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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팬픽 - 장윤주 (9) 기타 팬픽 (연예인, 그외)




                                           부제 : 화곡동에서 생긴일





 얼마후, 오대산이 오랜만에 윤주를 만나러 화곡동집을 찾았다. 헌데 대산은 뭔가 빈정상한 듯 비아냥대는 말부터 꺼낸다.

 “ 너 요즘 아주 팔자가 늘어졌구나 ?  ”

 “ 그건 또 무슨소리야 ? ”

 “ 노인네랑 부산유람까지 다녀왔다며 ? ”

 사실 대산은 윤주가 형준과 함께 부산으로 여행을 떠났을 때, 딴에는 윤주 근황이 궁금해서 화곡동 집으로 전화를 건적이 있었다. 헌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윤주가 받지 않자 뭔가 이상해 신촌 형준의 딸집으로 ‘혹시 노형준 사장님 어디계신지 아시냐 ?’고 전화를 걸어 물어본 것이다. 좀 위험할수도 있는 일이긴 했지만 어차피 형준의 딸들이 오대산의 존재를 아는것도 아니니 크게 우려할만한 일은 못되었다. 헌데 경희와 민희 입장에선 그러잖아도 불과 얼마전 노형준 사장과 친분이 있다는 이상한 사람들로부터 사기극이나 다름없는 이상한일을 겪은바도 있으니 뭔가 경계를 할만도 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리 큰 의심은 들지 않았는지 ‘아버지는 새어머니와 부산으로 여행을 떠나셨다.’고 간단하게 알려준 것이다. 경희와 민희가 전해준 말로는 열흘정도의 여행이라고 했으니 그 여행이 끝나고도 한 한 두주 정도의 시간이 흘렀을 때 오대산이 다시 윤주를 만나러 와선 이와같이 비아냥거리는 것이다. 윤주는 윤주대로 해명이라고 할수도 있는 말을 입에 담았다.

 “ 그거야 뭐...남편이 어쨌든 나 생각해서 마련한 여행인데 안간다고 하냐 그럼 ? ”

 “ 그봐, 너 요즘은 그냥 아주 그 돈많은 노인네한테 푹 빠져 사는거 맞잖아. 안 그

  래 ? ”

 “ 무슨 헛소리야 ? 내가 그 노인네한테 왜 빠져 ? ”

 윤주는 당치도 않다는 듯 펄쩍 뛰지만 오대산은 ‘되었다’는 듯 손을 내젓고 그리고는 시선을 다른곳으로 향한다. 그러다 무슨 생각인지 베란다쪽으로 가서는 말없이 창밖을 내다보며 뭔가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 입을연다.

 “ 난 말야 아무리 생각해도... ”

 “ ...... ”

 “ 저 산에 그냥 애 묻어버리는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었던 것 같아서... ”

 “ 오자마자 또 그 이야기부터 꺼내냐 ? ”

 이미 두 번이나 실패한 아이 유기극이라서인지 윤주는 약간 불편한 심기로 그와같이 말한다. 이미 두 번이나 실패한 일이다보니 윤주는 그 일을 다시 언급하는게 아무래도 조심스러워진것일까. 사실 대산이라면 몰라도 윤주는 아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딱히 그렇게 유기,살해까지 할만한 동기가 있는것도 아니었다. 단지 윤주가 봤을 때 완전히 콩가루 집안인 노형준의 딸들. 그중에서도 이혼한 큰딸이 하필 자신한테 아이를 맡기고 떠난점 때문에 불만이 많을뿐. 아이를 굳이 살해할 동기까진 아직 없는 상태라서인지 이미 두 번이나 실패한 유기극을 또다시 벌이고 싶은 생각은 쉬이 나지 않았다. 헌데 대산이 다시금 그런 윤주를 부추긴다.

 “ 윤주야, 그러지말고. ”

 “ 왜 ? 또 무슨말을 하고 싶은건데 ? ”

 “ 이미 말했잖아. 확실하게 저 뒷산에다 묻어버리자구. 내 생각엔 그게 가장 확실한

  방법이야. ”

 “ 미쳤나봐. 임산부한테 지금 아이 살해를 지시할 생각인거야 ? ”

 아무리 그래도 임신까지 한 몸의 여성으로선 무엇이든 조금이라도 삼가고 조심하는 면이 있을터. 그래서인지 그것도 아이를 살해를 직접 한다는 것은 꺼림칙해서인지 바로 발끈하는 윤주. 그런 산모의 행동이 행여 태아에게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까봐 나오는 본능적 행동으로 봐야하는것일까. 허나 대산은 그런 윤주를 바라보며 어이없다는 듯 말한다.

 “ 거봐...너 지금 마음 변한거 확실하구먼. ”

 “ 왜그래 자꾸만 ? ”

 그야말로 의처증(?)이라도 걸린 남자처럼 자신을 닦달해대는 대산의 태도가 윤주도 차츰 짜증이 날 지경인데, 허나 대산은 그런 윤주에게 사뭇 상기시켜주려는 듯 말을 이어간다.

