젊은 남자와 쫒기듯 불안한

  분위기속에 연애하는 이야기. ”

 “ 글쎄요 그건... ”

 “ ...... ”

 “ 오히려 그건 그 최명기 선생님 분석이 더 합리적일수도 있어요. 어쨌든 화사씨도

  아직 젊고 한참 결혼,연애,사랑 이런 문제에 관심가질 나이니까 그런 갈망이 그냥

  꿈으로 투영된것일수도 있고... ”

 “ 그래서 제가 그런 꿈을 반복해서 꿔왔다구요 ? 심지어 유치원도 다니기전인 어린

  나이때부터 ? ”

 화사는 분명 그 악몽을 아주 어릴때부터 정기-비정기적으로 반복해서 꿔왔다고 했다. 그러니 연애하는 꿈을 단순히 화사 무의식의 발로라 생각한다면 이게 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되지 않는가. 게다가 그런 전혀 다른 성격의 꿈을 순서도 없이 간혹 뒤죽박죽 꾸기도 하는 것은 어떻게 설명할것인가. 확실히 화사의 꿈은 단순히 심리학적이나 정신분석학적 관점에서도 아니면 평행우주 이론 같은데 대입해서도 명쾌하게 설명이 되지 않는 것 같다. 아니면 심리학적으로도 설명이 안되고 ‘소설적 상상력’ 만으로도 설명이 안되는 그 어떤 내면이 화사에게 잠재되어 있는것인지, 아니면 화사는 정말 꿈속에서 평행우주속 또다른 자신을 엿볼수 있는 매우 특별한 ‘다차원적 존재’라도 되는것인지. 화사가 정말 꿈속에서 평행우주속 ‘또다른 나’를 보는 존재라면 그것이야말로 진짜 해외토픽 사례 같은데 실리고도 남을 ‘미스테리한 다차원적 존재’가 되는 것이다.

 “ 그리고 그런 이야기 한적이 있었죠 ? ‘언어로 표현할수 없는 세상’이 존재한다

  는 주장을 한 철학자가 있었다고. ”

 “ 네, 기억나요. 그...이름이 뭐라고 했었죠 ? ”

 “ 비트겐슈타인...일반인들은 잘 모르겠지만 철학사에선 매우 획기적인 철학이론을

  제시한 철학자로 평가받는 학자에요. ‘언어로 표현할수 없는 세상’ 어려운 이야기

  같지만...잘 생각해보니 언뜻 이해가 갈 것 같기도 한 그런 이론이더라구요. 가령

  실제 인간과 인간 감정사이에도 그런게 존재하잖아요. 흔히 친구이상 연인이하

  또는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 사이에...정말 어쩌면 그런 인간과 인간 사이의

  감정은 단순히 사랑이니 우정이니 이런 간단한 한두단어로 설명하기 힘든 무궁무

  진한 감정세계가 존재할수 있어요. 어쩌면 그 감정세계의 수야말로 수천억개나 된

  다는 평행우주보다도 더 많을수도 있어요. ”

 “ 그건 또 무슨말이죠 ? ”

 “ 좀 혼란스러울 것 같은데 제가 말하고픈 이야기의 본질은 평행우주나 다차원 이

  론 같은 것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우주나 삶의 본질이 오히려 소설이나 드라마같은

  상상력의 세계가 그것을 규명해줄수 있는 어떤 실마니라 단서가 될수도 있다는거

  죠. 생각해봐요. 가령 친구이상 연인이하니 정신적 사랑과 육체적 사랑 사이니 그

  런것들이 기껏 천체물리학 원소가 어떻고 인간 체내에 존재하는 무슨 물질 성분이

  어떻고 그런거나 연구하는 물리학자나 화학자들이 100퍼센트 정확히 규명해낼수

  있을 것 같아요 ? 사랑이니 우정이니 그런 감정들 그게 과학으로 구분이 가능한

  문제인가요 ? 또 마음이니 감정이니 영혼이니 느낌이니...그런게 물리학 이론이나

  화학이론으로 규명이 가능한 문제냐구요. 전 그런 이야기를 하고싶은거에요. ”





 본의아니게 열변을 토하게 되어 지치기라도 하는지 준식은 물을 한모금 마시며 숨을 돌린다. 화사한테 괜히 미안한 마음도 들고해서 잠시 쉬는시간을 가진뒤 준식은 다시 다른 이야기를 꺼낸다.