 “ 너 잊었냐 ? 원래 니 마음 변하지 않은거 입증해 보이려거든 그러면 애 내다버리

  든 없애버리라고 한게 나다. 헌데 그걸 두 번씩이나 실패한게 그러고도 지금 할말

  이 있어 ? ”

 “ 그...그거야 뭐 어쨌든...우리가 운이 없었거나...아니면 애가 생각보다 똑똑해서 그

  리된걸 나보고 어쩌라구. ”

 두 번의 유기극 실패에 대해 나름 변명처럼 이와같이 말하는 윤주. 무엇보다 이미 두 번이나 실패한 일을 또다시 모의한다는 것이 윤주 입장에선 확실히 꺼려지는 모습이 보인다. - 어찌보면 윤주가 그래도 대산보다는 조금이라도 양심이 있는 여자로 봐야하는것일까. - 여하튼 그래서인지 윤주는 거듭 거부반응을 보이고 있다.

 “ 못해 하여튼 난. 그리고 자꾸 이러다 꼬리라도 밟히면 그땐 어쩌라구 ? 무엇보다

  나 이런 몸으론 아이를 내다버리는것이든 산에 파묻는것이든 힘들어서라도 나 못

  해. 그러니 그런줄이나 알어. ”

 “ 장윤주...너 정말... ”

 잔뜩이나 윤주에 대한 의심을 버리지 못하는 오대산으로선 윤주의 이런 태도가 점점 불신과 의혹을 커져가게 만들고 있고, 그래도 한번쯤은 더 윤주를 달래거나 설득해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끓어오르는 화를 진정시키며 다시금 차분히 말을 건넨다.

 “ 그러지말고 윤주야. 우리 다시한번 생각해보자. ”

 “ 됐어, 뭘 또 생각해. 그리고 행여 애 진짜 저 뒷산에 파묻는거나 그런짓 시키려거

  든 그건 나한테 기대하지도 마. 도대체 이런 몸으로 날더러 뭘하라구 ? ”

 윤주는 어느덧 불룩나온 배까지 내보이며 이제 움직이기 힘들어서라도 산에 올라가 그런짓은 못할 것 같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상키시기고 대산은 대산대로 착잡한 표정으로 윤주의 불룩나온 배를 바라본다. 그러다 말없이 윤주의 배를 어루만져보려 하는데 윤주는 그조차도 싫은지 대산의 손을 치며 그를 뿌리친다. 허나 순간 그러자 더 기가막힐 수밖에 없는 대산. 적어도 윤주가 지금까지 한말이 거짓이 아니라면 어쨌든 아이 아빠는 자신 아닌가. 헌데 아이 아빠(!)가 자기아이를 살펴보고 싶어 이러는데 대체 이게 무슨짓인가. 오대산 입장에선 기가막힐 수밖에 없다. 솔직히 성질같아선 윤주의 따귀라도 한 대 갈겨버리고픈 심정이지만 차마 자기아이를 가진 산모에게 그런짓은 할 수 없어 거듭 꾹꾹 눌러 참는 오대산. 그리고는 ‘끄응’ 하며 고통스럽게 그 자리에 주저앉아서는 한참을 뭔가 고민하는 듯 하다 서서히 자리에서 일어난다.

 “ 됐다. 관둬라. 어차피 나도 너같은 돌머리랑 더 이상 무슨일 꾸미고픈 생각 없다.

 ”

 “ 무슨 소리야 그건 또 ? ”

 자신보고 자꾸 ‘머리가 나쁘다’느니 ‘돌머리’니 하는 내연남 오대산의 이런 말투도 윤주 입장에선 불쾌하기 짝이없고 한편 대산은 대산대로 그런 윤주의 심리상태는 아랑곳없이 자기하고픈 말만 이어간다.

 “ 내가 알아서 처리할테니 넌 그럼 그냥 가만있어. 넌 대신 아무것도 모르는체 가만

  있기다. 알았어 ? ”

 “ 가...가만 이게 무슨소리야 ? 그럼 자기 정말 그 아이 또 어떻게 하기라도 하겠다

  는 소리야 ? ”

 아무리 그래도 죄없는 아이한테 또 그런짓을 한다는 것은 윤주로선 양심의 가책이 조금이라도 느껴지는 일인데, 오대산이 또 그 아이를 해하겠다는 듯이 이와같이 말하자 윤주도 덜컥 겁이나고. 그러나 대산은 윤주의 말은 더 들을 것도 없다는 듯 나름 자신의 어떤 결심이 선듯한 말투로 말을 이어간다.

 “ 글쎄 됐으니까 넌 빠져. 괜하 끼어들어 일 또 그르치게 만들지 말고. 이번일은 여

  하튼 전적으로 내가 알아서 할테니까 넌 빠지라구 알았지. ”





 윤주의 집을 나와서 얼마후 오대산이 만난 사람은 다름아는 정선두와 장호연이었다. 다름아닌 신촌에 사는 형준의 딸 경희와 민희를 꾀어낼 때 이용했던 정선두와 장호연. 대산으로선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하던 시절부터 인연이 있던 두 사람을 다시금 만나 이와같은 부탁을 한 것이다. (* 정선두와 장호연이란 이름 자체가 경희와 민희에게 접근할 때 사용한 가명이지만 소설 전개의 편의상 그 이름 그대로 사용한다.)

 “ 실은...재벌가 사모님으로부터 얼마전 거액의 돈을 받고 부탁받은 제안이 하나 있

  어서 그러는데말야. ”

 “ 어떤 부탁을 받았는데요 형 ? ”

 “ 그...어쩄든 이름대면 알만한 대기업 회장 사모님인데말야...아마 아들이 며느리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다른 여자와의 사이에 정을 통해 애를 하나 낳았나봐. 한마디

  로 사생아지. 그런데...그 아이를 좀 유괴해서 살해해달라고 하더라구. ”

 “ 아이를 유괴해 살해해달라구요 ? ”

 “ 응, 거액의 돈을 받고 부탁받은거라니까. ”

 대산은 원래 지난번 경희와 민희를 꾀어내는 일을 계획할때는 20대 여성 두명이 사는 집을 자신이 사적으로 좀 장시간 사용할일이 있어 그런다는 식으로 핑계를 댔다. 그래서 두 사람을 데리고 장시간동안만 돌아다녀달라며 그런식으로 일을 모의했던것인데 그때까지만 해도 두 사람은 그 일을 그저 재미있는 장난정도로만 생각하고 대산의 제안에 응한 것이다. 헌데 이번일은 지난번의 경우와 비교조차 되지않는 엄청난 일이 아닌가. 그래서 슬몃 의심이 가서 정선두와 장호연중 한사람이 대산에게 물었다.

 “ 형, 근데 대체 요즘 무슨일해요 ? ”

 “ 무슨일이라니 ? ”

 “ 무슨 흥신소 같은거라도 차렸어요 ? 아니 무슨 난데없이 재벌가 사모님으로부터

  아이를 유괴,살해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는것도 그렇고, 아무리 거액의 돈을 받았

  어도 그렇지...형 요즘 대체 무슨일을 하는거에요 ? ”

 대산이나 정선두,장호연이나 어차피 딱히 학교를 제대로 다닌것도 아니고 나이트등 유흥업소나 어디 비정규직 알바 같은 것을 전전하며 살아온 것은 피차 비슷한 처지다. 허나 그래서 오히려 더 상대방의 처지가 충분히 짐작이 가서일까. 불과 몇 년전까지 같은 나이트클럽에서 일했던 ‘아는형’ 정도의 의미인 오대산의 부탁이 점점 엄청나고 커지는 것 같아 두 사람 입장에서도 의심이 안갈수가 없었다. 대산은 일단 두 사람과의 그동안의 정분과 친화력을 내세워 둘을 설득하려 들었다.

 “ 딱 이번 한번뿐이야. 재벌가 사모님으로부터 간곡히 부탁받은거라니까...그러니 정

  아이를 살해하는것까지는 하기 뭣하면 아이를 납치해서 어디 아이가 집을 찾아올

  수 없는 먼곳까지 데려다놓든가 그 정도까지만 해줘. 그 정도는 해줄수 있잖아 ?

  안그래 ? ”

 난색을 표하는 두 사람을 오대산은 계속 이런식으로 설득했고, 결국 일단 아이를 직접 살해하거나 하지는 않고 적당한 구실을 붙여 아이를 꾀어낸뒤 마취같은 것을 시켜 자신들이 차에태워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모처까지 가서 버려놓고 온다던가 그러는식으로 하기로 합의를 봤다. 허나 두 사람 입장에선 오대산에 대한 의심의 눈길이 쉬이 지워지지 않은 상태이기도 하다.

 일단 아이가 유치원 개학은 해야 가령 아이가 유치원을 파했을 시간때쯤 애를 꾀어내거나 할 수가 있을테니 본격적인 거사는 아이가 개학을 한 뒤에야 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일단 그때까지 기다려 일을 꾸미기로 한 세사람(오대산,정선두,장호연). 대산은 두 사람에게 아이 사진을 보여주며 행여 실수할까봐 철저하고 단단히 일러두었고, 정선두와 장호연은 일단 아이를 마취시켜 납치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모처까지만 데려다 놓는 일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다는 듯 대산의 뜻대로 하기로 했다. 그래서 8월도 다 지나고 9월로 접어든 어느날.

 “ 꼬마야, 이리온. 용이, 너 혹시 용이 맞니 ? ”

 용이가 다닌다는 유치원 인근에서 유치원이 끝날때까지 시간을 기다려 아이를 꾀어내기로 했다. 허나 생각보다 쉽지 않은일이긴 하다. 일단 유치원이 파할때는 학부모들이 아이를 데리러 오는 경우도 많고 유치원 선생님들도 아이 배웅하려 사람들이 많을때라 눈에 띄기 쉽다. 그래서 일단 용이의 뒤를 밟아서 사람들 눈길이 좀 뜸했을때쯤 아이를 꾀어내기로 했다. 불행인지 다행인지 오늘따라 윤주가 아이를 데리러오지 않았다. 용이는 유치원에서 윤주가 올때를 기다리는 듯 하다 윤주가 오지않자 자기발로 집으로 가려고 유치원을 나섰다. 선생님들 입장에선 일전에 몇 번 막상 용이가 집에 가보니 아무도 없어서 신촌까지 간적도 있고 해서 다소 걱정이 되는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일단 용이는 씩씩하게 유치원을 나와 집으로 향하고 있었다.