 “ 좀 엉뚱한 사례가 될련지 모르겠지만...거 왜 얼마전에 노회찬 전 의원이 자살로

  세상을 마감했죠 ? 헌데 그 노 전 대표 영결식때 이정미 현 정의당 대표, 심상정

  전 정의당 대표들이 매우 슬피울며 조사를 낭독하는 모습을 봤어요. 그러면서 문

  득 그런 생각을 하게되었죠. 이정미 대표라던가 심상정 전 대표 같은이들이 노회

  찬 전 의원에게 가졌던 감정은 어떤걸까 하고... ”

 “ 그건 또 무슨말이에요 ? ”

 “ 그동안 저도 전직 대통령이나 유명인사 영결식 같은 것을 종종 보기도 했지만

  정말...저렇게나 슬피...무슨 서럽게 운다던가 슬프게 운다던가 이런식의 표현만

  으로 부족한...뭐랄까요...‘뜨겁게 슬퍼한다’쯤으로 표현한다면 어떨까요 ? 어쨌

  든 그야말로 ‘형언할수 없는 그 무엇’ 그런 감정이 지금 저분들에게 있구나 그

  런 생각을 했었죠. ”

 “ 도대체 갑자기 무슨 소린지... ”

 화사가 평상시 정치에 관삼이 있던 사람이라면 또 모를까 그런 사람도 아니라서 더더욱 준식의 말을 이해할수 없는 것 같기도 한데, 일단 준식의 이야기는 계속되고 있다.

 “ 이 감정이야말로 사랑이니 우정이니 이렇게 단순한 한두단어로 표현할수 없는 그

  무엇이구나. 그걸 느꼈죠. 만약 ‘사랑’ 어쩌구 한다면...이건 이정미 대표나 심상정

  전 대표 당사자나 그 주변 관계자들이 본다면 당장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

  손’으로 고소당할일인거고...글쎄요...어떤 동지애랄까...동료애랄까...그야말로 수십

  년을 이른바 ‘진보정당’이란 테두리 안에서 함께 같은 ‘정치적 동지’로서 동고동락

  한 그야말로 ‘수십년 동지’를 잃은 슬픔...아픔...이건 그러니 사랑이니 우정이니 그

  런식으로 표현할수 있는 감정과는 분명 다른 성질의것이죠. 그렇다고 무슨 동료애

  니 동지애니...그 정도의 표현만으로도 부족한 그 무엇을 느꼈어요. 글쎄요...혹시

  종교활동이나 사회봉사활동 같은 것을 하면서 그런곳에서 함께 수십년 어울린 그

  런 사람들이라면 이해할수 있는 감정일까요 ? 그야말로 수십년을 같은 소신과 비

  전을 갖고 같은 공동체내에서 수십년을 동고동락해온 그런 동지를 잃은 그 감정.

  그것은 친구나 연인,애인,가족 또는 동료 이런 사람을 잃었을때의 감정...그것과

  도 확실히 다른 뭔가 표현하기 힘든 그 무엇... ”

 혹시 화사가 정말 무슨 종교활동이나 정치활동 같은 것을 해온 사람이라면 그래서 그런곳에서 오랜시간 같은 소신이나 비전을 갖고 일해온 그런 동지나 동료가 있다면 그런 성질의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수 있을련지 모르겠다. 그러나 화사는 실제 그런 경험이 있는 사람도 아니고 직장생활도 그냥 일용직 알바를 잠깐잠깐 전전하며 살아왔으니 그렇게 한 직장에서 수십년을 함께해온 그런 ‘직장동료’의 개념에 해당되는 주변인도 없다. 그러니 화사같은 이의 입장에선 그런 감정을 이해하기 정말 어려우리라. - 혹시 실제 아이돌이나 걸그룹 같은 활동을 하면서 한 그룹으로 십년이상 활동해온 그런 경험이 있는 연예인이라면 실제 그런 감정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는 있을 것이다.