 헌데 바로 그런 용이를 슬쩍 아는체를 하고 접근을 시도한 것이다. 허나 이 무렵 아이들이라고 해서 모르는 사람을 무작정 따라가거나 맛있는 것을 준다고 해서 덥석 받아먹을 아이들은 아니다. - 오히려 70-80년대에는 금품등을 노리고 부잣집 아이를 유괴한다던가 하는 끔찍한 범죄가 잊을만하면 발생하곤 했기 때문에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당시엔 국민 학교)에서도 아이들에게 ‘수상한 사람이 맛있는거 사준다고 하거나 하면 절대 따라가선 안된다’고 철저히 교육시키던 시절이다. 90년대라고 해서 그와같은 교육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두 사람은 다른꾀를 냈다. 용이와 평소 면식이 있거나 제대로 기억을 못하는 먼 친척쯤 되는 것으로 위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 - 물론 아빠나 엄마 친구 또는 아는사람, 먼 친척 이런식으로 아이를 꾀어내는 것이 그 시절 유괴범들이 하던 가장 전형적인 수법이긴 하다. - 허나 두 사람은 그런 단순한 방식보다는 아이가 긴가민가하며 그런대로 넘어갈만한 약간의 고단수를 쓰기로 한 것이다. 즉, 용이를 기억하는 것 같으면서도 기억 못하는 것 같기도 한 그야말로 긴가민가한 정도의 기억이 있는 먼친척 정도로 위장을 하기로 한 것이다. 그래서 용이를 바로 알아보는 것 같기도 하고 못알아보는 것 같기도 한 그런식의 모습을 보이기로 한 것이다.

 “ 형님, 용이가 우리 마지막으로 본게 언제였죠. 작년 추석때였나 ? 아님 재작년

  명절이었나 ? ”

 “ 글쎄, 난 재작년 설이었던 것 같은데...여하튼 백부님 돌아가시고 얼마 안되었을

  때쯤, 그때 형철이 형님과 경식이 형님, 그분들과 OO에 갔을 때 봤던 것 같기도

  하고... ”

 “ 아이구, 그럼 그땐 용이가 한 서너살밖에 안되었을때네 ? 그럼 용이는 진짜 우

  리 기억 못하겠다 ? ”

 용이 입장에선 이 이상한 말을 주고받는 아저씨들이 자신의 진짜 친척뻘이 맞기는 한건지 경계의 모습으로 뒷걸음질치려 하는데, 그런 용이를 얼른 가로막아서며 두 사람은 마치 아이에게 애원내지 부탁이라도 하듯 이와같이 말한다.

 “ 용아, 왜 그래 ? 아저씨들은 용이 먼 친척아저씨들야. 우리 사실은 용이 엄마 만

  나러 온 아저씨들인데...와본지가 하도 오래돼서 집을 못찾게돼서 그래. ”

 “ 그래, 그래서 아저씨들 이 근방에서 한참을 돌아다녔어. 잘되었다. 그럼 용이가 아

  저씨들 집까지 좀 데려다주렴. 용이 엄마네 집으로말야. ”

 “ 아유, 그러나저러나 이 화곡동 주택단지가 장난아니게 복잡하네요. 그렇죠 형

  님 ? ”

 “ 그러게말야. 집찾기가 보통 힘든게 아냐. 그런데 우리도 찾기 힘든집을 용이가

  잘 찾아갈수 있으려나 ? ”

 “ 아유, 용이야 맨날 유치원에서 자기네 집까지 가는 앤데 왜 그걸 몰라요 ? 용

  이 똑똑한애잖아요. 안 그래 용이야 ? ”

 어린 용이 입장에선 이런 사람들이 자신의 친척 아저씨가 맞긴 한건지 여전히 긴가민가 믿을수도 없고 그렇다고 안 믿기도 어려운 상황이라 일단 ‘집에까지 데려달라’는 아저씨들과 함께 앞서거니 뒤서거니 길을 걷고 있었다. 헌데 정선두와 장호연은 그러다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어느 모처까지 왔을 때 미리 준비한 마취용 수건으로 잽싸게 용이의 입을 막는다. 그 바람에 바로 마취가 되어 혼절한 용이. 두 사람은 용이를 인근에 미리 준비해놓은 봉고차까지 데려가 그 안에 용이를 태우고 어디론가 사라진다.





 용이를 봉고차에 태운 두 사람은 미리 준비해놓은 밧줄로 용이의 팔,다리를 묶고 그리고 아이를 자루안에 넣었다. 그리고 차를 달려 서울을 벗어나 제법 떨어진곳에 있는 경기도의 한 농촌지역까지 왔다. 이곳까지는 사전답사가 되었거나 한곳은 아니고 일단 무작정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곳에 아이를 데려놓으면 아이가 그곳에서 살아나거나 집으로 돌아갈 방법은 없겠지 그런 생각을 한 것이다. 시골 농촌마을, 민가에선 그러나 어느정도 떨어진 숲이 제법 우거지고 저만치 이런저런 야산이 보이는 그런쪽에 용이를 내려놓았다. 날은 어느덧 저물어 저녁때가 되어가는데, 일단 사람의 인적이 드문곳이라 눈에 띌 염려는 없을것이라 판단 그곳에 아이를 내려놓기로 했다. 다만 아이를 완전히 죽일 생각은 없었던 두 사람인지라 나름 양심의 가책에 아이가 걱정이 되었는지 일단 아이를 자루에서 꺼내 두팔,두다리를 묶은 밧줄정도는 풀어주었다. 그리고 아이를 그렇게 수풀 우거진곳에 대충 내려놓고는 봉고차를 달려 그들은 돌아간 것이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아이가 깨어났을때는 이미 어두운 한밤중이었다. 낯선 공간에서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금방 겁에질려 울음을 터트렸다.