 “ 여하튼 저때...노회찬 전 의원을 잃고 슬퍼하는 이정미 대표나 심상정 전 대표의

  감정같은것도 한두가지 간단한 단어로는 설명하기 힘든 것이다. 그 점을 느꼈어요.

  정말 뭐라고 표현하기 힘든 형언할수 없는 슬픔이 그 온몸에 퍼져있는것만 같은

  그런 느낌...그래요 그러니...‘언어로 표현할수 없는 세상’이 이렇게 존재하는거잖

  아요. 인간의 감정이라던가 마음 이런것도 따지고보면 그렇게 한두마디 단어로

  설명하기 힘든 매우 복잡하고 난해한 그런 체계에요. 그런데 이렇게 ‘언어로 표현

  할수 없는 세상이’ 불과 두달전 있었던 어느 유명 정치인 영결식 현장에서도 증명

  되는데 ‘언어로 표현할수 없는 세상’이 존재하지 않는다구요 ? ”

 준식의 말이 이해가 가는지 안 가는지 화사는 그저 피식 웃어보이기만 할 뿐이다. - 그리고 이 부분은 화사가 고민하는 그런 평행우주와 관련된 꿈 그런것과는 성격이 좀 다른 것 같기도 하다. -

 “ 본질적으로 그러니...이 우주의 생성원리나 인간의 삶과 죽음...아니 어쩌면 인간의

  존재 그 자체가...과학이나 합리 같은것으로는 100퍼센트 정확히 규명하기 힘들

  다는 그런 말을 하는거에요. - 뭐 그렇다고 너무 미신이나 사이비종교 같은데 빠

  진다면 그것도 곤란하겠지만 – 우주의 생성원리나 인간의 존재의미 또 심지어 ‘꿈

  은 왜 꾸는가 ?’ 하는 문제도 과학적으로 100퍼센트 완벽히 규명되진 않은 것으로

  봐야 하는거잖아요. 뭐 일반적으로 심리학적 측면에선 내면이나 잠재의식이 투영되

  는 것...그 정도로 설명하긴 하지만...꿈도 따지고보면 단순히 그런측면으로만 설명

  이 부족한 그 무엇이 분명 있어요. 실제 예지몽을 꾸는 사람도 있다고 하고 꿈에

  죽은 조상이 나타나서 앞날이나 어떤 위기 같은 것을 미리 알려줬다던가 그런 이

  야기들도 존재하니...꿈도 아직 과학이나 합리로 100퍼센트 완벽하게 규명했다고

  보기 어려운거에요. ”

 “ ...... ”

 “ 그러니 평행우주니 다차원이니 그런 우주생성원리와 관계된 이론들도 어쩌면 그

  런 과학자들보다는 창작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만드는 그런 창작의 세계...오히려

  그런것들이 천체물리학 이론보다도 더 쉽게 그 수수께끼를 푸는 열쇠나 실마리가

  될수도 있겠다는 그 이야기를 하는거구요. ”

 적어도 준식은 화사를 그렇게 비정상적인 여자로 보는 것 같지는 않아서 화사는 그런대로 마음이 가벼워진다. 적어도 이 윤준식이란 남자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때는 어느정도 마음이 통하는 것 같다.

 “ 그 이야기도 이미 한적이 있었죠 ? 단편영화 시나리오 구상을 하면서 세가지 경

  우를 놓고 아직 결론을 못내린 그런게 있다고요. ”

 “ 그 뭐...불륜소재를 다룬 영화를 비극으로 할지 해피엔딩으로 할지 결론을 못내린

  그거요 ? ”

 “ 네, 말씀드렸지만 정확히 세가지 결말을 염두에 두고 있어요. 하나는 그 불륜커플

  이 결국 파국으로 치닫는 결말, 두 번째는 차라리 두 사람이 결국 헤어지고 나중에

  각기 다른 좋은인연을 만나 각기 다른 삶을 살아가는 결말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좀

  엽기적일수 있지만 차라리 그 불륜커플이 맺어지는 결말... ”

 “ ...... ”

 “ 그러니 만약 신이 있다고 가정하고 평행우주가 되었든 뭐가 되었든...우리가 흔히

  ‘신’이라고 부르는 4차원이나 5차원의 어느 초월적 존재가 우리 우주를 창조하는

  것이라면 평행우주도 결국 그런게 아닐까하는. 앞서 언급한 제가 구상한 단편영화

  결말...그 단편영화속 인물들을 ‘2차원속 생명체’라 가정한다면 그 2차원적 생명체

  (영화속 등장인물)는 3차원의 창조자인 저에 의해 동일한 상황의 세가지 결말을 갖

  게 되는거잖아요. 마찬가지로 평행우주에 또 다른 내가 어딘가 살고 있다면...바로

  그런 원리 비슷한 것 아닐까 하는. 누가 알아요 ? 정말 신이란 존재도 이 세상을

  만들어보다 마음에 안들어 다시 만들어보고 그러다 또 마음에 안들어 다른 결말을

  지어보기도 하고 그러면서 살고(?)있을지... ”

 “ 황당하긴 하지만 재미있는 이론(?)이긴 하네요. “

 준식과 화사의 이야기도 이제 대충 마무리가 되어가는 것 같다. 화사의 그 이상한 꿈의 근본원인이 (정말 평행우주속 또다른 ‘화사’라도 되는것인지) 무엇인지 완벽하게 규명된 것은 아니지만 화사는 웬지 이 윤준식이란 남자와 이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가슴한켠이 홀가분해지는 것 같다. 확실히 자신을 그저 완전히 미친여자 취급하며 쫒아낸 박용준이란 천문학자라던가 ‘장기적인 정신상담이 필요한 것 같다’고 한 정신과 의사와 대화나눌때와는 분명 다른 느낌의 감정을 갖게된다.

 “ 어쨌든 화사씨 첫 번째 꿈과 두 번째 꿈은 불교식 인과응보 논리를 대입하면 그

  런대로 재미있는 이야기가 하나 만들어질 것 같긴해요. 정말 중세유럽에서 어떤

  노인네와 중년남자가 어떤 어린여자를 납치해서(마치 약탈혼처럼) 마구 폭행하고

  괴롭히고 했는데 그 존재들이 일제 강점기로 환생해서는 오히려 그 어린여자가

  나이 서른 안팎 정도의 새엄마가 되고 중년남들은 어린아이로 만나서 그 중세유

  럽때의 인과응보로 일제 배경에서는 오히려 젊은 새엄마에게 무진장 구박을 당

  하는... ”

 “ 재미있는 이야기가 될것같긴 하네요. 근데 첫 번째 꿈과 두 번째 꿈은 그렇다

  치고 세 번째 꿈과 네 번째 꿈은 어떻게 되는건데요 ? ”

 “ 으음...글쎄요... ”

 그건 준식도 설명하기 어려운지 쉽게 답을 못하고 있다. 그건 정말 단순히 정신과 의사가 내린 결론처럼 그냥 화사가 ‘연애가 하고 싶어서’ 가끔 그런 꿈을 꾸게 되는것인지. 여하튼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준식은 이쯤에서 화사와의 대화를 마무리하고 그녀를 집으로 돌려보내려 한다. 헌데 그러다 문득 또다른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는지 화사를 다시 부른다.