 “ 우와아앙~~~~!!! 엄마아아~~~!!! ”

 이혼을 한 상태에서 자신을 친정집에 맡기고 달아나버린 엄마이지만 그래도 본능적으로 반사적으로 엄마부터 찾게되는 아이. 어떻게 보면 인간의 아이의 가장 본능적이고 근본적인 울음소리이자 외침이기도 하다. 한참을 그렇게 두려움과 겁에질려 무작정 ‘엄마’를 부르며 서럽게 부르는 아이. 허나 원래 인적이 드문 공간이고 게다가 이미 한밤중이라 아이의 울음소리를 듣고 달려올만한 사람은 없었다. 아이는 너무 무섭고 겁이나서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못하고 그곳에서 한참을 처절하고 서럽게 울다가 그만 도로 혼절을 한 것인지, 잠이 든 것인지 그 자리에 도로 쓰러지고 말았다.

 얼마나 그렇게 시간이 지났을까. 이미 날이 밝아 있었다. 다만 아직 늦여름의 열기가 다소 남아있는 9월초라서인지 수풀에서 밤을 지샜다고 해서 아이가 밤새 큰일이나 변을 당하거나 하진 않았다. 다만 어느덧 날이 밝아 잠에서 깨어난 아이는 어제처럼 처절하게 울부짓지는 않고 그저 반사작용으로 ‘엄마’를 찾던가 혹은 윤주라도 찾는것인지 ‘아줌마’ 혹은 ‘이모’를 불러보기도 했다. 허나 이 근방에서 엄마 상희든 또는 경희이모나 민희이모든 윤주든 그네들이 나타날 리가 만무하다. 다만 아이는 순간 무슨 생각을 한것인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어디론가 걷기 시작했다.

 한편 이때 윤주의 집은 발칵 뒤집어져있다. 일단 밤에 또 용이가 집에 돌아오지 않은 것을 안 형준이 걱정이 되는 듯 아내에게 물었다.

 “ 당신 진짜 용이 어디갔는지 모르는거요 ? 오늘 유치원에 아이 데려다주고 오긴

  했을 것 아니요 ? ”

 1차 유기때는 용이가 신촌 이모집으로 갔었으니 그렇다치고 2차 유기사건때 역시 오히려 형준은 자신의 딸 경희와 민희가 이상한 남자한테 속아 싸돌아다니다 왔다며 화를냈던 형준이다. 따라서 형준 입장에선 용이가 밤늦게까지도 집에 없는 것은 사실상 처음 겪어보는일. 한편 윤주는 윤주대로 하얗게 질려 이와같이 답을 했다.

 “ 저...전 진짜 아무것도 몰라요. 오늘 그냥 용이 유치원에 데러다주고 돌아와선 쭉

  집에 있었는데... ”

 “ 유치원 끝났을땐 집에 데려오러 갔어야 했을 것 아니오 ? ”

 “ 그...글쎄 그랬어야 하는데...오늘은 어떻게 하다가 깜빡 잠이 들어서... ”

 “ 아...아니 근데 이 여자가...뭐 깜빡 잠이들어 용이 데리러 유치원에 가야한다는건

  잊었다 치더라도 여태까지 집에 들어오지 않는 애를 무심하게 그냥 아무 조치도 취

  하지 않았단말이오 ? 걱정돼서라도 유치원에 한번쯤은 가봤어야 하는 것 아니오 ?

 ”

 “ 저...전 그냥...지난번처럼 신촌 이모집에 갔나해서... ”

 “ 하하 참 이 사람이 정말...그럼...신촌 애들 집에 전화는 해봤고 ? ”

 용이가 신촌 이모집으로 갔던일은 이미 몇차례 있었던일이라 윤주는 물론 형준 입장에서도 그렇게 막연히 생각해보는 것은 무리가 아닐 것이다. 허나 윤주의 말이 이와같자 형준은 정말 걱정되고 진짜 신촌 딸들집으로 갔을 가능성을 생각하고 전화를 해보았다. 허나 불편하게 아버지 전화를 받은 딸들은 ‘용이는 여기 없다’는 답을 하다 순간 또다시 발끈했다.

 “ 아니, 그럼 용이 지금 집에 없다는 말씀이세요 ? ”

 “ 아...아니 글쎄. 집사람 말로는 용이가 신촌으로 갔을지 모른다고 해서... ”

 “ 용이 지금 여기 없다니까요. 아버지 !!!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었다는 말씀이세요

  ? ”

 이야기를 듣고보니 안되겠다는 심정으로 경희와 민희는 바로 화곡동 집으로 달려왔다. 원래 윤주와의 불화문제 때문에 절연하고 살기로 한 형준과 경희,민희 부녀간이지만 지금 그런걸 따질 상황이 아니지 않는가. 화곡동으로 달려온 경희와 민희는 형준보다는 다시금 1차적 의심의 눈길이 윤주에게로 가 보자마자 그녀의 뺨부터 후려쳤다. 새어머니고 아버지의 여자고 뭐고 이미 분노가 극에 달해있는 두 사람이다.