 “ 아, 참 그리고 이런 이야기 혹시 들어보셨어요 화사씨 ? ”

 “ 무슨 이야기를요 ? ”

 “ 지구 반대편의 일을 미리 꿈으로 본 남자라고나 하나...오래전에 어떤 미스테리집

  에서 읽어본일이 있는데 어떤 신문기자가 꿈에 어떤 섬에 화산이 폭발해서 엄청난

  재앙이 일어나는 그런 꿈을 꾸었대요. 그래서 꿈이 너무 생생해서 깨고나서 그 꿈

  내용을 대충 노트에 메모해두었는데 그걸 신문사 간부가 특종기사로 잘못알고 보도

  를 했대요. 오보가 된거죠. 헌데 그로부터 며칠후 진짜 지구 반대편 어떤 섬에서

  화산폭발이 일어나 아비규환이 되는 그런일이 있었대요. 그러니 그 기자는 지구 반

  대편에서 며칠후 일어날일을 미리 꿈으로 본것이라고나 할까요 ? ”

 “ 어머나...세상에 그런일도 있어요 ? ”

 “ 하하...미스테리집에 나오는 이야기니 사실 100퍼센트 정확한 진위여부는 확인하

  기 힘들어요. 혹시 인터넷 같은데서 그 일에 대해 언급한 자료같은게 있나 찾아보

  긴 했는데 없더라구요. 하지만 중요한건...이 세상엔 과학이나 합리로 100퍼센트 설

  명이 불가능한것들이 아직 많이 있다는거에요. 그리고 우리 인간이 그 수수께끼를

  모두 규명하기도 힘들거고요. ”

 “ 재미있네요. 어쨌든 오늘 즐거웠어요 윤준식 선생님. ”

 화사가 정말 꿈속에서 평행우주를 느끼는 ‘다차원 소녀’쯤 되는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준식과의 대화를 마무리하고 홀가분해진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간다. 헌데 화사가 귀가가 늦어 집주인인 길전식은 짜증을 내고 있다.

 “ 어딜 그렇게 돌아다니다와요 ? 몸도 성치못한 여자가. ”

 어쨌든 화사는 지금 ‘정신과 장기상담이 필요한’ 그런 여자다. 그런 여자를 게다가 보호자 역할까지 해줘야하는 전식인지라 화사의 제멋대로 돌아다니는 행동에 대해서 좀 제약을 두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하지만 화사는 그런 전식의 태도가 좀 지나친 간섭이라 생각하는지 한마디한다.

 “ 우리 사생활에 간섭하지 않는 계약동거관계 아니었나요 ? ”

 “ 하지만 지금은 정신과 상담을 받아야하는 화사씨 보호자이기도 해요. ”

 약간의 말다툼이 있다가 크게 싸우고 싶진 않은지 화사도 전식도 각기 자기방으로 들어간다. 헌데 다음날 아침. 전식이 갑자기 화사를 부른다.

 “ 화사씨...화사씨...이리좀 와봐요. ”

 “ 왜 그래요 ? 아침부터 갑자기 무슨 일인데요 ? ”

 잊을만하면 평균 한두달에 한번씩은 무슨 악몽을 꾸었다며 째지는 비명을 지르며 깨어나 전식을 놀라게 하곤 했던 그런 화사인데 이번엔 되려 전식이 아침부터 화사를 성가시게 만들고 있다. 전식은 일단 화사를 자기방으로 잡아이끌며 뭔가를 보여준다.

 “ 이것좀 봐요...아침에 인터넷에서 기사검색을 하다 이상한걸 봤어요. 이게 뭐에요

  ? ”

 전식이 인터넷에서 어떤 기사를 보았다며 화사를 보여주는데 그걸 보는순간 화사도 그만 온 몸이 쭈볏해진다. 소름이 돋는다.

 ‘ 파라과이 OO시에서 엽기 살인사건 발생. 지구 반대편의 파라과이 OO시에서 이상

  한 살인사건이 발생했다. 파라과이 OO시에 사는 20대 청년 에스트라가 오르트라는

  남자를 살해했는데, 오르트는 에스트라의 아버지 알테르도의 내연녀 화리아의 남자

  친구인 것으로 밝혀졌다. 알테르도와 오르트는 화리아를 사이에 두고 삼각관계였으 

  며 에스트라는 그런 오르트의 뒤를 밟다 다툼 끝에 살해한 것이다. 파라과이 현지

  경찰은 현재 에스트라를 구속 자세한 범행동기를 조사중이다. ’



                                                          -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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