 “ 당신 바른대로 말 못해 ? 용이한테 도대체 무슨짓을 한거야 ? ”

 “ 아...아니에요. 저 정말...이번엔 진짜...전 아무것도 몰라요 !!! ”

 다른건 몰라도 이번 3차 유기사건만은 윤주가 가담하지 않은 것이 사실 아닌가. 무엇보다 이 상황에서 윤주도 지금 가슴이 철렁 내려앉으며 불안감에 어쩔줄 모르고 있었다. 이미 지난번에 오대산이 찾아왔을 때 ‘이번엔 내가 알아서 단독으로 할테니 넌 빠져라’는 식으로 말했던바가 있지 않은가. 그걸 상기하면 정말 기가막힌 일이 또 벌어진것인데, ‘정말 오대산 이 인간이 또 무슨일을 벌였구나’ 하는 생각에 정신이 아찔해질 지경이다. 무엇보다 또다시 자신을 의심하며 닦달해오는 형준의 두 딸로 인해 어떻게 상황대처를 해야할지 몰라 혼란스럽기 그지없었다.

 “ 바른대로 말 못해요 ? 용이 어떻게 했어요 ? ”

 “ 언니, 그보단 좀 침착하게 따지자. 오늘 용이 유치원에 데리러 간거 맞아요 ? ”

 “ 유치원에 데려다 준건 맞고...유치원 데리러 오는건...모...모르겠어요 그냥...어쩌다

  가... ”

 다른건 몰라도 용이 유치원 데려다주고 오는 것은 자신이 무슨 이상한 의심을 받거나 식구들 눈밖에 나지 않기 위해서라도 의무감에 꼬박꼬박 해왔던 그런 윤주다. 헌데 도둑을 맞으려면 뭐도 안짖는다는 속설처럼, 윤주에게 오늘 무슨 마라도 낀것인지 오대산이 나이트 클럽시절 알고지내던 동료인 정선두와 장호연을 시켜 아이를 납치하기로 한 그날. 하필 윤주는 깜빡 잠이들어 실제로 용이를 데리러 유치원에 가야한다는 사실을 잊은 것이다. 그리고는 밤늦게까지 돌아오지도 않는 용이를 정작 걱정도 안되는지 그대로 상황을 방치해두고 있다가 사태가 이 지경에까지 이른 것이다. 한편 형준은 형준대로 또다시 윤주를 닦달해대는 경희와 민희를 두고볼수 없어 벌컥 화를낸다.

 “ 아니, 그런데 얘네들이 진짜 ? 너희들은 또 죄없는 새어머니만 닦달해댈 셈인거

  냐 ? 대체 무슨 근거로 또 너희 새어머니를 모함하려 들어 ? ”

 “ 아버진 아직도 이 여자 실체를 모르시겠어요 ? 이 여자에 대해 그렇게 모르시겠

  냐구요 ? 이 여자가 또 용이를 내다버린거에요. 그걸 여태 모르시겠어요. ”
“ 아...아니 도대체 얘네들이 ? 너희 새어머니가 용이를 그랬다는 어떤 근거라도

  있느냐 ? ”

 “ 지난번 용이한테 빵사준답시고 하고선 사라진뒤 용이가 신촌으로 온 사건. 그

  다음엔 저희가 웬 집을 사준다는 이상한 남자들한테 속아 하루종일 돌아다니다

  왔는데 그때 용이가 화곡동과 신촌을 왔다갔다 한 사건. 그리고 또 오늘 이 이상

  한일. 아버진 그래도 모르시겠어요 ? 이 모든 사건의 배후가 전부 이 여자라구요

  !!! ”

 “ 아니에요 !!! ”

 순간 듣자듣자하니 정말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 것일까. 윤주는 버럭 소리를 지른다. 일단 1,2차 유기때는 자신이 직접 주도해서 일을 벌인 것이 맞지만 이번 3차 유기는 애초부터 오대산이 자신보고 빠지라고 했으며, 사실 그때까지만 해도 윤주도 대산이 괜한 엄포를 자신한테 놓은 것 정도로 생각했지 용이 유기나 납치를 또 벌이리라곤 생각 못했다. 상황이 이쯤되니 윤주야 자연스럽게 ‘오대산 이 인간이 또 무슨일을 벌였구나’ 그렇게 생각될 수밖에 없겠지만 적어도 이번 사건만은 자신이 가담한 사실이 없으니 억울하기도 하고, 허나 말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오히려 1,2차 유기때는 자신도 주도적으로 가담한 사실이 들통날수도 있는 일이라 윤주는 무슨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그저 혼란스럽기만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희와 민희는 거듭 윤주를 닦달해대고 결국 윤주는 오기인지 진심인지 한마디 한다.

 “ 찾아오면 될거 아니에요 ? ”

 “ 뭐...뭐라구요 ? ”

 “ 제가 책임지고 애 찾아오면 되는거 아니에요 ? 제가 그럼 직접 용이 찾아 올께요.

  제가 직접 용이 찾아오면 되는거 아니에요 ? 제가 직접 무슨수를 써서라도 용이 행

  방 알아낼테니까 그렇게들이나 알아요. 엉엉엉엉~~~!!! ”

 이 여자가 대체 무슨 소리를 하는건가. 경희와 민희는 물론 형준도 이러는 윤주의 의도와 속내를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할 따름이고 다만 경희와 민희 입장에선 윤주의 이런 이야기가 공연한 넋두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어찌보면 1,2차 유기 사건이 자신이 한짓임을 시인하는 의미일수도 있어 이렇게 나온다.

 “ 아빠, 여러말할 것 없고 일단 용이 실종신고부터 해요. 그리고나서 이 여자도 고

  소하고요. 아빠, 정말 아직도 이 여자 실체를 모르시겠어요 ? 이 모든게 이 여자가

  주도해서 벌인일이 99% 이상 분명하다구요 !!! ”

 “ 아니에요 !!! ”

 순간 그러는 형준의 딸을 제지하면서까지 소리를 지르는 윤주. 그러면서 말을 이어간다.

 “ 용이는 내가 책임지고 찾아올테니 걱정들 하지 말아요. 아이 실종신고 하는것까진

  좋은데, 용이는 대신 제가 책임지고 찾아올께요. 그럼 되는거죠 ? 내가 무슨수를

  써서라도 용이 행방 찾아내고...그게 정 안되면 그땐 제가 감방 갈테니까 그땐 저

  사형을 시키든 무기징역을 때리든 마음대로 해요. 어쨌든 내가 용이 찾아오면 되는

  거 아냐 !!! 근데 도대체 왜들그래 !!! ”





 다음날. 윤주는 바로 오대산을 만나러 갔다. 지난 2월 윤주가 임신 사실을 알고 그 사실을 바로 알리기 위해 찾아갔던 그 단칸방. 그때까지 거처가 대체로 일정치 않았던 오대산은 바로 그 무렵 어떻게 운이 좋았는지 그런 낡은 단칸방이나마 거처로 삼아 그곳에서 살게된것인데, 그곳에 자신의 임신 사실을 알리러 간때부터 약 7개월여만에 이번엔 용이문제를 따지기 위해 그를 만나러 간 것이다.

 “ 바른대로 나한테 이실직고해. 대체 용이 어떻게 한거야 ? ”

 “ 이 여자가 아침부터 찾아와서는 아닌밤중에 홍두깨도 아니고 대체 무슨 헛소리를

  하는거야 ? 용이를 왜 여기서 찾아 ? ”

 “ 너 지난번에 나 찾아왔을 때 분명히 그랬었잖아. 용이 문제 이번엔 너 혼자 단

  독으로 처리할테니 머리나쁜 난 빠지라며 ? 분명히 그러고 갔는데...그럼 진짜

  용이 너 혼자서 단독으로 어떻게 해버리기라도 한거야 ? ”

 바로 그 의심으로 오대산을 찾아온 윤주가 아닌가. 허나 대산은 일단 시치미를 뚝 뗀다.

 “ 나 원...도대체가 이 여자가 갑자기 무슨 소리를 하는건지...증거 있냐 ? 내가 용

  이를 어떻게 했다는 증거라도 있어 ? ”

 이 순간만큼은 윤주도 자신의 나쁜 머리를 스스로 한탄하고 자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설사 진짜 오대산이 혼자 독단으로 용이를 어떻게 했더라도 그걸 순순히 자백할리는 만무하지 않은가. 그러니 이렇게 무작정 다짜고짜 찾아와 따진다고 일의 해결의 실마리가 풀릴수는 없는법. 윤주는 잠깐 혼자 곰곰이 생각에 잠기는 듯 하다 다시 오대산에게 허라도 찔러볼겸 이와같이 묻는다.

 “ 그 사람들은 지금 어디있어 ? 연락처 알거아냐 ? ”

 “ 그 사람들이라니 ? 대체 누굴 말하는거야 ? ”

 “ 그 지난번에...노인네 딸들 뭐 집사준다 어쩐다 하면서 꼬셔낸 사람들. 그 사람들

  은 여전히 당신하고 연락하며 지낼거 아냐 ? 그 사람들 연락처 혹시 아냐구 ? ”

 “ 얘가...얘가 근데...니가 그 사람들을 알기나 해 ? 그리고 아닌말로 니가 그 사람

  들을 만나면 뭐 어쩔건데 ? 뭐 어쩔거냐구 ? ”

 “ 그 사람들 정말 이번일엔 관련 없는거야 ? ”

 사실 대산이 지난번 경희,민희를 꾀어내고 이번에 용이를 납치해간 그 두사람은 대산하고만 아는 사이지 윤주가 아는 사람들은 아니다. - 오대산이 윤주를 만난 나이트 그 이전에 다른 업소에서 일할 때 알게된 사람들이다. - 따라서 적어도 윤주 입장에선 모르는 사람일 수밖에 없는 두 사람. 무엇보다 설사 그 두 사람을 윤주가 대면하게 된다한들 뭐 어쩔것인가. 어떤 증거나 물증을 찾아낼만한 그런 방도가 있지 않는한 오대산이든 또는 그 두사람이든 윤주가 직접 만나본들 무슨 뾰족한 수가 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윤주는 대산을 거듭 노려보며 이렇게 묻기만 할 따름이다.

 “ 당신 정말...이번에 용이 어떻게 한거 아니지 ? ”

 “ 아니 근데 얘가 정말...도대체 용이를 왜 우리집에 와서 찾냐구 ? 막말로 내가 용

  이 아빠이길 하냐 ? 친척이길 하냐 ? 도대체 용이를 여기서 찾아대는 근거가 뭔데

  ? ”

 “ 당신 입으로 지난번에 말했었잖아. 애문제 이번엔 당신 혼자 할테나 난 빠지라구

  ...어쨌든 결국 용이 당신 혼자서라두 어떻게 한다는 소리였잖아. ”

 “ 내가 언제 ? ”

 윤주는 차라리 이럴 때 녹음기 같은게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런 후회까지 하는 중이다. - 휴대폰이 보편화되긴 아직 훨씬전인 시대고, 다만 도청형 소형녹음기 정도는 시판되는 시기이긴 하지만, 윤주나 대산이 그런 정보를 알고 있을만한 사람들은 아니다. - 어쨌든 여기서 대산에게 거듭 따져봐야 소용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한 윤주는 일단 물러나긴 한다. 허나 이게 끝은 아니라는 듯 경고의 한마디를 건넨다.

 “ 당신 하여튼 조심해. 당신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하는지 내가 지켜볼거니까. ”

 그리고는 일단 화곡동으로 돌아온 윤주. 자기 입으로 용이를 찾아내겠다고 하고 집을 나간 윤주였으니 정말 무슨 해법이나 방도라도 찾아갖고 오는것인가 하는 심정으로 경희와 민희는 그녀를 별르며 기다리고 있었다. 따라서 윤주가 집에 돌아오자마자 이와같이 따졌다.

 “ 어떻게 되었어요 용이는 ? ”

 하지만 절망적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는 윤주.

 “ 몰라요.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어요. ”

 “ 장난해요 지금 !!! ”

 허나 윤주의 이런 태도에 기가막힐 수밖에 없는 경희와 민희. 간밤에 자신들이 그렇게 닦달해댈때는 자신은 아니고 모른다고 잡아떼면서 심지어 용이를 책임지고 찾아오면 될 것 아니냐며 울부짖기까지 했던 그런 윤주다. 헌데 이제와서 어떻게 해볼 방법이 없다니. 더욱 기가막히고 심지어 우롱까지 당한 기분이라 민희와 경희는 거듭 윤주를 다그친다.

 “ 이것봐, 당신 도대체 뭐하는 여자야 ? 당신 지금까지 우릴 우롱한게 몇 번인지 알

  기나 해 ? 아니 그보다는...대체 용이 어떻게 한거야 ? 대체 우리 용이 지금 어디

  있는거냐구 ? ”

 “ 모른다고 했잖아요 !!! 대체 모르는 사람보고 자꾸 이렇게 무작정 닦달해대기만 하

  면 날더러 어쩌라는 소리야 !!! ”

 “ 아니, 근데 이 여자가 정말... ”

 민희가 눈에 핏발까지 서며 윤주를 지금 당장 어떻게 할것처럼 대들고, 경희가 일단 이건 아니다 싶은지 민희를 진정시키긴 한다. 그리고 경희는 다소 차분해진 어조로 차분하게 윤주한테 따져본다.

 “ 민희야 넌 좀 가만있어봐. 그리고 이것봐요 장윤주씨. 어차피 이렇게 된거 허심탄

  회하게 물어나봅시다. 도대체 지금 어딜 다녀온거에요 ? 어쨌든 장윤주씨 입으로

  용이 찾아온다고 하고 나간것만은 사실인거잖아요. 그럼 뭐...용이가 갈만한곳 어디

  아는데라도 있다는 소리에요 ? 아니면 용이의 행방을 아는 누구라도 만나고 온거에

  요 ? ”

 지금까지 경희와 민희의 윤주를 부르는 호칭은 ‘이여자’정도 였는데 경희는 일단 차분하게 이야기나 좀 해봐야겠다는 생각인지 ‘장윤주씨’라고 부르며 유도심문이라도 하듯 이와같이 말한다. 하지만 어차피 윤주 입장에서 지금 무슨말을 할수 있으랴. 가령 지금 어디를 갔다왔는지를 사실대로 밝힌다면 오대산의 존재와 정체도 결국 밝혀야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닌가. 게다가 경우에 따라선 지난번 1,2차 유기에는 결국 윤주도 가담했으며 특히 경희와 민희를 찾아갔던 그 이상한 사람들이 결국 대산의 지시를 받고 그리한 사실까지도 밝혀질수가 있다. 그러나 ‘그런일만은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하는 윤주라서인지 순간 소름이라도 쫙 끼치는 심정으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허나 그나마 다소 공손하게 윤주를 대해주려 했던 경희도 윤주의 태도가 이러하자 결국 다시 부아가 치민다.

 “ 아니, 근데 이 여자가 진짜 우리 갖고 장난하는것도 아니고 ? 이봐요 도대체 뭐

  에요 당신 ? 사람을 우롱하는것도 분수가 있지. 당신 입으로 분명히 그럤잖아 !!!

  용이 책임지고 찾아오겠다고. 그리고는 새벽같이 집을 나가서는 이제 들어오더니

  만...대체 어딜 갔다 온거에요 ? 아니, 그보다 용이를 찾으러 간게 맞기는 한거에

  요 ? 도대체 어딜 갔다온거나구 !!! 당신 진짜 뭐하는 여자야 !!! ”



- 10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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